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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부근 사이클론 시속 1천6백 킬로 지구 사이클론 시속 5백 킬로우리 은하 항성계(恒星系)도 온통 태풍 속나라는 것 한낱 바람의 씨앗— 시집 《무의 노래》(실천문학사, 2023) 고은시인 생활 65년으로 시, 소설, 평론 등 저서 160권이 있다. 전 세계 35개 이상 언어로 약 80여 종의 번역서가 출간되었다. 만해대상 등 국내외에서 30여 개의 상을 수상했다.
내 마음의 시
고은
2023.03.0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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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유학을 마치고 1999년 귀국하여 쉼이 없는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충전과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여 사무실과 집을 광화문 부근으로 옮겼다. 작년에 다시 광화문을 떠났는데 지나고 보니, 광화문에서 산 기간이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에서 말하는 ‘해와 바람과 비와 여름과 겨울의 자연’을 느끼며 문화, 역사, 자연이 어우러진 환경 속에서 참 행복하게 보낸 시간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앞만 보며 바쁘게 살았던 지난날에는 알지도 못했고 느끼지도 못했던 행복한 삶이었다. 아스라한 어린 시절의 시골 정취가 남아 있는
사색과 성찰
배금자
2023.03.0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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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소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사무실 밖으로 뛰쳐나가 기나긴 산책로를 몇 번을 왕복했는지.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드레날린을 만끽하며 진정될 때까지 걷고 또 걸었다. 어찌나 기뻤는지 중간중간 폴짝 뛰기도 하면서. 첫 패소의 순간 역시 잊지 못한다. 슬픈 예감은 어째서 틀리는 법이 없는지. 침울한 마음으로 멍하게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다른 사건의 소장을 쓰겠다고 손은 모니터에 얹어두고서. 승소도 패소도 처음이기에 이만큼 강렬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거듭되는 판결 선고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크게 무뎌지지는 않았
사색과 성찰
김서진
2023.03.0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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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우(牧牛), 공(空)을 찾는 여정1. 소 혹은 소 아닌 소절에 가면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불화 속의 동물은 소이다. 큰 절이나 작은 절이나 이 점은 마찬가지이다. 대웅전 처마 끝을 따라 걷다 보면 무심코 외벽을 따라 순차적으로 펼쳐진 〈십우도〉를 마주하게 된다. 민화처럼 담백하고 친숙한 〈십우도〉에는 화제에 해당하는 〈심우송〉이 대부분 곁들여 있다. 오랫동안 농경사회였던 이 땅의 뭇사람들은 집과 들에서 함께 살며 일하던 소를 절에 와서 다시 그림으로 만나온 것이다.그렇다면 굳이 왜 소일까? 소가 일상생활과 가깝다고 할지라도 사찰
논단
홍용희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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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먹을수록허기만 가득하다 그렇다고 설겅설겅 삼키면 체하는 오늘도 꼭꼭 씹어서잘 먹어야 소화되는 — 시집 《빈집》(책만드는 집, 2022) 이태정2012년 《유심》으로 등단. 전태일문학상, 이호우 · 이영도문학상 신인상 수상. 2022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내 마음의 시
이태정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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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를 다녀온이후에도 나는 밥을 먹었다깡마른 육체의 무더기를 떠올리면서도횟집을 서성이며 생선의 살을 파먹었고서로 갉아먹는 쇠와 쇠 사이의녹 같은 연애를 했다역사와 정치와 사랑과 관계 없이이 지상엔 사람이 없다하늘엔 해도 없다 달도 없다모든 신앙도 장난이다. — 시집 《사랑의 낱알》(스토링, 2023) 최명란200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200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다. 시집 《쓰러지는 법을 배운다》 《자명한 연애론》 《명랑생각》 《이별의 메뉴》 등.
내 마음의 시
최명란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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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 늦은 편지를늦은 밤에 느리게 쓴다 늦은 인연 그대에게늦게 늦게 닿으라고 다음 생다음 생에는늦게까지 영원하라고 — 단시조집 《청자화병》(도서출판 경남, 2022) 하순희1989년 《시조문학》 199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종가의 불빛》 《적멸을 꿈꾸며》 《별 하나를 기다리며》 등. 성파시조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이호우 · 이영도 시조문학상 등 수상.
내 마음의 시
하순희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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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되겠다고생을 걸지 말거라. 들풀 같은 이웃들의상처를 품어가며 더불어 바다에 닿는강물이면족하다 — 시집 《서 있는 詩》(책 만드는 집, 2022) 신필영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조집 《지귀의 낮잠》 《누님 동행》 《둥근 집》 《달빛 출력》 등. 이호우시조문학상, 노산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등 수상.
내 마음의 시
신필영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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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우리 집 마당을 찾아온 참새두리번거리며먹이를 먹지요 저물녘우리 집 마당을 찾아온 참새두리번거리며먹이를 먹지요 그때마다나는 늘참새와 눈길을 마주치지 않으려고무던히 애쓰지요 — 동시집 《씨앗 두 알》(창비, 2023) 윤동재 198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아침부터 저녁까지》 《날마다 좋은 날》 《대표작》 동시집 《재운이》 《서울 아이들》 《윤동재 동시선집》 등이 있음.
내 마음의 시
윤동재
2023.03.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