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구멍을 뚫으면 피리가 되지

몇 개를 막으면 노래가 되지

 

노래에 구멍을 뚫으면 춤이 되지

자면서도 멈출 수 없는 춤

떼 지어 다녀도 늘 혼자인 춤

 

구멍이 다 막히는 날

노래도 춤도 다 막히고,

막이 내리지

 

다음 공연은 아직 미정

 

— 시집 《우리가 끝나면 주황물고기》(천년의 시작, 2022)

 

정채원
1996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나의 키로 건너는 강》 《슬픈 갈릴레오의 마을》 《일교차로 만드는 집》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수 없지만》 등. 한성유문학상 수상.

저작권자 © 불교평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