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를 화장한 다비장을 걸었다 관 밖으로 내놓았다는 부처의 두 발을 만나보려고 걷고 걸었다

보들보들하였다

부처의 발바닥에 새겨진 길이 한 살배기 손녀 웃음소리처럼

말랑말랑하였다

내 발바닥에 단단하게 박힌 굳은살의 생각이 보들보들해지려면 얼마나 많이 걷고 걸어야 하나
 

— 시집 《부처한테 속아 인도에 가다》(지혜, 2016)


김순일
198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서산사투리》 《섬》 《어둠꽃》 《물 찾아 나선 목어》 《미꾸라지 사원》 등. 충남문화상, 한성기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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