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불교와 도교의 대립과 융합

1. 도교(道敎)란?

오늘날 우리에게 전통 사상의 핵심축으로 알려져 있는 ‘도교’란 용어는 생소한 개념이다. 더구나 ‘도장’이란 개념은 더욱 생경한 이름일 뿐이다. 이른바 도교는 유교, 불교와 함께 중국 3대 종교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도교의 교리는 노장(老莊)의 무위자연(無爲自然) 사상을 중심으로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추구하고, 시대에 따라 복점(卜占), 오행(五行), 의술 등을 혼합하며, 한편으로는 유교·불교의 윤리나 의례를 융합하여 성립되었다. 사상 형태상으로 보면, 도교는 한국이나 중국 민족의 현세주의적 신앙의 여러 요소들을 동시에 포함한다. 이러한 신앙에는 신선술(神仙術), 장생술(長生術), 연단술(鍊丹術), 방중술(房中術) 등의 방기(方伎)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현세에서의 행복을 강렬하게 추구하는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세에서의 행복은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장수, 무병, 재앙의 소멸(息災), 선 등의 오복(五福)이다.1)
도교의 기본적인 신앙은 다신교이지만, 중심이 되는 신으로서는 초기에는 노자를 신격화한 노군(老君)이나 태상노군(太上老君)이 있고, 6세기경부터는 우주의 도를 신격화한 태상도군(太上道君)이나 원시천존(元始天尊), 13세기경부터는 황제의 변신인 옥황대제(玉皇大帝)나 여조(呂祖)가 예배의 중심으로 되었다. 이 외에도 연단술에서 유래한 부뚜막의 신(?神)이나 해상의 수호신인 마조(?祖), 상업의 신인 관제(關帝), 학문의 신 문창제군(文昌帝君) 등도 도교의 신들로 간주되기도 하나, 이러한 신들은 민간신앙에서 받드는 신을 도교화된 것이다. 도교는 불로장생을 중심 목적으로 하는 종교인데, 그것을 위한 수행에는 벽곡(?穀), 복기(服氣), 도인(導引), 태식(胎息) 등의 호흡법, 양생의 법이 있고, 존사(存思)와 같이 신들을 뇌 속에 있는 것으로 묘사하는 관상법(觀想法) 등이 있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수행은 대체로 일상의 윤리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불교의 승려에 해당하는 종교인을 남자는 진인(眞人)이나 도사(道士), 여자는 여관(女冠)이라 부르고, 제사 의식을 재(齋)나 초(醮)라 하며, 불교 사원에 해당하는 것을 관(觀) 곧 도관(道觀)이라 하는데, 묘(廟), 궁(宮) 누(樓), 또는 각(閣) 등으로 다양하게 칭하였다. 도사는 상투를 틀고, 수염을 기르는 일이 흔하다. 의식에서 관건(冠巾)을 쓰는 점이 불교승려와 가장 다른 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도교가 지향하는 것은 오래 살거나(長壽),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不老不死) 신선(神仙)이다. 신선 사상은 궁극적으로 인간존재의 근본적 고통인 죽음으로부터의 탈피나 초월을 목표로 삼았었다. 다시 말하면, 이 사상에는 고통 없는 행복한 죽음과 사후의 세계에서 고통 없기를 희구하는 사람들의 소망 또는 갈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후대의 백련교(白蓮敎) 등에서 볼 수 있듯이 특별히 왕조 말기나 세기말과 같은 착취와 억압 등이 자행되는 세상에서 모든 억압과 압제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이건 소극적이건 모든 방식으로서 혼란된 사회상으로부터의 탈피 또는 초월을 그리며, 때로는 억압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던 것이 곧 신선의 이상이라고 할 것이다.


2. 불교 ‘대장경(大藏經)’의 개요

이 글을 쓰는 필자는 ‘대장경’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다. 따라서 대장경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잘 알고 있지 못하지만, 도교의 경전인 도장과의 비교를 위하여 대장경에 대한 간략한 개요만을 언급할 것이다. 이른바 “대장경(大藏經)이란 불교의 성전들의 집합을 일컫는 말로서, ‘일체경(一切經)’이라고도 불린다. 이것을 흔히 장경(藏經)이라고도 약칭한다. 원래 불교의 성전을 총칭하는 전통적인 용어는 경(經), 율(律), 논(論)을 총칭하는 삼장(三藏)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삼장에 중국 수(隋 나라 때에 중국에서 이루어진 약간의 문헌들을 포함시켜 대장경이라 하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대장경은 중국에서 번역되거나 쓰인 권위 있는 불전들의 총칭이라 할 것이다.”2) 대장경이란 다시 말하면, 원래 부처님의 말씀이라는 경전뿐만 아니라 후대 불교도의 저술, 불교의 역사서와 전기와 사전, 기타 불교학과 관련된 저술과 자료를 총망라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원래 불교의 경전은 몇 차레의 결집을 통하여 이루언 것인데, 팔리어로 쓰인 것이라 한다. 그러던 것이 남방과 북방으로 불교가 전파되면서 여러 가지 판본의 경전 집성으로 구성되었고, 중국에 이르러 한역되어 중국의 대장경을 이루게 된다.
“불교의 성전은 실로 방대하여 그것을 다 이해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중의 주석과 논부 등은 후세 사람들의 저술이므로 빼고, 또 대본은 같은데 번역이 다른 경우를 모두 하나로 하여 셈해도 그 수는 수백 수천 권을 넘는다. 대개 이 대다수의 경과 율을 예로부터 모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직접 설한 것으로 믿고 부처님 멸후 얼마 안 되어 아난(阿難) 등 여러 제자들이 이를 결집하여 후대에 전한 것으로 믿어 왔다.”3) 그중에서도 부처님이 직접 설법한 것을 기록하였다는 것이 아함경(阿含經)으로서 소승경전에 해당하며, 이 아함경들은 대승경전인 《반야경(般若經)》, 《법화경(法華經)》 등과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고 한다. 아함경은 대체로 실록풍이고 단편적인 소품이 많으나,. 대승경전은 연의적이며, 그 양도 무척 많고 문학적인 색채가 농후하다. 또 아함경은 그 교지가 일관된 데 반하여, 대승경전은 매우 복잡다단하며 서로 용납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고 한다.
중국에서 인도불교를 수용한 뒤 여러 문헌들을 무질서하게 번역하였을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이 저작한 새로운 문헌들이 많이 출현하게 되었기 때문에 중국불교 특유의 분류법을 설정할 필요가 대두되어 이에 따라 인도의 경전들과는 다른 새로운 불전 체제가 곧 대장경이다.
그런데 불교 경전의 본격적인 목록으로 유명한 최초의 것은 전진(前秦) 도안(道安)이 364년에 편찬하였다는 《종리중경목록(綜理衆經目錄)》으로서 전체를 8록(錄)으로 분류하여 639부 886권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나 현존하지는 않는다. 그다음 730년 지승(智昇) 스님이 편찬한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이다. 이 《개원석교록》에서는 1,076부 5,048권의 일체경을 대승경, 대승율, 대승론, 소승경, 소승율, 소승론, 성현집의 7종으로 하였고, 성현집 108부 541권 중에 인도 논사들의 전기나 중국인의 저작을 포함시켰고 한다. 이후 중국인들의 저작으로 빠진 것들이 보충·증보되어 한역 대장경 자체가 양적으로 확대되었다.
이러는 사이 전화나 재해 등으로 산실되는 경우가 많아 영구 보존을 위하여 석각으로 새겨진 것도 존재하게 되었다. 목판에 새긴 목판 대장경은 송나라 태조의 발원으로 12년에 걸쳐 971년 태종(太宗) 때 완성된 촉판(蜀板) 대장경이 최초이다. 이후 한국의 고려대장경, 근대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 등 여러 판본으로 간행되었다.
현존하는 한역 대장경 중 전통적으로 가장 유명한 것이 고려대장경이다. 이른바 고려대장경은 합천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는 ‘해인사대장경’인데, 이것은 ‘재조대장경’ 또는 ‘팔만대장경’이라고도 하는데, 총 경찬의 수가 81,137매로, 후대에 15종의 불전이 추가되어 총 8만 1,258매가 현존한다. 이것을 고려대장경으로 통칭하는 것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대장경들 중 이것만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라 한다. 이 해인사 대장경은 몽고의 침략을 부처님의 힘으로 물리치고자 간행하였다고 한다. 1236년 고종 때 대장도감(大藏都監)을 설치하여 대장도감의 주도 아래 1237년부터 1251년까지 간행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현존하는 대장경 중 가장 방대한 것이란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이밖에도 ‘몽골대장경’, ‘티베트대장경’ 등 대장경 종류는 상당히 많다.


3. ‘도장(道藏)’ 성립의 약사와 도교적 세계관

1) 도장 성립의 약사
‘도장(道藏)’이란 불교의 대장경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도교의 모든 경전을 집대성한 도경(道經)과 도서(道書)의 총칭으로, 역대의 도교 총서(叢書)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도장경(道藏經)이라고도 하는데, 중국 역대 제왕들의 지원 아래 도사들이 모여서 편찬한 것이다. ‘도장’의 내용은 주로 도가서(道家書), 방서(方書), 도경(道經) 및 전기(傳記)의 4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가서는 《노자(老子)》, 《장자(莊子)》, 《관자(管子)》, 《열자(列子)》 등이고, 방서(方書)는 의복성상(醫卜星相)의 유(類)와 같은 고대의 신선가, 음양가 등의 서를 포괄하고, 전기류에는 《산해경(山海經)》, 《목천자전(穆天子傳)》, 《열선전(列仙傳)》 등의 전적을 포괄한다.
도교 경전의 출발점은 최초의 도교 경전인 《태평청령서(太平淸令書)》 곧 《태평경(太平經)》이다. 이 경전은 2세기경 후한(後漢) 시대 말기에 태평도(太平道)란 도교 교단에서 사용하였던 경전이다. 이와 거의 같은 시기에 오두미도(五斗米道)에서 사용하였던 《노자상이주(老子想爾注)》 또한 이와 유사한 도교 경전이다. 태평도나 오두미도 등 이른바 원시도교가 성립되었던 얼마 동안 각 교단은 대외적 교섭을 갖기는 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였기 때문에 도교 전체를 망라하는 체계적인 문헌의 수집을 행할 수 없었다.
이후 위백양(魏伯陽)의 《참동계(參同契)》와 갈홍(葛洪)의 《포박자(抱朴子)》를 거치면서 도교 경전인 도장의 체제가 이루어지기 위한 기초가 서서히 마련되었다. 위백양은 후한 환제(桓帝, 147~167년 재위) 때의 사람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나, 그가 저술하였다고 하는 《참동계》는 10세기경 오대(五代) 팽효(彭曉)의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 3권으로 그 윤곽이 알려지게 되었고, 주희(朱喜)의 《주역참동계고이(周易參同契考異)》 1권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참동계》의 특징은 연단의 원리를 역(易)의 효상(爻象)을 사용하여 설명하고 내단(內丹)과 외단(外丹)을 논한다는 점이다. 이 전적은 대체로 오대와 송 사이에 개정된 것으로 보인다.4)
진(晋) 갈홍(葛洪)은 위진남북조 시대인 283년에서 343년에 생존하였던 사람으로 처음으로 도교 전적의 체계화를 시도하여, 《포박자(抱朴子)》 <하람(遐覽)> 편에서 경(經) 137종 434권, 기(記) 29종 51권, 법(法) 5종 15권, 문(文) 4종 10권, 녹(錄) 3종 4권, 집(集) 2종 2권, 잡(雜) 12종 총 150권, 도(圖) 13종 13권, 부(符) 620권, 모두 9류 1,299권으로 도교 경전을 총괄하였다. 갈홍은 위백양과 함께 도교 이론인 연단술(煉丹術)의 대표적인 이론적 기초자라 할 수 있다.
5세기경 육수정(陸修靜, 406~477))은 유송(劉宋, 420~479)의 인물로서 ‘삼통설(三洞說)’을 정립하여 도교 교학의 체계를 정립한다. 명제(明帝, 재위 465~472)의 명에 의하여 숭허관(崇虛觀)에 거주하던 그는 명제에게 도를 설파하였고, 숭허관에서 도교 경전들의 분류에 착수하였다. 그는 당시 큰 세력을 형성하였던 불교에 대항하기 위하여 경전들을 수집하여 도교 경전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기 위하여 최초의 도경 분류체계인 삼통(三洞)의 관념을 성립시켰다. 그는 당시의 상청파(上淸派)의 경전들을 구입하여 기존의 경전들과 같이 분류하였으며, 아울러 당시 존재하던 모든 경전류를 망라하여 경전의 전승, 교파, 학통 등을 삼통설에 의거하여 정리하였다. 이러한 분류 작업은 471년(泰始 7年)에 완성되었는데, 이것이 곧 《삼통경서목록》(三洞經書目錄, 1,228권 수록)이다. 이로써 당시 뿔뿔히 흩어져 있던 도사들은 비로소 상호 연대감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육수정의 《삼통경서목록》은 최초의 도교경전 목록이라는 점에 그 업적이 있다.
이 뒤에도 도장의 편찬은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양 무제(武帝) 때 완효서(阮孝緖)는 《칠록(七錄)》 <선도록(仙道錄)>에서 경계부(經戒部) 290종 318질 808권, 복이부(服餌部) 48종 52질 167권, 방중부(房中部) 13종 13질 38권, 부도부(符圖部) 70종 76질 103권, 모두 4부 425종 459질 1,138권으로 도서를 분류하였다. 북주(北周) 무제(武帝) 때에는 현도관(玄都觀) 도사가 경목에 제자론(弟子論) 2,040권을 더하여 총 6,163권으로 정리하였는데, 이것이 곧 《현도경목(玄都經目)》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육수정의 《삼통경서목록》과 북주의 《현도경목》이다.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에 살았던 도홍경(陶弘景, 456~536)은 삼통설의 보조적 역할을 하는 도서분류법인 사보설(四輔說)이 정립되던 6세기 초에 이러한 도경 분류법을 고안한 사람으로 추정된다. 남조(南朝) 시대 제(齊)·양(梁) 때의 도교학자로서 연단가이자 의약학자였으며, 자는 통명(通明), 스스로 화양은거(華陽隱居), 정백선생(貞白先生)이라 호하였다. 그는 산림에 은거하여 있었으나 옹주자사(雍州刺史) 소연(蘇衍)이 군사를 일으켜 제(齊)를 치자 그와의 옛 우정 때문에 제자들을 이끌고 돕고 도참을 원용하여 ‘양(梁)’이라는 국호를 삼게 해 주었다. 이로써 양의 무제가 된 소연의 신임과 총애를 받았으나, 벼슬에는 나아가지 않고, 구용(句容) 구곡산(句曲山, 지금의 江蘇省 茅山)에 은거하였다. 육수정의 고제(高弟)인 흥세관(興世館) 주인 손유악(東陽道士 孫游岳)으로부터 도교의 경전, 부도(附圖), 고결(誥訣), 비법을 받고, 모산에 화양관(華陽館)을 지어 《상청대통경록(上淸大洞經?)》을 전함으로써 도교 상청파(上淸派)의 모산종파(茅山宗派)를 열었다. 그는 노장의 철학과 갈홍(葛洪)의 신선 사상을 계승하여 도교와 불교 두 종교의 관념을 합하고, 유불도 삼교의 합일을 주장하였다. 일찍이 유현(劉縣, 지금의 浙江 寧波)으로 가서 아육왕탑(亞育王塔)에게 불계를 받았으며, 모산의 도관에 불교와 도교의 당을 함께 세워 격일로 돌아가며 조례를 올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도교사상사에서 주목할 만한 그의 저작은 입산 후에 저술한 《진고(眞誥)》, 《등진은결(登眞隱訣)》, 《진령위업도(眞靈位業圖)》, 《신농본초경집주(神農本草經集註)》 등이다. 《진고》는 3진인을 중심으로 진령(眞靈)이 하강하여 경전, 부록을 전한 것을 밝히는 것으로, 상청파의 성립을 전하는 중요한 경전이며, 도교 경전 성립의 전형적인 표본이 되는 것이다.
당(唐) 시기에 들어가면, 안사(安史)의 난(755~763)으로 장안(長安), 낙양(洛陽)의 도교 경전이 소실되어 버리기도 하는데, 821년부터 874년간에 이르는 시기에는 도장정수가 5, 300권이었다고 한다. 현종(玄宗) 개원(開元) 년간에는 각 가정에 흠정본(欽定本) 《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 한 권씩을 소장케 하였다고 한다. 개원(開元) 중 장선정(張仙庭)이 주관하여 3,744권(또는 5,700)을 포괄하는 삼통(三洞) 36부(部)로 된 《삼통경강(三洞턡綱)》이 지어졌다. 이것은 도교 사상 최초의 도서총집(道書總集)인데, 이것이 곧 《개원도장(開元道藏)》이다. 그러나 875~884년 황소(黃巢)의 난이나 오대(五代)를 거치면서 《도장》은 병란을 맞아 흩어져 완전치 못하게 되었다.
《개원도장》의 뒤를 이어 송 시대에는 북송의 태종(太宗) 때부터 남송의 효종(孝宗) 때까지 6차례에 걸쳐 장을 고치게 된다. 여기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정화도장》(政和道藏, 곧 《萬壽道藏》)이다. 금(金) 세종(世宗) 대정(大定) 4년(1161) 남경(南京, 송의 東京) 경판을 참조하여 천장관(天長觀, 지금의 북경 白雲觀)에 수장하였다. 장종(章宗) 명창(明昌) 원년(1190) 제총(提總) 손명도(孫明道)가 조칙을 받아 《도장》을 보충 간행하여 《대금현도보장(大金玄都寶藏)》이라 이름 하였다. 원(元) 태종(太宗) 9년(1237년) 송덕방(宋德芳)과 태지안(泰志安)이 《도장》의 중간을 도모하여 1244년 7,800여 권으로 만들어 《현도보장(玄都寶藏)》을 만들었다.
명(明)나라 때가 되면, 지금까지의 《도장》들이 대부분 상실되어 다시 본격적인 도교 경전의 수집과 분류 작업이 이루어진다. 《정통도장(正統道藏)》, 《만력속도장(萬曆續道藏)》이 곧 그것이다. 태조(太祖, 1368~ 1398 재위)는 교단 통제 기관인 현교원(玄敎院)을 설치하여 천자의 권위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천사(天師)란 호칭을 진인(眞人)으로 부르게 하였다. 1382년에는 현교원을 폐지하고, 도록사(道錄司)를 설치하여 도관의 임면 등 철저한 통제를 가하였다. 헌종(憲宗, 1464~1487)은 도관의 수를 제한하고 도첩을 판매함으로써 도관의 질적 저하를 초래케 하기도 하였다.
영종(英宗) 정통(正統) 9년 진인 소이정(邵以正)을 독교(督校)로 삼아 기존의 것을 고치고 생략된 곳을 보충하여 10년이 걸려 정통 10년인 1445년에 480함(函) 5,305권으로 완성한다. 함목(函目)의 이름은 천자문에 따라 천(天) 자에서 영(英) 자에 이르는데, 이것이 《정통도장》이다. 또 신종(神宗) 만력(萬曆) 35년(1607) 50대 천사 장국상(張國祥)이 명을 받아 《도장》을 속간하여 두(杜) 자에서 영(纓) 자까지 32함 180권을 펴내어, 《만력속도장》을 만들었다. 오늘날 《정통도장》과 《만력속도장》을 합쳐 《도장》이라 하는데, 모두 512함 5,485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정통도장》 《만력속도장》을 포함하여 이후 명청 왕조 기간 중 여러 궁관에 《도장》을 수장해 놓았으나, 여러 차례의 병란을 겪으면서 상당 부분 산실되었다. 오늘날 공개되고 있는 도장은 상해판(上海版)으로 상해함분루(上海涵芬樓)가 북경 백운관(白雲觀)에 있는 도장경을 영인하여 상해 상무인서관(商務印書館)에서 출판한 것이다.
《정통도장》은 삼통사보십이부(三洞四輔十二部)로 이루어진 완비된 도장의 체계를 보여 주고 있는 경전이다. 여기에서 부는 유(類)를 말한다. 십이부 본문류(本文類), 신부류(神符類), 옥결류(玉訣類), 영도류(靈圖類), 보록류(譜錄類), 계률류(戒律類), 위의류(威儀類), 방법류(方法類), 상술류(象術類), 기전류(記傳類), 찬송류(讚頌類), 표진류(表秦類)의 순으로 열거되는 것을 말하며, 이것은 각 통마다 동일한 순서로 되어 있다. 각 함(涵)의 자호(字號)는 천자문의 순서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제일 함에는 천(天) 자, 지(地) 자, 현(玄) 자, 황(黃) 자이고 다음 함부터는 천자문이 4자씩 계속된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다음 항 도교적 세계 질서에서 다룬다.

쪹 《정통도장 (正統道藏)》의 분류
洞眞部 三一六部
洞玄部 三百三部 三洞(三洞三十六部)
洞神部 三六二部
太玄部 一一一部
太平部 六六部
太淸部 二四部 四輔
正一部 二三九部

청(淸)나라 때가 되면, 청은 정복 왕조로서 중국문화에 대한 민족적 경계심을 가지고 도교를 대하였다. 이전에 접촉하였던 정일교(正一敎)에 대해서도 관계를 단절한다. 따라서 이 시대에는 도교 교단과 왕조와의 교류는 거의 없게 되고, 지금까지의 도교 교단은 쇠퇴일로를 걷게 된다. 다만 도교는 정명도(靜明道)를 중심으로 대중화·서민화되는 현상을 보여 주게 된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도교 연구에 중요한 총서들이 간행되는바, 《도장정화록(道藏精華錄)》, 《도장거요(道藏擧要)》, 《도장집요(道藏輯要)》가 그것들인데, 이 중 도장과 더불어 도교 및 도교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도장집요》이다.
《도장집요》는 삼통사보 분류법에 의거한 것은 아니다. 《중간도장집요(重刊道藏輯要)》라고도 한다. 도서 294종이 들어 있고, 28수자호(宿字號)로 28집으로 나뉘어 합계 235책이다. 청(靑) 강희(康熙) 연간(1662~1722) 진사 팽정구(彭定求)가 편찬·간행하였다. 가경(嘉慶) 연간(1796~1820) 장원정(蔣元庭)이 증간한 《도장집요목록(道藏輯要目錄)》 1권이 편찬되어 있다. 본래 28수(宿)별 이름을 따라서 함차(函次)를 붙여 각 집에는 몇 권씩의 책이 들어 있다. 각집(角集) 7책 1종, 항집(亢集) 7책 3종, 저집(흷集)은 8책 15종, 방집(房集) 6책 25종, 심집(心集) 10책 7종, 미집(尾集) 7책 2종, 기집(箕集) 9책 15종, 두집(斗集) 11책 27종, 우집(牛集) 12책 3종, 여집(女集) 7책 5종, 허집(虛集) 12책 8종, 위집(危集) 7책 11종, 실집(室集) 7책 6종, 벽집(壁集) 7책 8종, 규집(奎集) 4책 11종, 누집(婁集) 7책 2종, 위집(胃集) 11책 19종, 묘집(昴集) 10책 22종, 필집(畢集) 12책 6종, 자집(?集) 9책 5종, 참집(參集) 7책 1종, 정집(井集) 6책 1종, 귀집(鬼集) 7책 3종, 유집(柳集) 13책 3종, 성집(星集) 9책 18종, 장집(張集) 7책 22종, 익집(翼集) 10책 20종, 진집(軫集) 6책 1종이며, 총목(總目)에는 목이 8책 3종으로, 모두 합하면 235책 272종이다. 전체의 책은 천인합일(天人合一), 성명쌍수(性命雙修), 삼교동원(三敎同源)을 관점으로 하여, 《정통도장》, 《만력속도장》에 있는 155종의 도서 외에도 《도장》에 수록되지 않은 것과 늦게 출간된 것을 추가하였다.
주요 경전들로는 역대 조사들의 저작, 과의계율(科儀戒律), 비전보기(秘傳譜記), 어록문집(語錄文集), 중술방법(衆術方法) 등이다. 《도장집요》는 도서의 목록학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익하다. 그 분류는 도서를 단순하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원시천존(元始天尊), 영보천존(靈寶天尊), 도덕천존(道德天尊)이 말하는 바에 따라서 분별하고자 한 것이다. 이것은 1906년(光緖 32) 하룡양(賀龍퀤)이 《도장집요자목초편(道藏輯要子目初編)》 4권, 《속편(續編)》 1권을 편찬한 것과 재편본에 17종의 도(道典)을 추가하여 287종을 편집, 수록하여 성도(成都)의 이선암(二仙庵)에서 간행하였는데, 현재 통용되는 판본은 1985년 사천성 성도(成都) 시 도교협회와 파촉서사(巴蜀書社)가 중인한 것이다.

2) 삼통사보(三洞四輔)의 체계와 도교적 세계 질서
현존하는 명나라 때에 만들어진 《도장》의 분류는 3통(三洞) 4보(四輔) 12류(十二類)이다. 삼통은 통진(洞眞), 통현(通玄), 통신(洞神)이며, 사보는 태현(太玄), 태평(太平), 태청(太淸), 정일(正一)이다. 삼통 각각은 본문(本文), 신부(神符), 옥결(玉訣). 영도(靈圖), 보록(譜錄), 계율(戒律), 위의(威儀), 방법(方法), 상술(象術), 기전(記傳), 찬송(贊頌), 표주(表奏)의 12류로 세분된다. 도교의 모든 전적은 삼통삼십육류와 4부 중 한 곳에 배속된다. 삼통은 도교의 세계관인 삼청(三淸)의 각 교주가 설한 교법으로, 각각 소중대 삼승인(三乘印)을 제도한다는 도교판석에 입각되어 있다. 통진의 교주는 천보군(天寶君)으로 옥청경(玉淸境)을 다스려 12부경을 설하고, 통현의 교주는 영보군(靈寶君)으로 상청경(上淸經)을 다스려 12부경을 설하며, 통신의 교주는 신보군(神寶君)으로 태청경(太淸經)을 다스려 12부경을 설한다. 사보는 각 통의 보좌로, 태현은 통진, 태평은 통현, 태청은 통신, 정일은 삼통 전체를 보좌한다. 태현은 《도덕경》, 태평은 《태평경》이 중심이며, 태청은 금단복약(金丹服藥)에 의한 장생과 선인이 되는 것을 강조한 경전이고, 정일은 오두미도교계의 경전이 수록되어 있어서 삼통 보다 내력이 오랜 경전 형태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도장의 구성상에는 삼통과 사보가 주와 종의 관계이지만, 내용상에서는 같은 지위를 가진다. 《도장》의 내용은 매우 복잡하여 도교 경서를 제외하고도 풍부한 내용의 고대의학, 생물, 체육, 보건, 화학, 천문, 지리 자료 및 선진제자인 《묵자》, 《한비자》 등이 들어 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도장의 유통은 삼국시대의 《도덕경》에서 비롯되며, 그 뒤 불교 경전, 유교 경서와 함께 널리 보급되었다. 도장의 각판 사업은 없었으며 권선서(勸善書) 등 민중 도교 경전의 유행과 함께 도장수록의 경전에 대한 부분적인 서사(書寫)나 각판이 이루어지고, 중국 간행의 도장이 보급되었다.
쪹삼통설(三洞說)의 체계
삼통설은 불교의 경·율·논 삼장(三藏)에 영향받아 5세기 전반에 성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육수정이 삼통설을 처음으로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삼동제자(三洞第子)라고 칭하고 있으며, 《삼통경서목록(三洞經書目錄)》은 그가 처음으로 417년 기존의 삼통설에 입각하여 정리한 것이다. 그 의의는 중국 각지에 할거하며 서로 교섭이 없던 도사들이 일종의 연대 의식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이것은 당시 강남 도사들 중 상청파(上淸派, 곧 茅山派)에 속하는 도사들을 중심으로 제창된 것이라 추정되며, 삼통에 속하는 경들은 각각 하나의 종파로 이해될 수 있다. 여기에 나타나고 있는 구조는 아울러 도교적 세계관을 보여 주는 것으로, 삼동과 도교의 세계 질서(hierarchy)를 더불어 이해할 수 있다. 이를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다.

삼통(三洞)의 구조

삼통(三洞) 중심경전 도교종파 불교와의 대비
통진부(洞眞部) 상청경(上淸經) 십이부(十二部) 삼청파 대승(大乘)
통현부(洞玄部) 영보경(靈寶經) 십이부(十二部) 영보파 중승(中乘)
통신부(洞神部) 삼황문(경)(三皇文(經)) 십이부(十二部) 삼황파 소승(小乘)

도교적 세계 질서(taoistic hierarchy)

옥청경(玉淸境, 淸微天) 통진(洞眞)의 교주 : 천보군(天寶君)
삼청경(三淸境) 상청경(上淸境, 禹余天) 통현(洞玄)의 교주 : 영보군(靈寶君)
(=三天) 태청경(太淸境, 大赤天) 통신(洞神)의 교주 : 신보군(神寶君)
태극평육가혁천(太極平育賈奕天)
서왕모(西王母 용변범도천(龍變梵度天)
(=淨土, 四種民天) 태석옥륭등승천(太釋玉隆騰勝天)
태허무상상융천(太虛無上常融天)
무색계(無色界)
삼계(三界) 색계(色界)
(衆生往來) 욕계(欲界)
쪹표에서 우주의 구조는 삼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삼청이 가장 높은 하늘이며, 그 아래 서왕모가 지배하는 세계이고, 가장 아래의 세계가 삼계이다. 삼계는 불교의 욕계·색계·무색계라는 중생이 왕래하는 세계를 가리킨다. 하늘(天)의 위계는 가장 높은 자리에 차지하는 삼청이 자리하며, 표에서 보이는 바 아래에부터 위로 올라가는 것이 더 높은 단계의 천상 세계로 올라가는 위계질서를 보여 준다.
삼청(三淸)은 도교에서 가장 위에 존재하는 세계로서 삼신(三神)이 거주하는 천외선경(天外仙境)으로서,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 3신이 거주하는 세 경지를 가리킨다. 또한 청미(淸微)·우여(禹余)·대적(大赤)을 3천(天)이라고 한다. 이는 36천 가운데 대라천(大羅天) 다음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으로서, 대라천에서 만들어진 현(玄)·원(元)·시(始)의 3기(氣)로부터 이루어진 것이다. 시기(始氣)로부터 청미천옥청경(淸微天玉淸境), 원기(元氣)로부터 우여천상청경(禹餘天上淸境), 현기(玄氣)로부터 대적천태청경(大赤天太淸境)이 이루어졌다. 한편 삼청은 도교에서 숭배하는 삼존신(三尊神)을 가리키기도 한다. 《운급칠첨(雲핞七籤)》 권2에 인용된 《영보경(靈寶經)》에 의하면 현·원·시의 3기가 화(化)하여 이루어진 존신이 천보(天寶:元始天尊)·영보(靈寶:太上道君)·신보(神寶:太上老君)의 3군(君)이 된다. 이들은 3천3경(三天三境)을 나누어 다스린다.
아울러 도교 경전에서는 옥청경을 구성지도(九聖之道)라 하고, 한편으로는 대승상법(大乘上法)이라 칭하고, 상청경을 구진지도(九眞之道)라 하고, 한편으로는 중승중법(中乘中法)이라 하며, 태청경을 구화지도(九化之道)라 하고, 한편으로는 하승초법(下乘初法)이라 설명하고 있는바, 이로써 불교의 영향을 알 수 있다.
사보(四輔)의 구조
사보(四輔)는 도장에 나타나는 일종의 도서분류 사분법으로서 삼통의 삼십륙류(各洞 十二類 또는 部) 분류법과 함께 양(梁, 502~557) 때

사보(四輔) 보좌 중심경전
태현부(太玄部) 통진(洞眞)을 보좌 《로자도덕경》(老子道德經)
태평부(太平部) 통현(洞玄)을 보좌 《태평청령서》(太平淸領書 즉, 《太平經》)
태청부(太淸部) 통신(洞神)을 보좌 금단약액(金丹藥液) 계열의 경전
정일부(正一部) 삼통(三洞) 전체 오두미도(五斗米道) 계통의 경전

쪹 여기에서 태현, 태평, 태청은 각각 불교의 삼승에 대응하여, 각각 대승, 중승, 소승에 대응되고 있으며, 마지막 정일은 삼통 전체를 보죄하는 것으로 대승, 중승, 소승 전체를 통괄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도 홍경에 의하여 정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내용은 위의 표와 같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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