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음성 꽃동네에서
평신도협회장들을 만났을 때였다.

준비된 교황용 의자가
너무 크다며
그 옆 식탁 의자에 앉으셨다

그래서 진천 배티성지 최양업박물관에는
교황용 의자와 실제로 앉았던 의자가
함께 전시돼 있다.

작고 평범한 의자는
전시대 위에 올려져 있고
크고 화사한 의자는
바닥에 놓여 있다

— 시집 《훈(暈)》(밥북, 2021)

 

백우선
198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춤추는 시》 《길에 핀 꽃》 《봄비는 옆으로 내린다》 《미술관에서 사랑하기》 《지하철의 나비 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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