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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선원 독일지원 법당 옆에는 전나무들이 우뚝 서 있습니다. 법당 옆에서 의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나무에게 말을 겁니다. “오늘도 참 행복한 날이야.” 법당과 옆집을 내려다보며 전나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선원이 개원한 독일 중서부에 자리한 카르스트(Kaarst) 시는 굉장히 보수적인 곳으로, 처음 한국 절이 들어왔을 때 독
사색과 성찰
혜유
2020.12.0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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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군 운문면 호거산(虎踞山)에 위치한 운문사는 1,5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절로, 내가 졸업한 강원이다. 전체 대중은 200명 남짓, 한 반에 40~50명 정도가 4년을 같은 공간에서 침식을 함께하며 소소하게 살다 보니 재미있는 일들이 많다. 반면 간혹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갈등하는 모습들도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상대의 그런 모습에 시시비비
사색과 성찰
영조
2020.12.0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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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들의 인연은 만나고 헤어짐의 연속입니다. 백 년 평생을 약속한 사랑도 변하여 이별하고, 백 년 평생을 지극히 사랑했던 이들도 결국 죽음으로 이별합니다. 만남과 이별은 모든 존재가 매일, 매 순간 맞이하는 삶입니다. 그중에서 생명의 탄생과 죽음은 가장 큰 만남과 이별입니다. 이 만남과 이별은 가장 큰 기쁨이며 고통입니다. 또는 반대로 탄생이 고통이요, 죽
사색과 성찰
금해
2020.12.0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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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내린 가을비에 관광객으로 붐비던 가야산이 다시 적막해지고 촉촉이 젖은 단풍으로 산색은 투명하게 빛난다. 올여름 내내 비가 내리더니 가을 석 달은 비 소식이 없어 걱정하던 차에 내린 단비다. 이제 텃밭에 심어놓은 배추와 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가야산으로 돌아온 후, 조석예불하고 사시불공 올리고 가끔 찾아오는 내방객을 맞이하는 일이 아니어도,
사색과 성찰
명법
2020.12.0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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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북인도 우타라카쉬에서 좀 더 들어가 작은 게스트하우스에서 한 달을 지낸 적이 있었다. 한 달 방값과 식비 전액이 100달러 정도로 기억된다. 하루 한 끼와 오후에는 밀크티로 저녁을 대신했다. 히말라야 산기슭의 마을 공기는 청량하고 사람들은 순박했다. 주인집 아주머니는 머리 깎은 동양의 젊은 비구니인 나를 끔찍이 좋아했다. 승려인 줄도 모르는 그
사색과 성찰
유연
2020.12.0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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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유명한 도연명과 서경덕은 무현금을 즐겼다고 한다. 조선시대 이경윤의 〈월하탄금도(月下彈琴圖)〉도 유명하다. 한 선비가 물에 잠긴 둥근달을 음미하며 차를 마시며 줄이 없는 거문고를 켜고 있다. 줄이 있는 거문고는 아무리 잘 탄다 하여도 귀를 만족시킬 뿐, 지극한 경지의 마음을 충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도연명과 서경덕과 이경윤은 줄이 없는 거문고를 손이 아
사색과 성찰
조정제
2020.09.1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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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 때까지만 해도 2020년 경자년은 다른 해와 다를 것 없는 희망의 해였다.하지만 경자년은 중국 우한발 코로나 사태의 발발과 우리나라 첫 감염자 발생으로 곧 어수선한 한 해의 시작을 알렸다. 코로나19는 급속히 세계 유행으로 확산되어 수천만 명의 감염자와 수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다행히 우리 한국은 의료진들의 헌신과 의료제도의 이점이 커서 코로
사색과 성찰
성민선
2020.09.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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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지에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인천에서 홍콩을 거쳐 뉴델리로, 뉴델리에서 하루를 어정거리고 콜카타로 날아갔다. 콜카타에서 한없이 연착되는 기차를 타고 부처님의 득도지인 보드가야를 돌아보고, 흙먼지 날리는 버스를 타고 터만 남은 나란다 대승불교대학을 지나, 죽림정사와 영취산을 돌아 쿠시나가르에 닿았다.부처님의 행적을 더듬으며 열반지에 다다르니 그동안 다
사색과 성찰
노정숙
2020.09.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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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은 고유의 냄새를 지니고 있다. 동식물뿐만 아니라 사람의 몸에서도 냄새가 난다. 무엇인가 낌새를 알아차리면 냄새난다고 말한다. 세상 만물이 체취로 자신을 드러내려 하므로 오감 중에서 후각이 가장 발달하였다. 냄새 중에는 좋은 것이 있고 나쁜 것이 있다. 흔히 좋은 냄새를 향기라 부른다. 차향, 꽃향이 있고 한지에 쓴 글씨에는 묵향이 배어 있으며 천
사색과 성찰
박양근
2020.09.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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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 이영숙 수필가는 풀냄새를 ‘아버지 냄새 같다’고 했다. 장마철 염불사 가는 길은 아버지 냄새로 가득하다. 그 향기에 취해 오래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산길을 오른다. 아주 오래전, 이 산길을 걸어 삼막사로 가기 위해 등반을 했다. 연분홍 산철쭉이 막 피어나던 늦은 봄이다. 이 길을 걸어올라 산등성이에 다다랐을
사색과 성찰
김산옥
2020.09.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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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살 테니 내려오라는 스님의 말씀에 그러겠노라고 한 약속을 친구와 나는 여러 번 어겼다. 바쁜 일상에 꼬박 이틀을 밥 먹으러 지방에 가서 소모할 수도 없었고, 또 굳이 밥을 먹으러 지리산 기슭까지 가야 하나 하는 다분히 실용적인 생각이 우리의 머리를 지배했다. 그러다 보니 스님께서 서울에 올라올 때만 만나는, 지극히 이기적인 행동이 되풀이됐다. 내려오라
사색과 성찰
김은중
2020.09.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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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거리낌 없이 오가는 세상이 그립다. 코비드-19가 창궐하자 사람들은 이웃과 거리 두기를 하고 나라들은 서둘러 국경을 굳게 닫아걸었다. 세상은 이웃과는 거리가 먼 무관심과 적대의 물결 속에 잠겨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웃을 사랑한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나와 너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우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담장을 견고하
사색과 성찰
송마나
2020.09.1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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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를 시작하고 여러 해가 지난 다음에야 요변의 참뜻이라 할까, 그 뿌리를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요변(窯變)을 요변(妖變)으로 알고 요사스러운 여자들이 변덕이 팥죽 끓듯 해서 수시로 표변하며 요랬다조랬다 저 좋은 대로 여우 둔갑하듯 평지풍파를 일으켜 분란을 일삼는 것으로만 알았다. 그러나 도자기를 하다 보니 요변이란 또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을
사색과 성찰
김기철
2020.09.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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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파트 뒷산을 오른다. 작년 가을부터 더해진 일상이다. 운동하고는 거리가 멀었는데 하루 일과를 산에 오르는 것으로 시작한 것은 내 일생에 잘한 일 중 하나다. 처음 산에 오를 때는 조금만 올라도 숨이 차고 다리가 아팠다. 소파와 한 몸이 되어 한시도 떨어지지 않던 나는 잠깐의 이별에도 그 따뜻하고 포근한 품이 간절하여 몇 번이나 되돌아가려 했다. 그
사색과 성찰
한승희
2020.09.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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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짝처럼 철제 우리 속에 갇혀 공포에 떨고 있는 개들의 눈빛. 도살에 사용된 화염방사기와 전기 꼬챙이들로 주변이 어지럽다. 방금 전까지 꼬챙이로 입과 귀를 찔러 무자비하게 도축한 흔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경기도 평택의 어느 개 사육농장의 모습이다. 입에서 피를 흘리며 널브러진 개들이 뒤엉켜 있다.이탈리아에서는 다리가 묶인 채 산 채로 털을 뜯기는 거위
사색과 성찰
조헌
2020.09.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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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키니 어지럽다. 좀 더 누워 있으려고 베개에 머리를 대는 순간 방안이 빙빙 돌아간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제자리에 온 느낌이다. 태어나 처음 겪어보는 몸의 반응. 고개를 돌릴 때마다 비디오카메라를 360도로 마음껏 돌리는 것 같다. ‘나에게 뭔가 큰일이 일어났구나.’ 불안감이 밀려온다. 어쩌면
사색과 성찰
문윤정
2020.09.1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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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마저 도움이 안 되네.’ 안부 전화를 해온 지인의 말이다. 열대야처럼 밤에도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 놓아야 잠들 만큼 무덥다가 간간이 비가 2~3일 계속되기도 하는 것이 이즈음 날씨다. 비가 오면 시원하기는커녕 오히려 후터분하기만 했다. 그러니 아침저녁 일상으로 하는 샤워를 어떤 날은 낮에도 몇 번 할 정도였다. 슬그머니 짜증이
사색과 성찰
김대원
2020.09.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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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얼굴을 만나보기 어렵게 되었고 마스크를 사려고 약국 앞에 줄 선 모습에도 익숙해졌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우리 모두 ‘묵언수행’을 하는 수도자처럼 보인다.묵언수행이란 입으로 짓는 업(口業)을 삼가고 산란한 마음을 한곳에 모으려는 특별한 수행이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기는 결코 쉽지
사색과 성찰
황건
2020.06.0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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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여행하던 중이었다. 부다성을 옆에 끼고 도나우강을 따라 걸으며 석양을 받아 낮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겔레르트 언덕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겔레르트 언덕은 11세기 무렵 헝가리에 최초로 기독교를 전파하다 이교도들에 의해 순교한 성 겔레르트(St. Gellert)의 이름을 딴 언덕이다. 뉘엿뉘엿 기우는 햇살에 밤 그림자가 서서히 내려
사색과 성찰
조수근
2020.06.0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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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의대 동기생들은 졸업 40주년 기념행사로 2박 3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서울을 떠나 강원도 정선을 거쳐 경주와 하회마을을 다녀오는 코스였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문제를 한국을 배제한 체 미국과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살피면서 수동적으로 일관하고 있어 주한미군의 분담금
사색과 성찰
정준기
2020.06.03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