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 수레에

제 몸보다 더 큰 짐 싣고

 

가파른 언덕길

아등바등 오르는 나귀 한 마리

 

나귀의 입에선

열차 화통처럼 허연 입김 뿜어져 나온다

 

내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형제들도 모두

 

그렇게 살다 갔다

나도 그렇게 허덕지덕 살았다

 

— 시집 《생각만 해도 신나는 꿈》(시선사, 2022)

 

 

 

 이동순
1973년 〈동아일보〉에 시, 1989년 〈동아일보〉에 평론 당선으로 등단. 시집 《개밥풀》 《물의 노래》 《강제이주열차》 《독도의 푸른 밤》 등. 신동엽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 현재 영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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