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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침묵과 망각의 경계에서: 고통을 자원화한다는 것고통이 언급되는 것에도 위계는 존재하는 것일까. 스웨덴의 젊은 환경 운동가 툰베리(Greta Thunberg) 일행과 구호물자를 실은 항해선의 소식은 가자지구(Gaza Strip)를 향한 출항 전부터 이스라엘 현지 시각 2025년 6월 9일 오전 이스라엘 해군에 의해 추방되기까지 전 세계 주요 언론사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널리 알려진 서구 청소년 환경 운동가 일행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향한 항해라는 서사는 그 자체로 전 지구적 뉴스가 될 수 있었고, 다양한 미디어 창구를 통해 반
전쟁 평화 종교
문유정
2025.12.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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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1618년부터 1648년까지 이어진 ‘30년 전쟁(Thirty Years’ War)’은 근대 초기 유럽 역사상 가장 파괴적이고 변혁적인 분쟁 중 하나로 기록된다. 주로 신성로마제국(Holy Roman Empire)의 분열된 영토 내에서 벌어진 이 전쟁은 거의 모든 유럽 강대국을 종교와 정치가 복잡하게 얽힌 거미줄로 끌어들였다. 역사가 마이런 구트만(Myron Gutmann)은 이 전쟁을 “하나가 아닌 세 개의 전쟁, 여섯 개 이상의 주요 당사자”로 묘사하며 그 복잡하고 다면적인 성격을 강조했다. 이 분석은 전쟁이 개
전쟁 평화 종교
이병성
2025.12.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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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프랑스 왕국(987~1792, 서프랑크 왕국 기반) 출신의 교황 우르반 2세(재위 1088~1099)는 1095년 11월 클레르몽 공의회에서 성지 예루살렘을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탈환하기 위한 십자군 원정을 선언했다. 우르반 2세의 클레르몽 공의회 연설 내용은 이 공의회에 직접 참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1차 십자군 전사였으며 십자군들이 세운 예루살렘 왕국 왕실 사제였던 풀케르(1059~1127, 프랑스 왕국 출신)가 쓴 《예루살렘을 순례한 프랑크인들의 행적》과 수도사 로베르(1055~1122, 프랑스 왕국 출신)가 1차 십자
전쟁 평화 종교
홍미정
2025.12.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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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시즘 체제의 폭주1941년 12월 8일 오전 6시, 당시 일본 유일의 일본방송협회(NHK)는 임시뉴스에서 대본영 육해본부가 서태평양에서 미국, 영국과 전투태세에 돌입하였으며, 해군은 하와이 미국 함대 및 항공 병력에 대해 결사의 대공습을, 싱가포르 및 여타의 땅에 대폭격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진주만 기습은 전날 이뤄졌다. 일본은 미국 태평양 함대를 무력화하고 파죽지세로 남태평양과 동남아시아 일대를 점령하며 인도, 호주까지 위협했다. 미드웨이 해전을 비롯한 각종 전투에서 승승장구하던 일본은 이오지마와 오키나와 전투에서 고전을
전쟁 평화 종교
원영상
2025.12.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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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와 전쟁 역사적으로 그리스도교가 전쟁에 대해 취해 온 입장은 크게 세 가지였다. 성전(聖戰), 정당한(정의로운) 전쟁, 평화주의(비폭력) 등 세 가지다. 성전은 말 그대로 교회가 전쟁 중에 폭력을 용인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인 살상 주체가 되는 경우다. 구약성경 역사서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이교도 인종 청소, 중세의 십자군 전쟁, 유럽 근대에 흔했던 개신교와 천주교 간 전쟁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전쟁들에서 그리스도인은 상대를 적(악마, 사탄)으로 간주하고 살상을 주저하지 않았다. 정당한 전쟁은 과거 ‘정의로운 전쟁(
전쟁 평화 종교
박문수
2025.12.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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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쟁의 인과관계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나토에 가입하려던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 중이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전쟁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겠다는 명분으로 하마스를 지원하던 이란에 폭격을 가했다. 이란이 미사일로 맞대응하자 미국이 이스라엘을 편들며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전면 공격했다. 확전 직전에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중동 지역에서는 늘 전면전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그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전쟁은 물론 전쟁급 분쟁들이 없었던 적이 없다. 전쟁은 폭력의 전형적인 양상이다.
전쟁 평화 종교
이찬수
2025.12.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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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명복제, 신세계를 열다21세기는 4차 산업의 혁명 속에서 기존과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개인 맞춤 의학을 열고, Chat GPT가 언어의 한계를 넘어섰듯이, 이제 우리는 세포 단위의 설계와 복제를 통해 생명 그 자체를 재창조하는 시대에 진입하였다. 그 결과 인류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인간 게놈 해독,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생명의 코드’를 직접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이른바 올더스 헉슬리(Aldous Leonard Huxley, 1894~1963)가 이미 90여 년 전
불교와 생명윤리
윤종갑
2025.09.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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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내가 죽은 뒤, 나의 심장이 다른 사람의 가슴속에서 다시 뛴다면, 그것은 누구의 생명일까? 나의 심장 기증으로 누군가가 걷고 숨 쉬며 살아간다면, 그 삶 속에 나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일까? 장기이식은 이처럼 우리에게 생명의 소유와 경계를 묻는 질문을 던진다. 이 글을 청탁받았을 때, 2011년 겨울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장기기증 등록을 마친 상태였고, 도덕교육의 지혜를 찾아보고자 본격적으로 불교를 공부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던 내게 장기기증 등록은 단순한 의료적 선택이 아니라 생명과 죽음
불교와 생명윤리
신희정
2025.09.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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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웰다잉 시대, 불교는 어떤 죽음을 준비하는가?모든 종교가 그 본질에서는 죽음의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려 하지만, 그중에서도 불교는 특히나 죽음과 친밀하다. 2,500여 년 전 불교의 시작은 싯다르타 태자가 생로병사라는 고통을 직면한 데서 시작되었다. 출생 이후에 노화와 질병을 거쳐 결국 자신이 필연적으로 ‘죽음’이라는 종말에 도달하리라는 걸 외면할 수 없었던 싯다르타는 출가를 결단하여 결국은 진정한 평안의 ‘니르바나(nirvaṇa, 열반)’에 도달했다. 니르바나는 탐진치의 불길로 생존을 전전하는 에고가 소멸한 즉, 자아가 죽은
불교와 생명윤리
양영순
2025.09.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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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자살은 그 자체가 사회현상이지만, 한국사회의 높은 자살률은 이례적이다. 정부와 사회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1년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31.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낮아지던 자살률은 2017년 24.3명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정부와 사회의 노력이 효과를 거두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후 자살률은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였고,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고립
불교와 생명윤리
이명호
2025.09.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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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 전환의 시대에 서다남북의 교류협력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회담 노딜(no deal)에 이어,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모두 중단됐다. 2022년 5월에 출범한 윤석열 정권은 남북대화의 임계점이던 2024년 4월의 총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강 대 강의 정책적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군사적 대립이 공고화됐다. 2023년 12월 말부터는 그간 직접적 표현을 하지 않던 것과 달리 주적(主敵)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정치심리전과 DMZ의 군사적 조치까지 등장했다. 북측의 김정은 총비서는 2
100호 특집
이지범
2025.03.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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