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반도의 동남쪽에 치우쳐 가장 후진적인 나라였던 신라가 어떻게 삼한 통일의 주역이 되었는가를 설명하는 일연(一然)의 의중은 다분히 불교적이다. 우리는 그 한 가지 증거를 《삼국유사》 〈흥법(興法)〉 편에서 읽을 수 있다. 양으로 볼 때 〈기이(紀異)〉 편에서 전반부가 끝난 《삼국유사》는 후반부를 이 〈흥법〉 편으로 시작한다. 〈흥법〉은 삼국에 처음 불
1. 들어가는 말 세시풍속이란 연중 시절에 따라 반복하여 행하여지는 행사와 놀이 또는 의식을 말한다. 오랜 역사와 문화를 지닌 우리는 세계 어느 민족에서도 보기 드문 일 년 사시사철 절기마다 독특한 풍속이 전해오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함축된 고유 문화와 민족 정서가 담겨 있으며, 특히 명절마다의 놀이와 풍속에서 대동단결과 정서적 순화를 꾀한 조상들의 슬기
1. 무속신화, 그리고 무속과 불교 신화는 이야기의 원형이며, 문화·예술의 원형이다. 그 원형 속에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신화 전승 집단의 원초적·근원적 사유와 그것이 자양분이 되어 인간의 삶 속에서 각종 문화전통으로 전승되고 있다. 한국에는 많은 신화들이 전한다. 아마도 한국만 한 신화의 나라, 신들의 나라도 흔하지
1. 문제의 제기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온 지 1600여 년이 지났다. 그동안 불교는 한민족의 정신과 사상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으므로 한국인의 사상과 문화사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특히 불교는 삼국시대 이래 우리 민족의 문화와 정신생활을 지탱해온 전통신앙으로 자리 잡았다. 한민족의 종교사에서 유불선 3교는 근세 이전까지 세발솥과 같은 존재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