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아날로그의 몰락과 디지털 시대의 개막을 본격적으로 알린 2010년대는 통신망의 진화로 지구촌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거기에 2007년 출시된 스마트 폰의 대중화가 시작되었고, 아날로그 시장은 점차 소멸하여 기존의 PC 중심에서 모바일 웹 서비스 기반의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다. 리얼리즘의 세계관을 조정했던 아날로그 문학은 디지털 시장에 지배되면서 급속도로 붕괴하기 시작했다. 디지털의 파급으로 문학적 풍토가 바뀌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문학의 존재 방식 또한 다원적으로 재편되었다. 시공간을 넘어 인터넷이라는 가상현실 속에서 창작 네트
1.2000년대는 새천년에 대한 대망에서 출발했다. 뉴 밀레니엄의 첫 세기로서 21세기는 지난 시대를 지배해 왔던 가치와 담론을 수용과 변화로 갱신하면서 새로운 천년을 시작했다. 특히 정보혁명으로 ‘새로운 제3의 물결’이라고 불릴 만큼 비약적인 문명을 이룩한 이 시대는 컴퓨터의 공급과 인터넷의 발달을 통해 본격적인 디지털 사회를 열었다. 21세기의 문학은 ‘인문학의 위기’라는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탈장르와 융복합을 표방한 담론들이 생산되었다. 한국문학을 이분화했던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은 다양한 문학적 담론의 스펙트럼으로 분화되고 탈경
1.1990년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냉전체제 아래서 강제 분단된 독일의 통일은 단순한 국가 간의 통일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역사가 해체되는 것과 동시에 공산권의 파산을 의미했다. 독일 통일 이후 소련연방 국가들이 해체되며 공산 진영 자체가 무너져 버림으로써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세력 사이의 냉전체제는 완전히 종식되었다.이에 따라 이데올로기라는 거대 담론이 점차 논쟁적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한국사회에서도 진보 진영의 사회변혁적 이념이 소멸해 갔다.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고 이어서 1998년 국민의 정부에 이르는 민주화 정착
1. 1980년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신군부, 쿠데타, 민주주의, 민중, 자유, 검열, 노동자, 저항, 올림픽 등이다. 그만큼 1980년대 한국사회는 1970년대까지의 군부독재 몰락으로 시작된 정치적 격동과 변혁의 시대로 기록된다. 1979년 10 · 26사태로 인한 박정희의 죽음과 동시에 등장한 신군부 세력은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등에 업고 반공 이데올로기를 통해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정치적 탄압과 구속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자유와 민주화를 염원하며 신군부의 폭거에 저항하던 국민의 희생은 급기야 5 · 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1.산업화와 함께 서구 문명이 무분별하게 유입되던 1970년대 문학은 세 가지 방향으로 축약할 수 있다. 이는 문학의 사회적 확대로 이어지는 현실참여, 주체 이념화 경향, 민족문학의 방향 정립으로 편성된다. 문단에서는새롭게 등장한 의식으로 리얼리즘, 순수이성, 전통의식 사이에서 다양한 갈래의 문학적 패러다임이 형성되었다. 여기서 1960년대 중반부터 대두되었던 문학의 현실참여 문제는 참여와 순수라는 양분법으로 현실에 대응하지 못했고, 각 진영은 서서히 문단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신 현실의 문제와 문학의 지향점이라는 또 다른 메커니즘
1. 현대 시조문학사에서 1960년대는 시조문학 구축기다. 이 시기가 시조문학 구축기로 정립될 수 있었던 것은 전통적 역사관을 통한 민족정신 강화와 국가재건에 대한 시조시인들의 시대의식의 발로에서다. 당시 한국 사회는 전쟁의 폐허와 복구 속에서 정치적 · 경제적으로 극복해야 할 수많은 장해로 진통을 겪었다. 한국전쟁에 이어 4 · 19와 5 · 16이라는 시대적인 갈등과 동시에 해소되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자본주의적 근대화가 가시화되었다. 이때 한국 문학사의 문학적 지형은 정치적으로 군사정권의 억압과 경제적으로 자본주의의 부흥이라는
1. 현대 시조문학사에서 1950년대 전후(戰後) 시조는 현대시조의 안정기로 평가한다. 현대시조 안정기의 전개 과정은 1910년대 현대시조 태동기와 1920~40년대 현대시조 개척기를 거치면서부터다. 1920년대 최남선, 이은상, 이병기, 조운 등에 의해 펼쳐진 ‘시조부흥운동’과 함께 고시조라는 구태를 벗었다면, 1950년대 안정기는 시조가 현대문학 장르로서 확립된 시기이다. 이 시기는 시조를 창조적으로 계승하면서 시조 일반 이론을 구축하는 등의 성과로 현대시조 형식을 개념화시켰다. 무분별한 서구 문학 모방과 모더니즘 지향을 따랐던
1. 현대시조의 출발과 시대정신최초의 현대시조는 1906년 〈대한매일신보〉에 발표된 대구여사(大丘女史)의 〈혈죽가(血竹歌)〉다. 〈혈죽가〉는 개화기 이후 최초의 활자 언어로 거듭난 근대 이행기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시조사에서 이 시는 민족의 혈관에 면면히 흐르는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 시조 양식에 담아내어 최초로 문명화된 매체 역할을 감당했다. 거기에 급속한 문화의 변화와 다양한 길항들로 시대적, 문명사적 혼란스러움을 극복하는 데 고유한 주체성과 시대적 정신성을 견인하고 있다.〈혈죽가〉를 현대시조의 효시로 보게 된 것은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