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현대 한국불교 개혁의 배경 개혁론을 논하기에 앞서서 한국불교라는 단어가 지니는 함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한국불교계는 다수의 종파가 난립하는 시대라는 점에서 자칫 특정 종파 중심의 한국불교를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한국이란 공간에서 전개된 불교 전체를 한국불교로 그 개념을 규정하고자 한다. 그것이
불교는 개혁의 종교다. 인간을 개혁하여 부처를 만들고, 역사를 개혁하여 진리를 증언하고, 세상을 개혁하여 정토를 이루는 것이 목표다. 부처님이 출현한 것은 이러한 개혁을 모범적으로 보여주고자 함이었다. 부처님이 가르친 팔만사천 법문은 개혁의 이론과 방편을 시설한 것이다. 불교교단이 존재하는 것은 부처님에 의해 추진된 개혁의 사명을 역사사회 안에서 완성하기
[권두언]-불교는 개혁의 종교다 / 홍사성[통권 50호 기념 전권 특집]한국불교 개혁을 꿈꾸다[총론] -한국불교, 어떻게 개혁을 지향해 왔나 / 차차석[경허] -선풍진작으로 한국불교를 바로 세우다 / 이종수[용성] -대각교운동은 자아완성과 구세의 길 / 허우성[박한영] -교육에 힘써야 불교가 바로 선다 / 박병기[만해] -아직도 유효한 조선불교유신론 / 박
Ⅰ. 들어가는 말 불교의 ‘업과 윤회의 가르침’에 대한 곡해가 적지 않다. 가장 일반적인 곡해는 업보윤회설을 신비주의적 혹은 숙명론적 사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현대인들에게 업보윤회설은 3세윤회설로 이해된다. 예컨대, 영화 「리틀 붓다」의 내용 중에 나오는 ‘환생’이야기는, 엄밀
불교평론 열린논단에 초대합니다. 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열린논단'이 새해를 맞아 ‘깨달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논단을 개최합니다. 깨달음은 지혜의 완성을 추구하는 불교가 내세우는 제일의적 가치입니다.. 불교는 부처님의 깨달음에서 비롯되었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우리는 당연히 올바른 깨달음을 성취하
1. 들어가며한국 사회는 1970~80년대의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큰 변혁을 경험한 이후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화, 다원화, 지방분권화의 과정으로 접어들었고 그 이후 정보통신의 발전과 함께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삼권분립과 3원 체제를 확립한 바 있는 우리 종단 역시 지난 17년여의 시간 동안 교육 및 포교, 수행
1.만해 한용운은 격동의 한국 근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대표적 인물이다. 그가 남긴 족적은 다양하고도 선명하다. 그의 종교는 석가모니, 사상은 간디, 시는 타고르에 비견되는데, 따라서 선승·혁명가·시인의 일체화로 평가된다. 만해는 승려로서는 불교개혁을 외쳤고, 시인으로서는 ‘님’을 추구하였으며, 독립운동가로서는
1. 근대불교 최고의 포교사‘대중불교’ 또는 ‘불교대중화’는 한국 근대불교계에서 보편적으로 파급된 논리로, 대중불교운동의 전개는 근대 이전의 한국 불교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징 중의 하나로 지적할 수 있다. ‘대중불교’는 “산간에서 도시로, 승려에서 대중으로”를 지향하고
산이 좋아 산에 오르며 산야초와 야생화를 관찰하고 연구한 지도 어언 35년이 되었다. 산에는 높낮이에 따라 수많은 산나물류와 약초, 야생화가 봄부터 가을까지 자라며 꽃이 피고 진다. 특히 야생화는 산의 표고에 따라 자생하는 종류가 다른데, 야산의 야생화는 화려하며 꽃향이 짙다. 반면 표고가 높을수록 꽃은 청순하게 아름다우며 꽃향이 거의 없거나 진하지 않다.
데카르트와 베이컨 이 글의 제목인 ‘나는 걷는다, 고로 생각한다’란 말은 어디선가 들었던 말 같지 않은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란 말을 패러디한 것이다. 길을 걸으면 마음이 비워지고 성찰케 하며 사색하게 한다. 이 글에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
한 해의 가을은 그동안의 노력을 갈무리하는 계절이다. 그것은 저 농촌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학문의 장에서도 그렇다. 그래서 가을만 되면 여기저기서 학술행사가 열린다. 이런 현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해가고 풍부해지는 것 같다. 올가을도 다양한 행사가 넘쳐났다. 그 가운데 ‘불교 수행과 뇌, 그 치료적 의미’라는 행사에 눈길이 갔다.
히말라야 트레킹. 그리 쉽게 오는 기회도 아니고 선뜻 떠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히말라야 트레킹이다. 피케이 픽(Pikey Peak, 4,068m) 코스를 걸었다. 해발 1,950m 지점에서 출발해 10일 동안 4,068m 피케이 제1봉을 찍고 돌아오는 코스다. 2009년 가을이 이어 두 번째다. 피케이 픽은 네팔의 동쪽 에베레스트가 있는 솔로 쿰부로 들어가
남들처럼/ 너를 보냈다/ 그런데 왜/ 남들처럼 나는/ 너를 잊지 못하는가// 지면 그만인 것을/ 하늘 담은 물 위/ 떠가는 옻단풍 한 잎은/ 왜 저리도/ 함빡 붉어야 하는� ち뭣� 〈가을〉 전문 가을비가 추적인다. 가끔 학교에 가고, 지인들과 막걸릿잔을 기울이는 일 외에는 책상 앞에 궁둥이가 짓무르도록 앉아 이 가을을 보내고 있다. 달력에 동그라미 그려 놓은
한발 물러서서 생각해보라는 흔한 말이 있다. 가까운 사람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때 나 자신이 곧잘 쓰는 말이기도 하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이러저러한 고충을 털어놓을 때 덥석 그 사람의 편에 서주기보다는 좀 더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라는 충고를 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이 사실이 그 당장에는 몹시 섭섭했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겨울 해가 짧아졌다.하루의 반밖에 살지 못하는 노경(老境)이 내게도 찾아와서 어름어름 하루해가 비껴 간다. 몸도 전처럼 활발하지 못하고 계획을 세운 일도 마음처럼 되어주질 않는다. 얼마간은 접어두고 무기력해진 몸을 데리고 사나흘에 한 번씩, 집 앞에 있는 공원으로 나간다. 그때가 아니고서는 절박하게 와 닿지 않는 일, 걷고 걸으면서 마지막 가는 길을 생각하
지난 9월에 4박5일의 말레이시아 출장이 있었다. 일정이 끝났을 때, 같이 간 직원들은 먼저 귀국했고, 나는 태국의 푸껫으로 떠났다.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인 그곳에서 쉬었다 오려는 것이었다. 마침 주말의 1박 2일이었다.나는 아내와 함께였다. 그것이 예전과 달라진 내 모습이었다. 8년 전까지였다면 당연히 직원들과 함께 귀국했을 것이다.그 시절이었다면 출장길에 아예 아내를 동행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설혹 부부동반이 조건이었다 하더라도, 내 처지에 어울리지 않는 일로 여겼으리라. 우선은 몹시 부담스럽고 쑥스러웠다. 게다가 혼자서도 되
1. 서론근대불교 연구는 한국 불교학계에서도 그 연구 성과가 많지 않으며, 한국 근대사학계에서도 그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근대 한국불교 연구에 가장 활동적인 학자 중의 한 사람인 김광식에 따르면 물론 그 이전에도 연구 성과가 있긴 했지만 “학문적인 입장에서 본격화된 것은 1990년대 초반 이후”라고 한다. 근대불교에 대한 연구가 적은
‘올해의 논문상’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소 얼떨떨했다. “상을 받을 만한 논문이 없는데……” 통보를 해준 분이 선정된 논문의 제목을 얘기하자 그때야 그 논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학술적 논문은 대개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새로운 ‘사실’을 다
불교는 민족과 국가를 초월하여 보편적 평등과 자비를 지향하는 종교다. 브라만교가 아리안족과 인도 대륙에 안주한 반면, 불교는 설산을 넘고 광활한 사막을 지나 중앙아시아와 중국 대륙으로 뻗어 나갔다. 그것은 불교가 특정한 지역과 민족의 종교가 아니라 인류 보편의 가르침이라는 분명한 자기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우리는 ‘민족불교&rsquo
1. 영화와 불교의 만남100년이 조금 넘는 역사를 가진 영화와 2,5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불교가 만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더욱이 대중문화와 관련한 현대 산업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영화와, 세속적인 것과는 거리를 두라고 할 것 같은 불교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2,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불교는 인도에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감과 동시에,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