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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논단] 지난 10년간 종교인구 변화 추이와 그 의미 / 윤승용
– 통계청의 2015년 종교인구 집계 결과를 중심으로-
[0호] 2017년 01월 19일 (목)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

1. 들어가는 말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19일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의 하나로 종교인구 집계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조사는 1985년 이후 매 10년마다 조사해온 것이다. 종교인구가 발표되자 여기저기에서 종교인구의 추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마 종교인구가 가지는 사회 문화적 의미 때문일 것이다.

종교 인구에 대한 종교계의 관심은 거의 절대적이다. 각 종교의 교세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뿐 아니라 국가 문화 정책의 기초 자료로, 그리고 종교 내부의 종무 정책 자료로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종교인구 추이는 사회적 변동의 중요한 지표가 될 뿐 아니라 역으로 종교인구 변화를 통해 사회의 변화도 동시에 읽어 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이번 통계청의 조사결과를 놓고 종교계는 당초 예상과는 상당히 다르다며 쉽게 수용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종교인구가 지난 10년 만에 급격하게 감소한 것, 종교지형에 지각 변동이 일어난 것, 종교현장에서 느끼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라는 것, 그리고 기존의 종교인구 조사의 결과와 너무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종교문화라는 것은 이렇게 급격하게 변화하는 문화가 아니라는 인식이다. 종교는 개인의 세계관과 그 삶의 실천체계를 담은 것으로 개인의 정체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여 짧은 시간에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종교인구가 이렇게 급변할 수 있는가라는 상식적인 의문이다. 그리고 다른 종교조사와 대비해 볼 때 이번 조사결과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년 종교인구 조사를 하고 있는 갤럽의 조사 결과나 또 다른 성균관대 한국종합사회조사 결과를 대비해 볼 때 전통별 각론(各論)에서 그리고 양적(量的)인 면에서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하여 종교계나 학계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가 다소 의외(意外)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교계는 불교인구가 너무 감소해 개신교에 1위 자리를 내준 충격과 향후 그 여파에 대해 고심하고 있고, 개신교계는 교회 현장에서는 신도가 줄고 있는데도 도리어 종교인구가 증가했다는 발표에 대해 개신교 이단 종교들이 너무 많이 증가한 탓이 아닌 가하고 의심하고 있으며, 천주교는 2014년에 교황이 방한해 상당한 선교 효과가 있었음에도 천주교인이 줄었다는 데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학계에서는 종교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한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세속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의 대세라고 하며, 세속화에 따른 탈종교화의 추세를 당연시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이번 종교인구 변화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불교 재가신도, 개신교의 ‘가나안신도’, 천주교의 냉담자의 동향과도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추론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 통계청의 조사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종교인구의 감소라는 전체적인 흐름은 이전의 다른 조사결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종교인구가 급격하게 감소(9%p)했다는 것과 그 감소분의 대부분은 불교의 종교인구(7.3%p)라는 점, 그리고 개신교 종교인구가 증가(1.5%p)한 것 등이다. 특히, 개신교의 종교인구만 증가했다는 것을 쉽게 수용하고 싶지 않는 모양이다. 그간 한국의 개신교는 타자에 대한 배타성, 성직자의 이탈, 교회의 상속 등과 같은 문제로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아직도 미심적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지난 번 조사와 표본대상이나 조사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변화의 수치만 가지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리고 종교인구의 변화 자료만으로는 종교 지형의 의미를 산출하기란 쉽지 않다.

하여 이글은 종교별 각론에서 수치상으로 큰 차이는 있지만 이번 조사와 전반적인 추세가 유사한 한국갤럽 보고서의 조사 자료에 많이 의존하였다. 이번 조사결과에 의하면, 한국 불교는 이제 과거 전통에만 의존하는 비근대적인 불교공동체를 가지고서는 현대의 합리적이고 조직중심인 세속사회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잘 반증하고 있다. 재가신도들의 이탈과 그것을 방치한 비근대적인 불교공동체의 한계가 한국 불교의 종교인구 감소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판단된다.

이 글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나타난 불교인구 감소의 문제점과 앞으로 지향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검토해 보기 위한 것이다. 먼저 통계청의 2005년 종교인구 조사에 2015년 조사를 대비해 지난 10년간의 종교인구 변화와 그 의미를 살펴보고, 종교인구가 크게 감소한 불교계 위기에 대한 원인과 의미를 분석해 보려고 한다. 그런 다음 위기를 맞고 있는 불교계에 대한 전망과 대안을 소략하나마 제시하고자 하였다.

2. 생존 위기와 종교적 안식처- 주변의 이탈과 중심의 결집-

이번의 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종교지형이 형성되고 있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무종교인이 전체 56.1%로 종교인구보다 13%p나 많고, 개신교가 불교를 추월하여 1위의 종교가 되었다. 종교인구는 2,155만 4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43.9%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인 2005년의 52.9%에 비해 무려 9%p 약 300만 명이 감소한 것이다. 그 감소분은 불교의 종교인구 감소분과 대체로 일치한다. 종교별로 보면, 개신교가 가장 많은 967만6천 명(19.7%)으로 10년 전에 비해 1.5%p 125만 명이 증가하였으며, 불교는 761만9천 명(15.5%)으로 10년 전보다 7.3%p 296만9천 명이 감소하였고, 천주교는 389만 명(7.9%)으로 10년 전보다 2.9%p 112만 5천명이 감소하였다.

이번 조사의 결과가 다른 종교 조사에 비해 양적인 측면과 전통별 각론에서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종교인구의 전반적인 추세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최근의 여러 종교조사를 보면, 종교의 전통적인 역할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종교의 사회활동에 대한 기대 수준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가 현저히 나타난다.

또 개인주의적 성향의 증가로 종교집단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경향도 분명히 드러난다. 그에 더하여 기성 제도종교에 대한 우리사회 부정적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 모두가 우리사회의 탈종교 현상의 요인들이다. 서구의 세속화 이론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탈종교현상은 세속화에 따른 거대한 종교문화적인 흐름으로 출현하며, 초월성이 강하고 ‘성’과 ‘속’의 경계가 분명한 기독교를 주요 대상으로 하여 일어난다.

그런데 이번 조사의 결과는, 종교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가운데 개신교만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서구의 세속화 이론만으로는 온전히 설명할 수 없을 듯하다. 오히려 암울한 한국적인 사회상황이 이러한 새로운 종교지형의 형성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한다.

필자가 보기에 지난 10년간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었던 신자유주의와 저성장 기조, 그리고 탈근대의 문화조류 등 한국의 사회적 상황이 종교인구 증감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 사조(思潮)들은 모두 우리사회를 안정시키기보다는, 개인의 생존을 위협하고, 사회 불안을 야기하며, 삶의 공동체를 해체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였다.

먼저 우리사회에서 절대적 가치로 기능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는, 양극화현상을 심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경쟁원리를 기본가치로 삼아 성과주의를 강조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해체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개인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종교적 보호막을 쌓아 안식처를 만드는 데 골몰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탈근대적인 문화조류는 우리사회에서 새로운 삶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에 기여했다기보다는 기존의 가치와 조직을 해체시키는 역할을 주로 수행해 왔다.

이는 종교적 측면에서는 제도종교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경향과 세속과의 융합 현상, 그리고 영성을 강조하는 종교형태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지금 박정희 시대의 성장 패러다임을 마감하고 한정된 지원을 서로 나누며 살아가야 하는 저성장시대를 맞고 있다. 성장시대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에 의해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삶이 자신의 개인적 능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성장사회가 부여한 사회적 혜택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엄습할 수밖에 없다. 그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너도나도 자신만의 피난처를 찾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해방 이후 양적 성장에만 길들여 왔던 종교에도 적용될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인은 상황 속에서 자신의 삶을 정의하기도 쉽지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고난만 극복하면 향후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헬조선이다. 그렇다고 기성 종교에 자신의 불안 해소와 미래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일부에서는 기성 종교를 ‘개독교’나 ‘비구독재’로 비하하고, 심지어는 그 운영방식을 비꼬아 ‘영혼주식회사’라고 질타하고 있지 않는가.

이에 일부 신앙인들은 자신을 보호하고자 스스로 종교적 대안을 찾아 나섰고,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영성과 근본주의’였다. 전자는 제도종교를 해체하는 기능을 하였고 후자는 제도종교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개인적 피난처를 찾아 스스로 해결해 보겠다고 나선 개인에게는 탈근대의 영성이, 집단적 피난처를 찾고 있던 개인에게는 이성적 근대성에 저항하는 비합리적인 근대성을 가진 근본주의가 선택되었다.

이후 영성은 명상이나 수련을 강조하는 불교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제도종교와 관련된 종교인구의 감소시키는 핵폭탄이 되었고, 근본주의 신앙은 개신교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제도종교를 더욱 강화시켜 신앙집단을 통한 피난처가 되었다,

여기에 더하여 2000년 초에 위기를 맞은 한국 종교의 내부 분열도 큰 영향을 주었다. 해방 이후 종교는 양적 성장과 더불어 민주화 운동에도 공헌한 바가 크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 종교는 역으로 시민사회로부터 비민주적 적폐에 대한 개혁을 요구받게 된다. 당시 권위주의적인 종교권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종교가 집단적 이기주의에 함몰하여 사회적 공공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2000년대 초부터 종교 내부의 개혁을 놓고 종교의 구성원들이 분열되기 시작하였다. 종교 내부의 동력을 가지고 위기를 극복해보자는 핵심성원과 외부의 요구에 민감하게 작용한 주변성원으로 양극화된 것이다. 이때 핵심성원들은 자기 조직을 지키고자 자기 신앙과 교리에 더 집착하는 근본주의를 강화하였고, 주변성원들은 종교 조직에서 떨어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명상과 수련과 같은 영성종교에 탐닉하게 되었다.

전자가 종교공동체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개신교의 대형교회 사례라면, 후자는 불교공동체에 자기 위치가 없는 재가신도들의 사례다. 따라서 개신교는 근본주의 신앙을 가진 대형교회 중심으로 종교인구의 이탈을 방지한 반면, 불교는 영성종교에 탐닉한 주변신도들이 제도종교를 이탈해 종교인구가 크게 감소했다. 그 결과 한국사회에 새로운 종교지형이 등장한 것이다.

3. 나가는 말

이번 조사에서 불교인구의 급속한 감소와 개신교인의 증가 현상을 보면, 종교인구 감소시대에는 산토끼를 찾아 나설 것이 아니라 집토끼를 잘 관리하는 전략이 더 주효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불교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가 분명해진다. 재가불자의 조직에서의 이탈과 그것을 방치한 비근대적인 불교조직에 그 원인이 있다. 무엇보다도 재가신도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종교인구의 주축을 이루는 재가신도가 주인의식이 없으면 불교의 종교인구 감소는 물론이고, 결코 불교가 현대의 생활종교도, 시민종교도 되기 어렵다. 모든 구성원이 권리와 책임을 분명히 가지는 근대조직으로 정착하지 않고는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불교는 승려중심의 사회문화적 종교이자 세속과의 경계(境界)의식이 별로 없는 공동체 종교이다. 그 만큼 신앙의 정체성이나 조직이 불분명하다. 하여 외부의 환경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앞서 보았듯이 사회적 불안이나 암울한 미래에 대해 개인의 피난처와 삶의 편익을 제공하는 데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작금의 불교는 전통적인 종교 기능에만 치중하고 현대 대중문화로서의 종교 기능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또 신앙대중의 실존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종교적 피난처를 제공하는 데도 전통적인 방법만을 고집한다. 스스로 깨쳐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이런 방법은 승가를 포함한 엘리트 불교인에게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나 불교 주변에서 서성이는 수많은 신앙 대중들에게는 거의 설득력이 없다. 엘리트 불교인에게 스스로 깨치는 선(禪)수행이나 교학이 필요할지 모르나 생존에 시달리는 신앙 대중에게는 자신의 소망을 서원하는 정토(淨土)신앙이 보다 더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작금의 불교공동체는 전통의 이름으로 승려들의 수행성과인 법랍(法臘) 만으로 조직의 위계질서가 결정된다. 여기에는 출가만 있을 뿐 재가들이 공동체 내에 위치할 자리는 없다. 불교공동체에서 재가들은 이미 단순한 고객집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여 이제 불교공동체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수도, 가질 이유가 없다. 전통의 계승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불교는 현대사회의 종교 흐름을 애써 외면해 오고 있다.

불교가 출가와 재가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며,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않는 한 근대적 불교공동체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현대사회에 맞는 대중문화로서의 종교적 역할을 보강하지 않는 한 그리고 불교공동체의 비근대성을 극복하지 않는 한 불교의 종교인구 감소는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지금이라도 승려를 포함한 4부 대중 모두가 불교공동체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시급히 찾아 나서야 할 때이다. 

 

윤승용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철학박사). 문예진흥원 전문위원,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이사, 서울대, 한양대, 한신대 감신대 등 강사 역임. 현재 한국 종교학회 이사, 신종교학회 이사, 서울대 인문학연구소 객원연구원. 논문으로 〈최근 20년간 한국종교문화변동〉 〈종교통계로 본 한국불교〉 〈한국종교의 사회세력화 형태와 전망〉 등이 있고, 저서 및 편저로는 《한국종교의 의식과 예절》 《한국종교문화사 강의》 《한국종교와 종교학》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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