1. 들어가는 말 미얀마 불교의 특징은 상좌불교의 전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그 기원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토착사회에 뿌리내려 고착화된 정령신 낫(nat)과 결합하는 제설혼합적(syncretic) 특징을 띤다. 이러한 이유로 모든 불교사원에는 낫당(nat shrine)이 모셔져 있다. 또한 정령신의 고향이라고 정의되는 뽀빠산(Mt. Popa)은
1. 들어가는 말 불교운동가라고 하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불교 활동을 통해 불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유지하는 데 힘쓴 사람들을 의미하거나 아니면 불교가 사회적으로 침체하여 있거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불교적 정신에 입각하여 사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이들을 의미할 것이다. 스리랑카의 경우는 이 두 가지 모두 해당되는데 전자의 경우는 영국
1. 들어가며 기원전 5세기 인도에서 교단이 설립된 이래 불교는 철학적 통찰과 수행을 통한 교리의 체계화와 폭넓은 전파를 이루며 기존 인도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였던 브라만주의(Brahmanism)를 극복해 나아갔다. 기원후 4~6세기 굽타 시대에 기존의 브라만주의는 불교와 자이나교적인 요소를 과감하게 포용하는 일대 개혁을 통해 힌두교라는 종교로 거듭나게
1. 들어가는 말 지난 몇 년간 채식(육식)을 주제로 하는 논문들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글은 채식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이거나 불교의 역사와 교리 속에서 채식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현실은, 불교종립학교인 동국대에서조차 채식 식단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한식과 양식 사이에서 선택
1. 육식문화, 이대로 좋은가? 작년 11월 말 경북 안동 지역에서 시작된 구제역과 살처분(殺處分)의 여파가 해를 넘기고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어 전국의 축산농가를 사실상 공황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집단 매몰지 주변에는 침출수의 하천 유입 및 2차 환경오염의 위험성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계 당국과 일반 국민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고
1. 들어가는 말 대승불교 문화권인 한국에서 오랜 세월 ‘소승(小乘)’으로 폄하되던 초기불교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본격화된 초기불교에 대한 관심이 수행과 교학을 중심으로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초기불교 수행법인 위빠사나 관련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는 것은 물론 초기불교 관련 책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1. 들어가는 말현재 세계 여러 나라는 복지국가 위기 이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복지재정을 감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경제성장률보다 복지 지출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인데, 2011년 복지 예산은 86.3조 원으로 전체 예산의 28%를 차지하고 있어서, 복지가 다른 분야에 비해 가장 큰 규모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편적 복지 혹
세상의 많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들이 말에서 비롯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그래서 옛사람들도 시조나 가사(歌辭), 일화를 통해 말 많은 것이 화를 불러옴을 경계했나 보다. 선인들은 입이 한 개고 귀가 두 개임을 들어 되도록 적게 말하고 많이 들으라고 가르친다. 돌이켜 보면 일상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도 침묵이 문제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말이
우리나라 여성의 고학력화가 뚜렷해지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출생자의 남녀 학력 비율을 살펴볼 경우 이미 2000년에 여성 대졸자 수가 남성 대졸자 수를 추월했다고 한다. 딸이기 때문에 받았던 편견과 교육 기회의 남녀 차별성이 없어져 우리나라의 교육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최근 미국 여성의 석사 이상
벌써 올해도 중반에 접어들었다. 어릴 적에는 나이 먹는 것이 어른이 된다는 기대로 기다려지기도 했던 것 같은데 인생 중반을 넘어서고 보니 세월 가는 것 자체가 아쉽기만 하다. 누구에게나 이쯤 되면 더 이상 가지 말고 머물렀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마음일 것이다.그동안 정신없이 달려온 삶이었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것들이 왜 그리 많은지 욕심이란 끝이 없는가 보
나는 전원주택에서 살면 어떨지 가족에게 가끔 묻는다. 가장 먼저 아내가 손사래를 친다. 여백이 있고 공기가 맑으니 건강에도 좋을 텐데 말이다. 일상에서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사람 때문에 상처를 받고 사람 덕분에 치유와 힘을 받기도 한다. 사람 속에 있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꿈꾸고 또 혼자 있을 때는 사람 속에 있기를 생각하게 된다. 아무도
원래 책을 한 권 내고 나면 산후 진통을 겪듯, 다음 작업에 바로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아 그냥 그러려니 여기려 해도 오가는 생각에 큰 균열이 생긴 느낌이다. 아마도 자연의 대재앙 앞에 인간, 그리고 그 이성이란 것이 얼마나 무력한 것인가를 보여주듯, 일본의 동북부를 강타한 쓰나미와 그리고 원전의 방사능 누출 등이 가져온 이웃 나라의 소식 때문이리라. 거기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분이 계시다. 40년 전 중학 시절 담임이셨던 오복석 선생님. 벌써 이 땅에 안 계신 지 12년째다. 지금은 강남 지역 부촌의 일부로 꼽히지만 당시만 해도 송파의 성문중학교(후에 일신여중으로 개명)는 시골학교와 별반 다름없었다. 정읍 출신으로 광주 소재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상경하신 선생님을 생각
일산의 새 아파트로 집을 옮겼을 때였다. 사실 새 보금자리가 마련된다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매우 흥분되면서도 가장 행복에 가까운 일 중의 하나다. 이런 행복감 속에 거실을 장식하기로 하고 결정한 것은 도자기 몇 점을 사들이는 것이었다. 골동품은 아예 꿈속의 일이요, 단지 장식물이 필요했던 것뿐이었다. 날을 잡아 아내와 함께 무작정 청계천에 가서 여러 곳을 쏘
최연식 선생님께번역하신 책, 《불교의 중국 정복−중국에서 불교의 수용과 변용》을 이번에 보았습니다. 위대한 저작이지요. 불교가 처음 중국으로 전래된 한(漢)대부터 시작해서 동진시대(東晋時代)에 이르는 초기 중국불교사에 대해 이 책만큼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꼼꼼한 자료를 제시하는 고전적 연구서도 드물 것 같습니다. 저자인 에릭 쥐르허가 초판
어느 신문에선가 아날로그 시대는 노하우(know-how)의 시대이고, 디지털 시대는 노웨어(know-where)의 시대라고 하는 기사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떡인 적이 있다. 노웨어는 자기에게 유용한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그 정보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는 의미이다. 전공 서적과 관련된 수많은 책 중 어떤 것을 고를 것인가로 골머리를 썩
하얀 백지를 앞에 두고 잠시 선정에 들어가 보자. 그렇게 마음을 가라앉힌 연후에 스님들 이름을 한번 적어보기로 하자. 일단 우리나라 스님들 중에서 현존하지 않는 분들의 법명이나 법호나 기억나는 대로 적어 보는 것이다. 과연 몇 명이나 쓸 수 있을까? 정천구(丁天求, 1967~ )선생께서 애써 주신 공덕으로, 우리말로 번역된 《원형석서》(상하 2권)를 읽으면
1. 선종의 출현 선의 원류(遠流)는 불교가 발생하기 이전 고대 인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인도에서 실행되고 있던 요가수행의 형태 및 방법은 불교가 발생한 이후에 형성된 선수행의 원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의 직접적인 원류(源流)는 붓다로부터 시작되었다. 왜냐하면 붓다가 깨침의 방법으로 활용한 것이 곧 선이었고 선으로 제자들한테 수행하는 가르침을 베풀
튀니지 돌담길에는 재스민 꽃향기가 그득하다. 하얀 꽃이 사풍(砂風)에 실려 보내는 향기는 강하면서 청순하다. 그래서 아랍 여성 작명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이름이 야스민(Yasmin)이다. 아랍어 야스민이 영어권에서 재스민으로 불리게 되었다. 재스민의 강한 향기가 퍼지듯이 데모의 무풍지대였던 아랍 세계가 연일 상상을 초월하는 대규모 민주화 항쟁과 정권 퇴
1. 들어가는 글 이미 흘러간 유행가처럼 되었지만, 1990년대에 문화유산 답사가 붐을 이룬 적이 있었다. 어느 베스트셀러 답사기에 잘 드러나듯이 불교는 문화유산 가운데 비중 있게 다루어졌다. 하지만, 거기서 불교란 한 마디로 일상에서 살아 있는 종교가 아닌 미학의 대상으로 전락된 것이었다. 일반 독자에게 불교란 사라진 것, 돌과 나무를 비롯한 유형물에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