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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 열반하시기 꼭 엿새 전 아침 일찍 나에게 전화를 하셨다. 만해마을로 오라고 하시면서 차가 없으면 택시를 타고 오라는 것이었다. 무문관 수행에 드신 후 오래 뵙지 못한 터라 반갑기는 했지만, 택시라도 타고 오라고 해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은근히 걱정도 되었다. 목소리가 언제나처럼 쩌렁쩌렁해서 스님 신변상의 문제는 없어 보였지만 착각이었다. 이날 오
설악 무산스님
장기표
2018.09.0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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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 스님이 입적하신 후 곰곰이 손꼽아보니 나와 스님과의 인연이 40여 년이나 이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스님이 나에게 해준 언행은 하나하나가 큰 가르침이었다.스님과의 첫 만남은 이러했다. 1977년 무렵, 이른바 국책사업, 대통령 역점사업의 일환으로 설악동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무산 스님은 신흥사 주지로 계셨고, 나는 이 사업의 실무 책임
설악 무산스님
김진선
2018.09.0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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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창가에 능소화가 불타고 있다. 불꽃 같은 기명색 노래를 토하고 있는 능소화에서 스님의 다비식 불꽃을 떠올리다 울컥 목이 멘다. 이글거리며 타오르던 불꽃들이 잠잠해지고 불씨만 남았던 다비식 현장을 볼 때 나는 주저앉았다. 누가 알고 있는가. 지나가는 새도, 하늘에 떠 있는 백합 다발 같은 구름도, 쑥쑥 깊어가며 한숨짓는 녹음도 다 모른다고 한다. 그래
설악 무산스님
신달자
2018.09.0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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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만남백담사에서 처음 만해축전이 열렸던 해의 일이다. 만해 한용운의 문학을 새롭게 평가하는 심포지엄에서 나도 논문 하나를 발표하게 되었다. 백담사 경내에 들어서면서 나는 만해 한용운에 대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런데 이 산사에서 뜻밖에도 아주 소중한 노스님을 한 분을 처음 뵙게 되었다. 허름한 승려복의 노스님이 절간 마당에 떨어진 휴짓조각을 주워
설악 무산스님
권영민
2018.09.0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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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총통각하(總統閣下)나는 산을 모른다. 겨레의 영산(靈山) 백두산 천지를 일곱 번이나 근참(覲參)했어도 그 천변만화, 불가사의를 어찌 이를 수 있으랴. 중국의 어떤 시인이 “고려 땅에 태어나서 금강산 한번 보았으면(願生高麗國 一見金剛山)” 하고 소원했다는 금강산을 네 번이나 발걸음했어도 산을 보았다고 할 수가 없으니 그렇다. 어디
설악 무산스님
이근배
2018.09.0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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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말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이 물음은 한편으로 말의 힘을 묻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세상과 사회 자체의 변화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묻는 사회변동론적 차원을 지니는 것이기도 하다. 그중에서 변동은 사회와 세상의 변동을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따라 각각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열려 있지만, 적어도 바뀐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든지 확인할 수 있을 때
좋은말 나쁜말
박병기
2018.09.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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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소에서 중학생 무리를 만나면 쉽게 들을 수 있는 언어들은 비속어, 신조어, 줄임말들이 혼재된 우리말이다. 2015년 한 통계조사의 결과가 증명하듯, 실제 국민이 체감하는 우리나라 언어 사용과 관련하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청소년들의 욕을 포함한 비속어, 신조어 사용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언어생활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
좋은말 나쁜말
신희정
2018.09.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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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관과 선불교의 언어관과 말문화 분석 1. 여시아문(如是我聞)불교는 ‘여시아문’으로 시작된다. 부처의 가르침을 듣고 이를 잊지 않고 항상 되새기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불교의 시작은 ‘공자왈(孔子曰)’로 시작되는 유교나 ‘예수(하나님), 가라사대’로 시작하는 기독교와는 엄연한 차별성을 갖
좋은말 나쁜말
윤종갑
2018.09.0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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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항간에서는 요즈음 정치권이 연루된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공방 또는 거짓공방으로 연일 시끄럽다. 공방의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까지 사건에 휘말려 들어가 여러 사람이 각자의 진실을 주장하고 상대방의 거짓을 비난한다. 하루가 멀다고 매스컴에서 묵은 뉴스에 조족지혈의 새 소식을 보태서 떠들어대니, 거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일반 사람들조차 은
좋은말 나쁜말
한성자
2018.09.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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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필자의 논문 〈여성혐오와 교회 내 성범죄〉(2017)를 참고하여 재구성한 것이다.#종교계_미투 내가 기억한다. 내가 증거다. 우리가 기억한다. 우리가 증거다. 우리는 여기 있다. 너를 위해 여기 있다. 세상아 들어라. 우리가 말한다. 인용한 문구들은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서울 광화문, 홍대, 대학로 등 주요 도심에서 연속적으로 주최
성윤리와 불교
권최연정
2018.06.0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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