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좋은 말 나쁜 말 그리고 불교

1. 들어가며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소에서 중학생 무리를 만나면 쉽게 들을 수 있는 언어들은 비속어, 신조어, 줄임말들이 혼재된 우리말이다. 2015년 한 통계조사의 결과가 증명하듯, 실제 국민이 체감하는 우리나라 언어 사용과 관련하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청소년들의 욕을 포함한 비속어, 신조어 사용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언어생활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하는 응답이 전체 응답 중 52.5%로 가장 높았다.

최근에는 급식을 먹는 초 · 중 · 고생이 쓰는 말이라는 의미를 가진 ‘급식체’가 등장하였다. 이것은 앞선 통계 결과의 우려와 모순된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 청장년층의 호기(好奇)와 우려를 동시에 받으며 대중화되고 있다. 급식체를 배우는 청장년층은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자 하는 목적과 젊은 세대들이 쓰는 언어를 공유함으로써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갈망 그리고 이를 간파한 방송매체의 시청률을 올리려는 탐욕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만약, 붓다가 이러한 청소년들의 언어실태를 지켜본다면 가르침이 아닌 것을 따르고 바른길이 아닌 것을 실천하는 것을 경계하며 항상 신체 · 언어 · 정신적으로 올바른 실천을 해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다. 특히 붓다가 반복해서 가르친 올바른 언어적 실천이란 먼저 거짓말, 이간질, 욕, 꾸미는 말을 삼가며, 때에 맞게 사실과 의미를 말하고, 가르침과 계율을 말하고, 올바른 때에 근거가 있고 이치에 맞고, 절제가 있고 유익한 말을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올바른 언어생활에 대한 붓다의 가르침은 어떤 방법으로 대화 상대자에게 전달되어 올바른 언어적 실천과 삶으로 이어지게 했을까? 연구자는 이러한 붓다의 가르침에 주목하여 청소년 언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먼저 2장에서는 청소년 언어생활에 대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고찰 과정의 핵심은 사회변화에 따라 드러나는 청소년 언어생활의 특징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원인을 밝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3장과 4장에서는 청소년 언어 문제의 교육적 해결 방안으로서 ‘붓다 대화법’을 적용한 실천적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2. 청소년의 언어생활에 대한 고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규정하는 청소년은 발달적 측면에서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아동기에서 경제적, 심리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성인기로 전환해 가는 과정에 있는 연령 집단을 말한다. 본 연구에서 규정하는 구체적인 청소년의 연령 범위는 청소년 정책 차원에서 제시하는 초기 청소년과 중기 청소년을 포함하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이다. 이들이 쓰는 언어생활에 관한 연구는 두 가지 입장을 띤다. 하나는 청소년기를 성인기로 이행하는 과도적인 단계로 보고 청소년을 교화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규범적 관점이다. 규범적 관점은 청소년 문화가 기성세대 문화와 달리 일탈과 반(反)문화적이고 이것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문제 중의 하나로 언어 문제를 꼽는다. 청소년 문화가 지닌 이러한 특징은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일방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청소년 언어 문제에 대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또 다른 하나는 최근 청소년 언어를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수용하여 청소년을 이해하는 틀을 마련하려는 다른 입장이다. 이들 연구는 청소년들을 보다 능동적인 사회적 주체로 파악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언어 표현의 층위에서만 청소년 언어문화를 이해하고 있기에 관련 정책이나 교육적 대안을 마련하기 어렵다. 본 연구에서는 두 연구의 입장을 모두 취하여 청소년 언어생활을 총체적으로 고찰하여 이를 바탕으로 청소년 언어 문제에 대한 불교적 대안을 마련해보고자 한다.

1) 청소년 언어생활의 특징

최화영은 청소년 스스로가 문화적 독자성을 가진 주체로 보고 청소년이 가지고 있는 내집단의 언어 사용 양상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여 청소년 언어생활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 스마트폰의 발달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내집단의 의사소통이 확대됨으로써 시각적 상징의 경향이 짙어졌다. 시각적 상징어는 ‘초성형 축약어’ ‘의성어와 의태어’ ‘이모티콘(emoticon)’으로 나타난다. 둘째, 문화적 관심사를 반영한 언어 사용과 또래 집단 내에 언어 행동의 모방 양상이 두드러졌다. 모방은 언어 사용과 언어 정체성의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언어 경향성이다. 이것은 청소년의 행동과 언어의 상호 순환적 관계를 보여준다. 특히, 청소년 사이에 화제가 되는 말의 사용은 매체의 접촉 시간이 많은 내집단일수록 그 말의 사용 빈도가 높았다. 셋째, 비속의 경향이다. 청소년들은 시간이 가면서 스스로 느끼는 욕설과 비속어 사용에 대하여 점차 유희적이고 공감적인 성향을 지니게 된다.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에서 비속성의 여부는 통념상 규범성에 있지 않다. 그것은 청소년들이 직접 느끼고 해석하는 비속성이다. 청소년의 언어생활에서 비속의 경향에 대한 범주가 매우 모호해지고 있다.

2016년 국립국어원에서 실시한 〈청소년 언어문화 실태 연구〉는 청소년의 언어 활동 및 언어 사용을 통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과 이것의 이면에 존재하는 심리적, 문화적 기제로서 언어 의식까지 고려한 청소년 언어생활의 특징을 밝히고 있다. 이 연구 결과 중에서 불교적 대안으로 연결할 수 있는 청소년 언어생활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 급이 높아질수록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청소년들은 그들의 삶에서 친구와의 대화가 매우 중요한 의사소통의 장을 차지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청소년들은 하루 3시간 정도 면대면 대화를 하고 동시에 하루 평균 2시간 30분 정도 온라인 매체 활동에 참여한다고 한다. 이것을 볼 때 청소년의 삶에서 이제 온라인 공간은 중요한 소통의 공간이고 생활공간임을 알 수 있다. 청소년들이 가장 즐겁게 대화하고 고민을 나누는 대화 상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친구이다. 친구와 가장 많이 하는 대화 주제는 ‘놀이와 취미’이다. 반면 부모님과의 대화 시간은 1시간이 되지 않고, ‘공부’에 대한 대화를 가장 많이 한다. 이러한 까닭에 대화의 즐거움도 줄어들고 공감적 대화도 잘 되지 않는다.

둘째, 청소년들은 대체로 말이 그 말을 하는 사람을 드러내고 친구를 사귈 때도 친구의 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인지하고 있다. 국립연구원의 연구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청소년의 33.5%만이 언어생활의 본보기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본보기상을 가진 청소년 중 40.5%가 연예인 등 방송과 인터넷상에 출현하는 사람들의 언어생활을 본보기상으로 꼽았다.

셋째, 청소년의 67% 정도가 욕설이나 비속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학교 급이 높을수록 욕설이나 비속어를 더 자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장난으로, 친근함을 표현하기 위해 쓰는 욕설에 대해 문제의식을 별로 느끼지 않았지만, 교사나 부모님 앞, 공적 의사소통 등의 상황에 맞게 조절해서 사용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차별적인 언어를 쓰지 않는다고 인식했지만, 무엇이 차별적인 언어인지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청소년 언어생활의 특징에 대하여 고찰해보면서 청소년의 언어생활이 전적으로 교화와 계도의 대상이 될 필요는 없다는 점이 드러난다. 동시에 청소년의 언어생활의 문제점을 유발시키는 요인들도 보인다. 나아가 청소년 언어생활의 특징 속에서 언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도 엿보인다.

청소년 언어생활의 특징을 좌우하는 두 요인은 친구와 온라인 공간 즉, 스마트폰 문화의 대중화이다. 청소년에게 또래 친구의 영향력은 오래전부터 규명된 요인이다. 손쉽게 온라인 공간에 접속하는 스마트폰 문화의 대중화는 또래 친구의 영향력만큼 청소년의 모든 생활에 파급력을 지닌다. 아이폰이 2007년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되고 2009년 국내에 처음 등장하고 난 이후, 청소년들의 사이버 커뮤니티 참여는 이제 일상생활의 주요 영역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청소년들은 관심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구하기 위해 가상공간에 접속하기도 하고 다양한 채팅창,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사회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공간에서 말과 글은 별로 구분되지 않는다. 현대인들에게 자유, 해방, 탈일상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가상공간에 머무는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조혜영 · 김종길의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들은 사이버상에서 글쓰기와 댓글 달기 활동을 통해 상호작용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가상공간에서 커뮤니티는 하나의 사회집단으로서 위계와 규칙 등이 제시되며 공동체를 구성함으로써 청소년들은 새로운 사이버 유대와 사이버공동체를 경험하게 한다. 오늘날 스마트폰 문화는 생활세계를 살아가는 인간과 청소년의 본질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특성을 보다 잘 이해하기도 한다. 현상적으로 바라본 스마트폰 문화 속 청소년의 생활세계는 개방성을 지닌 소통의 세계, 정보공유와 참여에 의한 집단지성의 세계, 소셜 게임에 의한 디지털 놀이의 세계, 표현의 다양성에 기반한 자기표현의 세계이다. 그리고 이 세계 속에서 청소년의 특징은 관계 지향적 존재, 자기 창조적 존재, 유희적 존재, 탐구적 존재이다. 청소년의 이와 같은 특징은 언어생활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긍정적 관점의 연구가 현실의 청소년 언어생활에서 바람직한 형태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다음 전제가 이행되어야 한다. 청소년들은 타자와 함께 존재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자율적이고 이성적인 존재자임을 스스로 자각하고 그러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청소년들은 자신이 쓰고 있는 언어생활에 대한 성찰과 알아차림 능력이 갖추어졌을 때, 보다 긍정적인 성과를 더 보일 것이다. 불교가 지니는 가치와 방법은 이와 같이 청소년들이 이행해야 할 것들을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절에서는 청소년 언어생활의 문제점과 그 원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청소년 언어생활의 문제와 원인

스마트폰 문화의 대중화라는 삶의 큰 변화는 붓다가 제자들에게 경계하라고 했던 감각적이고 물질적인 대상에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청소년들은 가상과 현실 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순간순간 역동적으로 변화하면서 오감을 자극하는 동영상과 이미지는 청소년의 언어생활을 보다 자극할 것이다. 앞서 살펴본 청소년 언어생활의 특징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청소년기의 심리적 특성인 모방 경향성은 이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다. 또래집단과의 친밀도가 높아지고 모방심리가 강한 청소년기에 주로 발생하는 청소년 언어 문제는 비속어 사용, 언어폭력, 신조어 생성으로 인한 한글 파괴 등을 꼽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 언어 문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비속어 사용과 언어폭력을 중심으로 그 문제 양상과 원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청소년의 비속어 중 욕설 사용 실태를 중심으로 조사한 양명희 · 강희숙의 연구를 참고하면 다음과 같다. 욕설 습득 경로는 친구와 인터넷의 영향이 지대하였다. 욕설을 가장 많이 사용할 때는 친구들과 놀 때였는데 학교 급이 높을수록 욕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소년들이 제대로 된 놀이문화를 갖지 못하고 친구들끼리 말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게임이나 채팅할 때 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욕의 유형은 두 가지이다. 상대에 대한 욕과 혼잣말로 하는 욕이다. 혼잣말로 하는 욕의 기원은 상대에 대한 욕의 목적과 다르지 않았으나, 이제는 부사처럼 비하의 의미 없이 사용된다. 욕을 처음 사용하는 시기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다. 이것은 초등학교 때부터 바람직한 언어생활과 언어예절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욕을 습관적으로 사용한다는 답변이 중학생에게서 가장 높게 나온 점이다. 욕설을 하는 이유는 1위로 ‘습관이 되어서’이고, 2위로 ‘남들이 사용하니’, 3위가 ‘말로 스트레스 풀기 위해’, 4위가 ‘친구끼리 친근감을 나타내기 위해’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에게 욕은 이미 유대감이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언어생활의 문제가 되는 비속성의 여부가 통념상의 규범성에 있지 않다. 그 비속성은 청소년들 간에 직접 느끼고 해석하는 성격을 띠는 청소년 언어생활의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습관화된 욕과 함께 통념상의 규범성을 벗어나 있는 청소년 언어 문제는 서서히 사회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언어활동과 사고활동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데, 욕은 청소년기의 바람직한 사고력 발달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다.

청소년 언어 문제에서 욕설 다음으로 심각한 것은 언어폭력이다. 청소년이 사이버공간과 접촉하는 비중이 높아지자 사이버 언어폭력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정여진 · 손서희에 의하면 ‘SNS 사이버 언어폭력’이란 “다수의 학생이 SNS상에서 특정 학생을 비난하며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것과 누구든 그 욕설을 읽을 수 있고, 몰래카메라나 엽기 사진을 찍어 이를 SNS에 올려 다수 학생에게 공개하고 댓글로 욕하는 것, 더불어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당사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초대해 한 명의 왕따 피해자에게 다수가 일방적으로 욕설을 퍼붓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스마트폰상의 SNS 사이버 언어폭력은 앞서의 욕설 및 비난, 모욕 등이 함께 복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청소년 언어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청소년들은 SNS에서의 욕설과 비난 등의 행동을 단순히 재미나 장난 등의 유희거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SNS 사이버 언어폭력 피해와 가해 경험과 관련된 변수는 청소년의 공격성과 우울, 가족 관련 변수인 부모의 언어폭력, 친구 관련의 변수인 비행친구 수이다. 이와 같이 청소년의 언어 문제는 청소년의 심리적 요인과 함께 사회적, 문화적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훔볼트(W. V. Humboldt)가 주장하는 언어의 정의는 인간이 사유하고, 느끼며, 생활하는 매개체이다. 그에 의하면 언어와 사고는 유사한 활동영역이 아니라 동일한 정신적 · 언어적 활동이며 언어를 “사상형성의 기관”으로 본다. 만약 훔볼트가 현대 청소년들의 언어생활과 문제점에 직면한다면 오염된 언어활동이 결국 사고활동도 오염되게 만들 것임을 예고할 것이다. 인간 교육의 주요 수단이자, 인간 욕구를 현실화하는 매개체가 언어임을 파악했던 언어철학자인 훔볼트는 현실의 적용과정에서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전인적(全人的) 인문 교육이론으로써 자신의 언어철학을 실천하고자 하였다. 그렇다면 붓다는 청소년들의 사고 및 정서까지 방대한 영향을 미치는 언어 문제에 대하여 어떤 해결책을 제안할까?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하여 붓다가 제안하는 교육적 대안을 살펴보자.

3. 청소년 언어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서 ‘붓다 대화법’

청소년 언어생활의 특징과 문제점을 고찰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원인은 내면의 마음으로 향하는 탐구와 성찰보다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가치와 외부 대상이 청소년의 삶을 지배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물질이 여는 가상 세계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언행에 대한 자각(自覺)과 알아차림 없이 재미와 유희의 대상을 찾고, 또한 또래집단이 이끄는 대로 맹목적으로 유행(流行)하며 관계를 맺는다. 이 과정과 방법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활세계의 습관으로 자리 잡혀 삶의 태도로 굳어지게 한다. 붓다 가르침의 정수를 보여주는 《담마빠다》의 첫 경구를 통해 청소년 언어 문제의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불교적 대안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모든 일은 마음이 먼저 가고 마음이 가장 중요하며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만약 나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그것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이(Dh.1).

모든 일이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붓다의 가르침에서 보면 욕설, 언어폭력과 같은 청소년들의 언어는 곧 그 마음 상태를 드러낸다. 그래서 붓다는 위의 밑줄과 같이 항상 몸 · 말 · 마음의 행위를 동시에 강조했다. 붓다는 청소년의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해서는 올바른 마음공부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오늘날 언어를 사고와 의사소통의 도구로 보고 화법을 지키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학교 교육은 국어교육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교과 교육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 유사하듯 국어교육도 주요한 내용이 많이 있고 주로 내용을 암기하고 이해하는 데 그치고 있다. 교사에 따라 개인차가 크지만 매시간 청소년들이 배려하고 존중하는 언어생활을 실천하는 데 중점을 두고 교육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어떤 마음 상태에서 자신의 언어생활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삶 속에서 알아차림 할 수 있는 마음공부가 요청된다.

학교 도덕교육은 마음의 문제와 마음공부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현대 우리의 학교 도덕교육은 불교와 유교로 대표되는 전통 윤리사상과 서양 윤리사상 그리고 이들 사상에서 비롯된 도덕교육관을 근간으로 한다. 특히, 전통 윤리사상이 공통적으로 주목했던 것은 마음의 문제와 마음공부의 필요성 그리고 이를 위한 수행과 수양의 실천론이었다. 연구자는 특히 정어(正語)라는 올바른 언어생활에 대하여 자세하게 제안했던 불교에 주목하여 청소년의 언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붓다 대화법’의 실천을 제안한다.

‘붓다 대화법’은 기존의 붓다 대화법과 관련된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연구자가 새롭게 제안하는 개념이다. 기존 연구는 각종 수사학, 커뮤니케이션, 상담 기법 등에 중심을 두고 이루어졌다. 붓다 대화법은 붓다의 가르침을 붓다의 깨달음과 불이적(不二的) 관계 속에서 고찰한 교육적 개념이다. 붓다의 깨달음은 실천과 분리되지 않는 가르침이라는 행위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러므로 붓다 대화법은 단순한 기술적 역량이나 지적인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를 토대로 연구자가 제안하는 붓다 대화법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붓다 대화법은 스스로 깨달음에 이른 스승 붓다가 자신과 동일한 깨달음이 제자들에게도 실현될 수 있도록 각각의 능력과 상황에 맞는 가르침을 펼친 붓다의 마음 그 자체이다.

붓다의 청정한 마음은 그 마음과 일치된 말과 청정한 삶으로 나타난다. 초기불교 경전은 이와 같은 청정한 삶으로 붓다의 깨달음을 드러낸 것으로 붓다의 지혜가 응축된 언어적 표현이다. 무명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뭇 생명에 대한 연민에서 시작된 붓다의 가르침이었고 동시에 붓다의 마음 표현이다. 이처럼 초기불교 경전은 소크라테스가 등장하는 《플라톤 대화편》과 비견될 만큼 많은 교육적 함의를 지닌다. 연구자는 지혜의 보고로서 초기경전이 교육적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위하여 초기경전을 붓다의 ‘대화편’으로도 호명되기를 제안한다.

붓다 대화법은 스승에게 의지해 도달하는 진리가 아닌 대화 상대자에 의한 법의 실현을 위해 기획된 것이다. 그러므로 붓다 대화법은 법을 법답게 알고 보고 스스로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을 하도록 자각하게 하는 끊임없는 설득이다. 그 완전한 자각은 방일함 없는 실천 수행 끝에 홀연히 찾아든다. 붓다 대화법은 도반으로서 스승과 제자 모두 올바른 삶을 지향하는 열망을 실현하기 위한 깨달음 과정 자체이다. 말과 행동뿐만 아니라 마음을 바꾸는 붓다 대화법은 승가 공동체 속에서 완전하게 실천될 수 있었다. 붓다 대화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승가 공동체의 교육적 함의를 살펴보자.

1) 붓다 대화법의 실천을 위한 연기적 교육 공동체 조성

앞서 살펴본 국립국어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요즘 청소년들은 학교 급이 올라갈수록 부모와의 대화 시간이 줄어들었다. 대신 또래 친구들과 스마트폰을 통한 걸러지지 않은 언어 양태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졌다. 또한 부모가 청소년 자녀의 말에 대해 보이는 관심은 그 양과 질에서 큰 개인 편차를 보였다. 무엇보다 청소년의 3분의 2가 언어생활의 본보기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언어생활의 본보기상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한 나머지 청소년 중 절반은 연예인 등 방송과 인터넷상에 출현하는 사람들의 언어생활을 본보기상으로 꼽았다.

이와 같은 청소년의 언어 문제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단면이 드러난다. 우리 사회는 올바른 가치가 새로운 세대의 삶 속에 이어져 나가기 위한 교육적 연대가 점점 단절되어 가고 있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자본주의와 자유주의가 결합한 사회체제는 파편화된 개인주의와 타산적 합리성을 발달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것은 내부적으로 물질적 욕망을 채우는 데 발휘되고, 외부적으로 이를 채우기 위하여 타자와의 경쟁을 일삼게 만든다. 타산적 합리성의 기준은 즐거움, 안락함, 수고를 덜어주는 일과 관계되며, 탐욕에서 동력을 얻고 소비사회가 작동하는 경제적 이익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사회학자 바우만(Z. Bauman)은 오늘날 젊은 세대들이 이러한 삶의 형식 안에서 태어나 그 외의 다른 형식은 알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이들은 소비사회와 쉼 없이 영속적으로 변화하는 나우이즘(nowism) 문화를 특징으로 하는 가상공간에서 새로움과 무작위적 기회에 대한 숭배를 고취하는 사회와 문화 속에서 살아간다. 이들의 욕망 대상은 지식까지 포함되며 엄청나게 빠른 속도에 의해 지배된다. 이러한 삶의 형식이 젊은 세대를 느끼고 욕망하게끔 반복적으로 훈련시킨다.

과거의 변화와 다른 심각한 변화의 분수령에 직면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청소년 언어 문제는 한두 시간의 학교 교육을 통해서 해결될 수는 없다.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바람직하고 건강한 사회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지속시켜 나가기 위한 교육 공동체가 조성되어야 한다. 청소년의 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조성되어야 할 교육 공동체는 붓다 대화법이 실현되었던 승가 공동체로부터 그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승가 공동체의 특징은 평등성과 자율성을 근간으로 운영되는 공동체이다. 박인성은 초기불교의 업(業)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승가 공동체가 가장 평등한 공간이었다고 주장한다. 누구나 승가 공동체의 일원이 되면 카스트 제도와 같은 그 어떤 근본적인 차별이 있을 수 없고 모두가 평등하다. 업(kamma)은 신체[身]와 언어[口]와 마음[意]으로 짓는 행위이다. 붓다의 ‘업’에 대한 주장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또는 인격의 기준을 그 무엇도 아닌 오직 인간의 행위 그 자체에 둔다.

이와 같은 자율적인 의지는 승가 공동체 일원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실천하는 계율 준수에 있어도 필요조건이다. 박병기는 계가 의미하는 규칙과 조복(調伏)의 의미와 함께 세속의 법률과 같은 성격을 지니는 율(律, vinaya)의 어원에 주목한다. 계와 율의 어원적 탐구를 통해 드러나는 계율 개념 자체에 이미 인간의 자유의지가 전제되어 있다. 승가 공동체 일원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실천하는 계율 준수는 자율적인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붓다는 제자들에게 계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덕 있는 성품을 형성하는 데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수행 조건으로 강조하였다.

승가 공동체의 또 다른 특징은 교육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교육 공동체이다. 혈연이 아닌 인간과 인간의 결합이며, 계급도 없고 통솔자도 없으며 또한 통솔 받는 사람도 없었다. 승가는 오로지 동일한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실천 수행하는 교육 공동체였다. 붓다 역시 예외는 없다. 〈마하빠리닛바나 대화편〉에서 이와 관련된 붓다의 직접적인 언설을 볼 수 있다. “아난다여, 나는 이와 같이 ‘내가 수행승의 승단을 이끌어 간다.’라든가 ‘수행승의 승단이 나에게 지시를 받는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붓다는 승가 공동체 속에서 앞서가는 사람이자 선생이었지만, 동일한 목표를 향해 함께 가는 도반이었다.

평등하고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가장 이상적인 교육 공동체인 승가 공동체는 어떻게 운영되었을까? 교육 공동체로서 승가는 안거와 유행의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되며 이를 여법하게 유지하기 위한 교육방법으로서 자자와 포살이 있다. 안거는 자신을 반조할 수 있는 기회로 유행할 때 잘못했던 점을 생각하여 참회하는 시간이다. 안거 도중 중요한 행사로 매월 두 번씩 실시하는 포살(布薩, uposatha)과 해제 시 하는 자자(自恣, pavāraṇā)가 있다. 포살은 계율을 지키고 그릇된 길을 걷지 않기 위해 징계와 예방 차원에서 승가의 화합을 도모하는 행사이다. 자자는 안거 기간에 생활하면서 본 것, 들은 것, 의심한 것을 안거가 끝나는 최종일에 수행승들이 돌아가며 말하면서 최종적인 자기반성을 통해 자기완성의 원동력으로 삼는 시간이다. 붓다도 제자들이 많이 생기면서 일대일 도제식 대화법은 조건적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승가 공동체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포살과 자자를 활용하였다. 출가한 지 얼마 안 된 비구들은 중견의 선배 수행자들이나 사리뿟따, 아난다와 같은 존자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수행자와 새내기를 비롯한 많은 제자가 함께 자자와 포살을 통해 계율을 지키고 경책과 훈계로 서로를 이끌어주는 모습을 여러 차례 지켜본 뒤에 만족스러운 마음을 표하며 이를 칭찬하는 붓다의 모습이 대화편에 종종 등장한다.

평등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승가 공동체는 청정함과 화합을 중요시하는 고따마 붓다의 법과 율에 근거하여 수행하고자 모인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이다. 자자와 포살의 방법을 통해서 가장 먼저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는 몸 · 말 · 마음의 나쁘고 악한 요소의 제거이다. 나아가 세 영역에서 새로운 습관 형성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교육 공동체로서 승가의 특징과 교육방법은 오늘날 청소년의 언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청소년의 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정과 학교는 연기적 교육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언어 문제에 대한 관심을 넘어 부모와 교사 그리고 어른들의 언어생활을 성찰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고쳐나가면서 청소년들을 위한 언어생활의 좋은 본보기와 경험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청소년 언어생활의 큰 특징인 모방성이 작용해야 할 방향은 인터넷상에서 한낱 재미와 관심을 끌어모으는 곳이 아닌 좋은 본보기와 경험을 할 수 있는 교육 공동체로 향해야 할 것이다.

승가라는 교육 공동체를 운영하는 교육 방법으로서 자자와 포살은 도덕적 탐구를 전제로 한 도덕적 성찰 교육 방법으로 볼 수 있다. 박병기는 윤리학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탐구’와 ‘성찰’을 규정한다. 우리는 스스로 영향을 받고 있는 기존의 도덕규범을 현상적 차원에서 경험적 방법으로 관찰하면서 동시에 비판적이고 분석적으로 검토하는 일반적인 의미로 ‘탐구(inquiry)’라는 개념으로 규정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나의 가치관 속에 내면화된 규범을 객관화하고 대상화하여 검토하는 방법은 ‘성찰(reflection)’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은 엄격한 구분이 불가능하여 합의된 하나의 정의 마련이 어렵다. 학교 인성교육을 이끌어가는 도덕교육에서 붓다의 출현은 도덕적 성찰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그 효과와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하기 힘들었던 어려움을 동시에 해소해 줄 수 있다.

붓다 대화법의 구체적인 방법이었던 도덕적 성찰 방법은 단순히 기술적 방법만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괴로움이 완전히 해소된 행복을 지향하는 올바름으로 제자들을 이끌었던 붓다의 마음과 삶 그 자체이다. 붓다 대화법은 붓다의 지혜가 응축된 언어적 표현이다. 붓다 대화법은 언어적 표현으로서 말과 글로 그치지 않는다. 붓다 대화법은 죽을 때까지 제자들과 함께 실천 수행하며 인간적 공간인 승가 공동체 속에서의 가르침 그 자체이다. 붓다 대화법의 완전한 실천을 위한 전제 조건은 가장 인간적인 승가 공동체를 형성하고 유지 운영하는 것이었다.

오늘날 청소년의 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붓다와 그의 제자들이 수행 공동체 속에서 함께 매 순간 도덕적으로 성찰하는 삶을 지향한 면모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특히, 승가를 이루어 성찰 공동체 속에서 살아온 붓다와 그의 제자들의 삶으로부터 도덕적 성찰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고해야 할 것이다. 다음 절에서는 청소년의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한 교육적 대안으로서 ‘붓다 대화법’의 실천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2) 교육적 대안으로서 ‘붓다 대화법’

이 절에서는 나쁜 말, 올바르지 못한 언어생활을 주제로 하는 붓다의 대화편을 직접 살펴보고 현대 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붓다 대화법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먼저 청소년 언어생활의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욕과 언어폭력이 직접적으로 붓다에게 주어졌을 때 붓다는 어떻게 이를 가르쳤는가를 직접 살펴보자. 이교도 출신의 한 바라문이 자신의 형이 고따마 붓다의 가르침을 듣고 출가했다는 말을 듣고 붓다를 찾아와 상스러운 말투로 욕설을 퍼부었다. 바라문의 욕설을 잠자코 다 듣고 난 후, 붓다는 다음과 같이 물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바라문이여. 그대의 친구와 동료나 가족과 친구들이 그대를 방문하러 오는가?” “고따마 존자여, 때때로 그들이 나를 방문하러 옵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바라문이여. 그러면 그대는 그들에게 여러 가지 음식을 내놓는가?” “ 고따마 존자여, 때때로 그들에게 여러 가지 음식들을 내놓습니다.” “바라문이여, 그런데 만일 그들이 음식을 먹지 않는다면 그 음식은 누구 것이 되는가?” “고따마 존자여, 만일 그들이 먹지 않으면 그것은 나의 것이 됩니다.” “그러하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내가 아무 욕도 하지 않는데도 욕을 하고, 모욕을 주지 않는데도 모욕을 주고, 시비를 걸지 않는데도 시비를 건다. 그러나 나는 그대의 것을 취하여 먹지 않았다. 바라문이여, 그러므로 그것은 그대의 것이 된다. 바라문이여, 욕하는 사람에게 맞서서 욕을 하고, 모욕을 주는 사람에게 맞서서 모욕을 주고, 시비를 거는 사람에게 맞서서 시비를 걸면 이것은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고 서로 교환하는 것이다. 바라문이여 그러나 나는 결코 그대와 함께 음식을 먹지 않고 서로 교환하지 않는다. 바라문이여, 그러므로 그것은 그대의 것이 된다.”

붓다는 욕하는 상대방에게 비유를 통해서 스스로 자신의 잘못된 언어 사용을 깨우치게 하였다. 위의 밑줄 부분은 붓다의 사람됨과 스승으로서 면모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위의 대화편은 올바른 마음을 일으켜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대화로 이끌어주는 선생(先生)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욕을 하지 않은 사람이 다짜고짜 와서 욕을 하면 대부분은 욕을 하거나 화를 낼 것이다. 우리 중 누구도 처음부터 탐진치(貪瞋癡)가 완전히 소멸하여 완전한 평화와 행복의 상태에 이른 붓다처럼 되지 않을 것이다. 붓다는 우리에게 좋은 말을 쓰고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살래카 대화편〉에서 제자 쭌다와 나눈 대화를 통해 상세하게 그 방법을 알려준다.

‘다른 사람들이 거짓말, 이간질, 욕지거리, 꾸미는 말, 잘못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우리는 올바른 언어를 쓸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버리고 없애는 삶을 실천해야 한다. 그대는 ‘다른 사람들이 거짓말, 이간질, 욕지거리, 꾸미는 말, 잘못된 언어를 쓰더라도 우리는 이와 같이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금 여기서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거짓말, 이간질, 욕지거리, 꾸며대는 말, 잘못된 언어를 쓰는 사람은 거짓말을 피함으로써 이와 같이 하지 않게 된다. 거짓말, 이간질, 욕지거리, 꾸며대는 말, 잘못된 언어를 쓰는 사람은 이와 같이 하지 않는 것이 그를 상층의 존재로 이끈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거짓말, 이간질, 욕지거리, 꾸미는 말, 잘못된 언어를 완전히 소멸시킴으로써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줄임과 강조 논자)

위의 대화편에서 붓다는 올바른 언어생활 위하여 올바른 마음을 일으키고자 하는 작의(作意)의 당위성과 올바른 언어생활을 하면 보다 상층의 존재로 된다는 유익함을 함께 제시한다. 또한 자신의 잘못된 언어생활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에서 당장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나아가 붓다는 거짓말, 이간질, 욕, 꾸미는 말과 같은 언어 사용이 완전히 소멸될 때 진정으로 올바른 언어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나쁜 말을 완전하게 잘려나가도록 하기 위해서 붓다 대화법은 시종일관 ‘자신의 생각에 대한 생각[manasikarohi, manasi karitvā]’ 즉, 숙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숙고는 도덕적 탐구를 전제한 도덕적 성찰이라고 볼 수 있다. 김국현에 의하면 도덕적 성찰은 과거-현재-미래의 시간 구조에 기초하여 도덕적 경험에 대한 조사와 분석 과정을 거친 후, 현재와 미래에 실천해야 할 특정 이론이나 규칙보다는 도덕적 행동 유형과 인격 특성을 발견하는 데 중점을 둔다.

거짓말을 하는 어린 라훌라에게 올바른 언어생활로 나아가게 했던 붓다 대화법이 잘 드러나는 〈암발랏띠까 라훌라 대화편〉을 살펴보자. 라훌라에게 적용된 붓다 대화법은 차제적인 마음 발달 단계를 따르는 도덕적 성찰 방법으로 볼 수 있다.

1단계는 앞에 있던 물그릇의 물을 조금 남겨두고 보여주며 붓다의 질문으로 대화가 시작된다. 붓다는 고의로 거짓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수행자의 덕성이 물그릇에 적게 남은 물과 텅 빈 물그릇과 같다고 라훌라에게 비유를 들어 말한다. 이어서 붓다는 더 강한 비유를 들며 어떠한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이라도 못할 바가 없으므로 라훌라에게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당부한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은 불교의 5계 중 하나이다. 불교의 계율은 타율적 속성과 자율적 속성을 함께 지닌다. 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도덕성 발달의 첫 단계는 바로 이러한 타율적 규칙을 수용하는 것이다. 어린 라훌라의 출가는 일정 부분 스승으로부터 이러한 타율적 규율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되고 우리의 도덕교육도 교사들이 매개체가 되어서 아동들에게 공동체의 규칙들을 타율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이 첫 번째 단계이다.

2단계에서 붓다는 잘못된 언어생활에 대한 타율적인 가르침에서 한 걸음 더 나간다. 바로 부끄러움(lajjā)에 주목한 것이다. 붓다는 고의로 거짓말하고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전장에 나간 코끼리가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코를 사용하는 것에 비유하여 그자는 어떠한 악행도 할 수 있다고 단호하게 가르친다. 이러한 부끄러움은 자신이 하는 거짓말이 옳지 못한 행동임을 알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붓다의 부끄러움은 도덕심리학자 콜버그(L.Kohlberg)가 제시하는 이성의 추론에 의한 도덕성 발달 6단계 중에서 4단계에서 강조한 사회체제에 대한 양심과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 하지만 타율적 성찰 단계에서 동시에 자각 능력을 키워 4단계를 지향하게 하려는 스승의 의도로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근거로는 이후 전개되는 거울의 비유를 통한 몸, 말, 마음의 성찰을 강조하는 붓다의 가르침을 들 수 있다. 붓다가 강조한 성찰은 ‘이끌어 줌’ 과정이다. 한편으로는 학생들이 권위에 의존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몸의 습관화 과정과 연결하여 이성적 설득 영역을 확보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부끄러움에 주목한 붓다의 성찰 방법을 통하여 점차적으로 도덕성 발달 단계에 맞게 이성적 설득의 영역을 확장해갈 수 있다. 성찰을 강조하는 붓다 대화법은 학생들의 도덕적 습관과 자율적 도덕 판단능력이라는 두 목표를 자연스럽게 상호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해준다.

붓다는 몸 · 말 · 마음의 각각에 대하여 행위 전 성찰, 행위 하는 과정 중 성찰, 행위 후 성찰할 것을 당부한다. 거울의 비유에 의한 성찰의 중요성을 라훌라에게 당부한 후에 이어지는 붓다의 대화편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래와 같다.
 
(몸 · 말 · 마음 행위 전 성찰에서) ……나는 이와 같이 행위하고자 하는 데 나의 이 행위는 스스로를 해치거나 남을 해치거나 나와 남 둘 다를 해치게 될 것이다. 이 행위는 악하고 불건전한 법들이어서 그 결과는 괴로움일 것이고 그 과보도 괴로움일 것이라고 안다면 너는 그와 같은 행위를 결코 해서는 안 된다. ……(몸 · 말 · 마음 행위 하는 과정 중 성찰에서)…나의 행위는 나를 해치고 있는 것이거나 남을 해치고 있는 것이거나 나와 남 둘 다 해치고 있는 것이다. 이 행위는 악하고 불건전한 법들이어서 그 결과는 괴로움이고 그 과보도 괴로움이라고 안다면 너는 그와 같은 행위를 버려야 한다. (몸 · 말 · 마음 행위 후 성찰에서) ……나의 행위는 스스로를 해친 것이거나 남을 해친 것이거나 둘 다를 해친 것이다. 이 행위는 악하고 불건전한 법들이어서 그 결과는 괴로움이었고 그 과보도 괴로움이었다고 알았다면 너는 그와 같이 지은 행위를 스승이나 현명한 동료 수행자에게 드러내서 보이고 고백해야 한다. 드러내서 보이고 고백해서 미래를 수호해야 한다.(줄임과 강조 논자)

위의 인용문을 통해서 붓다는 타율적 규칙만을 강조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붓다는 학생 스스로 내적 도덕 판단으로 앎(위의 강조, 알았다면)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였다. 또한 ‘성찰하고 또 성찰하고[paccavekkhitvā paccavekkhitvā]’라는 거듭된 도덕적 성찰로써 그 앎을 위하여 차제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위와 같은 붓다의 성찰은 어린 라훌라에게도 유효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현대의 청소년의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한 교수학습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거짓말하는 라훌라의 행동을 고치기 위하여 붓다의 1단계 반성적 성찰은 일상적 성찰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초등학교에서 인성교육 차원에서 실시하는 일기쓰기와 유사하다. 하지만 붓다의 일상적 성찰은 행위 전 · 과정 · 후 성찰이며 사실상 자아의 모든 면에 대하여 모든 시간대에 이루어지는 주도면밀한 성찰이다. 먼저 대화편에서 붓다는 라훌라에게 도덕적 성찰이 왜 필요한가에 대하여 접근할 때, 고의로 거짓말하는 자와 그것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자의 덕성은 수행자로 나아가기 어려움을 여러 차례 문답으로 주고받는다. 이것은 붓다처럼 되고 싶은 라훌라에게 도덕적 성찰함으로 이끌기에 충분한 배움 동기이다. 동시에 붓다는 올바르지 못한 행동에 대하여 부끄러움(hirī)과 창피스러움(ottappa)이라는 심리적 기제를 활용한다. 이 두 가지 원리는 수행자를 수행자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근본이며 인간 사회를 수호하는 원리이다. 이것이 없다면 인간다움은 사라지게 된다.

붓다 대화법의 실천을 통해서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내면의 마음에서 부끄러움을 일으키고 동시에 외부적으로 두려움을 일으키는 창피스러움을 구동시켜 잠자고 있던 양심을 깨워야 한다. 이 과정이 생활 속에서 지속될 때 자아는 도덕적 자아로 바뀌게 된다. 라훌라 대화편을 고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의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한 도덕적 성찰 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위의 표 ‘도덕적 성찰 흐름도’와 같다. 성찰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몸 · 말 · 마음으로 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위의 도덕적 성찰 흐름 과정은 승가라는 교육 공동체 속에서 도덕적 성찰과 사회적 성찰 학습 방법인 ‘자자’가 활용되었음을 보여준다. 자자는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고치기 위한 중요한 교육 방법이었음을 우리는 재차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붓다는 라훌라가 무엇을 알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성찰해야 한다는 것일까? 그것은 아래 붓다가 직접 라훌라에게 행위 전, 행위 과정, 행위 후에 성찰할 때마다 제시한 성찰 준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성찰 과정에서 제기하는 붓다의 질문에 의해 위의 도덕적 성찰 흐름도에서 나타나는 기로에 선 라훌라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은 점선 기로는 학생뿐만 아니라 도덕 교사도 피해갈 수 없는 지점이기도 하다.

(1) 이 행위는 스스로를 해치거나 남을 해치거나 나와 남 둘 다를 해치게 되는 것이 아닐까?
(2) 이 행위는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이어서 그 결과도 괴로움이고 그 과보도 괴로움이 아닐까?

(1)은 자신의 행위로 발생하는 물리적 · 정신적 피해 유무를 자기 자신과 타자에 대하여 동등하게 고려했는가를 묻는 것이다. (2)는 행위의 선악, 행위의 유익함과 해로움, 행위 결과의 괴로움과 즐거움, 가까운 행위 동시에 먼 미래 행위로 발생하는 결과의 괴로움과 즐거움을 고려했는가를 묻는다. 즉, 우리는 ‘하려는(미래), 하고 있는(현재), 했던(과거) 행위’에 대하여 자기 자신과 타자에 대하여 동등하게 고려했는가? 우리는 행위의 선악과 행위의 유익함과 해로움에 대한 판단 그리고 행위 결과뿐만 아니라 행위의 먼 미래 결과가 괴로움과 즐거움인지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성찰 준거는 의무주의와 공리주의라는 오래된 윤리 이론의 논쟁과 관련 있다. 하지만 붓다의 윤리론은 위에서 제시한 성찰 과정과 성찰 준거를 통해서 두 이론이 갈등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붓다 대화법에 의하면 우리는 행위 전 동기와 행위 후 결과를 고려하며 동시에 행위 과정 중에 지속적으로 성찰하여 선한 동기가 행위로 이어져 그 결과까지 유익함과 괴로움을 주는가를 성찰해야 한다.

결국, 붓다 대화법은 우리에게 무엇이 선과 악인지, 무엇이 유익함과 해로움인지, 무엇이 괴로움과 즐거움인지를 교화나 주요 덕목을 직접 제시하는 계율과 같은 도덕적 사회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붓다 대화법은 끊임없는 탐구와 성찰을 통해서 스스로 깨치는 방법을 함께 알려준 것이다. 그러므로 붓다 대화법은 배우는 자 스스로 생활 사태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을 자발적인 마음공부이자 도덕교육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한다. 라훌라가 지속적인 성찰 과정을 통해 수행자의 품성을 지킬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지속적인 성찰 과정을 통해 바르지 못한 행동을 고쳐 인간됨의 덕과 품성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붓다는 가르쳐준다.


5. 나가며: 청소년 언어 문제 해결을 위한 붓다 대화법의 실천 사례

좋은 교육이론과 대안은 구체적인 교육 상황에서 구현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전도 선언문을 비롯하여 붓다의 대화편에는 붓다가 가르치기 위하여 내용과 방법을 고민한 흔적이 나온다. 연구자는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로서 지금까지 3장에서 제안한 붓다 대화법을 적용하여 청소년이 올바른 언어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구체적인 실천 사례를 제안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제안하는 활동은 두 가지이다. ‘활동 1’은 라훌라 대화편에서 나타난 붓다 대화법을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기획한 것이다. 이것은 도덕이나 국어 시간에 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활동 2’는 승가 공동체에서 진행했던 포살과 자자를 현대적인 방법으로 변용한 방법이다. 담임 활동 시간을 이용하여 실천할 수 있다. ‘활동 1’은 거짓말하는 라훌라를 위하여 물 대야를 활용한 붓다의 실물 교육 원리에서부터 출발한다. 두 가지 활동은 모두 붓다 대화법이 실천될 수 있는 기반으로서 자율성과 평등성을 갖춘 교육 공동체로서 교실이 마련되어야 실현될 수 있다.

[활동 1: ‘장미와 나’]
교사는 절화 장미 한 송이씩 학생들에게 나누어준다. 교사의 질문이 적힌 활동지를 함께 배부한다. 잘린 장미를 보고 떠오르는 생각들이나 느낌을 학생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교사는 ‘잘린 장미’의 의도를 제시한다.

“이것은 나무에 있는 그대로 존재했더라면 더 아름답게 활짝 펴 있을 장미입니다. 하지만 잘린 이 장미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대로 방치해 둔다면 장미는 서서히 시들어 말라 죽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주위의 사람들(친구, 부모님, 선생님)로부터 경험했던 말과 행동으로 인해, 잘린 장미와 같은 마음 상태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떠올려봅니다. 어떤 말과 행동이 여러분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상처가 되게 했나요? 적어봅니다. 장미는 가시가 있어요. 가시는 여러분의 방어기제입니다. 여러분이 그런 말과 행동을 경험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고 싶었고(드러내지 못한 마음 반응),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드러낸 말과 행동)를 떠올려보고 적어보세요. 이제 이런 괴로운 마음들을 여러분 스스로 해결해보려고 해요. 먼저 나누어준 가위로 가시를 조심스럽게 잘라냅니다. 실제로 여러분 마음을 상처 나게 하고 잘려나간 장미로 있게 만들었던 그 사람에 대한 미움, 원망, 분노를 함께 잘라낸다 생각하고 잘라냅니다. 지금의 마음 상태는 어떠한가요? 떠오르는 그 마음 상태를 적어보세요. 이제 시들어가는 장미를 다시 아름답게 생기 있게 살려보려고 해요. 준비한 빈 생수통의 반을 자르고 그 통에 물과 사이다를 350㏄ 정도 되도록 1:1 비율로 섞어 부어주세요. 그리고 락스 3분의 1티스푼을 혼합하여 주세요. 남은 사이다와 물 그리고 락스를 넣어 보충용액을 미리 만들어 놓으면 용액의 물을 교환할 때 사용하면 됩니다. 이제 자신의 장미를 액체가 담긴 통에 넣어주세요. 이 물은 장미를 다시 살릴 도움을 주고 다시 빛나게 하도록 하는 최적화 된 조건을 만들어 줄 겁니다. 여러분 교실 뒤에 며칠간 두고 잘려 시든 자신의 장미가 다시 살아나는지 관찰해봅니다. 그때 어떤 느낌과 생각이 드는지 기록해둡니다. 변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둬도 좋습니다. 물이 뿌옇게 되면 만들어둔 보충용액으로 전량 새로 갈아주어야 합니다.”

1주일 뒤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다시 생생하게 살아난 장미를 보면서 장미를 다시 살아나게 해준 최적화된 조건들에 대해 문답하면서 윤리와 사상 시간에 배운 ‘연기(緣起)’를 떠올려 볼 수 있게 한다. 교사는 사이다와 락스 그리고 물이 적절하게 조화된 상태가 절화된 장미에 주는 이로움에 대해 설명한다. 동시에 학생들이 관계 속에서 올바르고 좋은 마음가짐과 그 마음에서 비롯되는 말과 행동이 서로에게 어떤 이로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고 의견을 들어본다. 또한 학생들이 종이에 기록했던 내용을 자유롭게 발표해보게 한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자신의 언어생활에서 무심코 습관적으로 했던 말과 행동에 대하여 성찰해보고 앞으로의 다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활동 2: 함께 쓰는 마음일기]
앞서 제시한 붓다의 두 가지 성찰 기준28)을 활용하거나 버츄카드29)를 활용하여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선택하게 한다. 버츄카드 활용할 때에는 2~3가지의 가치를 선택하게 한다. 학생들은 그 가치를 성찰 준거로 삼아 1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집과 학교에서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고 세 가지 항목(학업 과정, 교육 관계, 그리고 일상에서의 마음가짐 · 언어생활 · 태도)에 대하여 마음일기를 쓴다. 담임교사는 둘러앉아서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마음일기를 읽어 스스로 성찰하고 다짐하는 시간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칭찬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진다. ■

 

신희정 / 창원중앙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사. <초기불교 수행법의 도덕교육적 의의>로 석사논문을, <초기불전에 나타난 ‘붓다 대화법’의 도덕교육적 함의>로 박사논문을 씀. 지속적으로 불교 도덕교육론을 연구하고 이를 교육현장에 적용하는 데 관심을 가진 교육실천가이다.

저작권자 © 불교평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