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하늘에 있고 구름은 땅에 있으니

몇 사람이나 저울눈 자리를 잘못 읽었던가 속삭이는 개울물 소리

은코끼리는 손가락을 세워 무방비로 찔러댑니다 그래도 땅에 한 선객이 휴지를 줍습니다

또다시 하늘 틈새로 별들이 쏟아집니다

집집마다 달빛이 가득, 방방마다

이것이 이곳의 소식입니다 이곳엔,

손등 예쁜 사람은 손가락조차 예쁘답니다

 

— 시집 《외발아지랑이 노래》(시와세계, 2023)

 

송준영
1986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눈 속에 핀 하늘을 보았니》 《습 득》 《조실》 《물 흐르고 꽃피고》 등. 시론집 《선, 언어로 읽다》 등. 유심 작품상(학술 부문) 수상. 현재 《시와세계》 발행인 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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