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글 : 지적 종교에 대한 갈구먼저 이 글 ‘왜 지성불교인가’에 들어가기에 앞서 약간 감상적인 회고를 해야 할 듯하다. 그것은 젊은 시절 이래 어쩌면 필자에게 화두와 같았던 것이 지적(知的) 종교에 대한 갈구였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가장 오랜 정신문화를 간직한 것이 종교라고 생각하지만, 종교 가운데서도 지적 종교에 대한 갈구는 청춘 이래 오래된 필자의 열망이었다.다시 말해 종교가 인간 삶의 중요한 비밀을 풀어주는 열쇠를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한 이래, 어느 때인가부터 믿음이 아니라 합리적인 이해로 납득되는 삶의 진리가
1. 머리말불교계에서 역사를 정리하는 방법으로 구술은 매우 친근하게 다루어져 왔다. 붓다의 입멸 이후 칠엽굴에서 아난의 기억을 5백의 아라한과 함께 합송(合誦, Samghiti)을 통해 집단의 기억으로 정립해 불교가 출발하였다. 불교사에서 사찰의 창건 연기에서부터 고승들의 수행과 이적 또는 역사의 한 장면들은 대부분 구술을 통해 전승되어왔다. 이는 때로는 기록을 통해 정리되어 역사로 전승되거나 화자의 상상력이 더해져 전설로 구전됐다. 그러나 그것들은 언제나 집단적 기억에 대중의 희망과 불교적 가치를 담아서 전해져 왔다.구술사(ora
우리 앞에 적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 적이 우리다한번 상상해보자. 외계인이 지구를 습격하여 인류에게 전염병을 뿌리고 달아났다. 그래서 인간은 빠르게 전염되는 감염병을 막기 위해 모든 나라마다 각기 처한 시급한 문제를 뒤로 제쳐두고 이 문제를 우선적으로 대응하게 되었다. 지금의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이다. 여기서 좀 더 상상을 해보자. 이번에는 외계인이 전염병이 아니라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뿌리고 달아났다. 그로 인해 지구가 더워져 앞으로 10년 안에 대응하지 않으면 인류가 전멸할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당연
들어가는 말지금 서양에서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의 열풍이 불고 있다. 1960년대에 미국 사회에 일었던 선(禪)의 붐(Zen Boom)이 제1차 명상 열풍이라면 현재는 제2의 명상 열풍이다. 서양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음챙김 명상은 원래 불교에서 유래했지만, 종교적 색채를 벗어버리고 세속적 명상법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주로 스트레스 감소, 개인의 행복과 복지 증진을 위한 집중력 향상, 업무성과 향상, 심지어 더 나은 성생활을 위해서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심리치료 기술로서 재포장되었을 뿐 아니라, 자기
1. 머리말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를 담은 인도의 불교설화집 《자타카(Jāta-ka, 本生譚)》에는 ‘원숭이와 악어’ 이야기가 등장한다. 옛날 어느 강에 악어 한 쌍이 살고 있었는데 새끼를 밴 암컷이 수컷에게 원숭이의 심장을 먹고 싶다고 했다. 이에 수컷 악어는 강가에 살고 있던 원숭이를 잡으려 했으나 원숭이의 기지와 지혜에 속
1. 지금 보시를 논하는 이유보시(보시는 보통 재물보시, 법시, 무외시로 나누는데, 이글에서는 재물보시를 지칭한다.)는 초기불교 이래로 공덕을 쌓는 실천으로 강조되어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불교는 보시 공덕의 의미와 보시 방법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다. 또한 보시는 공덕을 쌓는 실천일 뿐 아니라 수행법이기도 한데, 초기불교 시대 이래로 보시는 중요한 수
들어가는 말 2016년 발표된 인구주택 총조사의 종교인구 집계결과 발표 이후 불교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통계적 지표를 통해 불교 인구가 300만 명 가까이 감소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불교는 정부수립 이후 종교인구 조사에서 1위 종교의 위치를 지켜왔다. 하지만, 그것은 통계로 보는 불교일 뿐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불교가 과연 1위 종교의 위치를 지켜
불교의 승려는 ‘성직자’인가 마성 ripl@daum.net 1. 머리말‘불교의 승려는 성직자인가?’라는 질문은 출가자의 정체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불교의 승려를 수행자로 보느냐 성직자로 보느냐에 따라 그 신분과 사회적 역할이 달라진다. 불교 교재에서조차 “불교에서 출가자는 수행자이면서 동시에 사제
1. 머리말조선시대 시조는 유가적 사유를 가진 사대부층과 그들의 후원을 입어 예술적 취향에 동반자적 역할을 한 기녀와 가객이 중심을 이룬다. 표면으로 나타난 사상은 유가적 사유를 벗어나지 못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신라 이후 고려가 쇠망할 때까지 불교는 왕실로부터 민간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삶과 문화를 지지하고 영도해온 사상적 기반이었다. 때
1. 시작하는 말현대사회는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과 급속한 정보 지식화에 따라 사회 전반에 걸쳐 ‘패러다임(paradigm)’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회에 공유하고 있는 공통적 가치와 믿음, 문제해결에 필요한 해법 등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 변화에 부응해 개인 삶의 양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물질이 정
1. 통계로 본 한국사회의 자살 현황과 유형 최근 많은 매체와 논문들은 OECD 회원국 중 한국의 자살률이 1위라 말해왔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리투아니아가 1위였고 한국은 2위였다. 그러나 최근 OECD 데이터를 살펴보면(2017년 통계자료 기준)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24.6명으로, 24.4명의 리투아니아를 제치고 다시 1위를
해양부 동남아의 불교문화와 보로부두르 사원동남아 종교문화권 구분오늘날 대륙부 동남아는 불교 문화권으로 자리 잡았고, 해양부는 이슬람과 가톨릭 문화권으로 크게 양분되어 있다. 믈라유 문화권은 믈라유족의 포용성으로 다양한 종교를 섭렵하였지만, 국제교역의 매개체 역할을 한 이슬람을 가장 많이 받아들였다. 필리핀과 태국 남부도 믈라유 문화권이다. 그러나 이들 두
1. 우리에게 《월인석보》란?우리 고전에 대하여 우리는 이름이나 제목, 지은이만 알면 다 안다고 생각하는 국민 착각의 책이 많다. 조선시대 걸작인 《월인석보》 또한 그렇다. 1459년 세조가 지은 《월인석보》, 이 책은 그로부터 12년 전인 1447년 최초로 지은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의 수정보완판이라는 것만 알아도 우리 고전의 지식이 업그레이드될
시작에 필자는 건축학을 전공, 문화인류학을 부전공, 즉 사물학과 사람학을 융합 전공하였다. 인도 전역을(파키스탄 간다라, 네팔 포함) 누비며 불교 사찰 유적뿐 아니라 힌두교, 자이나교, 이슬람교도 죄다 답사하고자 하였다. 사람이 사물을 만들지만 이번에는 거꾸로 사물이 사람을 형성한다는 전제로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의문은 “
는 어떤 책인가자식 잃은 아비 세조가 돌아가신 부모님께 바치는 절절한 사부곡이자 사모곡 1446년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10개월 만인 1447년 7월 칠석에 24권의 대작 《석보상절》이 완성된다. 그것을 보고 아버지 세종이 단숨에 노래를 지었으니 바로 600수에 가까운 《월인천강지곡》이다. 1446년은 훈민정음이 반포된 해이
1. 들어가기2. 아시아 여러 문자와 한글3. 한글의 명칭과 새 문자의 頒布4. 중국 聲韻學으로 본 한글5. 信眉大師와 고대인도의 聲明記論6. 結語 1. 들어가기1.0 한글에 대하여 우리 민족은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위한 지극한 愛民精神에서 만들어준 문자로 생각하고 각별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영명하신
1. 붓다와 ‘똥꾼 니다이’불교가 인류의 미래라는 말이 나돈 지 오래다. 불교에 인류가 풀어가야 할 모든 문제의 해법이 담겨 있다고도 한다. 불교에 담긴 풍부한 사유를 짚어보면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다. 다만 불교가 갈등하는 세상에 의미 있는 담론을 펴려면 ‘지금 여기’를 바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붓다는 당대
1. 나는 재가불자인가?‘나는 재가불자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또한 이 글을 읽을 재가불자들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무엇을 근거로 자신을 재가불자라고 생각하십니까?’ 재가불자들을 대상으로
1. 들어가며2020년 1월 런던대 킹스칼리지(King’s College)에서 유럽과 북미 그리고 아시아 불교학자들이 참가하는 ‘불교 음식윤리’ 콘퍼런스가 예정되어 있다. 유럽의 제반 학문 분야에서 음식 관련 주제가 이미 콘퍼런스 등 학술행사에서 다양하고 빈번하게 논의되어 온 사정에 비추어 보면, 영국 불교학계의 이 학술행사
열린논단 103회 모임(7월 13일)갈등하는 세상과 불교의 ‘사회계율’손석춘(건국대 교수/ 커뮤니케이션사상) 1. 붓다와 ‘똥군 니다이’불교가 인류의 미래라는 말이 나돈 지 오래이다. 불교에 인류가 풀어가야 할 모든 문제의 해법이 담겨 있다고도 한다. 불교에 담긴 풍부한 사유를 짚어보면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