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뇌허불교학술상 수상소감]

 

불교평론 편집위원장이신 박병기 교수님으로부터 올해 불교평론 뇌허불교학술상 수상자로 필자가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처음에는 정말 믿기 어려웠다. 왜냐하면 뇌허불교학술상은 20년 만에 새로 부활하는 불교학계 최고의 학술상으로, 과거 불교학계에 큰 업적을 남긴 분들이 받았던 가장 권위 있는 학술상이다. 필자가 이 뇌허불교학술상을 받게 되었으니, 개인적으로 더없는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학술상에 선정된 수상 저서는 졸저 《초기불교사상》이다. 사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붓다의 가르침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실천해야 궁극의 목적인 열반을 증득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것이다. … [그리고] 이 책은 초기불교 사상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기획된 개론서”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주신 불교평론의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순전히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었다. 지난 2019년 2월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 이후 일체의 외부 강의가 중단되었다. 그리고 팔리문헌연구소에서 실시하던 초기불교 강의와 니까야 강독도 중단되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나는 이 기회에 그동안 대학에서 강의했던 초기불교 강의안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완성한 것이 바로 《초기불교사상》이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만일 팬데믹이라는 위기가 없었다면, 이 책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의 학술상 수상은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

나는 초기불교를 공부하면서 “붓다의 가르침은 지적 만족이나 이론을 위한 이론이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붓다의 가르침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직접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초기불교를 공부하는 목적은 앎과 삶이 일치하는 성자(聖者, 아라한)가 되기 위함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의 학문적 관심은 오직 붓다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실천하는 불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책도 그러한 목적으로 집필되었으며, 앞으로의 연구 방향도 이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발표되는 논문 중에서 불교의 핵심 사상을 다룬 논문들은 드물고, 너무 지엽적이고 세부적이며 전문적인 문제를 다룬 논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그래야 학회지에 수록되겠지만, 이러한 논문들은 아무도 읽지 않는 오직 연구 업적을 위한 논문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논문들의 가치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너무 지엽적인 문제들은 학자들만의 관심사일 뿐, 일반 재가 신자들은 전혀 관심도 없고 접근하기도 어렵다.

나는 평소 이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그러면서도 근거와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는 글쓰기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나의 글쓰기는 불교평론의 발행 취지와도 부합하는 것 같다. 때로는 난해한 논문보다는 짧은 칼럼 한 편이 불교도의 의식을 변화시켜 불교 발전에 이바지할 수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학자이면서 불교 승단에 몸담은 승려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붓다가 남긴 재물의 상속자가 아니라 법의 상속자가 되어야겠다고 원을 세웠다. 붓다의 간절한 소망은 교법이 영구히 지속되는 것이다. 붓다가 율(律)을 제정한 목적도 정법이 오랫동안 머물게 하기[正法久住] 위함이었다. 나는 단 한 번도 명예나 재물을 추구해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초기불교 사상의 저변 확대를 기대하면서 불교 교화를 위한 대중적인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졸저 《초기불교사상》에 대해 훌륭한 서평을 《불교평론》 지면에 발표해주신 조준호 박사님에게 심심한 사의(謝意)를 표한다. 이번 불교평론 뇌허불교학술상의 수상을 계기로 더욱더 불교학 연구에 매진할 것이며, 학자이면서 사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까지 저를 믿고 팔리문헌연구소를 후원해주신 모든 분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 ■

 

 

《초기불교사상》 목차

머리말

제1부 불교 이전의 인도사상
     제1장 서론
              I. 불교란 무엇인가?
              II. 진리에 대한 접근 방법
              III. 초기불교의 정의와 범위
              IV. 초기불교 자료론
                  1. 율장과 경장의 이전 단계
                  2. 현존하는 다섯 니까야
                  3. 현존하는 사아함

     제2장 붓다시대의 역사적 배경
              I. 붓다시대의 인도와 인도문화
                  1. 인도의 자연환경
                  2. 언어의 다양성
                  3. 힌두 문화의 형성
              II. 붓다 이전의 인도 사회
                  1. 베다 종교의 출현
                  2. 정치적 과도기
                  3. 상업 발달과 도시화
              III. 반바라문 사상운동의 태동

     제3장 붓다시대의 종교사상계
              I. 사문과 바라문
              II. 유파와 무파
              III. 육사외도 사상
                  1. 뿌라나 깟사빠(Pūraṇa Kassapa)
                  2. 막칼리 고살라(Makkhali Gosāla)
                  3. 아지따 께사깜발린(Ajita Kesakambalin)
                  4. 빠꾸다 깟짜야나(Pakudha Kaccāyana)
                  5. 산자야 벨랏티뿟따(Sañjaya Belaṭṭhiputta)
                  6. 니간타 나따뿟따(Nigaṇṭha Nātaputta)
              IV. 붓다시대의 여러 인간관

 

제2부 초기불교의 기본교설

     제4장 삼법인설(三法印說)
              I. 삼법인설의 의의(意義)
              II. 삼법인설의 기원
              III. 삼법인설의 내용
                  1. 제행무상(諸行無常)
                  2. 일체개고(一切皆苦)
                  3. 제법무아(諸法無我)
                  4. 열반적정(涅槃寂靜)의 의미
              IV. 무상(無常) ・ 고(苦) ・ 무아(無我)

     제5장 연기법(緣起法)
              I. 연기의 의의(意義)
              II. 십이연기의 연원(淵源)
              III. 연기와 십이연기의 분기(分岐)
              IV. 십이연기 각지에 대한 해석
              V. 삼세양중인과설(三世兩重因果說)

     제6장 사성제(四聖諦)
              I. 사성제의 의의(意義)
              II. 고성제(苦聖諦)
              III. 고집성제(苦集聖諦)
              IV. 고멸성제(苦滅聖諦)
              V. 고멸도성제(苦滅道聖諦)

     제7장 오온설(五蘊說)
              I. 오온설의 의의(意義)
              II. 초기경전에 나타난 오온설
              III. 오온을 설한 목적
              IV. 오온설의 변천 과정

     제8장 중도사상(中道思想)
              I. 초기경전에 나타난 중도사상
                  1. 《전법륜경》에 나타난 중도
                  2. 《가전연경》에 나타난 중도
                  3. 《아지라경》에 나타난 중도
              II. 중도의 실천적 의미
              III. 중도사상의 전개 과정

     제9장 무아와 윤회의 문제
              I. 문제의 제기
              II. 불교 이전의 윤회사상
                  1. 윤회의 의미와 기원
                  2. 윤회의 구성 요소
              III. 불교의 윤회사상
                  1. 윤회의 의미
                  2. 삼계 ・ 육도의 의미
                  3. 윤회의 주체
              IV. 업과 재생의 관계
                  1. 업설의 의미
                  2. 불교의 업설
                  3. 재생(再生)의 의미

 

제3부 초기불교의 실천수행론

     제10장 초기불교의 수행론
              I. 초기불교의 수행체계
              II. 다양한 수행법과 수행의 단계
                  1. 다양한 형태의 수행법
                  2. 수행의 단계
              III. 불교수행의 궁극적 목적

     제11장 초기불교에서 본 깨달음
              I. 붓다는 무엇을 깨달았는가?
              II. 수행의 단계와 깨달음의 경지
                  1. 초기경전에 묘사된 아라한
                  2. 법을 본다는 의미와 점차적 수행
                  3. 선정 없는 지혜는 없다

     제12장 초기승가의 조직과 운영 체계
              I. 머리말
              II. 초기승가의 성립
                  1. 교단과 승단의 차이
                  2. 승가의 성립과 구족계
              III. 초기승가의 조직 체계
                  1. 승가의 이중구조
                  2. 바라제목차에 의한 승단 통제
              IV. 초기승가의 운영 체계
                  1. 승가갈마에 의한 승단 운영
                  2. 승가의 궁극적 목표
              V. 맺음말

     제13장 결론
              I. 붓다의 신격화와 바라문화
                  1. 붓다의 신격화
                  2. 불교의 바라문화(婆羅門化)
              II. 무아(無我)의 실천행

 

부록 1: 초기불교의 경제사상

Ⅰ. 경제의 중요성
Ⅱ. 재화의 획득과 소비
Ⅲ. 불교의 직업관과 분배의 윤리
Ⅳ. 불교의 노동관
1. 노동의 개념
2. 불교에서 본 노동의 의미

부록 2: 재가신자의 실천윤리

Ⅰ. 부모와 자식의 윤리[父子關係]
Ⅱ. 남편과 아내의 윤리[夫婦關係]
Ⅲ. 스승과 제자의 윤리[師弟關係]
Ⅳ. 친구와 동료의 윤리[朋友關係]
Ⅴ. 주인과 고용인의 윤리[主從關係]
Ⅵ. 출가자와 재가자의 윤리[僧俗關係]

찾아보기

 

수상자 연구 논문, 저서

● 연구 논문

- 〈스리랑카에서의 佛敎硏究 現況〉 《불교공동체》 제4집, 동국대 불교학과, 1992.
- 〈스리랑카 승가 교육제도의 어제와 오늘〉 《승가》 제11호 중앙승가대학, 1994.
- 〈월폴라 라훌라 스님의 저술에 나타난 불교관과 수행법〉 《불교와 문화》 제7호, 대한불교진흥원, 1998년 가을호.
- 〈布薩과 八齋戒에 關한 考察〉 《明星스님 古稀紀念論文集》 淸道: 雲門僧伽大學出版部, 2000.
- 〈한국불교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釋林》 제35집, 동국대학교 석림회, 2001.
- 〈‘기복신앙’ 문제의 본질적 과제〉 《불교평론》 제10호, 2002년 봄호. 
- 〈초기-대승불교 정체성 논쟁에 대한 검토〉 《불교평론》 제11 · 12호, 2002년 여름 · 가을호. 
- 〈상좌불교와 대승불교의 실천적 특성 비교〉 《釋林》 제36집, 동국대학교 석림회, 2002년 12월. 
- 〈自燈明 法燈明의 번역에 대한 고찰〉 《불교학연구》 제6호,불교학연구회, 2003년 6월. 
-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 《불교문화연구》 제4집, 동국대학교 불교사회문화연구원, 2003).
- 〈초기불교적 시각에서 본 오늘의 불교장례문화〉 《참여불교》 제18호, 참여불교재가연대, 2004년 0506호.
- 〈불교는 육식을 금하는 종교인가〉 《불교평론》 제19호, 2004년 여름.
- 〈위빠사나 명상의 이론과 실제〉 《2004년 여름연수회 자료집 고집멸도(DSNM) 명상상담》 서울: 명상상담연구원, 2004. 
- 〈초기경전에 나타난 경제사상〉 《불교문화연구》 제5집, 동국대학교 불교사회문화연구원, 2004. 
- 〈오늘 붓다는 청년에게 어떤 의미인가〉 《법회와 설법》 제121호,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2005년 6월. 
- 〈상좌부 상가와 팔리율장〉 《동화사 계율수행대법회: 깨달음으로 가는 길》 대구: 동화사, 2005. 
- 〈율장은 금서인가〉 《불교평론》 제25호, 2005년 겨울. 
- 〈羅漢信仰의 成立과 展開過程〉 《불교문화연구》 제6집, 동국대학교 불교사회문화연구원, 2005. 
- 〈小乘戒와 大乘戒의 兩立에 관한 問題〉 《불교문화연구》 제7집, 동국대학교 불교사회문화연구원, 2006. 
- 〈남 · 북방 계율의 상호보완성 탐색〉 《불교문화연구》 제8집, 동국대학교 불교사회문화연구원, 2007. 
- 〈상좌불교와 대승불교의 삼보관 비교〉 《교불련 논집》 제12호, 한국교수불자연합회, 2006.
- 〈比丘尼 八敬法에 대한 考察〉 《불교학연구》 제15호, 불교학연구회, 2006. 12. 
- 〈佛敎의 女性成佛論에 대한 檢討〉 《韓國佛敎學》 제48집, 한국불교학회, 2007 夏季. 
- 〈龍城震鍾의 系譜와 法脈相續〉 《龍城震鍾(白龍城)》 조사의 사상과 한국불교의 좌표》 장수: 죽림정사, 2007. 
- 〈동남아 상좌불교의 역사와 현황〉 《불교평론》 제33호, 2007 겨울.
- 〈修行과 五蓋의 相互關係性〉 《불교문화연구》 제9집, 동국대학교 불교사회문화연구원, 2008.
- 〈白龍城의 僧團淨化 理念과 活動〉 《범어사와 불교정화운동》 영광도서, 2008. 
- 〈상좌불교의 비구니승가 복구 문제〉 《韓國佛敎學》 제50집, 한국불교학회, 2008. 12. 
- 〈정치참여에 대한 출가자의 태도〉 《불교평론》 제35호, 2008 여름. 
- 〈聲聞戒와 菩薩戒의 兩立 問題〉 《불교학연구》 제20호, 불교학연구회, 2008.
- 〈初期佛敎의 五蘊說에 관한 考察〉 《불교문화연구》 제10집, 동국대학교 불교사회문화연구원, 2009. 
- 〈불설 · 비불설 논의에 대한 검토〉 《불교평론》 제41호, 2009 겨울.
- 〈한국불교와 상좌불교의 만남의 역사와 과제〉 《불교평론》 제44호, 2010 가을. 
- “Comparison between the View of Meat-eating in Theravāda and Mahāyāna Traditions” 《한국불교학》 제56집, 한국불교학회, 2010. 
- “Comparison between the View of Three Jewels in Theravāda and Mahāyāna Traditions”, Prashantha Perera (ed.), Festschrift for Professor S. B. Hettiaratchi, Nugegoda, Sri Lanka, Sarasavati Publishers, 2010.
- 〈한국불교의 수행법, 무엇이 문제인가〉 《불교평론》 제48호, 2011 가을.
- 〈四種諍事와 七滅諍法〉 불교교단사연구소 편 《僧伽和合과 曹溪宗의 未來》 서울: 혜민기획, 2014.3.
- 〈峰庵 邊月周의 生涯와 思想〉 《大覺思想》 제22집, 대각사상연구원, 2014. 12.
- 〈白龍城의 禪農佛敎에 대한 再照明〉 《大覺思想》 제23집, 대각사상연구원, 2015.6
- 〈峰庵의 太古宗祖論에 대하여〉 《大覺思想》 제26집, 대각사상연구원, 2016.12.
- 〈龍城震鍾의 僧團改革運動〉《電子佛典》 제18집,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 2016.12.
- 〈스리랑카불교의 역사와 현황〉 《불교평론》 제69호, 2017 봄.
- 〈서경보-한국불교 세계화에 앞장선 ‘박사’ 스님〉 《불교평론》 제70호, 2017 여름.
- 〈동남아시아불교의 중요성〉 《불교평론》 제71호, 2017 가을.
- 〈불교지도자의 덕목과 리더십〉 《韓國佛敎學》 제83집, 한국불교학회, 2017.9.
- 〈백용성의 사상과 화과원에서의 저술활동〉 《大覺思想》 제28집, 대각사상연구원, 2017.12.
- 〈백용성의 《금강경》에 대한 이해〉 《電子佛典》 제19집,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 2017.12.
- 〈83년 비상종단과 94년 개혁종단의 개혁 검토〉 《佛敎學報》 제82호,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2018.3.
- 〈마하트마 간디의 불교 이해〉 《불교평론》 제74호, 2018 여름.
- 〈인류를 위한 간디 사상의 보고〉 《철학과 현실》 제118호, 2018 가을.
- 〈한국불교에서 용성문도의 위상〉 《한국불교의 역사적 전통과 미래》 고암문도회, 2018.
- 〈峰庵 邊月周의 禪思想에 대한 고찰〉 《大覺思想》 제30집, 대각사상연구원, 2018.12.

 

 

● 저서

- 《불교신행공덕》 불광출판부, 2004.
- 《마음비움에 대한 사색》 민족사, 2007.
- 《팔리문헌개설》 팔리문헌연구소, 2007.
- 《사캬무니 붓다》 대숲바람, 2010.
- 《왕초보 초기불교 박사 되다》 민족사, 2012.
- 《봉암문집》 팔리문헌연구소, 2018.
- 《잡아함경 강의》 인북스, 2018.
- 《초기불교사상》 팔리문헌연구소, 2021.

 

● 공저서

- 《한암과 용성, 현대불교의 새벽을 비추다》 쿠담북스, 2016.
- 《동남아불교사》 인북스, 2018.
- 《한국불교의 역사적 전통과 미래》 고암문도회, 2018.

저작권자 © 불교평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