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전(佛典)의 범위

불전이란 넓은 의미로 세계의 불교 전통에서 전승해 내려오는 전적(典籍)이라 할 수 있다. 좁은 의미로 생각한다면, 전통적으로 불전을 의미하던 경율론 삼장(三藏)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 다루는 불전의 범위는 넓은 의미이면서 고전어(팔리어·산스크리트어·티베트어·한문)로 전해져 내려오는 전적 가운데 전산화된 것을 중심으로 한정하고자 한다.

현재 살아 있는 세계의 불교 전통을 크게 나누어 보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남방 상좌불교(팔리어 불전), 티베트 불교(티베트어 불전),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전해져 오는 북방불교(한문 불전)가 있다. 그리고 단편적이지만 인도에서 전승되어 중앙아시아와 티베트 등지에서 발견된 산스크리트어로 남아 있는 불전은 중국어와 티베트어로 번역된 원전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불전을 언어에 따라 구분해 보자. 먼저 스리랑카·태국·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BC 3세기 이래 2200여년 역사를 지닌 남방 상좌부의 성전어인 팔리어로 불전을 전승해오고 있다. 티베트 불교는 8세기 이후 인도의 산스크리트 원전과 일부 중국 문헌이 번역된 티베트 대장경이 있다. 중국·한국·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지역은 산스크리트어 등으로 전해진 원전을 한역한 불전과 중국인·한국인·일본인에 의해 한문으로 저작된 불전(각 종파나 학파를 중심으로 한 불전)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설일체유부 등의 부파불교의 불전 및 대승경전과 논서가 산스크리트 원전으로 일부 전해지고 있다.

이제 구체적으로 어떠한 불전이 전해지며 그 구성은 어떠한지 살펴보고, 현재 어느 정도 전산화되어 있는가를 살펴본다.1) 그리고 단순 입력을 중심으로 한 불전 전산화 개념과는 다른 연구 분석된 불전 전산화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2. 남전 팔리불전의 전산화 현황

1) 팔리 불전의 개관
팔리어로 전승되어 내려온 상좌부의 불전은 스리랑카·태국·미얀마·인도 그리고 영국의 팔리 성전협회(Pali Text Society)에서 편집한 삼장(三藏) 및 그 주석서 등이 있다. 먼저 팔리어로 되어 있는 삼장 및 주석문헌에 대해 개관해 본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팔리어 삼장은 경장(Sutta Pit.aka)·율장(Vinaya Pit.aka)·논장(Abhidhamma Pit.aka)으로 구성된다.2) 이 가운데 경장은 다음의 5부(Nika?a)로 되어 있다.

  1. 장부(長部, Dl?ha Nika?a) : 세 그룹(vagga)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34경이 있다.
  2. 중부(中部, Majjhima Nika?a) : 50경전씩 세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고, 152경이 있다.
  3. 상응부(相應部, Samyutta Nika?a) : 다섯 그룹(vagga)으로 나뉘어져 있고, PTS 판에 의하면 2889경이 있다.
  4. 증지부(增支部, Anguttara Nika?a) : 전통적으로 10그룹(Nipata)으로 나뉘어져 있고, 현재의 PTS 판에 의하면 2344경이 있다.
  5. 소부(小部, Khuddaka Nika?a) : 소부에는 각각 다른 시대에 성립된 다양한 경전들과 논서의 형태를 띤 경전들이 포함되어 있다.

스리랑카 상좌부 불교의 전통에 따르면 소부는 15경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이 경들은 다음과 같다.

  1. 《소송경(小頌經, Khuddakapa?.ha)》
  2. 《법구경(法句經, Dhammapada)》
  3. 《감흥어(感興語, 無問自說經, Uda?a)》
  4. 《여시어경(如是語經, Itivuttaka)》
  5. 《경집(經集, Suttanipa?a)》
  6. 《천궁사(天宮事, Vima?a-vatthu)》
  7. 《아귀사(餓鬼事, Peta-vatthu)》
  8. 《장로게(長老偈, Theraga?ha?》
  9. 《장로니게(長老尼偈, Theriga?ha?》
  10. 《본생담(本生譚, Ja?aka)》
  11. 《대의석(大義釋, Maha?iddesa)》
  12. 《소의석(小義釋, Culaniddesa)》
  13. 《무애해도(無碍解道, Pat.isam.bhid-magga)》
  14. 《비유(譬喩, Apada?a)》
  15. 《불종성(佛種姓, Buddhavamsa)》
  16. 《소행장(所行藏, Cariya?it.aka)》

상좌부 불교권 내부에도 소부에 포함되는 경의 종류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데 미얀마의 경우3)에는 위의 15가지 경전에 《도론(導論, Netti-pakarana)》 《장석(藏釋, Pet.akopadesa)》 《밀린다왕문경(Milinda-Pan?a)》을 추가했다.

율장은 다음의 3 부분으로 나뉜다.

  1. 《경분별(經分別, Suttavibhanga)》(PTS, Vin III, IV) : 비구와 비구니가 지켜야 할 율 조목에 새한 해설 부분으로 바라이법(波羅夷法, Pa?a?ika), 바일제법(波逸提法, Pa?ittiya)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 《건도부(ㅦ度部, Khandhaka)》(PTS, Vin I, II) : 건도부에서는 승단의 운영에 필요한 규범들이 제시되어 있으며, 《대품(大品, Maha?agga)》 《소품(小品, Cu?.avagga)》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품》은 불교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석가모니 붓다의 깨달음이라는 사건에서 시작해서 코삼비의 사건에 이르기까지 승단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다. 《소품》에는 상좌부가 탄생한 사건인 2차 결집 이야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3. 《부수(附隨, Pariva?a)》(PTS, Vin V) : 율장의 부록편으로 《경분별》과 《건도부》 전제로 하고 있으나 문답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논장은 《법집론(法集論, Dhammasanganl?》 《분별론(分別論, Vibhanga)》 《논사(論事, Katha?atthu)》 《인시설론(人施設論, Puggala-pan???ti)》 《계론(界論, Dhatu?atha?》 《쌍론(雙論, Yamaka)》 《발취론(發趣論, Pat.t.ha?a)》 등 7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팔리어 삼장에는 다음과 같은 주석문헌이 있다.
경장의 주석서에는 4부에 대한 주석서와 소부의 주석서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4부의 주석서는 전통적으로 붓다고사(Buddhaghosa)의 주석으로 알려져 있다.
《수망갈라위라시니(Sumangalavilasinl?》는 장부(長部)의, 《파팡차수다니(Papan?asu?anl?》는 중부(中部)의, 《사라타파카시니(Sa?atthappaka?inl?》는 상응부(相應部)의, 《마노라타푸라니(Manorathapu?an.l?》는 증지부(增支部)의 주석서이다.

소부의 주석서는 구성이 조금 복잡하며 전통적으로 붓다고사의 주석이라고 하는 다음의 주석서도 학술적으로 저작자가 누구인가를 밝히는데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소송(小誦, Khuddakapa?.ha)》의 주석서는 《파라마타조티카(Paramatthajotika?》, 《법구경(法句經, Dhammapada)》의 주석서는 《담마파다마타카타(Dhammapadat.t.hakatha)》, 《경집(經集, Suttanipa?a)》의 주석서는 《파라마타조티카(Paramatthajotika?》, 《본생담(本生譚, Ja?aka)》의 주석서는 《자타카아타카타(Ja?akat.t.hakatha?》이다.

위에 열거한 주석서 외에도 여러 주석가들에 의해 이루어진 많은 주석서들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담마팔라(Dhammapala)는 《감흥게》 《여시어》 《천궁사》 《아귀사》 《장로게》 《장로니게》 《소행장》 등 7경들의 주석서인 《파라마타디파니(Paramatthadl?anl?》를 저술했다.

우파세나(Upasena)는 《의석(義釋, Niddesa)》의 주석서인 《삿담마파조티카(Saddhammapajjotika?》의 저자이고, 마하나마(Maha?a?a)는 《무애해도(無碍解道, Pat.isambhida-magga)》의 주석서인 《삿담마파카시니(Saddhammappaka?inl?》의 저자이고, 붓다닷타(Buddhadatta)는 《불종성(佛種姓, Buddhavamsa)》의 주석서인 《마두라타위라시니(Madhurattha-vila?inl?》의 저자이다. 저자가 알려지지 않은 《위숫다자나위라시니(Visuddhajanavila?inl?》는 《비유(譬喩, Apada?a)》의 주석서이다.

율장의 주석서에는 다음의 2가지가 있다. 붓다고사의 저술로 알려져있다. 《사만타파사디카(Samantapa?a?ika?》는 앞서 제시한 율장 4부에 대한 주석서이고, 《칸카위타라니(Kankha?itaran.l?》는 《계본(戒本, Pa?imokkha)》의 주석서이다

논장에 대해서 붓다고사는 다음과 같은 주석서를 저술하였다. 《아타살라니(Atthasalinl?》는 《법집론》의 주석서이다. 《상모하위노다니(Sam-mohavinodanl?》는 《분별론》의 주석서이다. 《팡차카라나아타카타(Pan?cappakaranat.t.hakatha?》는 《논사》 《인시설론》 《계론》 《쌍론》 《발취론》의 다섯 권의 논서에 대한 주석서이다.

삼장 주석서 이외에 대표적인 주석문헌이자 교리 및 수행에 대한 종합적인 안내서의 성격을 띠고 있는 붓다고사의 《청정도론(淸淨道論, Visuddhimagga)》이 있다.
이외에 각종 강요서와 주석문헌에 대한 복주(復註)문헌들이 있으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상에 소개한 팔리어로 불전은 본래 고유문자가 없으며, 각 지역의 언어로 기록되어 전해져 오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싱하리 문자, 태국에서는 태국 문자, 미얀마에서는 미얀마 문자, 캄보디아에서는 크메르 문자로 전해져 왔으며, 19세기까지 패엽 등에 기록되어 오다가 20세기에 들어서 종이에 인쇄된 판본에 유포되었다. 다음은 각 나라의 대표적인 판본과 전산화 상황을 알아본다.

2) 스리랑카 SHB판과 불탄기념(Buddhajayanti)판
스리랑카에서 편집된 대표적인 판본으로는 이른바 Simon Hewavi-tarne(1875∼1913) Bequest(SHB)시리즈판(1917∼1957)과 1954년에서 1956년에 걸친 불기 2500년 기념사업으로 정부의 후원으로 편집된 붓다자얀티판이 있다.

현재 전산화된 판본은 붓다자얀티판(Sri Lanka Buddha Jayanti Tripitaka Series published under the patronage of the Sri Lanka Government)으로 스리랑카 삼장 프로젝트(Sri Lanka Tripitaka Project)라는 사업으로 1991년 전산화 작업이 시작되어 1994년에 전산화가 완결되었다.(http://jbe.la.psu.

edu/palicanon.html 참조) 내용을 보면 팔리 삼장과 그 외의 팔리 문헌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다. 그 외의 팔리 문헌에는 《도론(導論)》 《장론(藏論)》 《밀린다왕문경》의 세 가지 문헌과 《청정도론》 및 역사서·문법서·사전·시·수사론에 대한 문헌들이 전산화되어 있고 ftp://scorpio. gold.ac.uk/jbe/Pali/에서 맥킨토시와 PC파일이 다운로드 가능하다.

3) 태국 왕실판
태국에서 전해지는 이른바 태국 왕실판(Thai Royal Edition)은 1918년에서 1967년에 이르기까지 팔리 삼장과 주석서가 출판되었으며, 전산화는 BUDSIR (BUDdhist Scriptures Information Retrieval)이라는 프로젝트로 마히돌 대학에서 담당하였다.

1988년 팔리 삼장이 전체 입력 완료되었고, 3년 후인 1991에는 70권에 달하는 주석서가 입력되었다. 그 후 1994년에 DOS판이 1996년에 Win-dows 95판이 ‘BUDSIR for Wiondows’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1997년에는 태국어 번역(Budsir for Thai Translation)이 전산화되어 소개되었다. 태국어 번역판에는 새로운 검색엔진 ‘BUDSIR/TT for Windows’가 탑재되었고, 태국 문자와 로마자는 물론 데바나가리·싱할리즈·미얀마 문자·크메르 문자도 제공되었다. 그리고 팔리―태국어 사전도 제공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http://www.mahidol.ac.th/budsir/budsir-main.html을 참고하기 바란다.

1996년에 출시된 ‘BUDSIR IV for Windows’에는 115권, 50,189쪽에 달하는 팔리 문헌이 수록되어 있다. 구성 내용은 팔리 삼장 45권과 삼장 주석서 및 주요 팔리 문헌 70권으로 되어 있다.

4) 인도 나란다판
신나란다판(Nava-Nalanda-Mahavihara-Granthamala edition)으로 알려진 나란다판은 1961년에서 1975년에 이르기까지 인도 문자인 데와나가리로 되어 있으나 내용은 독자적인 편집이 아니라 미얀마의 6차 결집본에 의존하고 있는 판본이다. 필자가 아는 범위에서 이 판본의 전산화된 자료는 없다.

5) 미얀마 6차 결집판
다른 상좌불교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미얀마에서는 1954년에서 1956년까지 부처님 탄생 2500년을 기념하는 붓다자얀티 기념사업의 하나로 팔리 불전의 제 6차 결집행사를 치렀다. 이 6차 결집행사의 결실로 출판된 것이 바로 미얀마 6 차 결집판(Chatta Sangayana Edition)이다.

6차 결집판은 1957년에서 1968년까지 출판되었으며, 삼장과 그 주석서는 물론 복주(復註, Tika)와 복주에 대한 주석서(Anu-Tika, Madhu-Tika)에 이르기까지 팔리 주석문헌군을 총망라해서 출판하였다. 이외에도 문법서·니티(Niti) 문헌·레디 사야도 저작·6차 결집시의 자료 등 팔리 불교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많이 제공되고 있다.

미얀마의 6차 결집판을 전산화한 것은 인도의 고엔카가 지도하는 위빠사나 연구소(Vipassana Research Institute)이다. 현재 제3판에서는 216권에 이르는 팔리 문헌이 수록되어 있으며, 무상의 법보시로 제공하고 있다. 물론 http://www.tipitaka.org를 통해서 온라인상에서 열람할 수 있다. 현재 데와나가리·로마자·미얀마 문자·태국 문자·스리랑카 문자·캄보디아 문자·몽골 문자 등 7개 문자로 열람이 가능하며 검색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6) 팔리성전협회(Pali Text Society)
주지하는 바와 같이 1881년 리스 데이빗에 의해 영국에서 창립된 팔리성전협회는 서구를 중심으로 팔리 문헌 연구의 기본 텍스트를 제공해 오고 있다. 팔리 삼장과 그 영역, 그리고 주석서, 사전의 출판을 통해 팔리 불전 연구에 많은 공헌을 해왔다. 팔리성전협회의 출판물과 사업에 대해서는 팔리성전협회의 홈페이지(http://www.palitext.demon.co.uk)에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 팔리성전협회의 삼장이 전산화된 것은 1984년부터 시작하여 1995년에 마무리한 태국의 담마카야(Dhammakaya) 재단에 의해서이다. 담마카야 재단에서는 팔리 삼장만을 공개하였으며, 입력은 마치었지만 출시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주석서는 학자들의 협력을 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dhammakaya.or.th/ activities/academic.html을 참조하기 바란다.

7) 이외의 팔리 불전 관계 전산화 관련 사이트
이상 여러 상좌불교국에서 진행해온 팔리 불전의 전산화 실태를 살펴보았다. 태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전산화는 고전어로 되어 있는 팔리 불전만을 전산화했고, 태국도 자국어 번역만을 전산화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스리랑카의 한 사이트(http://www.metta.lk/tipitaka/ index.html)에서는 팔리 삼장에 대한 스리랑카어 번역과 일부 영어 번역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http://www.accesstoinsight.org/에서는 팔리 불전의 일부에 대한 영역과 그 외 남방 상좌불교의 교리, 수행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3. 산스크리트 불전 전산화의 현황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되어 전해 오는 불전은 원시경전·대승경전·아비달마 논서, 대승의 중관 및 유식관계 논서, 후기 대승불교의 논서, 인도 불교논리학 논서, 밀교의 불전 등을 들 수 있다.4) 하지만 이러한 범어 불전이 체계적으로 전산화되어 공개된 자료는 그리 많지 않다.

오리엔트 네트(http://plaza14.mbn.or.jp/~orient/buddhism.html)에 소개된 범어 불전 전산화 관계 사이트도 Buddhist Manuscripts and Inscriptions Projects(Berkeley)·Dharmakirti E-text·Abhisamayalamkara(Christian Coseru)·Heart Sutra Home Page 등 몇 곳밖에 없다.

이 가운데 버클리 대학을 중심으로 ‘범어 불전 입력 프로젝트(Sanskrit Buddhist Text Input Project)’가 진행중이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이종철 박사가 입력한 상당수의 산스크리트 불전이 공개될 예정이라 한다. 위 프로젝트에서 제공할 범어 자료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열거되어 있다.

  • 《현관장엄론반야바라밀소(Abhisamayalamkar’aloka Prajnaparami-tavyakhya)》 : The Work of Haribhadra(Edited by Unrai Wogihara, 1932)
  • 《대보적경 가섭품(The Kacyapaparivarta)》 : A Mahayana-sutra of the Ratnakuta Class(Edited in the Original Sanskrit in Tibetan and in Chinese by Baron A. von Stael-Holstein)
  • 《중변분별론소(Madhyantavibhagatika)》 : Sthiramati, (Edited by Susumu Yamaguchi, 1934)
  • 《보만유(寶壬喩, Ratnamalavadana)》 : A Garland of Precious Gems or A Collection of Edifying Tales-Told in a Metrical Form, Belonging to the Mahayana (Edited by Kanga Takahata, 1954)
  • 《법화경(Saddharmapundarika-Sutram)》 : Romanized and Revised Text of the Bibliotheca Buddhica Publication by Consulting a Skt. MS. & Tibetan and Chinese translations(Edited by Unrai Wogihara and C. Tsuchida, 1934)
  • 《2천5백송반야 : 善勇猛般若(Suvikrantavikrami-Pariprccha Prajnapara-mita-Sutra)》(Edited with an Introductory Essay by Ryusho Hikata, 1958)

현재 이종철 교수가 1992년 이후 진행하고 있는 ‘새로운 범어 사전을 위한 범어 데이터 베이스 구축 프로젝트(The Constrution of Sanskrit Database for a new Sanskrit Dictionary)’을 통해 인도불교의 경론(구사론·중관·유식·후기 대승불교 논서·불교논리학·대승경전) 및 인도 고전문법학 파니니문법의 고전, 정통 인도철학의 주요 산스크리트 문헌, 유식불교관계의 티베트어역본 일부를 입력하였다.

현재 진행중인 전산화 작업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미얀마의 6차 결집 팔리경전을 제작 배포(CSCD 3)했던, 인도의 위파사나 연구소(Vipassana Research Institute/http://www.tipitaka.org/)의 작업이다. 현재 제작하고 있는 팔리불전 CD의 새 버전인 CSCD 4에 팔리 불전은 물론 다음과 같은 산스크리트 불전도 포함시킨다고 한다.5)

4. 티베트 불전 전산화의 현황

티베트 불전 보존 또는 전산화를 추진하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들로는 아시아 고전 입력 프로젝트(Asian Classics Input Project/Princeton Univ.)·예세데 프로젝트(Yeshe De Project) 등이 있다. (http://plaza14.mbn.or.jp/ ~orient/buddhism. html)

가장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전산화를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아시아 고전 입력 프로젝트(ACIP; http://acip.princeton.edu/)이다. 티베트 대장경의 경부와 논부(Kangyur and Tengyur; 산스크리트 경전과 논서에 대한 티베트어 번역), 티베트 주석부(Sungbum ; Kangyur와 Tengyur에 대한 티베트어 주석), 산스크리트 학습에 필요한 자료들이 ACIP IV CD-ROM으로 공개되어 있다.

ACIP는 1977년에 시작되어 1988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었다. 1993년에 25,000쪽 분량의 티베트 불전이 CD로 제작되어 배포되었으며, 1999년에 ACIP Release IV, A Thousand Books of Wisdom CD-ROM으로 배포되었다. 텍스트는 로마자와 티베트 문자의 텍스트 파일로 되어 있고 티베트판을 보기 위한 도구와 검색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자료는 http://www.asianclassics.org에서 다운받을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티베트역 경전 모음 : The Kangyur Collection (16Mb)
    율장(Vinaya)
    8천송 반야경(Perfection of Wisdom in 8,000 Verses),
    2만송 반야경의 처음 2권(the first two books of the Perfection of Wisdom in 20,000 Verses.)
    금강경(The Diamond-Cutter Sutra)
    반야심경(The Heart Sutra)
    부자상봉경(The Meeting of the Father and Son : Arya Pitaputrasama-gamana nama maha?a?a su?ra)
    보요경(The Sutra of Cosmic Play : Lalitavistara)
    해심밀경(The Intent of the Sutras : Samdhinirmochana)
    법화경(The White Lotus Sutra)
    금강정경(The Thusness of All Who Have Gone That Way : Sarvatata-gata Tattvasamgraha)
    능가경(The Journey to Langka)
    유마경(The Sutra of Vimalakirti) 이외
  2. 티베트역 논서 모음 : The Tengyur Collection (62Mb)
    중관/Middle-Way philosophy(Madhyamika), over 150 separate treatises in 10,000 pages.
    유식/Some 2,700 pages from the “Mind-Only” school(Chitta Matra).
    반야/Over 4,000 pages from the section on the Perfection of Wisdom (Prajna Paramita).
    논리학/Over 9,000 pages on the subject of Pramana.
    율에 대한 주석/Over 3,500 pages on Vinaya.
    아비달마구사론(Abhidharmakosha, by Vasubandhu)
  3. 티베트어 주석 모음 : The Sungbum Collection (78Mb)
    티베트 승려들의 주석서 및 강요서(Grub-mtha, Drang-nges)
  4. 사전 자료 : Reference Materials (56Mb)
  5. 영상자료 : The ACIP Graphics Collection (20Mb)
  6. 범어 학습 도구 등 : Sanskrit Study Tools, The AsiaView Program, Shareware Programs

5. 한문 불전 전산화의 현황

고전 중국어로 전승되어 오는 방대한 한문 불전은 10세기 이후 대장경(大藏經)이라는 형태로 전해져 오고 있다. 대장경의 성립 문제는 본고에서 다룰 범위가 아니므로 현재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대장경과 전산화된 한문 불전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대정신수대장경 전산화
현재 세계의 학계에서 한문 불전의 텍스트로 자리잡고 있는 대장경은 일본에서 다카쿠스 준지로(高楠順次郞)와 와타나베 가이우쿠(渡邊海旭)가 도감(都監)한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脩大藏經) (大正一切經刊行會, 現在 大藏出版株式會社(c), 1924∼1934年刊) 100권이다. 대정신수대장경(이하 대정장)은 기본적으로는 고려대장경(A.D. 1151)을 저본으로 해서 송(宋)본(A.D. 1239), 원(元)본(A.D. 1290), 명(明)본(A.D. 1601)과 일본의 여러 사찰에 남아 있던 고판본 그리고 돈황본의 한문 불전을 참고로 하여 편집하였다. 이독(異讀)을 주(註)로 처리하여 비교할 수 있게 하였으며, 팔리어와 산스크리트어 불전을 대조하여 고유명사나 경전명을 제시해 주어 학술적인 연구에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대정장의 몇 가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점은 구두점이 정확하지 않은 곳이 많으며, 활자본으로 오식(誤植)이 있다는 점이다.6) 대정장의 구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 아함부(阿含部) 1-2 [권1-2]
  • 본연부(本緣部) 1-2 [권3-4]
  • 반야부(般若部) 1-4 [권5-8]
  • 법화부(法華部)·화엄부(華嚴部) 상하 [권9-10]
  • 보적부(寶積部) 상하·열반부(涅槃部) [권11-12]
  • 대집부(大集部) [권13]
  • 경집부(經集部) 1-4 [권14-17]
  • 밀교부(密敎部) 1-4 [권18-21]
  • 율부(律部) 1-3 [권22-24]
  • 석경론부(釋經論部) 상하 [권25-26]
  • 비담부(毘曇部) [권26-29]
  • 중관부(中觀部)·유가부(瑜伽部) 상하 [권30-31]
  • 논집부(論集部) [권32]
  • 경소부(經疏部) 1-6 [권33-39]
  • 율소부(律疏部)·논소부(論疏部) 1-5 [권40-44]
  • 제종부(諸宗部) 1-5 [권44-48]
  • 사전부(史傳部) 1-4 [권49-52]
  • 사휘부(事彙部) 상하·외교부(外敎部) [권53-54]
  • 목록부(目錄部) [권55]
  • 속경소부(續經疏部) 1-6 [권56-61]
  • 속율소부(續律疏部) [권62]
  • 속논소부(續論疏部) 1-8 [권63-70]
  • 속제종부(續諸宗部) 1-15 [권70-84]
  • 실담부(悉曇部) [권84]
  • 고일부(古逸部)·의사부(疑似部) [권85]

이상이 텍스트 부분으로 총 3053부 11,970권, 80,634쪽의 분량이다.
위의 85권에 도상부(圖像部) 1-12 [권86-97]와 소화법보총목록(昭和法寶總目錄) 1-3 [권98-100]이 추가되어 전체 100권으로 편집되어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기본적인 편집 구조는 경율론의 삼장 순서로 되어있으나, 이전의 대장경과 다른 점은 초기경전에 해당하는 아함부·본연부가 편집 순서에서 앞부분에 배치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이는 유럽 근대불교학 연구성과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편집의 형태도 이전의 목판본과 같은 제본이 아니라 서구식으로 제본한 것은 경전이 단순히 보존의 목적이 아니라 연구의 목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한다.7) 그리고 팔리어나 산스크리트어에 해당하는 고유명사 등을 추가한 것도 대정장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대정장의 전산화는 대표적으로 두 곳에서 진행해 왔다.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 텍스트 데이터 베이스(SAT; http://www.l.u-tokyo.ac.jp/ ~sat/)와 대만의 중화전자불전협회(中華電子佛典協會, CBETA; http:// www.cbeta.org)이다.

대정신수대장경 텍스트 데이터 베이스(SAT)는 1996년에 발족되어 2005년까지 10년에 거처 대정장 1권에서 85권까지 전체 텍스트를 입력하여 일본의 JIS 코드의 텍스트 파일로 인터넷을 통해 배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의 입력 진행 상황은 http://www.l.u-tokyo. ac.jp/~sat/japan/down.html의 다운로드 사이트를 보면 알 수 있다.

중화전자불전협회(CBETA)는 1998년 2월에 설립되어 금년 2001년 4월까지 약 3년 2개월 동안의 작업기간에 대정장의 1-55권, 85권을 http:// www.cbeta.org을 통해 인터넷 상에 공개하였으며, 시험판 CD-ROM으로 배포하였다. 이 작업으로 CBETA에서는 대정장의 입력 작업을 마무리 하였고, 계속해서 속장경을 전산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정장의 일본 저술부분인 56권에서 84권까지는 대정신수대장경 텍스트 데이터 베이스(SAT)에서 입력 공개하고 있는 중이다.

공개된 자료는 기본적으로는 대만에서 사용하는 코드인 Big5 유니코드를 사용하였으며, GBK, SJIS, UTF8의 코드로도 텍스트판을 제공하고 있다. Big 5 유니코드로는 HTML Help판과 XML판(순문자, RTF)이 제공되어 간단한 형식의 문서유형 정의 DTD(Document Type Definition)에 의한 XML문서 태깅이 되어 있다. 자료전체가 XML문서로 되어 있는 것은 CBETA의 이번 자료가 본격적인 시도일 것이다. 앞으로의 한문 불전 연구와 분석에 새로운 초석을 놓은 획기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이외에 부분적인 대정장의 전산화는 몇 곳에서 시도되었다. 동경의 대장출판사(大藏出版社)에서는 1995년∼1997년 2년 동안, 석경론부 상(25권), 법화부·화엄부 상(9권), 중관부·유가부 상(30권), 반야부 4(8권)를 일본어 Windows 95판 CD-ROM으로 차례로 내놓았다. 이 CD는 대장경에서 표준 한자 코드 이외에 사용된 외자(外字)를 윈도우 시스템의 사용자 폰트 영역에 할당해 놓아, 일단 이 CD가 인스톨된 컴퓨터에서는 외자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였고, 다양한 검색 조건을 제공하고 및 복사 기능 등이 있어 편리하였으나, 외자 처리와 예산상의 문제가 있어 더 이상 입력작업이 진행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2) 고려대장경 전산화
현재 유통되고 있는 고려대장경은 동국대학 역경원에서 발행한 영인본이며, 전체 48권으로 되어 있다. 먼저 전체의 구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고려대장경은 정장부(1∼1498; 이 숫자는 영인판을 만들면서 고려대장경의 각 불전에 부여된 고유 번호이다.)와 보판(補板; 1499∼1514)으로 크게 2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정장부는 초조장경부(1∼1087)·속장경부(1088∼1263)·재조장경부(1264∼1498)로 구성되어 있다.

초조장경부는 다시 대승부(1∼646)·소승부(647∼978)·성현집(979∼1087)으로 나뉘어진다. 대승부는 대승경(1∼387)·대승경 단역(單譯 ; 388∼522)·대승율(523∼548)·대승론(549∼646)으로 나뉘어진다. 대승경은 반야부(1∼21)·보적부(22∼55)·대집부(56∼78)·화엄부(79∼104)·열반부(105∼110)·기타 경전(111∼387)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승부는 소승경(647∼800)·소승경 단역(801∼888)·소승율(889∼942)·소승론(943∼978)로 구성되어 있다. 성현집은 인도 찬술부(979∼1046)와 중국 찬술부(1047∼1087)로 나뉜다.

속장경부는 밀교부(1088∼1256)·목록부(1257)·문집부(1258∼1261)·화엄부(1262∼1263)으로 나뉘어지고, 화엄부에 속한 경전은 《40화엄》(1262)과 《신화엄경론》(1263)이 있다.

재조장경부는 속개원석교록부(1264∼1388)과 재조입장부(入藏部 ; 1389∼1498)로 나뉘며, 각각 번역자에 따라 경전이 분류되어 있다.

보판(補板)은 선어록부1(1499-종경록, 1500-남명천화상증도가사실, 1501-금강삼매경론), 화엄부1(1502-법계도기총수록), 선어록부2(1503-조당집), 목록부1(1504-대장일람집), 선어록부3(1505-선문염송집), 화엄부2(1506-수현기, 1507-십구장원통기, 1508-석화엄지귀장워원통초, 1509-화엄경삼보장원통기, 1510-석화엄교분기원통초), 예참부(1511-예념미타도량참법, 1512-자비도량참법), 화엄부3(1513-화엄경 탐현기), 목록부2(1514-보유목록)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복잡한 분류체계를 가지고 있는 고려대장경은 1993년 발족한 ‘장경도량 고려대장경연구소’에서 전산화를 하였다. 1994년 추진된 고려대장경 입력 작업은 1996년에 1차 전산 입력이 완성되었다. 이는 삼성전자의 후원으로 삼성에서 개발한 워드프로세서인 훈민정음으로 입력된 것이었다. 이후 1997년 1차 교정작업을 마치고, 2000년 2차 교정작업을 마치면서 이체자(異體字) 처리를 위한 고려워드본과 유니코드본이 2000년 12월에 동시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8)

현재, 고려대장경 2001 CD가 2001년 6월에 출시되어 유니코드만으로 모든 이체자까지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한자 자전·불전 용어 사전·고려대장경 해제가 함께 제공되고 있다.
2000년 1월부터 고려대장경 인터넷 서비스(www.sutra.re.kr)가 시작되었으나,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는 코드본이 아닌 이미지본이어서 2001 CD의 유니코드본을 웹상에서 구현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고려대장경연구소에서는 몇 년 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통합대장경(여러 가지 고전어로 된 대장경과 현대어 번역본을 함께 링크한 대장경) 사업의 기초 모델로 XML로 가공한 전산화본 《법화경》을 2001년 5월에 열린 제7차 EBTI 학술회의(서울, 동국대학교)에서 고려대장경 2001과 함께 발표하였다. 여기에 사용된 텍스트는 케른(Kern), 나지오(Najio)가 편집한 산스크리트본, 고려대장경 표점본, CBETA에서 입력한 신수대장경, 케른이 산스크리트본을 영역한 영어본, 북한 사회과학원에서 발간한 우리말 팔만대장경의 다섯 가지 텍스트와 고려대장경 영인본 이미지가 다중 링크되어 있다.

문서의 구조를 분석하는 문서 유형 정의(DTD; Document Type Definition) 가 본격적으로 계발되지 않아 실제로 《법화경》 구조 이해에는 큰 도움이 안 되지만, 여러 가지 판본을 비교하는 데는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좀더 구체적이고 세밀한 문장 구조분석을 해야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둔다.

3) 한국불교전서
1979년 제 1책이 출판되어 1996년 12 책을 끝으로 17년 동안 출판된 한국불교전서(韓國佛敎全書)는 한국불교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료집이다. 전체 구성은 신라시대편(권1∼3), 고려시대편(권4∼6), 조선시대편(권7∼10), 보유편(권11∼12)으로 되어 있다.9)

한국불교전서는 현재 1책과 4책이 전산화되어 인터넷상에 공개되어 있으며, 현재 원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불교전서는 매년 2책씩 입력하여 2006년에 전체 입력을 마칠 계획이라고 한다.
동국대학교 전자불전연구소에서는 한국불교전서의 입력 작업과 더불어 동국역경원과 함께 한글대장경을 전산화하고 있다. 2001년도에는 30권을 입력하여 인터넷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4) 교토 하나조노(花園) 대학 국제선학연구소의 선적(禪籍) 전산화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불전의 전산화가 시도되고 그 결과를 공개한 곳이 하나조노 대학의 국제선학연구소(國際禪學硏究所)였다. 1990년부터 1995년에 이르는 5년간 70종류 이상의 선적(禪籍)을 선지식(禪知識) 베이스(Zen Knowledge Base)연구 계획의 일환으로 전산화하여 공개 당시 JIS파일과 Big5 텍스트 파일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검색용 파일과 교정용 파일 등으로 구분해서 연구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공하였다.

당시 제공한 자료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뉘는데, ① 충분한 교정을 거친 것(CORRTXT), ② 일단 교정작업을 마친 것(BETATXT), ③ 교정이 불완전한 것(ALPHATXT)가 있었다.
이외에 선지식 베이스 CD 1 이후에 전산화한 선적은 http://www. iijnet. or.jp/iriz/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모든 파일은 JIS코드로 되어 있다.

5) 일본 천태종의 천태 불전 전산화
일본 천태종에서는 1980년 4월에 천태종전편찬소(天台宗典編纂所)를 설립하여, 현재 비상근의 편찬위원·편찬연구원·전자불전원 등 총 인원 100명에 이르는 연구를 운영하면서 천태종전의 출판 및 전산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일본 천태종은 이 천태종전편찬소를 통해 1997년 천태전자불전 CD1에 천태 3대부를 중심으로 한 9가지 저작을 공개하였고, 2000년 11월에 CD1의 모든 자료를 포함해서 총 81가지 천태학과 관련 있는 불전을 공개하고 있다. CD2는 중국의 천태 초기 문헌을 총망라하고 있어 천태학 연구의 기초 자료로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CBETA와 SAT 등을 통해 공개된 대정장의 자료 이외에 속장경에 포함된 많은 자료들이 공개되어 있다.

이처럼 천태전자불전 CD2에서는 중국 천태 초기 문헌(陳·隋·唐) 81서의 데이터 파일을 JIS코드로 제공하고 있다. 히데마루(秀丸) 에디터를 이용해서 자료 검색을 할 수 있는 마크로 등도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천태전자불전 CD3’를 준비중에 있으며, 초기 일본 천태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자세한 불전은 홈페이지(http://www.biwa.ne.jp/~namu007/)에 소개되어 있다.

6. 불전 전산화의 전망과 과제

이상 팔리 불전, 산스크리트 불전, 티베트 불전, 그리고 한문 불전과 그 전산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외에도 인터넷상에서 공개되어 있는 많은 불전들이 있음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이처럼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불전 전산화의 현황은 고전어 불전을 전산화하는 일에 주안점이 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여러 프로젝트들도 여전히 데이터를 입력하는 일에 상당한 노력과 경비가 소요될 것이다. 이러한 입력 작업 자체는 귀중한 가치가 있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전산화된 자료를 응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연구활동이 촉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자료가 없다는 핑계로 불전을 볼 수 없다는 말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거의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는 여러 불전들을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그리고 디지털 매체를 통해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러한 불전 전산화의 기술적인 진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전을 이해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그대로 남아 있다. 대부분의 고전어 불전들은 불교학 전문가를 위한 자료이고 일반인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자료로 남아 있다. 전문적인 불교학자가 되는 길이 불전이 전산화되었다고 순조로워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오히려 확인해야 할 자료가 더 많아져 학술적으로도 더욱 엄밀하고 정확한 연구가 요구되는 시기가 되었다.

전산화된 고전어 불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전과 같이 장시간에 거친 고전어에 대한 학습이 여전히 필요하며, 외국어에 대한 실력도 여전히 필요하다. 불교학을 위한 기초학습이 더욱더 필요해진 것이다. 차분히 앉아서 한 구절씩 내용을 음미해가며 꾸준히 원전을 읽어나가는 일은 여전히 불교학 전공자들에게 남아 있는 문제일 것이다.

불전 전산화가 불교 이해의 지평을 질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가장 시급한 일은 불교학 전문가들이 불전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이며, 이를 누구나 이용하기 쉽게 전산화하는 일이다.
태국의 경우는 태국 왕실판 팔리 불전을 입력한 후, 바로 태국어 번역도 전산화하여 공개하였다. 우리도 동국역경원에서 번역한 한글대장경을 금년부터 전산화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으며, 팔리 불전 우리말 번역을 위해 여러 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어 번역 작업은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의 불교 이해의 지평을 넓혀 줄 것이다.

한역 불전의 경우 많은 이역(異譯)들이 존재한다. 수백년을 두고 진행되어 온 한역 작업은 여러 학승들에 의해 거듭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 우리에게 많은 이역 불전이 전해져 불전 이해의 폭을 넓히고 더욱 정확하게 불전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받게 되었다.

지금 우리에게 읽혀지는 한글 번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전의 작업을 더욱 새로이 고쳐나가는 작업과 함께 새로운 번역들도 시도되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작업은 불전 이해의 폭을 넓히고 깊게 해주는 일을 할 것이다. 이미 전산화된 불전을 전문학자들은 충분히 활용하면서 자신들의 연구성과를 새롭게 일구어 나가야 할 것이며, 이러한 연구업적을 축적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많은 자료와 불교 이해의 넓은 지평이 열려 있다. 이러한 자료를 이용하여 불전에서 얻어낼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일이 우리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불전은 자신의 삶 속에서 활용될 때 비로소 가치를 발휘한다. 전산화된 불전이 아무리 많아도 자신의 삶에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면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의 불전 전산화는 단순한 텍스트 입력작업에서 더 나아가 불전을 분석하고 해석한 성과를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불교 전문가와 전산 전문가가 함께 해야 할 일이 될 것이다. 문서를 구조적으로 분석하여,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확장성 표기 언어(XML)는 이 작업에 가장 중요한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CBETA의 대정신수대장경 자료는 기본적으로 XML에 의해 가공되어 있다. 고려대장경연구소도 지금 XML을 사용하여 대장경을 가공해 나가는 계획을 세우고 일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SAT에서도 기본적으로 XML을 바탕으로 데이터 입력작업을 하고 있다. 이 작업은 자료에 대한 연구 분석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제까지 해왔던 단순히 자료를 입력하는 일과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전문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성과를 새로운 불전 전산화에 반영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질 새로운 불전은 이제까지의 불전 이해를 보듬고 미래에 더 정확하고 깊어진 불전 이해의 초석이 될 것이다.
불교에서 불전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이다. 불전에 대한 정보는 독점할 수 있는 것도, 독점할 수도 없다. 그리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불전이해의 지평을 공유해 나갈 때 더욱 가치를 발하는 것이다. 이제 새로이 우리의 이해가 담긴 불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 작업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과제라고 할 것이다.

김재성
서울대 철학과 및 동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동양철학 전공). 일본 동경대학 인문사회계 인도철학 불교학 석박사 과정 수료. 현재 고려대장경 연구소 상임연구원. 논문으로 <일본의 초기불교 및 남방 상좌부 불교연구의 역사와 현황><청정도론의 찰나정 근행정>, 역서로 <지금 이 순간 그대는 깨어 있는가-우빤디다 스님의 가르침><위빠사나 수행>등이 있다.

저작권자 © 불교평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