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명상 붐 어떻게 볼 것인가

1. 서론

오원칠 
한산사 간화선 수행학교장

최근 전 세계적으로 명상 열풍이 불고 있다. 월가의 성공한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인 ‘레이 달리오’는 명상 습관이 투자 성과에 도움이 됐다고 밝히는 등 미국 사회의 저명인사 중 몇몇은 자신이 명상수행을 한다는 것을 공공연히 이야기한다. 할리우드 배우인 리처드 기어 등도 자신이 불교 명상수행을 하는 것을 밝히며 적극적으로 그 흐름을 지지하고 홍보하고 나선다. 그들은 명상수행이 자신의 성공 원인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하며, 명상이 마음의 중심을 잡게 하고 감정적 동요 없이 사물을 보는 능력을 길러주며, 여러 정보 가운데 중요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출판계에서는 명상과 영성에 관련 책들이 연일 베스트셀러가 되고, 세계적 프로그램인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는 명상전문가와 세계적인 영성가들을 초대한 프로그램을 연속 방영하기도 했다. 이러한 영향은 대학가와 교육계에도 옮겨져 조지타운대학은 경영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명상 수업을 개설할 계획을 세우고,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틱낫한 스님의 플럼빌리지 프로그램을 주 내 학교 프로그램에 도입하는 데 적극적인 지지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그 여파가 그대로 전해져, 2000년대 초 ‘웰빙(Well-Being)’ 열풍에 이어 최근에는 ‘힐링(Healing)’이라는 단어가 곳곳에서 퍼져 나가고 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 같은 공인이 자신의 시련이나 삶을 진실하게 털어놓는 〈힐링 캠프(Healing Camp)〉가 인기 TV 프로그램이 되고 ‘힐링 콘서트’ ‘힐링 쇼핑’ ‘힐링 푸드’ 등 ‘힐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의 치유라는 콘셉트를 입고 ‘힐링 마케팅’이 유행이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웰빙에 이어, 바쁘고 지친 현대 사회에서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하는 힐링 뒤에는 진정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에 따른 자기 성찰 및 깨달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가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에 맞게, 현재 국내외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명상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외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쇼핑이나 유적지 방문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정신적 유산을 찾고 있어, 한국관광공사에서는 템플스테이 사업을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등 명상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뇌과학과 양자물리학 등이 결합하여 마음의 원리를 밝히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명상의 효과나 의미가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증명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마음’과 ‘명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와 같은 ‘명상 붐’이 거품 같은 하나의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이끌고 나갈 지속적인 원동력이 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본 원고에서는, 국내외의 명상 현황을 분석하고 그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추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 방법으로 인과법을 따라 과거의 원인을 통해 현재를 파악하고, 현재의 흐름을 보다 깊고 정확하게 들여다봄으로써 미래의 동향을 파악하고자 한다. 즉, 명상 붐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역사를 흐름으로 살피고, 보다 구체적인 현황 분석을 위해 현시대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는 대표적인 명상센터를 몇 군데 선택하여 그 특징과 시사점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추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2. 명상의 효과 및 명상 붐의 원인과 흐름

1) 명상의 효과

명상은 ‘자신과 대상에 대한 관찰과 이해, 자각과 집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명상의 바탕이 되는 자각은 ‘깨어 있음’이라고 하는데, ‘깨어 있음’이란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하는 행위나 말, 내 머리와 몸,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 생각, 느낌 등을 관찰하고 아는 것을 의미한다. 실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우리는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현재를 놓치고 살고 있다. 따라서 명상은 우리가 매 순간에 머물게 함으로써, 수많은 생각이나 느낌, 감정들에 휩싸이고 휩쓸리는 데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길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명상은 있는 그대로 온전한 자신과 세상 모든 존재의 본성을 알아 자타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명상은 자각과 집중, 관찰과 이해를 통해 자신과 타인, 세상의 고통을 진정한 행복으로 바꾸어 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명상이 우리 몸과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오며 더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와 매체에 따르면 명상은 스트레스, 불안, 강박 등의 정신적 장애를 극복하고, 정신적 고통에 따른 두통이나 불면증, 고혈압, 신경성 긴장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존 카밧진(Jon Kabat-Zinn) 박사의 불교에 기반을 둔 ‘마음챙김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BSR)’은 미국 전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병원에서도 널리 효과를 인정받으며 보급되고 있다. 이처럼 명상이 의학과 결합하여 환자의 치료나 마음의 원리를 밝혀내는 데 활발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과 명상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들은 명상을 대중적으로 알리고 관심을 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 명상 붐의 원인

이와 같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달래는 ‘힐링’ 열풍과 함께 명상 붐은 이미 우리 사회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일 뿐 아니라, 대기업이나 시, 도 등 단체의 지원을 받아 ‘명상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명상 붐이 활발하게 일어났다가 명상이 삶과 사회의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은 미국이나 서구에서는 명상산업이 가장 대중적이고, 상품성이 있는 산업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명상을 이용하고 결합하여, ‘요가’나 ‘국선도’ 등 몸 수행과 결합한 프로그램, ‘마음 치유’ ‘마음 코칭’ ‘심리 상담’ ‘마인드 케어’ 등에 심리치료와 자기계발과 통합한 프로그램, 아로마 테라피나 춤, 음악, 미술 등을 활용한 각종 표현예술 치료 프로그램, 건강 음식과 해독, 식습관과 음식에 대한 의식 변화와 연결하는 프로그램 등 여러 분야에서 명상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텔레비전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도 마음을 주제로 심층적인 내용을 다루는가 하면,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생각 버리기 연습》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 명상과 마음 치유에 관한 책 등이 연일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이러한 명상 붐의 원인으로는 ‘지속되는 경제 불황과 불안한 사회에서의 스트레스’ ‘웰빙에 이은 힐링 트렌드’ ‘인간의 행복 추구와 자아 성찰에 대한 욕구’ ‘물질에서 정신적 세계로의 지향과 추구’ 등을 들 수 있다.

3. 국내 명상 붐의 현황과 시사점

1) 국내 명상의 역사

국내에서는 1980년대 초부터 서서히 명상 붐이 일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 초 라즈니쉬 오쇼나 크리슈나무르티 등의 인도 성자들이 쓴 명상서적의 번역서들이 대중의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인도 명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고, 우학도인의 민족비전 전통수련법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식으로 기술한 《단》이 유행하면서 단학 계열의 수련법들이 급부상하였다.

단학 계열의 수행법 중 가장 일찍 자리 잡은 국선도를 위시하여 후발주자이지만 단학선원은 놀랄 만한 속도로 급성장하였고, 국선도, 수선재 등의 단체들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또한 1980년대 여행 자유화와 함께 요가 명상들이 책으로 번역되고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도의 요가 명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보급되었다. 이 중, 동국대 인도철학과 출신들 중에서 요가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과 1970년대 후반에 시작된 서울대의 요가 동아리 등을 중심으로 요가가 서서히 확산되면서, 직접 인도에 가서 요가 수행을 익히러 유학을 떠난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러한 흐름은 웰빙과 다이어트, 몸매관리 등과 맞물려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이에 일부 대학원대학과 대학교에 요가명상학과가 생기고, 여러 요가 단체에서 지도자 양성 과정을 운영하여 많은 요가 지도자를 양성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요가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갔으나, 최근에는 핫요가 등 건강과 몸매관리 위주의 요가와 명상과 수행을 중심으로 한 요가가 나뉘어서 지속되고 있다.

한편, 미얀마의 위빠사나 명상이 보급되면서, 간화선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불교 수행에 한계를 느낀 스님들과 불자들이 상좌부 불교의 위빠사나 수행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어서 달라이라마 스님과 티베트 스승들의 책들이 번역되고 소개되면서, 티베트불교 금강승 수행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수행에 대한 열망은 ‘아바타’ ‘랜드마크 포럼’ ‘코비의 7가지 마음 바꾸기 습관’ 등 서구의 명상 프로그램들을 국내로 도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서구에서의 명상을 익힌 명상 지도자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한국의 상황에 알맞은 형태로 재구성하여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1990년대 중·후반에는 선도 수행법을 바탕으로 자신의 기억을 지우고 거짓 자아인 에고를 없애는 마음수련회의 마음수련법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명상은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웰빙과 힐링의 유행으로 명상에 대한 관심과 명상수행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중이다.

현재 국내에는 국선도, 단월드, 기천문, 마음수련 등 동양 선도의 맥을 이은 수행법은 물론 요가, 아바타, 초월 명상, NLP 등 많은 명상수행법이 보급되고 있으며, 서구에서는 경영이나 정치에 명상 원리를 도입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명상과 힐링, 심리 치료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명상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2) 국내 명상산업 현황

사례 1: 불교에서의 명상 - ‘호두마을’을 중심으로

충남 천안에 위치한 ‘호두마을’은 서울 과천에 있는 ‘보리수선원’과 김해의 ‘반야라마’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위빠사나 수행처로 꼽히는 곳이다. 호두마을은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인 위빠사나 명상수행을 통해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조화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는 취지로 설립되었으며, 한 기업가의 보시를 통해 설립되었다. 1992년 설립 이후 수행자가 증가하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2002년 9월 사단법인으로 전환되었고 많은 회원들의 후원과 지지로 여러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호두마을에서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위빠사나 수행 지도자들을 비롯하여, 국내외의 위빠사나 지도자들과 재가법사들을 초청하여 집중수행을 진행하고 있다.
 
명상프로그램
호두마을에서 수행 참가자들은 오전 4시에 일어나 오후 9시까지 좌선, 행선, 순룬호흡 등을 한다. 식사는 오전 6시와 오전 11시에 두 번. 오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불식을 실천한다. 위빠사나의 주요한 수행방법은 ‘걷는 수행(行禪)’과 ‘앉아서 하는 수행(坐禪)’이며, 이 두 가지 수행 방법 이외에도 일상생활에서 현재 일어나는 모든 것을 바로 알아차림(觀)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행선을 먼저 하여 알아차리는 힘, 관찰하는 힘을 강하게 한 뒤에 좌선을 하며, 행선과 좌선의 시간 비율은 같게 하는 것이 균형 있고 조화로운 수행을 지속한다.

시사점
호두마을에는 수행에 관심 있는 불자들은 물론이고 평범한 가정주부나 회사원, 교사, 퇴직자, 예술인, 가톨릭 신부, 개신교 신자 등 다양한 직업과 종교적 성향의 사람들이 찾아와서 수행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호두마을은 종교적인 믿음을 강요하지 않고 누구나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과 사고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생활명상을 넘어 진정한 깨달음이나 행복을 위한 수행을 목적으로 보다 심도 있는 지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위빠사나 명상은 주로 태국, 미얀마 등 남방불교의 주요한 수행법으로, 근래 한국의 명상수행은 전통적인 간화선 중심의 풍토에서 위빠사나 쪽으로 옮겨지는 추세이다. 최근에 출가한 스님들의 상당수가 위빠사나 수행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출가 수행자뿐만 아니라 재가 수행자들 사이에서도 위빠사나 수행이 많이 퍼져 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국내 간화선 수행의 고착화와 한계성을 들고 있다.

이렇게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 명상에서의 개인적인 성취가 분명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위빠사나 수행자들이 한국의 전통선인 간화선과 대승불교 수행법을 부정하고 있고, 개인적 수행에만 집중하여 사회적 실천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사례 2: 마음산업의 명상-‘깊은산속 옹달샘’을 중심으로

충청북도 충주에 위치한 ‘깊은산속 옹달샘’은 열심히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바쁜 일상에 지쳤을 때 자연과 잘 어우러진 공간에서 잠시 머물면서 잠깐의 멈춤과 비움을 통해 휴식하고 명상할 수 있는 곳이다. 즉, 이는 ‘깊은산속 옹달샘’을 찾아온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더 열심히 살 수 있도록 새로운 영감과 에너지를 실어주는 생활명상을 위한 센터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종교색이 배제된 휴식, 운동, 명상, 마음수련 중심의 체계화, 현대화된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며, 이러한 명상수행 외에도 가수의 음악 콘서트 등 각종 문화 이벤트가 더해져 더 많은 대중적 관심을 끌고 있다. ‘깊은산속 옹달샘’은 프랑스 틱낫한 스님의 플럼 빌리지, 인도의 오르빌, 니어링 부부의 ‘굿 라이프 센터’에 디즈니랜드를 결합한 꿈의 센터 건립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곳이 매일 아침 300만여 명이 이메일을 통해 받아보는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후원회원을 모집하여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맺어진 후원회원들과는 꾸준한 소통과 피드백으로 주인의식을 심어주고 함께 꿈을 이루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일 약 25~50여 명의 ‘아침지기’가 출퇴근을 하거나 숙식을 하며 명상센터와 아침편지 업무를 하고, 청년 자원봉사자들의 교육 등을 통한 인력 활용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또한 명상 등을 결합한 여행 상품이나 링컨 학교 등을 위해 해외 교류 사업 등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계발하고 연구하는 점, 직원들의 능력과 자질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여 그를 최대한 계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도 특징적인 부분이다.
 
명상프로그램
‘깊은산속 옹달샘’에는 걷기 명상, 비채 명상, 단식 명상, 춤 명상 등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엄마 태교&육아 학교’ ‘꿈 너머꿈 청년학교’ ‘화려한 싱글학교’(20~40대 싱글 대상), ‘어머니, 아버지 학교,’ 정원과 숲 관리를 위한 ‘가든아트 스쿨’ 등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꿈을 스피치로 말하는 ‘링컨 학교’ 등의 프로그램과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 프로그램도 시대적, 사회적 수요와 만나 인기를 끌고 있다.

시사점
‘깊은산속 옹달샘’은 모든 명상 프로그램에 종교색을 최대한 배제하고, 생활에 가장 가깝고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명상법을 도입함으로써 기존 종교의 부정적 측면들로 인해 명상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부부학교, 싱글학교, 링컨학교 등 연령과 관심사 등 대상에 따른 프로그램을 세분화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과 강의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명상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명상기업이라 할 수 있다.

10여 년의 세월 동안 꾸준히 써온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현재 매일 3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명상 프로그램을 알리고, 많은 후원과 지원을 이끌어내어 명상센터의 건립부터 운영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진행해 나가는 점도 인상적이다. 특히, 설립자인 고도원 씨는 자신이 기독교인임에도, 기독교의 색채를 완전히 배제하고 명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명상센터 건립 전, 세계의 명상 센터를 다니면서 좋은 점을 벤치마킹한 점, 센터 직원과 운영진 간의 민주적인 의사소통과 대화, 센터와 프로그램의 운영에 있어 일반 사람들의 의견과 피드백을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점은 ‘깊은산속 옹달샘’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명상산업의 관점에서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깊은산속 옹달샘’의 인기는 시대의 흐름을 타고 생겨난 문화현상으로 잠시 생겼다가 사라지는 유행에서 멈추어 버릴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참여자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내적 고통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깊이 있는 수행방법들과 본질적인 명상적 사유들이 접목되어야만 할 것이다.

사례 3: 전통 맥에서의 명상-‘단월드’와 ‘국선도’ ‘마음수련’을 중심으로

단월드

단월드는 명상을 정신문화상품으로 대중화시킨 최초의 기업으로 한국의 고유 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을 바탕으로 한 선도수련을 뇌과학에 접목하고 현대화하여 뇌호흡이나 뇌파진동 등 다양한 두뇌활용법을 보급하고 있다.

단월드는 1980년, 설립자인 일지 이승헌 총재의 단학 수련을 첫 시작으로 1985년 1호 단학선원(단월드의 전신)을 개원한 후 1991년 미국에 진출했고, 2013년 5월 말 현재 전국 각지에 340여 개의 단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8개국에 진출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단월드에서는 뇌과학에 중심을 둔 브레인 명상, 호흡, 기체조를 융합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하나의 수강권으로 전국 센터 340여 개를 이용할 수 있는 등 편의성이 높으며 표준화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단센터에서는 하루 한 시간으로 하여 기체조 20분, 호흡 20분, 브레인 명상 20분으로 정규수련 과정이 진행된다.

마음수련

충청남도 논산에 중앙본부를 두고 있는 마음수련은 1996년 우명 선생에 의해 인간마음을 우주마음으로 바꾸는 ‘마음 없애기’ 원리를 기초로 ‘거짓마음을 닦아 참마음을 찾는다.’는 비전을 가지고 전 세계에 전파되었다. 약 4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경험했고, 2013년 현재 34개국, 341개 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로부터 교원직무 연수기관으로 지정돼 있으며 최근 들어 방송 등 언론매체의 조명을 받으면서 영향력을 확장시켜가고 있다.

마음수련은 마음에 관한 정의, 원리 그리고 마음수련의 의미와 효과, 필요성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큰 특징으로 하며, ‘완전한 삶으로 가는 과정’이라 하여 마음수련 교육과정을 총 8단계로 나누고 있다.
마음수련의 명상 프로그램은 세대별로 청소년, 대학생, 일반인 등등 세대를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교직원 직무연수 및 초청강좌와 기업 직원연수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논산 본원에서의 생활과 더불어 출퇴근식 수련을 할 수 있는 지역수련회가 있어 참가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국선도

국선도는 순우리말로 ‘밝 받는법’ ‘밝돌법’이라 하며 고조선과 삼국시대를 거쳐 제자에서 제자로 비전되어 오다가 무운도사, 청운도사에서 청산선사로 전수된 한국의 선도수련 단체 중 하나이다. 1967년 청산선사에 의해 사회로 보급되어 건강법으로서 한국의 기 수련 문화의 출발이 되었다.

국선도는 단학 수련과 마찬가지로 단전호흡을 근간으로 삼되, 행공(行功)이 발달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500가지 행공 동작은 몸의 모든 근육과 내장기관을 자극, 기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인간 몸속에 내재되어 있는 생명력을 활성화시켜 질병을 예방하고 퇴치한다고 알려져 있다. 행공수련(조신)과 함께 호흡수련(조식), 그리고 마음을 닦는 정신수련(조심)도 함께 진행된다.

시사점
단월드와 국선도 등의 수련은 단군으로부터 내려오는 수련법들을 대중화, 보편화시켜서 수행자 스스로 건강을 지키고 치유할 수 있는 문화를 일으켰다. 이러한 점에서는 사회, 문화적으로 기여했지만, 건강 향상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현대인들의 심리적 고통과 사회적 갈등과 같은 문제를 치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일부 단체에서는 특정한 사람을 신처럼 받드는 교주 중심주의적인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문제로 지적된다. 이와 같은 오랜 전통을 이어온 명상수행 단체들에는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들을 극복하여 마음의 문제를 바르게 다루고 사회의 통합에 바르게 기여하는 사회적 실천의 과제가 남겨져 있다고 하겠다.

사례 4: 집단상담 분야에서 명상-‘동사섭’을 중심으로

동사섭은 1980년 용타 스님이 서구의 집단심리 프로그램을 불교의 수행원리에 결합시켜, 자신을 발견하고 부정적인 자아를 긍정적으로 바꿈으로써 스스로 행복을 찾게 해주는 게 목적인 수행법이다. 동사섭의 핵심 수행은 선불교인 ‘돈망명상’이며, ‘지족명상’ ‘비아명상’ ‘죽음명상’ 등을 보조수행으로 한다. 동사섭은 다양한 현대의 마음수련과 집단상담적 요소, 초기불교의 연기법, 팔정도, 대승불교의 육바라밀, 선불교를 통합시킨 현대의 대표적인 불교 명상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명상 프로그램

동사섭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마음 나누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감사하는 일기 쓰기, 자신의 틀을 깨자는 취지로 하는 춤추기, 노래하기, 분노를 터뜨리는 행동명상 등이 있다. 또한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서로에게 절을 하는 절 명상도 포함되어 있다. 동사섭에서는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수련생이 행복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남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이끈다. 30년간 동사섭에 참여한 인원은 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사점

현재 국내 집단상담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대가들 중 대다수가 동사섭 프로그램을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동사섭은 목사, 신부, 교무, 스님 등의 4대 종교의 수행자들이 자유롭게 어우러져 종교의 벽을 넘어 수행을 해 나가며 진정한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 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 동사섭의 명상 프로그램은 국내 명상계의 발전은 물론이고 심리학과 상담 분야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사례 5: 사회적 실천을 추구하는 참여불교에서 명상-‘정토회’를 중심으로

정토회는 1988년 3월, 법륜 스님에 의해 수행을 통해 마음을 닦고(맑은 마음), 인간과 공동체적 호혜의 사회를 만들며(좋은 벗), 건강한 환경과 자연을 가꾸며(깨끗한 땅) 정토를 만들어가는 목표로 세워진 수행 단체이다. 정토회에서는 내적인 자기변화와 외적인 사회변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으며, 괴로움이 없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깨달음의 장(4박 5일)’ 서로에게 좋은 벗이 되기 위한 ‘나눔의 장(4박 5일)’ 일과 수행을 통해 깨어나기 위한 ‘일체의 장(7박 8일)’ 지금 이 순간 오롯이 깨어 있기 위한 ‘명상수련(4박 5일, 9박 10일)’ 인생을 새로이 설계하기 위한 ‘백일출가’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사점

정토회의 명상수행 프로그램은 개인의 행복과 공동체의 평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의 교리와 수행을 다원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또한 개인의 자유와 행복, 사회의 평화와 아름다운 자연의 추구를 위한 사회적 연대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정토회는 동사섭과 마찬가지로 종교의 벽을 넘어선 사회적 실천과 소통에 앞장서고 있으며, 국내 NGO 활동과 생태 분야, 남북평화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4. 국외 명상의 현황과 시사점

국외 명상의 역사와 흐름

서구에서는 기독교의 한계와 교회의 횡포를 바로잡고자 인권 운동이 일어난다. 이에 신의 권위, 교회의 권위가 사라지면서, 인간의 괴로움과 문제를 산업발전을 통해서 경제적인 부흥과 민주화로 해결하고자 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로써 신의 속박에서는 벗어났지만 정신적인 문제가 해결되지가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심리학이 발달하게 되었고, 그 시점과 맞물려 서양에서는 식민지를 늘려가는 가운데 동양의 전통을 흡수하며 점차 많은 사람들이 명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오늘날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의 토대를 마련한 칼 융은 스즈키 박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티베트불교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그를 기반으로 만다라 치유작업 등도 계발하였다. 즉, 그는 동양의 불교와 명상수행을 정신분석학, 심리학과 결합시켰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 당시, 서구 유럽에서는 식민지인 인도와 동남아의 종교와 문화, 전통과 역사에서 인간의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전운동이 일어나게 되고, 기성세대의 문화와 사고방식에 대해서 젊은 사람들이 반항하는 히피 운동이 일어난다. 기존의 질서나 권위에 대해 반발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던 사람들은 그들만의 자유를 부르짖다가 마약을 통해 황홀경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곧, 마약 등 외부의 조건에서 얻은 황홀경은 오래 지속되지도 못하고 중독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명상을 통해 그들이 원했던 자유를 만난다. 그들은 스즈키 선사나 현대의 예수라고 불렸던 요가난다 등의 명상 스승들의 가르침과 만나며, 명상만으로도 행복감에 이를 수 있는 것을 경험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서양인들은 동양으로 직접 넘어가서 수행 지도를 받기 시작하는데, 크게 나누면 한쪽은 미얀마, 태국 등의 남방불교 수행처로, 다른 한쪽은 인도와 티베트 불교를 수행하는 사원으로 가게 된다. 태국의 아잔 차, 티베트의 라마예세, 라마 조파, 인도의 디파 마, 고엥카 등이 서구인들에게 본격적으로 명상지도를 하고, 명상 지도자를 키워낸 대표적인 스승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명상 붐은 할리우드에도 영향을 미쳐 리차드 기어 등의 배우는 달라이 라마의 제자가 되고, 불교나 명상수행에 바탕을 두고 만든 〈쿤둔〉 〈리틀 붓다〉 〈티베트에서의 7년〉 〈매트릭스〉 〈아바타〉 등의 영화도 제작되어 전 세계적인 흥행에도 성공하며 대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 시기에 티베트가 중국으로부터 침략받으면서 티베트의 위대한 스승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 살기 위해서 인도와 서구로 명망을 하면서 자신들의 명상수행법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티베트 스님들은 다른 나라로 망명해서 많은 서구의 젊은이들을 만나고, 달라이 라마 스님은 전 세계를 돌면서 진정한 비폭력이 무엇인지를 알리고, 그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숭산 스님도 미국불교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데, 숭산 스님은 단순하게 한국 선만을 편 것이 아니고 한국불교와 일본에서의 수행 경험 등을 결합해서 미국 사회에 맞는 가르침으로 많은 서양의 제자들을 지도하였다. 숭산 스님의 몇몇 서양 제자들은 출가하여 한국에 무상사와 화계사, 미국과 헝가리 등에서 계속해서 가르침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전을 비판하면서 우리가 정말 올바르게 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를 제시했던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에서 추방당하고 프랑스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를 다니며 평화를 설파하고 수행지도를 하게 된다.

이러한 명상수행은 평화 운동과 함께 공동체 운동으로 이어졌고, 진정한 행복과 자유, 평화에 대한 목마름이 이것과 결부되면서 뉴에이지 문화가 형성된다. 또한 백인들 중에서 인디언들의 정신적 문화의 깊이와 가치를 알고 그 사람들의 제자가 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밥 딜런 등은 인디언을 스승으로 모시기도 했다. 인디언들의 정신적 자산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이는 뉴에이지 운동의 중요한 축이 된다.

이러한 서구에서의 활발한 명상의 흐름은 명상 스승의 성 문제, 명상 센터의 돈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위기를 맞기도 한다. 그중에 대표적인 스승인 라즈니쉬 오쇼, 쵸감 트룽파 린포체 등이 있다. 이런 과정에서 제자들은 스승에 대한 절대적인 환상을 깨고, 진정한 법과 진정한 명상에 대해 반성을 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이러한 반성과 성찰을 한 토대 위에서 명상이 사회와 인간에게 정말 기여해야 되는 게 뭘까 고민하고 대안책을 모색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한 개인을 숭배하고 쫓아다니면서 매몰되었던 환상들이 깨지고 명상에 대한 보다 깊고, 보편적인 이해가 시작된다.

그것과 맞물려서 달라이 라마가 전 세계를 다니면서 수행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설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법에 대한 바른 정견(正見)을 가지기 시작하고 서구사회에서 명상이 뿌리 깊게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유럽의 경우에는 달라이 라마를 의회에도 초빙하는데, 이는 정치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유럽연합(EU) 등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현재 유럽의 동향에서, 진정한 통합을 위해서는 명상을 바탕으로 한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통합의 리더십은 ‘불교의 연기적 통찰력을 훈련하는 명상’ ‘사람들과 공감하고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보리심 수행’을 근간으로 하는 소통의 리더십과 공감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서구에서의 명상은 개인의 평화, 행복에 머물러 있지 않고 사회적 기여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러한 사회적 기여라는 것은 명상이 ‘교육, 정치, 문화, 기업, 심지어는 스포츠 모든 전 분야. 예술, 생태’까지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인류가 이 지구 상에서 함께 더불어 행복을 누리는 것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키우고, 그를 위한 올바른 성찰과 통찰을 기르고 강화하기 위한 방법이 되는 것을 일컫는다.

명상이 경영과 통합하게 된 것은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영향이 크다. 특히 스티브 잡스는 선 수행을 하면서 그 원리를 기업 경영과 제품을 만드는 원리에 결합시켰다. 따라서 이러한 원리로 만들어진 스마트폰 등은 전 세계인의 삶의 방식과 소통 방식을 변화시키며 우리의 일상에 밀접하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명상이 과학과 결합 되면서 이는 뇌과학을 넘어 마음의 과학이라는 측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명상이 단순하게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물질과학에서 정신과학으로 옮겨가면서, 정신과학의 중요한 핵을 점유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이것이 전 인류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을 예고한다.

중국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알고 발 빠르게 국가 전략으로 불교, 도교, 유학, 기공수련 등의 전문가들을 모으고 지원하며 그러한 힘을 바탕으로 세계 문화 중심국가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불교 국가였던 미얀마나 태국 등 동남아의 여러 국가에서도 본래의 명상수행 전통을 지키고, 경전 등을 보존하고 보급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태국은 전통적으로 초기불교, 남방불교에 따라 수행하고, 지도를 받지만, 사회적으로 적극적이고 활발한 참여를 하는 등 대승적인 특성도 보이고 있다.

위와 같이 국외에서의 명상 붐의 특징으로는 ‘사회 문제 및 환경 문제 해결에 참여적인 특성, 일상생활 중심 수행, 과학과의 결합, 탈종교적인 성향, 정치, 경제, 교육 전반을 넘나드는 문화 트렌드적인 특성’ 등을 들 수 있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명상 붐의 중심이 되는 대표적인 명상센터와 그 안에서의 프로그램과 시사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사례 1: 북미의 명상―‘통찰명상사회(IMS, Insight Meditation So-ciety)’를 중심으로

미국 명상 붐과 흐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종교를 떠나서 명상과 영성을 추구하는 인구 증가율이 1970년대에는 7%였던 것이, 지금 현재는 20%로 늘어났다. 현재 미국은 반전 운동과 히피 운동, 뉴에이지 흐름에 맞물려, 요가나 젠(Zen) 명상, 태극권 등이 먼저 유입되고, 이를 바탕으로 동기 부여 프로그램, 감정을 다루는 법, 마음을 다스려 성공하는 법, 심상 기법을 활용한 심리 치료와 자기 계발 등 여러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또 보급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과 이에 관련된 책은 미국 사회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 분야의 여러 전문가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명상센터를 운영하거나 대중 강연을 다니면서 명상 붐을 주도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명상하며 집중력을 키웠다는 타이거 우즈의 사례 등 명상의 심상 기법을 이용하는 훈련은 스포츠에서의 훈련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고, 수잔 카이저의 UCLA 명상 수업 등은 일반 학교에서의 정규 프로그램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다.

그중, 1975년에 세워져서 초기부터 현재까지 미국 명상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단체는 통찰명상센터(IMS-Insight Meditation Society)이다. 미국 명상의 1세대라 할 수 있는 잭 콘필드, 조셉 골드 스타인, 레리 로젠버그 등이 설립한 ‘통찰명상센터’는 남방불교의 위빠사나에 주로 초점을 둔 수행 센터로, 좌선과 경행을 위주로 하는 초보자 수행 프로그램부터, 식사 명상, 선정 명상 등의 숙련자 프로그램까지 체계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곳에서는 ‘베레 불교학 센터’와 ‘숲속 명상센터’ 등과 함께 운영하며 청소년,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이며, 명상 스승과 각 분야의 교수, 강사 등을 초청하여 각자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타 미국의 대표적 명상 센터와 특징, 시사점

과거 동양의 명상수행이 주로 수행자들이나 승려만 하는 것이었다면, IMS를 비롯한 미국의 명상센터에서는 일반 재가자들을 중심으로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요가 명상에서는 초기에는 동작 위주의 아쉬탕가 요가에서 호흡과 명상을 통한 영성 수련이 퍼지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인도 전통 아유로베다에 바탕을 둔 건강식과 음식, 춤과 다른 스포츠 등을 결합한 새로운 미국식 요가가 유행하고 있다. 쵸감 트룽파 린포체의 제자들은 샴발라센터(Shambala)와 콜로라도의 나로빠 대학을 통해서 통합적인 명상 교육과 샴발라 잡지와 많은 고대의 자료들을 번역하고 정리하는 출판 작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한편 미국 전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티베트의 지혜》 저자인 소걀 린포체의 릭파(Rigpa)에서는 티베트 전통 수행과 죽음 명상 등으로 유럽과 미국 사회의 호스피스 운동과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외에도 오메가 인스티튜트(Omega Institute), 원달마센터(Won Dharma Center)에서는 여러 예술과 결합, 심리치료적인 프로그램과 ‘리더십과 일’ 등의 프로그램으로 보다 현실적인 일상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프로그램 계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모두는 전통적 수행을 바탕으로 하되, 실제 수행 프로그램에서는 가능한 불교적 느낌을 배제하여 종교나, 성별, 인종과 관계없이 누구나 수행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아우르고 있는데 이는 미국 불교와 명상수행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미국 사회의 다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데에서 온 것으로, 그로 인해 특정 종교색 등에 의한 거부감 없이 명상이 미국 사회의 전반에 퍼지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또한 기존의 명상수행이 그저 개인의 깨달음에만 그쳤다면, 미국에서의 주된 수행은 일상의 삶과 사회 문제 해결, 지구와 환경 보호, 지속 가능한 삶 등 실질적이면서도 문화와 사회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참여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례 2: 유럽의 명상― 프랑스 ‘자두마을(Plum Village)’을 중심으로

유럽 명상 붐과 흐름

유럽에서는 19세기 식민지 계발을 위해 정책적으로 불교학 등에 대해서 지원하다가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본격적으로 불교와 명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다. 초기에는 산스크리트어나 팔리어 강좌 등이 대학에 개설되며 문헌 연구에 집중되던 흐름은 기존 유럽 사상을 지배했던 철학과 문헌학 등에 바탕으로 해석되고 결합되는 방식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유럽의 상류층과 지식인들 사이에서 불교 신자가 되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퍼져 고급문화의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한 편으로는 현대 과학의 발전으로 명상에 대한 효과와 의미를 끊임없이 증명하고 마음의 원리를 밝히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파리나 런던 등 유럽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티베트 불교, 남방 불교 사원, 생활 명상수행 센터 등이 널리 퍼져 자리 잡는 중이다.

그중 대표적인 플럼빌리지는 《화》 《얼굴에는 미소, 마음에는 평화》 등 세계적 베스트셀러의 저자인 베트남 출신의 틱낫한 스님이 세운 사원이자 명상 및 평화 공동체의 성격을 가진다. 이곳에서는 불교의 색채를 드러내거나, 개종을 강요하지 않아 종교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명상수행을 체험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플럼빌리지에서의 대표적 수행으로는 종소리 듣기 명상과 걷기 명상을 들 수 있다. 종소리가 들리면, 자신이 하던 행동을 잠깐 멈추고, 자신의 호흡으로 돌아와 몸과 마음을 관찰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통해 ‘지금 여기’에서의 알아차림의 마음을 기르는 것이다. 또한 걷기 명상은 바쁘고 지친 현대인들이 어떠한 목적지를 가지고 빠르게 걷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이 이미 목적지라는 것을 자각하게 도와준다. 또한 걸음마다 어머니인 대지와 지구의 존재를 느끼며, 다른 존재와 자연과의 연결성을 회복하게 하는 점도 걷기 명상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플럼빌리지 수행의 특징과 시사점

틱닛한 스님은 현대 사회와 현대인들에 적합한 불교 수행을 지도하고자 한다. ‘절’ 대신에 ‘어머니 지구와의 친밀한 대화’, 오계 대신 ‘다섯 가지 마음챙김 수행’ ‘자자와 포살’ 대신에 ‘자애로운 말하기와 듣기’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서 우리는 현대화,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명상수행 참여자들은 종교를 넘어 보다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일상에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명상수행을 삶 속으로 녹여낼 수 있다. 이는 명상수행의 현대화와 대중화, 즉, 일상에서의 마음챙김으로 삶과 수행을 통합하고, 삶과 사회에 조화와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사례를 잘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3주간의 집중 수행으로 편견이나 분노의 감정 없이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이끈 사례는 전쟁과 반목 등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희망과 그 방향을 제시해주는 훌륭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어머니 대지에 대한 명상’ ‘어머니 지구에 접촉하기’ 등은 모든 존재가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연기법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실제 우리가 자신과 주변 환경, 나와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고 아끼는 구체적 지침을 알려준다. 또한 ‘깊은 이완’ 등에서 자신의 부모님과 조상 등을 떠올리며 함께 시대적, 역사적 아픔을 치유함으로써 한 개체 안의 고통 뿐 아니라, 한 개인 안의 전체적 고통을 사유하고 성찰하여 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진정한 사랑과 자비, 지혜를 기를 수 있게 이끌어주는 것도 플럼빌리지 명상수행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사례 3: 아시아의 명상―인도 ‘디어파크(Deerpark Institute)’를 중심으로

아시아의 명상 붐과 흐름

아시아는 본래 불교와 힌두교, 도교, 유교 등의 수행이 시작된 곳이다. 하지만 이전의 명상수행이 주로 속세와는 떨어져, 마치 출가자나 승려 등 수행자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단, 유교는 예외이다.) 그렇기에 최근, 역설적으로 서양에 전해진 불교가 체계적으로 정립되고 현대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계발되어 동양으로 역수입되는 추세이다.

한편, 기존 전통 불교 수행의 전통을 유지하고 개방하고자 하는 흐름도 활발한데, 미얀마의 대표적인 위빠사나 수행 센터인 파욱 센터, 마하시 센터 등에서는 남방불교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한 수행으로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에게 수행터와 방법을 제공하고 있으며, 스리랑카에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을 바탕으로 경전과 교학 중심의 불교 보전과 수행이 이어져 나가고 있다. 태국은 남방불교 국가라고는 하지만, 여성 운동, 사회 운동 등이 활발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대승적인 실천과 참여 불교적 성향이 가장 강한 편이다. 대표적으로 태국의 ‘아속 공동체’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상에서 녹여내고, 삶과 일치시키고자 스스로 실천하고 주체적으로 명상을 삶 속에 끌어내리는 수행의 모델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도교나 유교 전통을 회복하기 위한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이어지고, 대만에서는 사회복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제공덕회 등 법을 익히고, 수행하며 사회적 실천까지 할 수 있는 많은 사원들이 있다. 또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에서도 불교와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고 요가와 불교 명상수행의 원산지인 인도에서도 본래의 전통을 회복하는 동시에 현대화하는 운동과 흐름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

디어파크 명상센터의 특징 및 시사점

디어파크(Deerpark Institute)는 시타르타사회(Siddhartha’s Intent Society)의 프로젝트 아래, 인도의 전통적 지혜를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육사회기관이다. 이는 달라이 라마의 후원과 지지 아래, 종사르 잠양 켄체 린포체(Dzongsar Jamyang Khyentse Rinpoche)를 주체로 한 위원회로 설립, 운영되고 있다.

디어파크의 구체적 설립 목적은 철학, 미술, 과학 등 경계 없는 다양한 가르침이 이루어졌던 고대 인도의 ‘나란다 대학’을 현대사회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도에서 발생했던 인도, 힌두교 등의 종교와 도교나 유교 등 다른 종교나 철학적 사상을 연구하고 전달하는 활동, 팔리어나 산스크리트어 보존 사업, 문화, 미술, 문학 등의 연구와 강의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인근의 인도 지역 주민들과 티베트 난민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이 당면한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긍정적 변화를 이루어내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인도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환경, 생태 교육에 주력한 사업을 펼침으로써 많은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는 명상센터이다.
디어파크에서는 ‘환경 보호 및 지역개발 프로그램(Zero Waste Pro-ject)’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인도 내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쓰레기 처리 및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내부로부터의 변화 모델을 제시하고 환경 자원 센터를 구축하여 도서관 등을 만들고 폐기물에 각종 생태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교사 연수와 교육 등 지역 주민의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교육 활동에 주력한다.

어디든지 명상센터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과의 협력, 지방자치단체와의 소통을 통한 발전이 필수적이다. 지역사회의 가장 큰 문제였던 쓰레기 처리 문제를 위해 여러 워크숍과 프로그램으로 그 중요성을 알리며 실천방법을 제시하고 실행했던 점, 여러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지역 주민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이끌었던 점, 내부에서의 변화모델을 제시하여 정책, 행정에도 영향을 미쳐서 다른 지역 및 사회에까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던 디어파크의 사례는 성공적 지역사회 개발에 필요한 과정과 프로그램을 잘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다.

특히 명상뿐 아니라 도교나 유교강의, 미술 워크숍, 티베트어 강좌 등 수요에 맞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강의를 개발하고 제공함으로써, 나란다 대학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서 만든 세계 여러 사람들을 위한 명상센터의 프로그램들은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 필요성과 방향을 보여준다.

5. 결론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정치적으로는 남북 갈등이 더 심해지고 있고, 사회적으로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으며, 지속적인 경제 불황과 여러 불안한 사회 상황으로, 자살률이 날로 늘어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마음과 정신의 병을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병든 사람들과 사회를 ‘힐링’하기 위해 등장한 명상은 많은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명상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며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지는 앞으로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주요한 과제이다. 또한 국내외 명상 붐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하고, 이를 토대로 명상수행이 우리 삶과 사회 전반에 올바른 역할을 하게 하는 일은 바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좌우하는 열쇠이다.

앞서 살펴본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서구의 명상산업은 개인의 깨달음을 목적으로 하는 종교적 수행 방편을 넘어 심신의 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며, 과학과 의학 등의 전문적인 학문 영역에까지 확장되어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서구 유럽의 명상산업은 공동체 의식과 환경 문제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서구에서 명상은 개인의 평화, 행복에 머물러 있지 않고 사회적 기여로 나가며 교육, 정치, 문화, 기업, 심지어는 스포츠 모든 전 분야. 예술, 생태까지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인류가 이 지구 상에서 모두 행복을 누리는 것에 대한 올바른 기여와 관점.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올바른 성찰을 위한 훈련으로 그 의미가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선불교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불교는 오랜 역사에도 과거의 관행에 머물러 있다. 또한 새로 유입되고 있는 명상법들은 서구에서 겪은 혼란과 같이 법에 의지하기보다는 사람이나 수행 방법에만 의지하고 있어 일부 부작용이 있다. 조선시대의 숭유억불 정책과 일본강점기의 불교 왜곡, 비구―대처 싸움 등을 거치면서 한국불교는 고유의 명상수행법을 제대로 살려내지도 못하고 사회적 기여도 바르게 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불교의 맥은 끊어지고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혼돈의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얀마불교와 티베트불교가 들어오고 있으며 서구로 건너간 불교가 새롭게 유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불교와 전통적 명상수행법은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나 남북문제 등의 사회적 갈등을 바르게 풀어낼 수 있는 안목과 관점을 잃어버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명상이 개인의 행복 추구에서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사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쪽으로 가려면 모두가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사회적 실천 쪽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바른 덕성을 계발하는 지계 실천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에 더해 국내외적인 명상 붐을 잘 이용하여 이를 보다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첫째, 종교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생활에 가장 가깝고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명상법을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명상이 가지고 있는 추상적이고 신비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삶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대안들과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공동선적인 방법론들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K-POP과 월드컵으로 대변되는 한국인들의 신명의 에너지를 영성의 에너지와 연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사회 전체의 소통과 통합을 추구하고 자비로 대변되는 사회적 공감 능력을 통해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으로 명상을 활용하여 현재 한반도가 겪고 있는 첨예한 남북대립, 빈부 격차 등의 모순을 극복하고 다양한 집단을 하나로 통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명상을 그저 힐링이나, 트렌드 사업화함으로써 본래 명상의 목적과 의미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즉, 사성제와 팔정도, 연기법, 보리심, 육바라밀, 공성 등 부처님이 가르치신 법을 바르게 지키고 수행해나가지 않는다면,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지듯 이러한 명상 붐도 붓다의 올바른 가르침과 상관없는 일시적인 사회현상으로 그치고 말 것이다. 즉, 현대의 상황과 사회에 맞는 다양한 명상법과 가르침의 계발의 바탕에는 법에 대한 철저한 통찰과 본래 붓다가 가르친 명상의 의미와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분명하고도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 또한 이와 함께, 명상이 단순한 개인의 치유와 행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나아가 전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했을 때 명상은 그 본래의 의미를 살려 개인의 행복과 더불어 진정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불교는 이러한 전 세계적인 명상 붐에 힘입어 불교의 고유성을 잊지 않음과 동시에, 간화선 전통을 유지하면서 시대의 요청에 부응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고 하겠다. ■

 

오원칠
한산사 간화선 수행학교장.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 서암 스님에게서 간화선 수행과 청화 스님에게서 염불선 수행 지도받음. 미얀마, 인도 등에서 위빠사나, 티베트 로종 명상 수행법 등 수학. ‘정토회’ 설립에 동참, 정토회 수련원에서 각종 명상법 지도. 명상아카데미, (사)밝은 세상 등 설립 운영. 명상 관련 저서 《삶을 바꾸는 5가지 명상법》 등과 명상 교재 다수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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