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측 해심밀경소 티베트역의…’ 선정

안성두
서울대 교수
기사등록일 [2009년 10월 26일 15:48 월요일]

계간 불교평론이 선정하고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수여하는 제3회 ‘올해의 논문상’에 안성두(53) 서울대 철학과 교수의 「원측 『해심밀경소』 티벳역의 성격과 의의」(인도철학 제27집 게재)란 논문이 선정됐다.

불교평론 편집위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성철)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말까지 발표된 논문 400여 편 중에서 각 학회와 학술단체의 추천을 받아 제출된 9편을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이같이 결정됐다고 10월 26일 밝혔다.

원측의 『해심밀경소』는 9세기 초 법성(法成, Chos grub)에 의해 티베트어로 번역된 후, 한문문헌 가운데 드물게 티베트장경에 편입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티베트 승원에서 유식학 공부를 위한 지침서로 사용되고 있는 중요한 문헌이다.

안 교수는 이 논문에서 ‘법성의 티베트 역 『해심밀경소』’에 기술된 경전명이나 용어, 또는 인용문 가운데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티베트장경의 『해심밀경』’ 및 ‘돈황본 『해심밀경』’에서 사용된 번역어와 비교하면서 그 번역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법성 역 『해심밀경소』’에는 두 층위가 있는데 인도찬술 문헌을 인용한 곳을 번역할 때에는 티베트장경의 용어법을 사용하며, 원측의 해석을 번역할 때에는 한문의 축자번역을 많이 시도한다는 점을 그 특징으로 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심사를 맡은 위원들은 심사평에서 “안 교수는 『해심밀경소』의 티베트역본에 의거해 『한국불교전서』에 실린 한문본 『해심밀경소』의 오자를 적지 않게 수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수상논문을 토대로 『해심밀경소』의 티베트역본과 대조함으로써 앞으로 언젠가 보다 완벽한 『해심밀경소』 한문본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올해의 논문상 수상자로 선정된 안성두 교수는 “오늘날 불교학 연구에 있어 다른 학문분야에서처럼 통섭적이고 학제적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런 통합적 이상의 실현은 바로 불교고전문헌의 이해에서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며 “문헌의 이해를 위한 ‘아드리안(아드리아네)의 실’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여러 불교고전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또 “우수한 번역본이나 원전이 존재하는 경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어떤 텍스트와 그 의미를 논의하는 것은 만용에 가까울 것”이라며 “(저의) 졸고가 선정된 이유는 바로 원전이해를 위한 문헌학적 작업의 필요성에 대한 심사자 선생님들의 공통된 인식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의 논문상 수상자에게는 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12월 11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불교평론 세미나실에서 실시된다. 02)739-5781

법보신문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021호 [2009년 10월 26일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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