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불교의 역사에서 대만불교가 명확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청대 말로서, 대만을 거점으로 반청운동을 전개하려고 했던 정성공(鄭成功, 1624~1662)의 통치 이후라고 볼 수 있다. 대만불교의 전개 과정을 보면, 일본강점기에 이뤄진 일본불교화 시기, 국민당 정부와 대만 거주민들 간의 갈등이 고조되던 계엄 시기, 1980년대 중반의 민주화를 거치면서 이뤄지던 본토화와 주체화 시기, 그리고 이후의 국제화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오늘날 대만불교의 발전을 보면, 1980년대까지 계엄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대학과 청년들을 중심으로 전
들어가는 말대만불교를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철저하게 계율을 지키는 출가 수행자와 계를 지키지 않는 수행자들을 경책하고 수행자만큼 계를 소중히 하는 재가 신도들이다. 식당에서조차 수행자가 육식을 하려 하면 아예 음식을 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대만불교에서 계를 지키는 ‘지계(持戒)’는 불교도들에게 목숨과도 같다. 깨달으면 계율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하는 한국 불교도들과 출 · 재가자의 경계가 아예 없는 일본불교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래서 많은 대중은 일본불교는 계율이 없고, 한국불교는 수계
1. 들어가는 말몇 년 전에 우연한 계기로 대만 종교계를 답사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필자에게 대만 답사를 권했던 사람이 대만불교가 대단하다고 하면서 한번 가자고 하였고, 나는 속는 셈 치고 그 답사에 참여하였다. 답사하는 동안 나는 대만불교를 더 일찍 접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했다. 사실 그 이전에도 대만에 답사하러 갈 기회가 있었는데, 개인 사정으로 가지 못하였다.대만불교는 동아시아의 대승불교를 기반하는 것이기에 한국불교와 공통요소가 상당히 많다. 그런데도 한국불교보다 더 진전된 현대불교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대만불교의 특징적 모
1. 들어가는 말 대만은 얼핏 보기에 우리와 유사하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히 다르다.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다. 단지 중국 지역의 광대함과 각 지역의 차이를 고려한다 해도 대만은 나름의 특색이 매우 많은 지역이다. 모든 지역이 그러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대만은 매우 독특한 지역이다. 그리고 필자가 보기에 동아시아 다른 지역보다 좀 더 독특한 지역으로 여긴다 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물론 지역과 역사가 만들어낸 산물이다.모든 지역의 특색은 대부분 지리적 위치 및 역사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1. 서언대만불교의 역사와 현황에 대한 연구 자료는 1919년 일본 대만총독부에서 실시한 종교조사, 1996년 발간된 《대만불교백년사지연구(臺灣佛敎百年史之硏究)》 등이 토대가 되고 있다. 엄종정(嚴正宗) 저 《중독대만불교(重讀臺灣佛敎 : 戰後臺灣佛敎(正編))》(2004), 하면산(何綿山) 저 《대만불교(臺灣佛敎)》(2010) 등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불광연구원 편저 《대만불교의 5가지 성공 코드》(2012) 등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불광연구원에서 간행했던 《전법학 연구》에서 대만불교에 대하여 다양한 주제와 관점에서 집
1. 들어가며대만불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순수 불교의 모습과 도교 내지 토착 종교 등과 융합된 복합종교의 모습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불교 신자 중에서도 다른 토착신앙을 함께 믿는 경우가 많고, 전통 신앙이나 무속을 믿는 이들도 불교 사찰에 와서 재를 올리거나 기도회에 참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1683년에서 1895년까지 청의 치하에 있는 동안 대만불교는 민간의 토착신앙과 혼합되어 민속불교 신앙의 형태로 나타났다. 현재는 불교계의 신앙 대상이 석가모니를 비롯하여 약 30여 제불보살이 섞여 있는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