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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활짝 피었다 이 순간이 멈추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 절정의 한때도 찰나가 숙명이 아니던가 붙잡아보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벚꽃들은 이내 진다 — 시집 《나를 찾아가다》(문학세계사, 2022) 이태수 197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그림자의 그늘》 《물속의 푸른 방》 《꿈속의 사닥다리》 《꿈꾸는 나라로》 등 20여 권. 천상병시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 수상. 전 대구매일 논설주간.
내 마음의 시
이태수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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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께서 강론 중에사람은 누구나 선입견(犬)과 편견(犬)이란 두 마리의 개와 살고 있다고 하신다.아하, 그렇구나그동안 내 안에서사나운 이 두 마리의 개가증상도 느끼지 못하게 수시로심장을 핥고 정신을 물어뜯었구나.오늘은 기도 중에 개의 목줄을 풀어준다.멀리 떠나가라고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가슴을 치며. — 시집 《마법의 문자》(미네르바, 2022) 허형만197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비 잠시 그친 뒤》 《첫차》 《눈먼 사랑》 《그늘이라는 말》 등. 편운문학상, 영랑시문학상, 한국시
내 마음의 시
허형만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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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 수레에제 몸보다 더 큰 짐 싣고 가파른 언덕길아등바등 오르는 나귀 한 마리 나귀의 입에선열차 화통처럼 허연 입김 뿜어져 나온다 내 할아버지도아버지도 형제들도 모두 그렇게 살다 갔다나도 그렇게 허덕지덕 살았다 — 시집 《생각만 해도 신나는 꿈》(시선사, 2022) 이동순1973년 〈동아일보〉에 시, 1989년 〈동아일보〉에 평론 당선으로 등단. 시집 《개밥풀》 《물의 노래》 《강제이주열차》 《독도의 푸른 밤》 등. 신동엽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 현재 영남대 명예교수.
내 마음의 시
이동순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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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봄, 코로나19가 심화하자 우리 대학도 예외 없이 방역을 이유로 주 출입문을 하나만 두고 다 막아버리는 바람에 나의 동선도 바뀌었다. 평소 법학관 옥상과 연결된 다리를 가로질러 마을버스 회차장과 주차장으로 올라 다니던 길을 더 이상 오갈 수 없게 된 것이다. 부득이하게 대운동장 쪽으로 돌아서 내려오게 되면서 시간도 더 걸리고 불편했지만 그것도 잠시, 오래지 않아 눈 아래 넓게 펼쳐진 비원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왔다. 북악산의 한 줄기인 매봉 기슭에서 내려다보는 비원의 모습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우리에게 비원으로 더
사색과 성찰
배병호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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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오늘날 중국불교는 얼른 보기에 한국불교나 일본불교와 다른 점이 없다. 물론 출가자의 복식이나 사원의 구조와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불교도가 자유롭게 종교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그 다름은 종교 활동의 자유와 관련된다. 종교 활동은 사실 ‘신앙자와 신앙 대상 간의 관계’로만 한정할 수 없다. 그 종교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도 당연히 종교 활동에 포함되고 그것의 연장으로 사회상의 특정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행동하는 것도 종교 활동이다. 그 과정에서 정부나
현대중국불교
김영진
2023.02.1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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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은 한국사회에서 그다지 인기가 없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 불교학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중국불교의 연구자도 인도불교와 한국불교의 연구자에 비교하면 적은 편에 속하고, 게다가 중국 현대불교의 동향에 대해서는 한국 불교학계에서 그렇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국불교와 중국불교의 관계그러나 한국불교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중국불교의 영향이 매우 컸다. 물론 한국불교의 대표적 인물 원효(617~686)는 중국 유학을 중도에 포기하고 자신의 사상을 전개하였고, 이 점이 현재 한국불교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그리
권두언
이병욱
2023.02.1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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