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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문헌 디지털 사업의 현황과 과제 / 이재수
특집 | 불교경전의 번역과 유통
[65호] 2016년 03월 01일 (화) 이재수 ljscitta@hanmail.net

 1. 여는 글

불교의 역사는 기록과 함께 시작되었다. 불교에서 가르침은 사회적 관계에서 합의된 것이 출발선으로 세대를 이어 오면서 문자화되는 과정을 통해 기록으로 정착되었다. 불교가 세계 종교로 자리 잡는 데는 붓다의 가르침을 말에서 문자로 기록하고 전승해 온 대장경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불교의 역사는 곧 대장경을 통해 세대와 국가를 뛰어넘어 오늘날 우리 앞에 있다.

현재 붓다의 가르침을 배우고 전하는 방식은 사람과 사람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것보다는 디지털화된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를 통해서 훨씬 광범위하게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즉 아난의 기억 속에 있던 붓다의 메시지가 칠엽굴에서 처음으로 사회적 합의를 거칠 때는 말을 통해서 이루어졌지만, 그 이후에는 문자로 기록된 패엽경을 통해 전승되었다. 인도에서 서역으로 다시 중국으로 경전이 전해졌고, 이것이 중국말로 번역되는 과정을 거쳐 한역경전이 한역대장경으로 종합되었다. 오늘날에는 디지털화된 한문대장경, 한글대장경 등이 불교적 지식 생산의 기반이 되었다.

불교문헌의 생산과 유통의 과정은 붓다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이를 사회화하려고 했던 불교사적 맥락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오늘날의 불교문헌의 디지털화 사업은 바로 누구나 불교문헌에 접근하고, 그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그래서 필자는 현재 불교문헌이 디지털화를 통해 사회적으로 유통되고 확산되는 현상을 둘러싸고 있는 과정에도 주목하고자 한다. 아울러 이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조직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사업을 바라보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2. 불교문헌 디지털 사업의 의의

문헌은 기록을 담는 하나의 틀로 이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관계들의 합으로 시간과 공간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예컨대 《금강경》이라는 책은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문자, 책이라는 형태를 통괄하는 것이다. 이것이 과거의 것이라면 이는 분명히 세대를 거쳐 보존과 전승의 과정을 거친 것이다. 기록유산은 기록을 담고 있는 정보와 그 기록을 전하는 매개물의 다양한 형태를 통칭한 것인데, 문헌은 기록유산을 대표하는 범주이다. 기록유산은 단독 기록과 기록의 모음 및 개인적 기록과 사회적 기록을 모두 다 아우른다.

1)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대장경

1995년에 유네스코(UNESCO)는 인류의 문화를 계승하는 중요한 유산인데도 훼손되거나 영원히 사라질 위험에 있는 기록유산의 보존과 이용을 위하여, 기록유산의 목록을 작성하고 효과적인 보존수단을 강구하기 위해 세계기록유산사업을 시작하였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사업은 세계의 기록유산이 인류 모두의 소유물이므로, 미래 세대에 전수될 수 있도록 이를 보존하고 보호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또한 기록유산에 담긴 문화적 관습과 실용성이 보존되어야 하고, 모든 사람이 방해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7년 유네스코는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이는 당대 최고 인쇄술의 정화로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불교문헌은 역사성과 사회성을 지닌 문화적 활동의 총체적인 결과물인 불교 기록을 통칭하는 대명사이다. 법을 등불로 삼고 자신을 등불로 삼아 세상을 헤쳐가라는 붓다의 진리와 평등의 가르침이 오늘날에 구현되는 길의 한 단면을 불교문헌의 디지털화 사업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는 항상 올드미디어의 최고 정점에 서 있는 기록유산으로 자랑스럽게 고려대장경을 꼽는다. ‘크리티컬 에디팅(critical editing)’의 전범으로 뛰어난 교정과 교감, 한자의 고려적 발현으로 이체자라는 새로운 해석의 문화적 결정체, 경판과 판전의 완벽한 형태의 건축기술 등이 하나로 조화된 명품 브랜드이다. 나아가 근대 불교지식의 총화라고 일컫는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 조성의 기본 원전이 되었고, 동아시아 불교 연구의 근간이다. 또한 고려대장경의 조성과 발원의 사회적 문제에서 외적의 침입에 대응했던 고려불교의 평화 지향의 사회적 활동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정신은 고려대장경의 터전 위에 간경도감의 언해불전, 삼장역회를 통한 백용성의 《신역대장경》, 동국역경원의 한글대장경, 불교학술원의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등의 일련의 다양한 사회적 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디지털은 사람이 정보나 자료를 유한한 자릿수의 숫자로 나타내는 방식으로 만드는 행위에서 출발한다. 이는 다양한 기록이나 자료들을 컴퓨터에 입력하여 무슨 용도로든지 사용하기 위해 디지털 형태로 작업해 변환하는 것을 통틀어 말한다. 여기에 대해 다양하고 복잡한 함의가 있겠지만, 편의상 본 논의에서는 불교문헌 자료를 컴퓨터를 매개로 하여 디지털화된 형태로 작업하기 위한 다양한 단계를 통칭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한 디지털 자료로 사용하기 위한 문서 입력에서 디지털 사진 촬영, 또는 광학 스캐너를 통한 이미지를 비트맵으로 변환하거나 음향, 동영상 등으로 디지털화하는 것까지도 모두 포함한다.

디지털화의 목적은 무언가를 하기 위함이고 그러한 일들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틀을 서비스 플랫폼이라고 하는데, 대장경을 서비스 플랫폼으로 바라보자. 서비스 플랫폼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구동체계(OS), 다양한 웹서비스의 접근방법을 표준화한 포털 등을 통해 현재 스마트미디어 시대를 견인해왔다. 플랫폼은 특정 목적을 지닌 집단의 핵심 가치를 담을 틀을 제공하고, 사회적 집단을 서로 연결해주는 생산-소비-유통의 생태계 연결망을 통칭한다. 단순한 물리적 인프라를 넘어서 인터넷과 결합된 복합적 서비스 사회연결망 모두를 연결해 준다. 우리가 디지털화를 논의하는 것은 다양한 목적을 지닌 사용자들의 요구를 서비스라는 메시지를 통해 제공하고 플랫폼에 담긴 가치를 향유하자는 데 있다.

서비스 플랫폼인 대장경은 기록유산의 본 면모를 보여주는 원본 이미지, 한문 원전 텍스트, 다양한 언어의 번역 텍스트 등과 메타데이터, 2차 자료들을 다양한 기기를 통해 다양한 포맷으로 디지털화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현재 고려대장경 지식베이스,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등은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과거의 원전 텍스트를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하여 독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 디지털 문화유산으로서 대장경

문화유산의 가치사슬은 생산 단계(조사, 발굴, 연구), 보존관리 단계(복원, 보존, 관리), 활용 단계(활용, 분석)의 선순환구조를 가진다. 문화유산에 대한 디지털적인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디지털 문화유산(digital heritage)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다. 기록문화유산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과정도 가치사슬의 구조를 지니며, 이는 문화유산에 대한 디지털적인 접근이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적인 접근이 단순히 디지털화나 웹사이트 개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록문화유산을 디지털로 기록, 재생산하는 영역, 디지털로 재생산된 콘텐츠와 디지털 자체로 제작된 콘텐츠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영역, 문화유산을 공유, 해석, 진흥하는 데에 있어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는 영역 등으로 단계별로 확장되어야 한다.

디지털 문화유산은 기존의 기록유산의 디지털적인 복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아가 인터넷 사이트, 전자출판, 멀티미디어, 문화적 과학적 자료를 담은 데이터베이스와 같이 디지털 형태로밖에 존재하지 않는 유산까지 광범위하게 그 의미가 확충되어야 한다. 고려대장경연구소의 고려대장경 지식베이스나 동국대학교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의 한글대장경 검색 시스템, 불교학술원의 통합대장경 등이 디지털 문화유산으로서의 대장경이다.

3. 한국불교문헌의 디지털화 과정

1) 대장경 전산화로 시작된 전자불전

대장경 전산화는 우리나라의 세 번째 대장경 조성 불사라고 할 수 있다. 1993년 3월 고려팔만대장경연구소가 발족되고, 4월 세계전자불전협의회(EBTI)가 창립되었다. 1994년 4월 고려대장경연구소의 창립, 1995년 9월 인터넷을 통한 전 세계 대상의 고려대장경의 웹서비스를 통해 전자불전의 서막을 열었다. 고려대장경연구소는 1996년 1월에 해인사 소장 고려재조대장경 81,258장(162,516면; 5,300여 만 자)의 내용을 전산화하였고, 검색 프로그램과 함께 DB 구축을 완료하여 2000년 말에 CD-ROM을 출시하였다. 1992년의 전산화 모색기부터 9년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었다. 고려대장경 지식베이스는 인터넷을 통해 재조대장경을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열람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고려대장경 지식베이스에서는 비교열람 기능과 대장경 원문 텍스트와 이미지, 목록, 해제, 사전, 자전, 서지정보 등을 제공하여 경전의 체계적인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필자는 고려대장경 디지털 전문(유니코드본, 이체자본)을 XML본으로 전환하고, 고려대장경 재조 인경본 이미지 DB 구축을 통해 고려대장경 지식베이스를 통해 통합 서비스가 이루어진 성과에 주목하고자 한다.

동국대 동국역경원과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에는 동국대학교가 추진한 한국불교전서를 전산화한 ‘한국불교전서 검색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을 근간으로 현재 불교학술원 ABC에서 이를 업그레이드하여 2017년 초에는 전 14책의 한국불교전서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제공할 것이다.

2001년부터 2012년 5월까지 동국역경원과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는 ‘한글대장경 개역 전산화 사업’을 수행했다. 한글대장경 완간에 맞추어 현대 우리말로 한글대장경을 개역,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했다. 또한 한글대장경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한글대장경의 활용도를 높였다. 한글대장경 서비스 시스템에서는 e-book 보기, 텍스트 음성변환(TTS) 솔루션으로 듣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메인에서 오늘의 경전, 로그인, 한글대장경 검색(메인페이지 상단의 검색창 제공), 환경설정 등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웹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에서 앱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손안의 한글대장경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고려대장경 지식베이스 시스템.

대장경 디지털 사업은 고려대장경연구소 이사장인 종림 스님,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장을 역임한 보광 스님과 같은 디지털 불사의 선구자들과 함께 공동작업을 수행한 수많은 ‘전자불전 보살’들의 노력의 성과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사업을 수행한 것이 아닌 모두의 이익, 나아가 남들을 위한 일들을 묵묵히 수행해온 것이다. 전자불전은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불교학의 학문 방법을 주도해 왔고, 불교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인쇄물로 출판된 대장경의 총서를 수장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대장경의 디지털화는 이러한 과정에서 인터넷의 공유를 통한 지식의 대중화의 출발점이다.


4. 불교문헌 디지털 사업의 현황

1) 국외의 동향
국외의 디지털 사업은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 텍스트 데이터베이스(SAT)와 대만의 중화전자불전협회(中華電子佛典協會, CBE-TA)를 주목할 수 있다.

중화전자불전협회(CBETA)

CBETA(Chinese Buddhist Electronic Text Association)는 1998년 2월 설립된 이래 전자불전의 대명사로, 2001년 4월 대정장의 1-55권, 85권을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하였으며, 최근 2014년까지 지속적으로 DVD-ROM을 통해 작업을 공개하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을 수행하였다. 특히 CBETA는 자료를 대부분 XML 문서로 구축하고 다양한 사전류와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BETA 주임위원인 석혜민(釋惠敏) 스님은 〈CBETA 2016 신년공고〉를 통해 지난 18년 동안 구축한 자료를 〈CBETA 매년 작업성과통계표〉를 통해 제공했다. 또한 ‘2014년 불전집성광첩(佛典集成光碟)’ 이후 올 6월 신판 시디롬을 발행할 예정이며, 새로 추가되는 전적으로 대장경보편(大藏經補編)이 총 36책, 약 2,300만 자, 불사지(佛寺志)가 15부(部) 약 145만 자이며, 경문 수정 정보가 약 6,000건, 경문에 대한 새로운 표점작업이 약 300부 900권에 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18년 CBETA 설립 20주년에는 불사지 222부, 가흥장습유(嘉興藏拾遺) 87부, 불교대장경(佛教大藏經) 속장(續藏) 197부가 전산화될 것이며, 지속적인 불전 자료의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을 밝히고 있다.

SAT 대정신수대장경 텍스트 데이터베이스

SAT는 1996년에 발족되어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脩大藏經) 1권에서 85권까지 전체 텍스트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서비스하고 있다. SAT 대정신수대장경 텍스트 데이터베이스 2012년판(SAT 2012)에 이어 SAT 대정신수대장경 텍스트 데이터베이스 2015 테스트판(SAT 2015)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5판은 화면을 세로로 3등분하여 가운데는 텍스트 결과를 보여준다. 화면의 오른쪽에 2개의 창이 뜨는데, 독자가 전자불교사전(DDB: Digital Dic-tionary of Buddhism) 및 BDK-SAT 병렬 코퍼스(BSPC)의 내용 즉, 불교전도협회(BDK)의 영역대장경 사업과 연동하여 영어 경전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였다. 2개의 창은 브라우저의 영역에 걸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여닫을 수 있다.

왼쪽 영역은 색인, 도구 및 이미지 등 세 개의 탭이 있는데, 색인은 대정장의 분류 구조에 따라 트리 개요를 표시하고 경전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텍스트가 표시된다. 특히 이미지 탭, 또는 텍스트에 표시되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 페이지의 이미지가 표시된다.

특히 2015년 8월 고려대장경연구소와 SAT는 업무 협약을 통해 ‘고려대장경 지식베이스’와 ‘대정신수대장경 텍스트 DB’에 각 기관이 구축한 텍스트와 이미지 DB를 상호교환 제공해 양측의 웹사이트에 탑재하고, 링크해 비교 검색하도록 하였다. 고려대장경과 대정신수대장경의 관련 정보의 연결망 확장이 기대된다. 향후 2018년 최종보고회를 개최해 서비스할 계획이며, 일본의 SAT 시스템에서 신수대장경의 원문 텍스트와 이미지, 신수대장경 영문판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고려대장경과 대정신수대장경, 가흥대장경, 티베트대장경 등을 연동하는 통합대장경의 단초가 마련되는 셈이다. 이로써 대장경 간의 상호 교차대조를 통한 교감 작업을 통해 학문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록유산의 디지털 보존과 그 활용을 위한 디지털화 사업은 반드시 대장경을 비롯한 불교 기록의 문화적 함의에 맞는 총체적이고, 국가적인 작업으로 세계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에 맞는 활용 방안이 수립되어야 함에도, 대장경을 우리 전통문화의 정수이자 공공재로서 가치를 올바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대장경을 바라보는 이해의 부족과 예산 등 다양한 여건의 부족 때문이다. 향후 대장경을 비롯한 전자불전을 위한 각 단체의 성과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협력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사업

동국대 불교학술원은 지난 2012년부터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ABC, Archive of Buddhist Contents) 구축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동국대의 지원을 받아 한국불교가 전통문화유산으로 남긴 다양한 기록물에 대한 집성과 역주 및 편찬작업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불교기록문화유산의 체계적 관리와 학술연구 및 문화콘텐츠로 활용하기 위한 기초 토대를 확립하고, 나아가 세계화의 추세에 맞춰 우리 전통문화의 현대화와 한국 불교학의 진흥을 이루는 중심 거점을 마련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다.

불교학술원은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서비스 시스템(KABC)을 통해 사업의 성과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시스템에서는 통합대장경, 한국불교전서, 신집성 문헌 등 세 가지로 구분하여 제공한다. ABC사업단에서 집성, 역주 및 DB 구축된 다양한 문헌 자료의 이미지 및 텍스트를 통합적으로 서비스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향후 지속적인 콘텐츠 추가 서비스를 위한 기본 인프라를 확보하였다.

불교학술원은 KABC 가운데 불교기록문화유산의 근간이 되는 대장경을 통합하는 통합대장경 DB를 구축하고 있다. 통합대장경은 다양한 계통과 언어 및 판본으로 전승되어 온 대장경을 동시에 열람하고 검색할 수 있도록 통합한 디지털 대장경을 말한다. 특히 동국역경원과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에서 수행해온 ‘한글대장경 개역 전산화사업’과 고려대장경연구소의 ‘고려대장경 지식베이스 구축 사업’ 및 ‘초조대장경 전산화 사업’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21세기 통합대장경 아카이브를 구축하고자, 동국대학교와 고려대장경연구소가 상호 협력하여 추진하고 있다. 통합대장경은 대장경이 지니는 불교기록유산의 원전적 가치를 확립하고, 대장경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불교 지식 생산의 원동력을 심화하며, 대장경에 담긴 다양한 가치를 아카이브 서비스라는 소통으로 문화창조의 미래를 연다는 의미를 지닌다.

ABC 웹서비스 시스템은 연차적으로 수행되는 ABC사업의 결과물을 효율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토대이다. ABC사업단의 사업 수행의 결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설계하고, ABC사업으로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의 저장, 관리의 안전성 확보 및 귀중한 자료의 효율적인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이용자들은 메인페이지의 검색창에 자신이 원하는 검색어를 입력하여 아카이브 시스템의 세부 내용을 검색하며, 검색된 결과는 아카이브 내부자료와 외부자료인 학술정보와 포털사이트를 분류해서 제공하였다.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서비스 시스템(KABC).

ABC사업단은 KABC의 서비스 플랫폼을 이미지-텍스트-번역문을 의미 단위와 형태 단위로 제공하는 통합대장경으로 정하였다. 이를 구현하는 통합뷰어를 통해서 고려대장경의 원전 이미지와 원전 텍스트, 한글대장경 번역본을 동시에 열람할 수 있는 기능을 지녔다. 현재 한국불교전서 검색 시스템은 현재 원전 텍스트만 제공되고, 신집성 문헌은 원전 이미지 중심으로 제공되므로 사용자에게 유의미한 정보제공을 위한 확장 플랫폼이 통합대장경 모델이다.

ABC사업단은 ABC 콘텐츠를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ABC 콘텐츠 관리기’를 개발하였다. ABC에서 관리하는 모든 콘텐츠별 작업 로그를 관리하는데 각 콘텐츠의 등록, 수정, 삭제에 대한 작업로그 자동기록과 관리를 통해 콘텐츠의 수정 및 관리가 용이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콘텐츠 수정 이력 관리 및 콘텐츠 통계 기능도 구현하였고, 웹에서 바로 수정된 내용을 볼 수 있는 기능도 개발하였다.

또한 ‘스트리밍 콘텐츠 제작기’를 개발하여 ABC 고화질 이미지를 제작 관리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서비스용 이미지 관리, 스트리밍 서비스용 이미지 생성, 파일명 형식 유효성 체크, 작업로그 기능 등을 구현하였다. 이전 버전 콘텐츠 XML 보기(백업 및 복구 활용)나 콘텐츠별 웹 화면 바로 보기(수정 내용 웹서비스로 확인) 기능도 구현하였다.

‘집성문헌 관리프로그램’은 집성팀의 ‘고서 조사 기술규칙’에 따라 고도서 조사 작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작업관리 프로그램이다. 집성팀의 57개의 조사항목을 세분화하여 입력하고, 기존의 입력된 목록을 검색하여 그 결과를 수정 보완하여 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집성작업의 효율성과 체계화를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집성팀의 조사 항목의 세부 항목 입력 요소까지 모두 반영하여 쉽게 입력하고, 기존 목록 작업의 성과와 비교할 수 있다. 엑셀 파일에 수작업으로 입력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시스템을 통해 ABC DB와 연계하여 작업할 수 있다. 아울러 작업된 데이터는 엑셀 파일로 반출이 가능하고, 기존 작업된 파일도 반입하여 시스템으로 관리하기가 쉬워진다.

‘ABC 이미지뷰어’에서는 최대 해상도로 고화질 이미지 서비스를 제한 없이 제공하고, 빠른 응답 속도가 가능하며, 부드럽고 사용자 친화적인 확대·축소·이동이 가능한 UI로 설계해 제공하고 있다. 전체 원본 이미지에서 필요한 곳으로 바로 이 할 수 있는 미니맵 내비게이션과 확대 비율을 조절할 수 있는 슬라이더 바를 제공한다. ABC 이미지뷰어에서 제공되는 사진은 집성팀에서 고화질로 촬영된 이미지를 손실 없이 그대로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이다. 또한 판본 비교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열람하고 있는 자료가 여러 판본을 가질 경우 두 개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창을 팝업시켜 비교 열람이 가능하며, 팝업 창 내에서 다른 문헌 보기와 다른 판본 선택이 가능하다.

특히 콘텐츠 활용 프로그램으로 ‘변상도 서비스 프로그램’을 개발 중인데, 신집성 문헌에 담겨 있는 변상도를 추출하여, 경전별로 위치정보를 정리하여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목록과 DB 구축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변상도의 그림을 벡터화하고, 변상도 안에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분할하여 종류별 성격별로 제공하고자 한다.

불교학술원 ABC사업의 2012년~2015년 4년 동안의 구체적인 성과를 살펴보자면, 집성팀이 출장 조사한 소장처는 23개소, 조사 문헌은 6,077건, 촬영한 분량은 194,749장에 달한다. 역주팀은 한국불교전서 4,379단을 역주해 전체 60%가 완료되었고, 2013년부터 3년 동안 문화재청 중요 국가문화재 국역사업으로 3종 27권 9책의 역주를 완료했다.

역주사업에 참여한 연구 인원은 262명인데 역주 79명, 증의 73명, 해제 64명, 윤독회 46명이 참여하였다. 편찬팀은 역주팀과 협력하여 한글본 한국불교전서를 50권으로 출간했다. 기존의 한국불교전서 역주사업단에서 출간한 13권 외에 37권을 출간하였고, 사기(私記) 자료집, 사지(寺誌) 자료집, 한국불교전서의 국문/영문의 편람집, 조사보고서 등의 집성 관련 자료 10권도 출간하였다. 교육팀의 한문아카데미는 그간 24명의 강사가 참여하여 45강좌를 개설했는데 선발된 수강생은 60명, 일반 수강자는 205명, 수료자는 15명이다. 한문 불서를 번역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인데, 수료자들 중 일부가 현재 역주팀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ABC사업단이 4년간 구축한 DB를 살펴보면 통합대장경 DB는 231종 1,612권 36,855단의 고려대장경의 원문과 이미지, 231종의 한글대장경의 번역문 텍스트, 해제 및 메타데이터 등이고, 한국불교전서 DB는 323종 738권 37,487단 1,062만 자의 원문 텍스트이며, 신집성 문헌 DB는 25개소 1,932종 133,034컷의 원문 이미지 등이다.

ABC사업의 1단계 사업으로 통합대장경 DB는 전체 약 30% 정도의 양을 구축하고, 한국불교전서 DB는 원문과 이미지를 100% 완성할 것이며, 신집성 문헌 DB는 2,500여 종의 문헌 이미지 17만여 컷을 구축할 것이다. 

ABC사업의 협력사업인 ‘고려 교장 결집 및 DB구축 사업’은 고려대장경연구소 주관, 불교학술원의 협력으로 2012년부터 5년간 조사 및 연구를 수행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고려 교장의 목록, 현전 자료 현황 및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 및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고려대장경연구소가 그동안 추진해 온 고려대장경 전산화 사업의 일환으로 초조장과 재조장의 텍스트 및 화상 DB를 갖추었고, 이에 경전의 주석에 해당하는 교장 DB를 연동하여 명실상부한 고려대장경 지식베이스를 갖추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신편제종교장총록》에 수록된 장소의 국내외 현존 자료에 대한 국내외 서지학적 조사 및 불교학적 연구의 기초가 된다. 국내외 고려 교장 자료의 이미지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조사 및 연구 성과를 화상 자료와 결합하는 고려 교장 DB의 구축이 목표이다.

고려대장경연구소는 2015년 10월 현재까지 《교장총록》 소재 1,010부와 장외의 장소를 포함하여 한중일 등 40여 소장처, 232부, 판본 473부, 1,909책, 2,542권을 조사하였다. 이 가운데 화상 자료를 확보한 것은 413개 장소, 1,710책, 2,292권이며, 보류 및 미해결 장소가 60부에 해당한다. 이러한 조사자료에 대해서는 연차별로 서지 조사, 해제, 원문입력을 통한 DB를 구축하고 있다. 고려 교장 결집 및 DB구축 사업은 대장경과 대장경 주석서인 교장의 자료를 갖추어 통합적인 연구 기반 구축을 통하여 동아시아 대장경과 불교문헌의 교류사를 조명하는 한편 국내외 연구자에게 불교학 연구의 기초와 토대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5. 불교문헌 디지털화 사업의 미래를 위하여
 
동국대와 고려대장경연구소가 수행하고 있는 불교 기록 디지털화 사업은 최근 중국과 미국 등에서 한문불교원전 연구와 콘텐츠 활용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독창적인 한국불교문헌에 대한 관심이 고양되는 추세에도 호응한다고 본다. 향후 한국불교의 세계화는 물론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기초토대가 될 것이다. 동국대의 한국불교융합학과와 같은 대학의 관련 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연계한 전문가 인력 풀이 확대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향후 불교기록유산의 디지털화 사업을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 장기적 과제로 고민해야 할 것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명실상부한 21세기 디지털 대장경 조성불사를 위한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서비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시스템, 네트워크, 인력 인프라 구축이 구조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향후 전산화 사업을 통해서 동국대학교가 불교학을 넘어서 다양한 문화생산의 선구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ABC 시스템 인프라에 대한 학교, 종단의 협력을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고려대장경연구소는 대장경을 중심으로 디지털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지원책이 고려되어야 한다. 아울러 그동안 사업을 통해서 다양한 기관, 단체, 사찰, 개인들과 협력을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더욱 다양화하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전산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전문인력들의 연구역량은 곧 전산화 사업의 질과 직결되므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해나갈 연구인력 인프라에 대한 장기적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미디어 환경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서비스 플랫폼의 진화를 고민해야 한다. 향후에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스마트미디어로 진행이 가속화되고, 실감미디어의 보편화로 활용서비스가 다양하게 확장될 것이다. 다양한 문헌의 전산화 사업의 결과물을 통해 기록 콘텐츠들의 연결망을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종합적으로 구축된 아카이브 체계에서는 집성, 역주된 다양한 정보들이 문화콘텐츠 제작과 스토리텔링을 위한 원천 소스로 활용될 것이다. 개별 기록유산들의 서지정보를 비롯한 상세 정보, 원문, 번역문을 비롯한 관련된 메타데이터들이 복합적으로 서비스되는 체제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개방성과 확장성을 토대로 서비스시스템의 질적인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예컨대 KABC와 고려대장경 지식베이스는 다양한 이용자들의 참여를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이는 아카이브의 이용자 중심성과 개방성이라고 할 수 있다. 1단계가 아카이브의 구축의 성과에서 아카이브의 활용을 위한 질적 전환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동안 고화질의 이미지 획득으로 향후 서비스 플랫폼의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인 과제가 되어 있다. 즉 물리적인 저장공간의 안정적인 확충, 웹 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개방성 문제에 대한 고려, 검색엔진의 업그레이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저장 공간의 확충 등 시스템적인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으로 아카이브 질적 전환을 위한 목적과 지향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넷째, 서비스 플랫폼의 개방과 참여를 위한 아카이브 2.0의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정보의 제공과 서비스는 웹이라는 환경을 벗어나고 있다. 웹페이지를 넘어 모바일로, 스마트 미디어로 공진화(共進化)하고 있다. 현재의 서비스 플랫폼은 웹을 기반으로 구축되어왔으므로 웹이라는 통로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지만 다양한 미디어에서 호환성 극대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이용자들은 더 이상 뷰어를 통해 열람만 하는 콘텐츠의 소비자로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다. 이용자는 기록문화유산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해석하여 창조적인 문화 생산의 주체로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소셜 네트워킹을 통해서 재배포하고 복제와 생산을 무한 반복하고 있다. UCC는 유용한 정보자원이 되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 재생산의 과정을 거쳐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 재유통, 확산을 반복하고 있다. 앞으로 서비스 플랫폼에서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참여), 이용자끼리 콘텐츠를 서로 나눌 것이다(공유).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불교학술원의 경우 학술원이 구축한 모든 자료를 정당한 절차와 원칙에 의거해서 모두에게 제공해야 한다(개방). ‘소셜 네트워크 지향’의 정보문화 플랫폼을 지향하고, 불교지식 정보자원을 통한 콘텐츠를 공유하는 ‘이용자 지향 플랫폼’을 목표로 스스로 성장하는 디지털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고 진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혁신의 길을 걸어야 한다. 기록의 생명은 소통과 전승을 통한 확산이 생명력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불교문헌 디지털화 사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동안 구축해온 콘텐츠들의 메타정보의 구축과 의미정보 확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상호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이재수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조교수.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동 대학원 졸업(박사). 주요 논문으로 〈유비쿼터스 시대의 불교문화콘텐츠 연구〉(박사학위 논문)와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의 방향〉 〈고려대장경의 문화콘텐츠 활용 방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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