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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오랫동안 공부를 하다 보니 젊었을 때는 몰랐었는데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본디 성인들의 가르침은 이해하기 쉬운 것인데 뒷사람들이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중국의 공자와 노자, 인도의 석가모니, 이스라엘의 예수,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등이 남긴 말들은 대부분 쉬운 언어로 되어 있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언어는 전혀 일상을 떠나지 않았고, 석가모니 부처님은 ‘눈 있는 자 보고 귀 있는 자 들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했다. 부처님은 말로 설명될 수 없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고 했다. 예수의 최고 가
사색과 성찰
장춘석
2021.10.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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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2014년 음성 꽃동네에서평신도협회장들을 만났을 때였다.준비된 교황용 의자가너무 크다며그 옆 식탁 의자에 앉으셨다그래서 진천 배티성지 최양업박물관에는교황용 의자와 실제로 앉았던 의자가함께 전시돼 있다.작고 평범한 의자는전시대 위에 올려져 있고크고 화사한 의자는바닥에 놓여 있다— 시집 《훈(暈)》(밥북, 2021) 백우선198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춤추는 시》 《길에 핀 꽃》 《봄비는 옆으로 내린다》 《미술관에서 사랑하기》 《지하철의 나비 떼》 등.
내 마음의 시
백우선
2021.10.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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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머니 앞에서‘봄날은 간다’를 부르는 남편손뼉까지 치며 선창해 보이는환갑 지난 아들의 재롱말을 잃어버린 어머니 앞에서기억을 찾아주려는 아들 앞에서봄날은 길을 잃었는지뒤뚱거린다— 시집 《각을 끌어안다》(현대시학, 2021) 김금용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광화문자콥》 《넘치는 그늘》 《핏줄은 따스하다, 아프다》 번역시집 《문혁이 낳은 중국현대시》 등.
내 마음의 시
김금용
2021.10.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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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갈무리해놓았던곤드레나물을 해동시킨 후들기름에 무쳐 밥을 안치고달래간장에 쓱쓱 한 끼 때운다강원도 정선비행기재를 지나나의 위장을 거친 곤드레는비로소 흐물흐물해진 제 삭신을내려놓는다반찬이 마땅찮을 때 생각나는곤드레나 톳나물,아무리 애를 써도조연일 수밖에 없는그런 삶도 있다 — 시집 《심장을 가졌다》(현대시학사, 2020) 김지헌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다음 마을로 가는 길》 《회중시계》 《황금빛 가창가오리 떼》 《배롱나무 사원》 등.
내 마음의 시
김지헌
2021.10.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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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이기도 한다는 투구꽃을긴 시간 검은콩과 함께 푹푹 삶으면보약인 초우가 된다독성이 강한 옻나무도 율피와 함께 삶아 말리면위장을 다스리는 최고의 약이 된다독이 있는 것들은 모두누군가와 더불어 뜨거운 시간을 지나야만쓸모 있는 그 무엇이 된다내가 당신을 만나 이토록 물컹한계절을 살아내는 것도쓸모 있는 그 무엇이 되기 위함일 것이다 — 시집 《불이론》(천년의 시작, 2001) 문숙2000년 자유문학으로 등단. 시집 《단추》 《기울어짐에 대하여》 등. 2005, 2010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내 마음의 시
문숙
2021.10.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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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여름 강가에서 보았다 마른 땅 가까운 낮은 물결 속치어들 송송,조금 깊은 물결 속중치들 숭숭,물길 따르고 있었다 먼 길 나서야 하는 길의 때,맨발로 저들에게서 배웠다 — 시집 《푸른 징조》(애지, 2013) 김길녀강원도 삼척 출생. 부산예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1990년 《시와 비평》으로 등단. 시집 《키 작은 나무의 변명》 《바다에게 의탁하다》 등. 한국해양문학상 수상.
내 마음의 시
김길녀
2021.06.2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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