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모일 식구 없음을 알면서도 그래도 아버지 흉내를 내보느라 호떡을

가방에 사 넣고 지하철에 몸 싣는다

하나둘 가로등에 불빛이 들어오면

왜 눈물이 나는 건지, 본성의 눈물인지 품 안에

넣어온 아버지의 풀빵 목젖까지 젖는 밤

 

— 시집 《물까치 둥지》(현대시학, 2023)

 

최도선
 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시집 《 나비는 비에 젖지 않는다》 《겨울 기억》 《서른아홉 나연 씨》 《그 남자의 손》 등과 비평집《숨김과 관능의 미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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