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평론 11월 17일 열린논단

전영숙 박사
연세대 중국연구원

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공동주관하는 열린논단 11월 모임에 선생님을 초대합니다. 이번 달 주제는 ‘대만불교에서 배워야 할 것들’ 이며 발제는 전영숙 박사(연세대 중국연구원)입니다.

한국불교의 발전모델을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은 대만불교를 꼽습니다. 대만불교는 불광산사와 자제공덕회와 같은 불교단체들의 성공신화에서 보듯이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유감없이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렇다면 대만불교는 어떻게 짧은 기간 안에 아시아 이웃나라들로부터 부러움을 살 정도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발제를 맡은 전영숙 선생은 연세대에서 공부하고 대만사범대학에서 가르치다 귀국한 분입니다. 선생은 이번 발제에서 오래 동안 현장에서 보고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만불교의 성장과정과 그 동력이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줄지에 대해 좋은 의견을 주실 것입니다.

나라 안팎이 온통 뒤숭숭한 시기이지만 열린논단은 이런 때일수록 불교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지혜를 모으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 주제: 대만 불교 발전의 숨은 성장 동력-淸末民國初 中國 居士佛敎 運動에서 배운다.

◇ 내용요약

많은 사람들이 현대 동아시아 불교의 대표적 발전 모델로 대만 불교를 꼽는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 어떻게 대만 불교는 짧은 기간 안에 아시아 이웃나라들로부터 부러움을 살 정도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이 문제에 대해서 대만 안팎에서 여러 연구가 있었다. 학자들은 대체로 대만 사회의 경제발전 및 외교사적 문제와 관련하여 설명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렇지만 시야를 조금만 넓혀 보면 우리는 대만 불교의 성장을 이끈 또 다른 숨은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은 ‘또 다른’이 아니라 ‘가장 핵심적이고 근원적인’ 성장 동력으로 작동했다 할 수 있다. 이는 바로 청말민국초 중국 대륙에서 있었던 거사불교운동이다. 대만 불교의 발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근현대 중국의 역사적 사건 및 이에 기인한 대륙 불교계 내부의 불교 개혁운동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 대만 불교를 대표하는 사찰의 지도자는 모두 대륙에서 온 사람들이거나 그들을 스승으로 한다. 이들은 직간접적으로 거사불교운동의 영향권 하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중국 거사불교 운동을 거사들과 출가자들 사이의 헤게모니 싸움으로만 보는 것은 편견이다. 기득권을 가진 출가자들이 제 몫을 해내지 못하여 불법의 등불이 꺼지려고 할 때 거사불교 운동은 엄청난 큰일을 해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볼 때 가장 큰 수혜자는 승단이었다. 또한 승단이 깨어나니 대중 불자들이 다시 돌아왔다.

엘리트 거사들과 출가자들 간의 거듭된 상호간의 도전과 응전의 과정에서 거사와 출가자들은 더 비장한 마음으로 불법을 두고 겨루게 되었고, 그래서 엄청난 상호 간의 업그레이드 작용이 일어났다. 이에 필자는 명말청초의 거사불교운동이 대만 불교 성장의 큰 동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산화 후 긴 위기를 가졌던 대륙 불교의 부활에도 결정적 공헌을 했고 앞으로도 그 혜택을 크게 입으리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대만 불교 발전을 거사불교 운동과 관련지어 충분한 연구가 진행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필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짐작한다.

첫째, 대만에서 불교가 급성장하는 시기를 맞아 관심이 단시간대에 집중되어 눈앞에 이루어낸 엄청난 성과를 정리하는 데에 바빴기 때문이라고 본다.

둘째, 대만에서 출가자들을 중심으로 사찰 중심 불교가 급성장하면서 재가자들이 일군 불교계의 공헌은 슬그머니 뒤로 돌리려 하는 경향이 있다. 재가자 불교집단 그룹은 주로 대륙에 남았고 대륙은 곧 공산화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셋째, 지금 대만에서 불교 연구는 대부분의 연구 자금이 사찰로부터 나오므로 연구 방향도 자연스럽게 그러한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에 본 발표회에서는 거사들의 개혁운동이 순차적으로 불교계에 어떤 영향을 미쳐 불교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 전영숙 약력
(현) 연세대학교 중국연구원 연구원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 박사
(전) 순천향대학교 초빙교수
(전) 대만사범대학교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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