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께서 강론 중에

사람은 누구나 

선입견(犬)과 편견(犬)이란 

두 마리의 개와 살고 있다고 하신다.

아하, 그렇구나

그동안 내 안에서

사나운 이 두 마리의 개가

증상도 느끼지 못하게 수시로

심장을 핥고 정신을 물어뜯었구나.

오늘은 기도 중에 개의 목줄을 풀어준다.

멀리 떠나가라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

가슴을 치며.                                       

 

 — 시집 《마법의 문자》(미네르바, 2022)

 

허형만
197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비 잠시 그친 뒤》 《첫차》 《눈먼 사랑》 《그늘이라는 말》 등. 편운문학상, 영랑시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공초문학상 등 수상. 현재 목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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