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다른 서양 국가와 비교하면 호주는 아시아에서 비교적 가까운 나라다. 물론 남반구에 위치하여 아시아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심적으로 그리 가깝다고 볼 순 없지만, 지리적으로는 가깝다고 한다. 특히 불교 인구가 2016년 18.1%로 보고된 크리스마스섬의 경우 자바와 수마트라에서 350km 거리의 인도양에 위치하여 아시아와 가장 가까운 호주 땅이다. 이런 지리적 접근성은 아시아인의 이주나 교역을 일찍부터 용이하게 하여 호주의 주류 백인들의 경계심을 자극했다. 그 결과 1901년에 ‘백인 호주 정책(White Australia
불교의 기원과 교설적 발전은 분명 인도 및 아시아 등지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현재 불교의 영향력은 더 이상 지역적 구분으로 범위를 가름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 종교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 독일에 불교가 처음 알려진 것은 약 150년 전의 일이다. 아시아에서 이주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불교가 전래된 북미나 호주 등의 지역과는 다르게, 독일을 포함한 유럽 지역의 불교는 학자들의 지적 관심에 의해 자발적으로 소개되었다.지난 반세기 동안 불교는 종교로서 유럽에서 괄목할 만한 가시적 성장을 보여주었다. 이 가시적 성장이란 다양한 불교 종파
"(가톨릭) 교회의 맏딸인 프랑스는 불교의 나라가 될 수 없다."— 에릭 롬믈뤼에르"프랑스인에게 ‘불교’라는 단어는 무엇보다도 티베트불교를 연상시킨다."— 베르나르 포르 1. 부말(浮沫)에 불과한 프랑스에서의 불교 붐두 제사(題詞)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불교는 프랑스인들에게 여전히 이국(異國)의 문화에 해당하며, 기독교와 조화로울 수 없는 종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불교’에는 예나 지금이나 ‘신비적인(mystique)’ ‘불가사의한(ésotérique)’ ‘비논리적인(illogique)’이라는 수식어가 거의 자동으로 따
1. 영국과 불교의 만남영국은 식민지 스리랑카에서 불교를 만나게 된다. 1500년대 초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서구의 스리랑카 식민화가 시작되었고, 1600년대 중반부터 네덜란드가 스리랑카 남부를 식민지로 지배했다. 그리고 나폴레옹 전쟁을 계기로 1796년부터 영국이 스리랑카를 전역을 장악하면서 배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고, 1815년 캔디협정을 통해 스리랑카를 영국의 식민지로 편입했다. 당시 식민지 스리랑카의 관료들은 스리랑카불교를 미개하고 전근대적인 종교로 여겼고, 개신교 전파를 통해 스리랑카를 기독교화하여 자신들의 식민지 통치기반을
1. 시작하며: ‘빨간 머리 앤’의 고장캐나다 동부 끝에 자리한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주(州)는 루시 몽고메리의 소설 《빨간 머리 앤》의 배경으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여름이 되면 주도(州都)인 샬럿타운은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활기차게 북적이는데 아시아에서 온 관광객들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10년대 후반부터 대만 관광객 수가 갑자기 증가했다는 것이다.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주 관광청에 따르면 2010년대 초반에 연간 58명이었던 대만 관광객이 2010년대 후반에는 3,065명에 이르렀고, 이들이 관광지에서
1. 들어가는 말“함께 일어서기 위해 함께 참선한다(Sitting Together So We Can Stand Together).”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는 영어의 ‘참선하다/앉다(to sit)’와 ‘대항하다/일어서다(to stand)’라는 표현의 대조의 맛을 살릴 수는 없지만, 이 표현은 미국불교 현주소의 주요한 모습을 간결하게 보여준다.종교와 철학은 인간 삶과 존재에 대한 의미와 궁극적인 진리에 관한 인간의 호기심에서 시작한다고들 한다. ‘궁극적’이라는 말은 종교와 철학의 역사에서 ‘보편적’이라는 개념으로도 이해되어 왔다. 삶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