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능선에 달빛 환하고

하늘 청청하고 아득하게 맑다

 

빈산에 까마귀 울고

우지끈 솔가지 부러지는 소리

 

저쪽 세상은 코로나 블루라는데

흩어져 지내니 쓸쓸하고 허전하다는데

 

나는, 여기, 홀로 있어 행복하구나

아득해지고, 아슴아슴해지고, 깊어지는구나

 

— 시집 《나비와 은하》(도훈, 2022)

 

조창환
1973년 《현대시학》 등단. 《빈집을 지키며》 《라자로마을의 새벽》 《그때도 그랬을 거다》 《피보다 붉은 오후》 《허공으로의 도약》 등. 박인환문학상, 편운문학상, 한국시협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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