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이 불타고 있다.” 2019년 다보스 포럼에서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호소하며 세계 정치 경제 지도자들에게 했던 말이다.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겪으며 조르조 아감벤, 슬라보예 지젝 등 이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이 재인용함으로써 그것은 기후변화를 넘어 이 시대의 총체적인 위기를 상징하는 비유가 되었다. 집이 불타고 있을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집이 불타고 있을 때처럼 행동하라는 툰베리의 호소에 아감벤은 불타는 집에서 평상시처럼 행동하며 인간다운 존엄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지젝은
-불교에서 바라본 프롬의 소외 이론 1. 서론: 소외의 일반적 개념 현대산업사회에서 사람의 상실감, 절망감, 불안감 등의 심리상태 또는 그러한 것이 나타나는 사회현상을 포괄하는 적절한 용어가 소외(alienation)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소외라는 말은 상당 부분 일상용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동료나 친구 또는 다른 사람의 관계에서 서로 간에 서먹한 느낌이 들 때, 그리고 이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할 때도 소외라는 말을 쓴다. 또 자신이 종사하는 일이나 직무에 대해 불만을 가졌을 때, 그리고 그러한 일들이 본질적인 보상과 보람을 가져
1. 민주주의의 위기와 그 징후들위기는 언제나 숨어 있는 문제점을 드러낸다. 사람이든 제도이든 위기를 통해 성장하든가 아니면 쇠퇴하거나 몰락한다. 위기가 새로운 성장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인지 아니면 몰락을 가져오는 원인이 될 것인지는 모두 위기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올바로 대처하는가에 달려 있다.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해주는 징후는 많지만, 2020년 전 세계를 동시에 위험에 빠뜨린 코로나 팬데믹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측정할 수 있는 분명한 지표다. 전쟁과 기아, 천재지변처럼 우리의 자유와 권리뿐만 아니라
1. 서론-왜 불평등이 문제인가?불평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제나 중요한 사회적 갈등의 요인이었고, 그래서 경제사회정책의 가장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현재의 불평등은 이미 일상화된 ‘만성적 질병’ 수준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진부할 수도 있는 불평등이 시대의 화두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다. 2013년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이라는 두꺼운 책을 통해 불평등을 세계적 이슈로 만들 수 있었던 것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개되었던 사회경제적 상황 때문이었
1. 머리글지금은 ‘빈틈이 사라진 시대’다. 환경에서 사회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빈틈이 사라지고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를 넘어서자 위기들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빈틈이 사라진 맥락에서 우리는 지금 초유의 길을 걷고 있다. 인간이 생물을 조작하고 창조하는 호모 데우스의 지위에 올랐다. 기후위기와 환경과 생명의 위기는 38%의 생명을 멸종위기에 몰아넣으면서 인류 사회에도 급격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신자유주의와 결합하여 착취와 불평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
— 지구환경위기의 현황과 불교의 실천1. 들어가는 말지구환경위기에 대한 문제는 1960년대 말부터 제기되어 왔고, 1972년 6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연합 인간환경회의를 기점으로 구체화되어 왔다. 그 결과로 지구환경선언과 환경의 날 제정 및 유엔 산하에 환경전담기구로서 유엔환경계획을 설립하는 등 지구환경위기에 대한 대책을 준비해 왔다. 그리고 21세기인 지금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지구환경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면서 다시 지구 전체의 공존과 공생에 관한 문제가 심
기후위기의 인식지금 벌어지고 있는 지구적 기후환경 변화는 나와는 관계없으며, 내 일이 아니라 외면하고 싶지만 이미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를 헤치며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인류가 지구에 나타나기 훨씬 이전부터 아주 오랫동안 지구에서 늘 일정함을 유지하던 에너지 순환 흐름의 문제가 생긴 것이 그 원인입니다. 세계를 넓혀, 온 우주로 바라보면 티끌만큼이나 작은 지구환경의 변화로 인해 어떻게 이렇게 큰 영향을 만들어 냈는지에 대해 언뜻 피부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구만의 심각한 변화는 우주 차원에서는 단지 서로 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