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진종, 정토종, 일련종을 중심으로

1. 일본인의 종교의식과 일본불교와의 관계

2020년 일본 문화청에서 편찬한 《종교연감》을 살펴보면 일본 종교의 대략적인 현황을 알 수 있다. 이 조사에서는 일본 종교를 크게 신도계, 불교계, 그리스도계, 제교(諸敎)로 대별하여 그 현황을 정리하고 있다. 신자 수를 살펴보면 신도계가 88,107,772명, 불교계가 84,835,110명,그리스도계가 1,907,757명, 그 외의 종교가 7,403,560명에 이른다. 여기서 신도가 종교인가에 대한 학자 간의 이견은 차지하더라도 일본인이 생각하는 대표적 종교가 신도와 불교임은 분명한 듯하다. 또한, 이들 숫자만 더하여도 일본 전체 인구수(현재 약 1억 2,500만)를 훨씬 넘는 수치이다. 후술하겠지만, 이러한 종교 사정에는 일본 특유의 종교 문화와 정서가 자리하고 있다. 이 조사 결과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은 일본인들이 신도와 불교를 ‘일본의 대표적 종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일본인에게는 종교가 없다(無宗敎), 종교가 많다(多宗敎)는 인식을, 명확히 해명해주는 것이 이 종교 조사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서 일본불교의 구체적 현황을 살펴보자. 정토진종 승려이자 연구자인 다카하시 카즈히토(髙橋一仁)는 일본불교의 현황을 편의점 숫자와 경찰관 수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는데, 흥미롭다. 즉, 2019년 일본 불교계 사원의 단체(종교법인 포함)는 76,872개에 이르고, 그에 속하는 교사(종교자)는 355,9494명에 이른다. 이 불교 단체 숫자는 일본 국내의 편의점 점포 총수(55,620개)보다도 많고, 교사의 수는 경찰관의 총수(260,000명)보다 많다고 한다. 이 비유로 일본사회 속의 일본불교 현황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이러한 일본불교는 도심 속에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또한, 일본인의 대부분이 불교식 장례식을 치르기에 일상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 외부, 특히 가까운 한국불교와 비교하더라도 일본불교는 가족을 이루고 계승도 되며, 도심 속에서 훨씬 자유롭고 풍요로워 보인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일본의 종교, 그리고 불교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먼저, NHK 방송문화연구소가 국제비교조사그룹(ISSP) 일원으로 2018년 10월부터 11월에 걸쳐 실시한 ‘종교’에 관한 조사에서, 일본 종교의 현재 현황을 과거 조사와 비교하여 정리하고 있는데 그 요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앙하고 있는 종교 비율은 변함이 없지만, 신앙심과 신불을 섬기는 빈도는 하락하였다.

둘째, 일본인의 종교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관이라 여겨온 ‘신이[天道様] 지켜준다’ ‘인지(人知)를 초월하는 힘의 존재다’ ‘자연 신이다’라 생각하는 일본인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셋째, 종교에 ‘치유’ 등의 역할을 기대하는 일본인이 감소하고 있다. 종교를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사람보다 많다.

넷째, 종교 중에는 ‘이슬람교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다른 종교에 비해 높다.

여기서 일본인들이 종교라고 인식하는 종교 비율은 불교가 압도적으로 많은 31%이다. 그 외, 신도가 3%, 기독교가 1%, 기타가 1%, 신앙 종교 없음이 62%, 무응답이 2%였다. 이러한 사실은 앞서 언급한 《종교연감》 현황과 비교하자면, 신도의 신자로 등록된 일본인은 그 수가 불교보다 다소 높으나, 이 조사에서는 일본인들이 실제로 종교라고 인식하는 것은 불교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일본인에게 종교란 불교가 대표적인 종교로 정착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되는 것은 신앙 종교가 없다고 답한 무종교 62%의 수치이다.

그렇다면, 일본인 중 무종교인은 어떤 사람일까? 이를 위해서는 ‘세계가치관조사’ 분석 자료가 참고된다. 이 조사로 일본인의 종교관을 분석한 고바야시 야스히로(小林康洋)는 일본에서 종교 유무를 생각하는 데에서 중요한 것은 나이와 결혼이라고 언급한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무종교 분포는 18~39세 68.6%, 40~59세 53.5%, 60세 이상 40.5%로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결혼과 종교의 연결은 직접적으로는 불사(佛事), 구체적으로는 부모 내지는 배우자의 죽음을 통해서 장례식이나 법회 등, 종교적인 의식을 경험하는 행위라고 고바야시는 언급한다. 기혼자와 이미 배우자를 잃은 자 사이에는 당연히 나이 차이가 있겠지만, 배우자를 떠나보내면서 불교를 선택하는 사람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로써 앞선 연령별 일본인 무종교 분포에 대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 즉, 일본인의 종교에 대한 의식은 젊은 층일수록 개인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이지만, 결혼 후 새로운 가족이 만들어짐에 따라 가족 종교로서 종교를 의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이때 불교가 일본 종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적어도 두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종교 의식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개인 종교(젊은 층) 또는 가족 종교(중 · 노년층)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고바야시는 무종교라 하더라도, 일본인은 잠재적으로 가족의 유대나 선조의 공양을 통해 종교적 감수성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다.

이상의 내용에서 일본인의 종교의식, 종교관은 일본불교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최근 일본불교 교단의 현황은 어떠할까?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그 내용을 간단히 언급한다.

 

2. 급변하는 사회 속 일본불교의 동향

1988년 NHK에서는 〈절이 사라진다(寺が消える)〉라는 특별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무대는 시마네현(島根縣) 어느 마을을 중심으로 주변의 사원 상황을 보도한 것으로, 급격한 인구 감소, 절의 문도 수 감소로 사원 경영이 어려워 폐사(廢寺)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일찍부터 이 작은 마을에서는 인구 감소로 사원 경영의 어려움이 현실화되고 있었다. 그 후,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정토종 승려인 우카이 히데노리(鵜飼秀徳)는 6년 전에 일본 사원의 존속 위기에 대해 단가의 계승, 고령화, 후계자 부족 등, 지역을 일일이 답사하여 《사원의 소멸(寺院消滅)》(2015)이라는 책을 출간하여 일본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후 우카이는 2020년 NHK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전국에는 약 7만7천 개의 절이 있으며, 지방 인구의 도시 유입이 이대로 계속되면 2040년에는 지방에 있는 약 2만7천 개의 절이 소멸하는 위기에 당착하게 됨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인구 감소 문제는 지역의 인구 감소에서 시작하여, 일본 인구 전체의 감소(2050년 1억 명 이하로 예측)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당연히 일본불교 사원도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초고령화, 저출산, 비혼의 증가로 연결되는 일본 사원의 소멸 문제는 일본불교 전 교단의 공통 문제로 인식, 이에 대한 각 교단의 연구소를 중심으로 현황 파악 및 대책을 강구하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었다.

한편, 이러한 문제와 더불어 최근 일본에서는 종교가 가지는 윤리, 실천, 사회, 공공성, 사회문제라는 여러 개념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현대 일본사회의 가치관, 생활양식, 가족 형태의 변화 등 사회구조 변화에 따라 일본 종교가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야기되었기 때문이다. 일본불교도 예외는 아니다. 장식(葬式)과 같은 주로 죽은 자를 대상으로 영위해나가는 일본불교는 불교의 사회적 실천을 묻는 살아 있는 사람들과 삶의 공유라는 측면의 중요성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단가제도로 그 화려함과 풍요로움을 잘 유지해 온 일본불교도, 전통 가족의 붕괴와 1인 가족의 증가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불교 각 종파는, 자체 현황 파악을 위해 조사를 본격화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노력하였다. 종교의 사회 실천, 사회 공헌이라는 기조를 바탕으로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개념과 방안을 학계는 물론 교단 내에서도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일본학계에서 이와 같은 상황을 반영하여 등장한 것이 ‘소셜 캐피탈(Social Capital)’이라는 개념이다. 물론 이 개념에 대해서는 미국의 연구자 퍼트넘(Robert Putnam)에 의해 확산 및 보급되었으나, 이를 일본의 대표적 불교학자인 붓쿄대학(佛敎大學)의 오타니 에이치(大谷栄一) 교수는 이를 불교에 대입하였다. 그는 이 소셜 캐피탈 개념을 ‘사람들의 협력과 행동을 활발하게 함으로써 사회의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신뢰, 규범, 네트워크와 같은 사회조직의 특징’ 또는 ‘사회적 네트워크, 또한 여기서 파생하는 상호성과 신뢰의 규범’이라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일본불교가 얼마나 지역주민과 신뢰를 구축하고 있는지, 그리고 불교라는 종교가 지역사회, 나아가 일본사회에 효율적으로 연계되어 활동이 전개되고 성과를 올리고 있는지를 사람과의 관계 중심으로 살펴보기 위해, 일본불교의 ‘소셜 캐피탈’ 개념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또한, 지역 인구 감소라는 측면에서 지역을 대상으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불교형 ‘지역포괄 케어시스템’이라는 개념도 등장하였다. 《2017년도 후생노동백서》에 따르면 ‘지역포괄 케어시스템’이란 의료, 돌봄, 돌봄 예방, 주거 및 생활 지원이 포괄적으로 제공되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이는 불교의 종교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으로, 종교의 공공성과도 직결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하에서는 일본불교의 대표적 종파를 중심으로 조사 데이터 자료를 바탕으로 일본불교 각 종파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의 대표적 불교 종파는 조동종(曹洞宗), 정토진종 본원사파(淨土眞宗本願寺派), 진종대곡파(眞宗大谷派), 정토종(淨土宗), 일련종(日蓮宗)이지만, 지면 관계상 이들 중 정토진종, 정토종, 일련종 3개의 종교를 예시로 언급하고자 한다.

 

3. 종세조사(宗勢調査)에 나타난 종파 현황

1) 정토진종 본원사

2020년 4월 현재, 정토진종 본원사파의 현황은 일본 전국 31교구, 10,129개의 사원과 31,907명의 승려로 이루어져 있다. 사원 수가 2014년 10,217개였던 것과 비하면 그 숫자는 해마다 줄고 있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https://www.hongwanji.or.jp/info/)에 공개하고 있는 본원사 조직도는 다음 페이지의 〈표〉와 같다.

이 조직도에서 주목되는 것은 사회문제 현상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하고 있는 조직들이다. 통합기획실을 중심으로 중점프로젝트 추진실과 정토진종 본원사파 종합연구소, 또 최근에 특별 부분으로 추가된 조직들을 들 수 있다. 특별조직인 ‘동일본대진재(東日本大震災) 긴급재해대책본부 사무실’ ‘후쿠시마현 부흥지원 종무사무소’ ‘아이 · 청년층 인연 만들기(子ども · 若者ご縁づくり) 추진실’은 사회문제에 즉각 반응하여 만들어진 사회 실천적 조직기구라 할 수 있다.

한편, 본원사파에서는 정기적으로 전 사원을 대상으로 ‘종세기본조사(宗勢基本調査)’라는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1959년 제1회 조사를 시행한 이래 약 5년마다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2015년의 자료가 마지막 자료조사로, 제11회 종세기본조사를 2020년 7월에 실시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부득이 실시하지 못하였다.

여기서는 나스 키미아키(那須公昭) 본원사파종합연구소 연구원, 가와마타 토시노리(川又俊則) 스즈카대학(鈴鹿大學) 교수가 소개한 종세기본조사 내용, 본원사파종합연구소에서 공개하고 있는 자료(《宗報》)를 바탕으로 본원사 교단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2009년 종세기본조사를 살펴보면 먼저, 사찰의 위치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시가지 17%, 주택지 28.4%, 농 · 산 · 어촌 54.6%라는 결과가 나왔다. 본원사파 사원의 절반 이상은 농촌 · 산촌 · 어촌마을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는 본원사파 사원이 도시 인구 유입이 활발한 과소지역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조사 대상자에게 본인이 소속한 사원이 과소지역인지, 아닌지를 물은바 과소지역이라 답한 것이 52.8%로 과반수를 차지하였다. 이하에서는 제9회(2009년)와 제10회(2015) 조사를 간략하게 소개하면서 본원사의 현황을 가늠코자 한다.

제9회 조사는 전체 10,280개 사원 대상으로, 회수율 59.1%로 6,127곳이 설문에 응했다. 먼저 주지의 급여와 관련된 항목으로, 사원을 관리하는 주직(住職)이 정기적으로 급여는 받는 경우는 60%이고, 25%는 주직의 급여가 일절 없었다. 근무하는 연령대는 60~70세 미만이 31.2%로 가장 많고, 50~60세 미만이 24.8%, 70~80세 미만이 17.8%, 40세~50세 미만이 13.8%로 대부분이 고령자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원의 연평균 수입을 살펴보면, 100~200만 엔이 25%, 300~600만 엔이 19%, 100만엔 미만이 18.2%, 1,000~2,000만 엔 11.6% 등으로, 도쿄에서는 80%가 600만 엔 이상이고, 사원 수가 많은 시가현(滋賀縣)은 300만 엔 미만에 그쳤다. 참고로, 본원사 사원의 밀도는 시가현 22.9%, 후쿠이현 21.4%, 시마네현 18.8%이고, 도쿄는 겨우 2.1%에 불과하다. 또한, 연 수입 300만 엔 미만 43.2%는 ‘전업 불가능한 사원’, 300~600만 엔은 ‘전업이 어려운 사원’, 600만 엔 이상 37.8%는 ‘전업 가능 사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본원사의 어려운 사원 운영 현황이 짐작된다.

제10회 조사는 전체 사원 10,207개 대상, 회수율 68.1%로 6,952곳의 회답을 얻었다. 연 수입과 관련해서는 9회 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사원의 수입으로 지속적인 유지와 운영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사원 호지(護持), 운영이 충분히 가능하다’가 9%, ‘그럭저럭 가능하다’가 41%, ‘어려운 상황이다’가 33%, ‘불가능하다’가 17%로, 본원사 사원 운영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보이는데 도쿄, 나가사키현은 운영에 어려움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시가현의 경우는 여전히 운영의 어려움을 나타냈다. 다음은 겸직과 관련된 부분이다. 겸직이 가장 큰 비율은 유치원 어린이집 교직원, 학교 교직원, 다른 사원의 법무, 회사원, 종문기관 직원이었다. 본원사 사원이 집중한 시가현은 90%가 겸직이라 답하였고, 겸업 없이는 사원 운영은 생각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또, 원래 겸업을 했지만 지금은 퇴직연금을 받아 사원 운영에 보태고 있는 주직과 가족 연수입을 합쳐서 사원 운영을 하는 주직도 있었다.

이 글에서는 조사 내용의 일부를 언급하였는데, 조사 결과는 본원사 교단 잡지인 《종보》에 공개하고 있으며, 조사보고서를 각 사원에 발송하고 있다. 사원을 개선하기 위해 이 조사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원 관계자에게 정보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별도의 설명회도 개최하고 있다. 이처럼 본산을 중심으로 실시한 본원사 종세조사를 통해 인구 감소, 과소지, 저출산, 초고령사회로 인한 사원 존속의 심각성을 생생하게 알 수 있다. 본원사는 이 통계자료를 교단 내외로도 발신하면서 다각도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2) 일련종

2020년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하고 있는 일련종 현황은 사원 5,137개소와 승려 7,917명이 확인된다. 일련종에서도 본원사와 마찬가지로 정기적으로 전 사원과 전 승려를 대상으로 종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원, 단신도, 교화 활동, 승려, 그 가족의 현황까지 일련종 전반에 걸친 현황 파악을 조사하고 있다. 원래 4년에 한 번 하던 것을 1996년부터는 8년에 1회로 변경하여 실시하고 있는데, 1972년에 제1회 종세조사가 실시되어 2011년 제9회 조사를 실시하였다. 2019년 조사 실시 여부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필자의 역량 부족으로 확인하지 못하였다. 이 조사 결과 역시 《종보》에 소개하면서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일련종 포교사회장(新潟県 西部 布教師会長)인 이케우라 에이코우(池浦英晃)의 2011년 종세조사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일련종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9회 종세조사에서는 그 이전 조사와는 다르게 일련종을 지탱하는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인구 감소 문제와 함께 장례 방식의 변화, 신자 수의 감소, 신앙심 저하 등 사회구조 변화는 일련종뿐만 아니라 일본불교 종교 지형 전체를 흔드는 요인이 되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 일련종 현황을 알아보자.

먼저, 단가 증감 현황 정도이다. 일련종에서 단가(檀家)와 신도(信徒)는 각각 사원이 가지는 명부대장에 신고한 신고 · 기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단가’는 사원에 묘지를 가지고 있는 등 귀속 의식이 높은 집안이나 사람으로, ‘신도’는 타 종파 단가로 되어 있어도 일련종 사원에 참배나 행사 참가, 주직에 대한 일상적 상담을 하는 집안이나 사람을 일컬을 수 있다. 단가 증감과 관련된 질문에 ‘감소하였다’고 생각하는 수치를 2004년 조사와 비교하면 22.9%에서 36.6%로 증가하였고, ‘증가하였다’는 수치는 37.6%에서 25.3%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단가의 감소 원인으로는 2004년과 2011년의 조사를 대비해서 보면 ‘이사가 원인’인 것이 53.8%에서 48.2%로 줄어들고, ‘대가 끊어져서(絶家)’가 28.4%에서 71.4%로 대폭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역시 인구 감소, 출산율 하락, 결혼율 저하 등의 인구학적 요인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외에 사원 이동, 타 종파, 타 종교로 이동한 것이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어 신도 증감의 현황을 살펴보면, 이 수치는 앞서 언급한 단가 증감 추이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2004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자면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이 24.4%에서 16.6%로 줄어들고, ‘감소했다’고 답한 비율은 21.5%에서 31.1%로 증가하였다. 이 수치를 교구별, 즉 지역별로 살펴보면, 간토(關東) 지역 북쪽인 북관동(北関東) 교구는 단가 수 증가세가 지속되는 반면, 동북(東北) 교구에서는 단가 수 증감은 팽팽하지만, 신도 수의 감소는 현저한 것으로 나왔다. 또, 단가 수, 신도 수가 함께 감소 경향을 보이는 곳은 호쿠리쿠(北陸), 긴키(近畿), 규슈(九州), 주시코쿠(中四國), 홋카이도 5교구이다. 특히, 이 5교구는 2011년도 조사에서부터 감소세가 매우 강하였다. 특히, 이러한 감소는 단가 수가 적은 소규모 사원일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후계자 유무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소규모 사원일수록 없다고 답한 비율이 현저히 높다. 1~10호의 단가 수를 보유하는 사원은 64.4%가 없다고 답하였고, 401~500호의 단가 수를 확보한 사원에서는 16.7%, 500호 이상은 25%로 답하였다. 후계자가 없는 이유로는 ‘후손이 없다’가 27%, ‘제자가 없다’가 22.1%, ‘제자, 후손이 있어도 후계의식이 불명확하다’가 12.3%, ‘아이가 있어도 후계 의지가 없다’가 10.7%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서는 ‘후계자가 없어도 대리사원에 일임한다’ ‘폐사가 되어도 어쩔 수 없다’ ‘양자를 받아들인다’ ‘종문 후계자 등록 시스템을 이용한다’라는 답변이 나왔다.

지역 커뮤니티 활동에 대해서는 ‘거의 하고 있지 않다’가 54.1%로 가장 높고, ‘조금 한다’가 27.3%, ‘적극적으로 한다’가 11.3%로 나왔다. 지역민과의 소통이 거의 단절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실시하고 있는 활동으로서는 ‘지역 살리기 운동(町 · 村おこし)’ ‘방화 · 방범 · 안전운동’ ‘청소년 교화 활동’ ‘전승 문화와 문화예술 부흥’ 등이다.

이처럼, 단신도의 감소, 후계자 부재, 그리고 지역사회 소극적 참여 등의 수치가 소규모 사원에 편중된 것을 알 수 있다. 지역 활동에 몰두하는 것은 포교에도 연결되고 후계자 육성과도 관계되며, 이로 인한 단가 수 증가는 인구 감소로 인한 사원의 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음을 이케우라는 지적하고 있다.

 

3) 정토종

정토종도 위의 교단들과 마찬가지로 1962년부터 전 지역 사원을 대상으로 종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7회에 걸쳐(1962, 1967, 1977, 1988, 1996, 2007, 2018년) 조사를 실시하고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들 조사보고서를 통해 정토종 사원 전체 현황과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정토종종합연구소가 편집한 연구성과 보고서 《과소지역 사원에 관한 연구(過疎地域における寺院に関する研究)》(2016)에서는 2008년부터 종단 내 과소지역 사원의 조사연구에 착수하여 2015년까지 실제 조사와 인터뷰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하의 내용에서는 상기 보고서 및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중외일보〉 〈문화시보〉에 보도된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정토종의 현황을 언급하고자 한다.

오타니는 〈중외일보〉(2019.10.4.)에 상기 보고서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토종의 과소지 사원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정토종 사원은 2012년 기준으로 7,032개소, 과소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있는 정토종 사원 수는 1,065개소로 전체 사원의 15.1%를 차지하고 있었다. 절반 이상이 과소지역에 있는 교구는 7교구(石見 · 北海道第一 · 秋田 · 北海道第二 · 大分 · 長崎 · 愛媛)이다. 또한, 과거 20년간 단가 수가 감소한 비율이 60%나 되었다. 과소지역은 비과소지역과 비교하여 주직이 상주하는 정주직 사원의 비율이 낮고, 다른 업무와 겸하는 겸무사원, 주직이 없는 사원인 무주사원(無住寺院)의 비율이 높았다. 과소지역 사원의 정주직 사원은 약 70%이고, 비과속지역은 80%의 수치를 보였다. 또한, 겸무사원보다 정주직 사원이 일상적인 법화와 교화 · 사회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은 물론, 단가와의 교류도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이른바, 단가 수의 감소뿐만 아니라 겸무사원, 무주사원의 증가도 정토종 사원 활동의 쇠퇴와 연결되며, 사원의 존속 문제와 직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정토종 종세조사에 나타난 종단 현황이다. 제7회 정토종 종세조사는 2017년에 7,010개 사원 대상으로 실시하여 96.9%라는 높은 회수율을 보였는데, 2018년 10월에 그 통계 결과를 정리하여 2018년판 《종보》에 조사 결과를 게재하여 공개하고 있다. 이 내용을 〈문화시보〉(2019.06.28)와 〈중외일보〉의 기사 내용을 통해 간략히 언급하겠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국적으로 단신도의 숫자가 감소세에 있으므로 사찰과 주지의 수입이 감소하는 추세다. 주지의 평균 소득은 일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평균 소득과 동등한 정도로 나타났으며, 또한 정기 법회의 상황을 보면, 20년 동안 추선법회(追善法會)나 다나경(棚経) 등 장례식과 관련된 법회가 증가하는 반면, 그 밖의 법회가 감소하여 정토종 교화의 중심이 장례식에 집중되어 있음을 지적한다.

장례 건수는 전국적으로 감소 경향이지만, 예를 들면 과소지역인 이시미(石見), 돗토리(鳥取), 이즈모(出雲)의 3개 교구는, 인접해 있어도 지역에 따라 장례 건수의 증감에 불균형이 보였다. 즉, 과소화가 장의(葬儀)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화의 기본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사원에서 멀어져 가는 젊은 세대의 현황에 대해서는, ‘사원 근처에 사는 단가로, 독립하여 거주하는 자녀 세대에게 행사를 알리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연락하지 않는다’가 35%, ‘모든 단가에 연락한다’가 21.8%, ‘일부 단가에 연락한다’가 33.1%, 그 외 10.1%로 연락을 전혀 하지 않는 비율이 가장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젊은 세대 사원과의 단절을 의미하며 사원 유지나 존속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대한 조사로, ‘과거 10년간 단신도 이외의 사람에게 지역사회, 행사, 이벤트 등에 사원을 개방한 일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다’가 39.6%, ‘없다’가 57.6%로 훨씬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정토종 역시 수도권 지역에서 증가하는 장례식 문화의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별도의 장례 의식 없이 직장(直葬)으로 하거나, 중음(中陰)의 생략 등은 사원의 존속 문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타니는 과소지 사원 문제의 심각함을 피할 수 없는 이상, 다양한 장소에 사는 다세대의 종가, 단신도 이외의 지역주민의 ‘사원과의 관계’를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4. 한국불교에 주는 메시지

이상의 내용으로, 일본불교의 인구 감소와 각종 사회문제, 그리고 일본인들의 생활 가치관 변화로 나타난 어려워진 사원 상황을 각 종파의 종세조사를 바탕으로 가늠해 보았다. 여기서 파악된 문제는 일본불교 공통의 문제로 인식될 수 있으나, 조사 결과는 종파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5대 종파인 조동종, 정토진종 본원사파, 진종대곡파, 정토종, 일련종의 과소지 사원 실태를 비교한 아이자와 슈키(相澤秀生)에 따르면, 입지 장소에 따라 조동종과 본원사파는 ‘전국 망라형’으로 나타나고 대곡파, 정토종, 일련종은 ‘지방 집약형’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한다. 따라서 과소지에 따른 사원 존속 문제는 교단별로는 상이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표적인 일본불교의 전체 현황을 종합적으로 비교가 가능한 것은, 각 종파의 종세조사 결과를 사회로 공개하고 발신하면서, 해당 교단의 문제만이 아닌 일본사회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이상의 고찰을 통해 일본불교는 불교 사원과 관련된 각종 사회문제를 파악하고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오랜 기간 조사하고 연구를 축적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종파별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종세조사는 어쩌면 교단 내부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치욕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문제들을 일일이 직시하고 결과를 해당 교단 내부 관계자는 물론, 일본불교 전체에 공유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일본불교 각 종파의 충실한 연구 축적은, 어쩌면 불교계 대학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불교에 몸담은 연구자들이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가능하였는지도 모른다. 이들은 여느 일반 연구자와 마찬가지로 일본사회 공통의 문제를 고민하고, 또한 여기에 불교라는 종교를 자연스럽게 동참시키면서 불교라는 종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수용하고 연구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불교는 어떠한가? 이 글을 쓰면서 한국불교 각 종단의 상세 현황을 알고 싶어 한국불교 종단 홈페이지와 연구기관을 검색해보았다. 필자가 서툴러서인지 쉽게 검색이 되지 않았다. 일본불교처럼 긴 시간 문제의식을 느끼고 차곡차곡 성과와 데이터를 준비해 온 흔적은 쉬이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한편, 일본불교가 가지는 앞으로의 과제도 산재한다. 사쿠라이는 일본불교의 이러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종교는 사회구조나 사회 상황의 변화에 맞추어 존재해 왔다. 사회적 조건이나 사람들의 요청에 부응하는 형태로 유연하게 대응해 온 종교조직이 더 많이 생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변화를 거부하지 않는 유연성이야말로, 다른 사회집단과 마찬가지로 서바이벌의 중심이 된다. 그러나 단순히 살아남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인구 감소 시대에 개개의 종교로서 본연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사회적 요청에도 배려하면서 어떠한 지속적 성숙의 방침과 전략을 가져야 할지, 현대 종교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의 기습처럼 사회가 급변하는 요즈음, 더 이상 종교는 전통적인 모습과 활동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그렇다면 한국불교든 일본불교든 일반 사회에 녹아드는 모습으로 이들과 함께 공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첩하게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그들과 아픔을 공유하고, 그들의 삶에 침투되어야 한다. 한국의 불교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정토종과 본원사의 지역민과의 소통으로 ‘소셜 캐피탈’ ‘지역포괄 케어시스템’이 실현되는 사례를 들고 이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정토종 ‘개호자 카페(介護者カフェ)’

정토종은 초고령화 문제에 주안을 두고 지역 행정기관과 연계하여 정토종 ‘개호자 카페(介護者カフェ)’를 만들었다. 간병에 지친 사람들을 돌보기 위한 카페로 현재 각 지역의 사원에서 시작하고 있다. 대본산 조죠사(増上寺)에서 ‘개호자 카페 시작 강좌’(2019년 3월 14일)가 개최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다. 또한, 사원 · 승려는 간호에 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므로 지역의 사회복지협의회, 지역포괄센터와 제휴하여 활동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간병에 지친 나머지 사람을 살인하는 사건도 발생하고 간병인이 이직하는 예도 많아, 이러한 문제를 지자체와 지역민과 함께 공유하고 해결하고자 열게 되었다. 개호를 받는 쪽은 국가에서 비용을 부담하고 지원을 해주지만, 간병을 하는 자, 즉 간병인은 지원 범위에 제외되었기에 사원을 비롯한 민간의 지원이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는 서두에 언급한 신뢰로 구축된 ‘소셜 캐피탈’ ‘지역포괄 케어시스템’으로 소멸하는 사원을 지역민과 함께 재생할 수 있는 좋은 시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정토진종 본원사 ‘오렌지 테라스’

‘오렌지 테라스(おれんじテラス)’는 정토진종 본원사의 치매 케어 대책 시스템으로 2017년부터 간사이 사원을 주된 무대로 치매 연수나 다과회를 개최하면서 진행하고 있다. ‘오렌지’는 일본에서는 치매를 나타내는 색으로, ‘테라스’는 개방적인 테라스와 절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이 ‘오렌지 테라스’는 치매 대책의 거점으로 사원을 활용하기 위해, 교토의 젊은 승려들이 프로젝트팀을 결성하여 만든 것으로, 전국 각지에 확산하는 추세다. 고령자와의 접점인 사원을 일종의 사회 기반으로 보고, 이러한 장점을 살려 치매에 고민하는 사람이나 전문가 등이 모여드는, 즉 ‘가케고미 절(駆け込み寺)’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 사람들은 절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데,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도 사원이 높은 관심을 받아, 사원 자체를 ‘소셜 캐피탈’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제점숙 momoko10@naver.com
일본 리쓰메이칸대학(立命館大学)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근대 일본불교 전공. 최근 논문으로는 〈근대일본불교 사회사업의 ‘慈善’에 대한 고찰-정토진종 본원사파의 사회사업을 사례로〉 〈동본원사 부산별원, 그리고 대각사-100년을 통해서 본 한국과 일본불교의 ‘공간’의 역사〉 등이 있고, 저서로 《植民地近代という経験ー植民地朝鮮と日本近代仏教》와 역서 《근대 일본의 종교 담론과 계보》 공저서 《식민지조선과 종교》 등이 있다. 현재 동서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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