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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조명한 붓다의 교육원리 / 박범석
-김용표 지음 《포스트모던시대의 불교와 종교교육》(정우서적, 2010)
[43호] 2010년 06월 25일 (금) 박범석 vinetar@navew.com
   

《포스트모던시대의 불교와 종교교육》
김용표 지음 (정우서적, 2010)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김용표 교수(이하 저자)의 책 《포스트모던 시대의 불교와 종교교육》(2010, 정우서적)이 출간되었다.

책 제목으로만 보면, 포스트모던 시대라는 표현 때문에 이 책을 불교와 종교 교육의 현대적 적용 정도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는 좀 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불교학의 문제, 종교학적 방법론의 문제, 종교교육적 가치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세 차원의 문제 제기는 저자가 그동안 꾸준히 불교에 대한 종교학적 접근과 종교교육적 해석을 시도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결실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비교의 관점에서 불교학에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논리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역설하고 있는 점은 이 책이 주는 핵심적인 시사점 중의 하나이다.

우선, 불교학의 문제에서 저자는 국내의 불교 연구가 경전 주석과 교리 연구에 치우쳤음을 지적하고 세계종교사의 큰 흐름 속에서 불교학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야 할 것을 주장한다.

실제로 국내의 종학적 관점의 불교 연구들이 딜레마 상황에 놓인 것은 분명하다. 경전의 내용에 충실하려다 보니 논문의 대부분을 경전 인용에 할애하고 있으며, 논의 역시 동어반복적인 주석을 넘어서지 못한다. 그렇다고 새로운 주제 의식이나 이론적 틀에서 불교에 접근할 경우 그것은 불교가 아니라 사견일 뿐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저자는 이러한 한계 내에서 응용불교학의 지평이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둘째로 저자는 종교학적 방법론의 관점에서 불교 연구에 접근할 것을 제시한다. “하나의 종교밖에 모르는 이는 종교를 모르는 사람이다.”는 말은 비교의 관점을 역설하는 막스 뮐러의 명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명제가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특정 종교 전통에 소속감을 갖는 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종교가 타 종교에 비교되는 것 자체에 불쾌감을 표시한다. 자신의 종교의 진리가 타 종교와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된다는 사실자체가 용납되기 어려운 까닭이다. 불교 역시 ‘중립적이고 보편적 종교학’의 성찰 대상으로서 접근되어야 함이 이 책의 전반에서 조목조목 드러나고 있다.

셋째로 불교의 종교교육적 가치에 대한 부분은 이 책이 가진 독보적인 장점이다. 저자는 종교와 교육의 일반론에서 출발하여 위대한 스승의 전형으로서 붓다의 교육관과 교수법을 다루고 있으며, 현재의 불교계 종립학교의 현황과 종교 교재의 구성 원리에까지 천착한다. 불교의 종학적 차원에서 죽음의 문제와 교육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면서도 현대의 종립학교 제도와 교과 구성의 문제를 넘나드는 점은, 저자가 오랜 기간 연구해 온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큰 틀에서의 문제의식을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 이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 ‘대화문명 시대의 불교’와 ‘인간의 보편적 종교성과 불교 교육’의 주제로 서술하고 있다.

1부에서는 앞서 제시한 대로 불교 연구의 종교학적인 보편적 조망과 함께 그 구체적인 예시로서 태고의 원융 사상, 테라바다와 대승불교의 대화, 불교 포괄주의, 정토신앙과 그리스도교와의 대화, 포스트모던 시대의 불교에 대하여 제시하고 있다. 특징적인 부분은 불교의 종교학적 이해 혹은 비교종교학적 접근은 불교의 의미를 퇴색시키거나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교를 새롭게 조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도 종교학 연구는 세계 종교의 다양한 현상과 그 양태적인 이해를 통해 우리는 불교를 보다 넓은 보편적 조망 속에서 바라보는 안목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세계종교사의 큰 흐름 속에서 불교의 위상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불교 전통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미래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불교인에게 있어서 종교의 비교 연구는 세계 종교 속에서 불교가 갖고 있는 진리의 종교적 보편성과 포용성을 깨닫게 해줄 것이며, 21세기 세계 문명을 이끌어갈 종교로서 불교의 우수성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33쪽)

2부에서는 종교와 교육에서의 자유, 붓다의 교육원리, 불교에서의 죽음, 종립학교와 종교교재, 불교 오계의 지구윤리적 지평이라는 주제로 보편적 종교성의 문제와 구체적인 실천의 문제들을 상세하고 다루고 있다. 워낙 방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짧은 지면상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교사로서의 붓다의 교육원리를 현대의 교육 관점에서 해석하는 점은 향후 불교교육을 연구하는 후학들에게 적지 않게 시사한다.

모든 붓다의 가르침은 맥락적인 가르침이다. 붓다는 절대 진리를 가르친 것이 아니라 진리로 가는 길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붓다의 교법이 단지 방편이라는 것은 그 가르침의 언어에서 진리를 찾기보다는 그 언어가 사용된 ‘맥락’과 ‘쓰임’의 문제를 더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220쪽)

이러한 의미에서 방편은 단순한 방법이 아니라 진실과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이제합명중도’나 ‘선교 방편’의 개념은 이러한 진리와 방법의 역동적인 불가분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방편은 진실을 밝히기 우한 도구이므로 그 자체도 진실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222쪽)

진리와 방편의 불가분성은 현대의 교육에도 적확한 지적이 된다. 교육 이념과 제도가 일치되지 못하고, 교육목표와 과정이 분리되어 가는 현대의 기계적인 학습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은 소외되어 가고 있다. 교사와 학생이 교육의 주체로 다시 서기 위해서는 스승과 제자간의 관계에서 모든 교육의 출발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한 교육 관계의 원형을 붓다와 그 제자들 간의 관계에서 찾는 것은 향후 교육 관계와 교수 원리를 정립하는 데 중요한 이론 틀이 될 것이다.

이상의 간략한 서평으로 이 책의 가치를 다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이 책의 장점으로 인해 책 내용에 대한 아쉬운 점마저도 쉽사리 발견하기 어렵다. 굳이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방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주제들이 집약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점 때문에 저자는 ‘포스트모던 시대’라는 주제를 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향후 후속 연구자들의 연구 수준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던지는 불교학과 종교교육적 비전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비전을 얼마나 수용하여 진전시키느냐는 후속 연구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

 

박범석/ 동국대학교, 서울대학교 강사. 동국대학교 교육학 박사(종교교육). BK21 불교문화사상사 연구단 post-doc. 연구원, 동경대학 연구원 역임. 주요 논문으로 〈교육적 인식으로서의 종교적 직관〉 〈종교성 함양의 교육학적 의미〉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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