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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좌부 불교의 주요 수행처와 스승들 / 김열권
[ 특집 ] 상좌부 불교의 이해
[13호] 2002년 12월 10일 (화) 김열권 vipasana@hanmail.net
1.들어가는 말

우리 나라에 불교가 들어온 지 1600여 년이 되지만 부처님의 깨달음과 제자들에게 가르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한국불교는 지리적, 문화적,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왔고 지금도 선방 수행 체계의 주류나 강원의 교과 과정이 중국 영향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20세기 말부터 교통의 발달과 국제 교류가 불교 쪽에서도 이루어지면서 동남아, 티베트 등으로 유학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 불교의 정체성과 장·단점을 재조명하여 부처님 당시의 근본 불교 쪽으로 수행과 교학을 실천, 연구하기에 이르렀다.

흔히 불교를 소승불교, 대승불교 혹은 남방, 북방 불교로 분류하고 있으나, 불교 역사상 소승불교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대승불교의 일방적인 폄하에서 비롯된 오류였다. 필자 역시 남방에서 승려 생활을 해 보았으나 남방에서는 북방 불교가 힌두교화되었다고 하면서 북방 불교 승려들의 신분조차도 승려로서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직접 보았다. 양쪽 다 편견 속에서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다. 깨달음은 부처님의 정확한 가르침과 수행법을 이해하고 실천할 때 가능하다. 필자 역시 교학 공부의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화두 수행을 10년 정도 하고 부처님 당시 불교의 원형에 비교적 가깝다고 여겨지는 수행법을 찾고자 1989년 미얀마로 출가했다. 그 후 계속 위빠사나 수행을 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남방, 북방 불교의 차이점은 팔리어 경전인 니까야와 산스끄리트인 아함경, 대승 경전을 보는 아비달마 논서에 있는 것이다. 남·북방 불교의 상호간의 오해를 불식하고 좀더 깊이 이해하여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여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아비달마 교학의 비교 연구와 근본 경전인 니끼야와 아함경에 바탕을 둔 수행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깨달은 아라한들의 체험에서는 남·북방이 없고 그대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일치하지만 편견에 사로잡힌 일방적인 시작과 중간 단계의 수행 체험에서 오는 섣부른 결론은 근본 불법에서 멀어져 집단적 편견과 집착에 사로잡히게 할 수 있다.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과 수행법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방 불교를 보다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남방의 주요 불교 국가인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불교의 알려진 수행처와 그 수행처의 스승들 및 가르침과 수행의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겠다. 참고로 남방 불교의 자료는 가산불교재단에서 발간된 《남방 상좌 불교 승가공동체의 교학체계와 수행체계》 중 일중 스님과 정원 스님의 논문, 스리랑카에서 교학과 수행을 수년간 공부한 아눌라 스님의 자료와 필자가 번역한 《위빠사나 열두 선사》에서 주로 발췌했다

2. 태국 불교의 수행처와 스승들

필자가 태국에서 수행한 것은 1989년과 1990년 사이 촌부리에서였다. 처음 태국에 갔을 때 통역을 해준, 태국에서 수년 동안 머문 구로담모라는 인도 승려가 계율의 중요성을 얘기해 주었다. “미국에서 온 흑인 한 명이 태국에서 비구가 되었는데 어느 날 옛날 여자 친구가 찾아왔다.

그 여자 친구와 파타야 해변을 거닐고 있었는데 그때 태국 시민 한 분이 그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일간 신문에 공개했다. 과연 스님이 이렇게 행동을 해도 되는가? 결국 그 흑인 스님은 비구 옷을 벗고 일반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스님이 정오가 넘어서 시내에서 식사를 하면 일반인이 경찰에 신고하여 경찰이 그 스님을 절로 돌려보낸다. 계율을 파하려면 일반인으로 돌아가서 파하고 승복을 입고 있는 한 부처님의 계율과 수행을 엄수해야 한다는 것이 태국 승려들과 시민들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남방 불교의 모든 수행은 팔리어 경전, 아비달마, 《청정도론》이 중심이다. 주로 호흡 관찰법인 아나파아나 삿띠를 중심으로 하면서 이를 응용한 수행과 사마타 수행이 가미된 수행법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지역 별로 살펴보겠다.

왓 파 반타트(Wat Pah Ban Thad)
태국어로 왓은 사원이라는 뜻이다. 아짠문(1870∼1950)의 제자인 아짠 마하부와(1914∼ )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아짠문은 두타행이라고 할 수 있는 숲속 수행을 부활한 전설적인 20세기 최고의 선사이다.1)

그는 숲속 수행을 통하여 아라한과를 성취하여 숙명통과 천안통까지 겸하여 인간 세계는 물론 천인들까지 제도하였다. 그의 수행의 특징은 아나파아나 삿띠를 중심으로 수행하는 것인데 초보자가 삼매에 들기 어려울 때는 “붓도(Buddaho)”라는 염불을 겸해서 관찰하도록 한다. 이것은 태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수행법 중 하나이다. 향후 우리 나라 염불선에 이 수행법이 도입되면 많은 재가 신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본다.

아짠 마하부와는 염불식 아나파아나 삿띠와 염불식 경행(Walking meditation) 외에 부정관, 시체관도 예비 수행으로 다루고 있다. 계·정·혜를 강조하고, 지혜 수행은 전통적인 오온에 대한 관찰을 중심으로 한다. 아짠 마하부와는 사마타 선정과 위빠사나 수행에 정통하고 있으며 그의 가풍은 엄격하고 맹렬하다. 현재는 연세가 많아 외국인도 친견하기가 어렵다.

왓 농파퐁 (Wat Nong Pah Pong)
1954년 아짠 차에 의해 숲속에 설립된 사원이다. 30개 이상의 말사가 있다. 아짠 차는 태국의 여러 선지식과 아짠문의 지도를 받았으며 1992년 입멸하였다. 그는 자연스러운 수행을 강조하며 1일 1식을 공양하게 했다. 망상이 있으면 ‘붓도’, ‘담모’, ‘상고’나 혹은 ‘붓도’를 염송하면서 관찰하게 한다.

일단 심신이 고요해지면 호흡, 몸, 마음의 흐름을 관찰하게 한다. 매일 매일 수행 점검은 하지 않고 법문을 통하여 수행을 지시하고 질문이 있으면 언제든지 상담에 응한다. 특별한 테크닉은 강조하지 않고 “모든 수행은 단지 마음의 균형과 무집착 그리고 비이기성을 계발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강조한다. 보통 때 20∼30명 정도가 수행하며 우안거 중에는 100여 명 정도의 승려가 수행한다.

왓 파나나차(Wat Pah Nanacha, International Forest Monastery)
아짠 차에 의해 1975년 설립된 외국인을 위한 선원이다. 비구 6명, 사미 6명, 10여명 정도의 재가 신도가 머문다. 아짠 차의 가르침 중심으로 아나파아나 삿띠(호흡 관찰법)를 수행한다. 하루에 일식만 공양하고 매일 아침 태국어로 1시간 정도 설법한다.

왓 람펑(Wat Ram Poeng, Northern Vipassana Center)
미얀마의 마하시 사야도의 위빠사나 수행을 실천한다. 아짠 통(1924∼)에 의해 1975년에 설립되었다. 말사가 20여 개 된다. 그는 마하시로부터 직접 2년간 지도를 받았다. 매일 매일 수행자들은 몇몇 지도 법사들에게 점검을 받는다. 처음에 온 수행자는 26일간 기본 코스를 거쳐야 한다. 마지막 3일은 주야로 용맹 정진한다. 우안거 때는 150명 정도의 승려가 있으며 보통 때는 승려 70명, 외국인 20명, 여성 출가 수행자(매치) 20∼30명 정도이다.

수완 목(Suan Mokkh)
이 사원은 1932년 아짠 붓다다사(1906∼1993)에 의해 설립되었다. 그는 불교 경전뿐만 아니라 박학다식한 위대한 학자였다. 그는 의식 중심의 태국 불교를 교리와 수행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그는 수많은 달마에 관한 저술과 훌륭하면서도 소박한 법문을 통하여, 태국의 불교 수준을 단순한 의식(儀式) 수준에서 어떻게 평화가 무집착으로부터 오는가 하는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다.

아짠 붓다다사는 자연스러운 선정과 지혜의 길을 강조한다. 그는 “자연스러운 선정과 지혜의 길을 요약하면, 아무것도 가질 만하고 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는 진리를 매일 그리고 온종일 생활 가운데서 실증해 나감으로써 열반과 자유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를 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자유를 체험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정화하고 모범적인 인격을 계발하기 위해 분투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정화로부터 그 자신 내부의 정신적 기쁨을 일하면서 여가를 즐기는 가운데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내관으로부터 참으로 가질 만한 것은 없고 될 만한 것은 없다는 지혜가 일어나고, 마음은 지금까지 붙잡아 왔고 매달려 왔던 대상에 대한 모든 욕망을 버린다. 이미 어디에도 머무를 곳이 없어 고통은 줄어들고 고통을 제거하는 작업도 이루어졌다. 이것이 그 보답이다. 그것은 우리들 중 누구에 의해서도 자연스럽게 얻어질 수 있다. 집착을 초월하고 어떠한 경험이나 대상을 ‘나’ 혹은 ‘나의 것’으로 동일시하는 것을 초월한 내적 평화가 최고의 청정심이고, 이것이 진정한 붓다의 자유이다.”2)라고 말한다.

특히 호흡 출입관인 아나파아나 삿띠의 교재(현재에 필자에 의해 편역 중임)은 이 분야의 책 중 가장 상세하고 광범위하게 다루어져 있다. 특히 그는 남방 불교의 교과서격인 《청정도론》도 비판적으로 보고 삼세양중인과의 12연기설도 아트만 사상이 깔린 것으로 비판하면서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했다.

수완 목에서 1.5Km 떨어진 국제 수행림(International Dhamma Hermi-Tage)이 있는데 이곳에는 10일간의 집중 코스가 있다. 수행법은 아나파아나 삿띠가 중심이다. 평소에는 50여 명의 승려, 10여 명의 외국인 수행자들이 있다. 수안 목의 말사격인 왓 우몽(Wat U Mong)에서는 아짠 붓다다사의 아나파아나 삿띠를 기본으로 수행하지만 마하시 방법의 위빠사나나 다른 수행법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왓 마하타트(Wat Maha That)
방콕 시내에 있는 이 사원은 18세기에 창설된 사원으로 불교의 중요한 센터로서 기능해 온 사원이다. 수행법은 마하시 위빠사나 방법으로 위빠사나 지혜의 16단계에 대해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이곳에 한 달 머물면서 수행할 수도 있고 출퇴근하면서 지도받을 수도 있다.

왓 팍남(Wat Pak Nam)
이곳에는 200여 명의 승려가 거주하고 외국인도 10여 명 살면서 팔리어를 공부하기도 한다. 이곳의 수행법은 사마타와 위빠사나가 결합된 것이다. 프라 몽콜 剃무니(1884∼1959) 원장에 의해 창안된 것으로 ‘삼마 아라한(Samma Arahan)’이라는 만트라를 마음속으로 염하면서 ①수정을 사용한 광명편(Aloka-kasina)을 집중 대상으로 사용한다. ②그 다음은 북부 중심에 마음을 집중시키고 ③다음에는 18단계의 법신관이다. 이 수행법이 사념처와 결합되어 수행이 향상됨에 따라 법신으로 형상화된다는 독특한 수행법이다. 광명편이 몸 중심에서 둥근 빛이 폭발하듯이 생겨나면 비로소 담마카야 본 수행에 들어선다. 이것이 1단계이고 1단계가 사라진 후 몸의 중심에서 18단계의 신체가 순서대로 나타난다. 18단계의 신체를 관찰하면서 아라한이 된다.

위潽아좀(Viwea Asom Vipassana Metitation Center)
방콕에서 60Km 떨어진 촌부리라는 작은 도시에 위치한 마하시 위빠사나 수행 센터의 태국 지부이다. 필자는 이곳에서 7개월간 원장인 아짠아삽하(AjahanAsabha, 1910∼ )의 지도를 받았다. 그는 1953년 미얀마 정부에 태국 정부의 요청으로 파견된 두 사람의 마하시 제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이곳에서 40여 년간 10만 명의 수행자를 지도했다. 한국 승려들도 이 곳에서 몇 분 수행하였다. 치앙마이의 아짠 통, 왓 마하타트의 아짠타르싯디무디도 그의 수행지도를 받았다. 특히 아짠 아삽하는 마하시의 수행법을 원형 그대로 전수한다. 다른 마하시 제자들은 조금씩 변형해서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이곳에는 3∼4명의 지도 법사가 상주하고 승려는 보통 60여 명, 재가자는 100명 정도, 외국인은 10∼20명 정도 수행하고 있다.

왓 사이감(Wat Sai Ngam)
방콕에서 북서 방면으로 떨어진 수행 센터로 1970년대 아짠 담마다로(1914∼ )에 의해 창설되었다.
아짠 담마다로는 그의 명상에서 감각(혹은 감정)에 대한 마음집중을 강조한다. 변화하고 있는 감각에 대해 끊임없이 마음집중함으로써 우리들의 모든 체험이 순간순간 일어나고 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그는 말한다. 왜냐하면 형상(色)과 감각은 모든 오온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아짠 담마다로는 몸과 느낌에 심지어는 내적 진리를 체험하는 직접적인 수단으로서 미묘한 마음의 변화에서 인식되어지는 감각에 대한 순간순간의 알아차림을 유지하도록 한다.

명상의 계발을 설명하는 데 있어 그는 감각에 대한 마음집중이 어떻게 해서 심장 근저에 있는 모든 감각을 바로 경험하게끔 하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모든 경험 심지어 마음까지도, 심장 근저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감각으로서 명백하게 인식될 때, 우리들은 무상·고·무아를 본다. 이것으로 해서 우리들은 가장 심오한 진리, 고의 멸, 열반의 체험에 도달한다3)고 아짠 담마다로는 가르친다.

아짠 담마다로가 가르치는 수행법은 다음과 같다.
손바닥 중앙에 마음을 집중하여 움직이면서 가슴으로 관찰한다. 경행도 역시 발바닥의 느낌을 가슴으로 관찰한다. 남방에서는 마음이 가슴속에 머문다고 보고 있으므로 모든 6근, 6식의 느낌을 가슴의 마음과 동시에 관찰한다. 특히 손바닥, 발바닥을 관찰할 때에는 온몸에 기(氣)가 돌아가므로 기 수련을 많이 하는 우리 나라에 이 수행법이 각광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아짠 담마다로의 제자 15명이 이 수행 센터에서 지도하고 있으며 승려가 120명, 여성출가자인 매치가 120명, 일반 신도가 50명 정도 수행하고 있다.

왓 스라케트
아짠 나에브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방콕에 위치하고 있다. 그녀는 35세 때 출가하여 불교 심리학과 위빠사나를 수행한 후 12년 후에 가르침을 펴기 시작했다.
아짠 나에브는 우리들의 일상생활과 행동에서 고통의 원인과 결과를 보게 하는 단순한 접근법을 사용한다. 특히 자세의 움직임, 몸의 동작에서 고통의 원인을 보게 한다. 모든 움직이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 행해지는 것부터 관찰하게 한다. 이 과정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고통을 종식시키고 붓다의 행복으로 바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그녀는 설명한다.

아짠 나에브는 달마에 관한 중요한 사항들을 체계적으로 언급하였는데, 수행하기 전에 올바른 개념적 이해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그녀는 지혜 명상과 선정 명상의 구분을 강조한다. 선정과 특별한 수행에 대한 어떠한 집착이라도 지혜 계발에 방해가 되고, 지혜는 현재 순간의 마음과 몸을 직시함으로써 온다고 가르친다. 지혜 수련에 있어서 지혜가 일어나는 것은 몸과 마음을 직시하는 것을 통해서만 일어난다고 그녀는 강조한다.아짠 나에브가 설명하는 위빠사나는 《청정도론》의 16단계에 근거를 두고 있다.

왓 수콩타와즈
아짠 줌니엔이 원장이다. 그는 6세 때부터 수행을 시작하여 갖가지 여러 수행법들을 편력했다. 특히 사람들의 개성에 따라 다르게 수행법을 지도하여 결국엔 무상·고·무아의 삼법인을 보게 하여 해탈로 나아가게 한다. 아짠 줌니엔은 많은 수행법을 근기에 맞추어 가르치는 완전히 개방적인 스승이다.

그는 여러 다양한 수행법을 익혔으며, 한 방법만 고수하기보다는 제자들의 필요성이나 개성 혹은 특별히 선호하는 것에 따라 다양한 수행법을 제시한다는 것이 그의 지도의 특징이다. 그러나 어떤 테크닉을 계발하더라도, 결국은 제자들에게 몸과 마음의 본성을 무상·고·무아로 보게 하는 지혜 수련으로 귀일하도록 이끈다.

“수행자가 법에 향상하고 못하고는 자신에 책임이 있다. 우리들은 비록 특별한 명상 테크닉을 당분간 이용하지만 수행은 우리들 모두에게 전 인생의 과정이며, 수행은 모든 고통을 종식시키고 궁극의 평화에 이르게 하기 위함이다.”4)

아짠 줌니엔은 자비관을 예비 수행으로 하면서 무집착을 강조한다. 위빠사나 수행은 아짠 담마다로의 수행법을 이용한다. 보통 100∼200명 정도의 승려와 10여 명 정도의 서구인들이 있다.

이상에서 태국의 주요 수행처와 스승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태국에서의 불교 수행은 ① 아짠 붓다다사와 같은 아나파아나 삿띠 중심의 전통 수행법과 ② 아짠 문의 염불식 위빠사나, 담마카야 수행의 광명편, 아짠 담마다로의 기 수행과 관련된 사마타와 위빠사나가 결합된 수행 ③ 미얀마에서 들어온 마하시 위빠사나 등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3. 스리랑카 불교의 수행처와 스승들

스리랑카는 필자가 가보지 않아 일중 스님의 연구서와 아눌라 비구니 스님의 자료에 의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스리랑카 불교가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된 경위와 수행처의 구분 등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한 다음 수행처와 스승들에 대해서 소개하기로 한다.

1) 스리랑카 불교에서의 수행의 일반 양상

수행 부흥 운동
2,300여 년의 불교사를 가진 스리랑카에서 면면히 내려오는 수행 전통의 맥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원래 선교(禪敎) 일치였으나 기원전 1세기를 전후하여 교학 전통 위주로 내려왔다. 마지막 아라한으로 전해오는 말리야데와 스님은 기원전 2세기경 사람이다. 그 이후 대석학이라고 불리우는 학승들은 역사 속에 여러 번 등장하지만 아라한은 찾아보기 힘들다. 교학이 삼장에 근거를 두고 있다면 수행은 계·정·혜 삼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스리랑카 승가는 400여 년 동안 서양의 식민지 세력 아래에서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위빠사나 운동은 1950년에 불자 지식층이 중심이 되어 일어났다. ‘랑카 위빠사나 수행회’라는 조직을 결성하여 마하시 사야도에게 지도자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마하시 사야도의 제자 4명이 콜롬보에 파견되면서 현대적인 수행 체계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마하시 사야도의 수행법이 소개되면서 초기 경전에 근거를 둔, 전통을 주장하는 신전통주의자와 개혁주의자들의 두 그룹으로 갈라졌다.

개혁주의자의 5가지 견해는 ①현 시대에도 아라한과를 성취할 수 있다. ②일반 신도도 아라한이 될 수 있다. ③교학에 대한 이론을 공부하지 않아도 깨달을 수 있다. ④아라한이 되기 위해 반드시 승려가 될 필요는 없다. ⑤사마타 수행을 무시하고 위빠사나만 강조하면서 코끝이 아닌 배의 일어남, 사라짐의 현상을 관찰하라는 마하시 수행법은 대승이나 탄트라 수행법이지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은 아니다.

그러나 이 수행법으로도 궁극의 목표에 도달할 수는 있다(마얀마에서의 마하시 방법이 전통이 아니라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하여 마하시 선사는 직접 경전에 근거하여 책까지 저술하여 논박하였다). 개혁주의자와 신전통주의자 간의 논쟁 결과로 스리랑카에는 새로운 아란냐와 명상 센터가 생겨났다.

승가의 수행법
승가에서는 수행 방법의 근거를 다음 네 가지에 두고 있다

① 경전과 《청정도론》 등의 주석서에 의한 방법
② 전적으로 경전에만 의존한 방법
③ 미얀마의 마하시 전통을 따르는 방법
④ 위의 세 가지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방법

숲속에 거주하는 아란냐 수행승들은 근본 불교의 가장 전통적인 아나파아나 삿띠(호흡관)와 삿띠파타나(사념처), 붓다의 공덕을 기리는 염불 수행법인 붓다누삿띠, 자비관, 부정관, 시체관, 카시나관 등을 실천 수행한다.

아란냐 (숲속 수행처)와 수행 센터
아란냐 수행승들은 숲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수행으로 보낸다. 계율에 철저하며 하루 한끼만 먹고 돈을 만지거나 소유하지 않는다. 일상 생활에도 침대, 방석, 가사, 바루, 물주전자, 책 몇 권이 전부이며 철저한 무소유의 삶을 산다. 수행의 기준은 경·율·논에 두고 있다.

아란냐 명상 센터는 30여 군데 있다. 사원이 8천여 개가 되는데 그 중 170여 곳이 아란냐이다. 3만여 명의 승려 중 1000여 명이 아란냐 수행승이다.

2) 주요 수행처와 스승들

삼스타아란냐(Sri Kalyani Yogasrama Samsthava)
지나왕사 스님이 1950년에 설립했다. 18세 이상 소년들에 한하여 승려가 되며 1년 동안 흰색을 입고 수행한 후 희망자에 한하여 아란냐 수행승으로 적격자라고 판단될 때 계를 수여한다. 지부가 96개가 된다. 그 중 니말라와 아란냐는 남부 해안에 바위 동굴이나 바위에 의지하여 꾸띠를 갖추고 있다.

16개의 꾸띠(원두막같은 방)가 있으며 외국 승려가 이 곳에 머물고자 한다면 일정 기간 테스트를 받은 후 가능하다. 또한 무문관과 같은 미트리갈라 아란냐도 있다. 이곳은 ‘열반 아니면 죽음’만 있을 뿐, 한 번 이곳에 들어오면 죽기 전까지 수행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① 한 번 이 아란냐에 들어오면 과위를 성취하기 전에는 아란냐를 떠나지 않는다.
    ② 재가든 승려든 아란냐 밖의 사람들과 말하지 않는다.
    ③ 불교의 제반 문제에 대해 기사나 편지를 쓰지 않는다.
    ④ 숨이 다할 때까지 수행을 포기하지 않는다.
    ⑤ 해탈을 하기 전에는 법을 설하지 않는다.

아일랜드 헐미티지(Island Hermitage)
고요한 호수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15개의 꾸띠가 있다. 1911년 유명한 독일 비구승 나먀띨로까 스님이 설립했다. 그의 제자 냐냐몰리, 냐냐뽀니까 스님이 여기에서 공부했다. 이들은 팔리어 경전을 영어와 독일어로 번역하여 세계 불교 포교에 커다란 위업을 남겼다. 이 수행 센터에서 수행하려면 법랍이 10년 이상 되거나 스승 밑에서 5년 이상 수행 지도를 받은 비구승이어야 한다.

와 투 루윌라 아란냐(Waturuyila Aranna)
1954년 와투루왈라라 스리 냐나난다 스님이 창건했다. 현재 50여 명의 스님이 수행하고 있으며 여러 개의 분원을 가지고 있다. 그 분원 중 살갈타 아란냐는 하루 일종식하며 자유롭게 수행한다.

칸두보다 명상 센터(Kanduboda Meditation Center)
1956년 마히사 사야도의 제자들에 의해 설립되었다. 12개의 분원이 있다. 20여 명의 승려들과 사부 대중이 함께 수행한다. 60∼70명 정도가 상주한다.

닐람베 명상 센터(Nillambe Meditation Center)
1979년 재가 불자들에 의해 설립되었다. 대승불교의 참선, 요가, 힌두 수행법도 근기에 따라 실천하도록 인정하고 있다. 외국인 수행승들이 보통 35명 정도 머물고 있으며 수행 시간과 수행법이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이상에서 보듯이 국내에서 스리랑카 하면 교학만 발달된 불교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수행도 많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끝으로 현재 스리랑카의 대표적인 두 분의 스님을 소개하면서 개략적이나마 글을 맺고저 한다.

비구 보리 스님
1944년 뉴욕에서 태어나 클레어몬트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72년 스리랑카에 와서 비구가 되었다. 테라바다 불교책의 저자이며 경과 주석서를 포함한 많은 책을 영어로 번역하였다. 1984년 이래로 BPS(Buddhist Publication Society)의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수행법은 경전에 근거한 정통 위빠사나를 수행하고 있으며 어떤 수행법에 대해서도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수행의 목적을 선정과 탐ㆍ진ㆍ치를 제거하는 데 두고 있다.

냐나난다 스님
스리랑카의 페타데니하 대학에서 빨리어를 가르치는 아주 명망 높은 교수였다. 교수직을 그만두고 아란냐로 돌아가 15년 이상 세상을 멀리하고 수행에만 전념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 《마음의 마술쇼(The magic of the mind)》 《초기 불교사상의 개념과 실제》 등이 있다.

하루 일종식을 하며 동굴에서 머물렀다. 그의 수행법에서는 자비관, 죽음관, 부정관, 염불관(Buddahanussati)을 먼저 한 후에 위빠사나 본 수행에 들어간다. 위빠사나 수행은 마하시의 수행법처럼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두 번 정도 알아차리고는 1차 명상 주제인 일어남, 사라짐으로 돌아오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4. 미얀마 불교의 수행처와 스승들

필자가 미얀마에 간 것은 1989년 4월이었다. 도착 후 비구계를 받고 탁발을 나갔는데 3살 정도밖에 안 되는 아이들이 스님이 지나가면 합장을 한다. 그리고 부모님들과 함께 매일 아침 공양을 스님께 올린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자비 교육이 실시되고 방학이면 초등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머리를 깎고 사미가 되어 절에서 경전을 공부하고 수행을 시작한다. 승복을 입고 밖에 나가면 신도들이 땅바닥에 엎드려 그대로 삼배를 올린다. 스님들은 매일 아침 비구계 250계를 외우면서 일과를 시작하는 분도 있고 사소한 계율을 파하면 선배 스님에게 참회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들은 삶 자체가 하나의 불교 수행이다.

미얀마에는 다양한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수행법이 있다. 수행법을 중심으로 설명해 보겠다. 미얀마의 대표적인 수행 체계는 데이리 사야도의 수행법, 마하시 사야도의 수행법 그리고 기타 수행 선원의 그것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마하시 위빠사나 선원(Mahasi Vipassana Yeiktha Meditation Center)
마하시 사야도는 1904년에 태어나 6세 때부터 불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비구가 된 후에는 교학에 한계점을 느껴 밍군 사야도로부터 가르침을 받으면서 28세 때(1932년) 4개월간 용맹 정진을 했다. 1941년에는 법사과정 시험을 통과한 후 1949년 우누 수상의 부탁을 받고 지금의 마하시 선원으로 오게 되었다. 현재는 마하시 분원만 해도 미얀마에는 400개가 넘으며 이곳을 거쳐간 수행자만 해도 백만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의 방법은 전통적인 아나파아나 삿띠(호흡관)가 코끝을 관찰하는데 반해 좌선시에는 배의 움직임을 주로 관찰하고 걷는 수행인 경행을 병행한다는 특징이 있다.

기타 일반 생활 속에서 행동과 동작 속에서 지, 수, 화, 풍의 4대를 관찰하는 것을 위주로 수행한다. 특히 1주일에 한 번씩 큰스님이 설법하시고 매일 1∼2일에 한 번씩 수행 상태를 점검하는 면담은 단 시일내에 빠른 효과를 나타낸다. 필자도 그곳에서 통역도 해보고 수행을 해보았지만 한국에서 혼자서 수행할 때보다 휠씬 효과가 좋았다. 그곳에서 수년동안 통역을 한 분들의 공통적인 결론은 혼자서 10년 수행하는 것보다 이곳에서 지도를 받으면서 수행하는 1년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하시 선원에서는 노스님들이 어린 사미나 젊은 비구들을 직접 지도하고 1년에 한번씩 각 분원의 지도 스님들이 모여서 효과적인 가르침과 수행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에 대해서 연구를 한다. 그 결과 본인이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고 그곳의 지도를 받는 대로 수행하는 한 매일 매일 수행의 진전을 확인할 수 있다.

《대념처경》에 의한 4념처를 대상으로 한 위빠사나로 하루 16시간 동안 좌선과 경행을 번갈아 하며 계속 수련한다. 마음집중에 대한 마하시의 접근법은 어느 한 가지 대상에만 몰두하는 사마타 계발은 없고 처음부터 지혜 수련인 위빠사나로 시작하여 심도있게 계발한다. 그리하여 몸과 마음의 순간순간 변화의 특성을 알아차리게 한다. 순간순간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단순히 보다 깊게 보다 명확하게, 있는 그대로 관찰하였을 때 수행은 깊어지고 지혜는 가장 깊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계발된다. 제일 먼저 마음을 배에 집중하여 배의 수축과 팽창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배가 팽창될 때 움직임이 일어남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다. 배의 모양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으로 생긴 육체적 감각을 자각하는 한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현재에 머물지 않고 과거, 미래를 왔다갔다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순간에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관찰해야 하며, 그럴 때 무상·고·무아의 진실을 보게 되며 정신과 육체의 자연적인 과정을 수행자 스스로 체험하도록 이끄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날마다 법문과 점검(인터뷰)을 통해 개인 개인의 수행력을 바르게 잡아 주는 것도 큰 특징이다.

여름 방학 때는 초등하교 학생들이 1,000여 명 이상씩 이곳에 와서 사미계를 받고 수행과 이론 공부를 배운다. 보통 때도 미얀마 승려가 150명 이상, 재가 신자가 250명, 외국인 수행자가 30여 명 정도이다. 이 선원은 3,000여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철저히 오후 불식을 지키며, 하루에 3∼5시간의 수면 이외에는 하루 종일 수행만 해야 하고, 대화를 하다가 몇 번 지적당하면 퇴출당한다. 양곤에도 마하시 선사의 제자인 우판디타 선사의 판디타라마, 우자나카 선사의 참매이 선원, 쿤달라비왐사의 삿담마란시 수행 센터 등이 있다.
한 분의 위대한 선사가 출현함으로써 그 영향이 미얀마 전역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에 얼마나 거대하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를 마하시 선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쉐우민 위빠사나 센터(Shwe Oomin Dhamma Sukha Tawya)
양곤에 위치한 이 센터는 마음 관찰 위주로 수행한다. 마하시 제자라고도 전해지는 쉐우민은 연세가 93세나 된다.

모든 행동과 좌선할 때에도 가슴에서 느끼는 마음의 상태를 주로 관찰하므로 향후 우리 나라의 ‘이뭣고’ 화두와 상호 보완한다면 훌륭한 수행법이 되리라 본다. 특히 무엇을 하든 평등심을 유지하면서 욕망과 성냄을 제거하게 한다. 지금 현재 한국인 수행자가 30여 명이 넘고 지도는 쉐우민 사야도의 제자인 중국인 지도 스님이 맡고 있다. 새로운 건물을 증축하여 많은 사람들이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 청현 비구니 스님이 통역하므로 쉽게 수행할 수 있는 곳이다.

순룬 불교 수행 센터(Sunlungu Buddhist Meditation Center)
순룬 사야도(1878∼1952)는 미얀마 밍양 근처에 있는 순룬 마을의 동굴 사원 출신이다. 나이 30에 직장을 그만 두고 고향으로 돌아가 농업에 종사하다가 재산이 갑자기 증식되었다. 미얀마에는 갑자기 재산이 늘어나면 죽게 된다는 전설이 있어 그는 잔치를 베풀었다. 그러던 중 한 스님을 만나 아나파아나 삿띠(호흡관)를 배워 농사를 지으면서 아나함과를 성취했다. 1920년 중반 그의 부인을 설득하여 스님이 되어 1개월 만에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모두 4개월 만에 아라한과를 실현한 것이다.

특히 그의 제자 냥룬 사야도는 7일 만에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불교 이론에는 무지하지만 그가 얻은 체험은 어떠한 불교학자의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게 했다. 랭군에 4곳, 전국에 100개 이상의 지부가 있다. 특히 수행 전에 1시간 정도 격렬한 ‘들’, ‘토’ 호흡을 한 후에 3시간 이상 움직이지 않고 좌선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좌선 시에는 주로 감각을 관찰하는데 몸을 움직이지 않고 계속 몸의 고통이나 호흡의 감각을 관찰한다.

순룬 사야도의 명상 지도자들은 다른 수련법들도 가능하다고 인정은 하지만 그들의 방법이 가장 명쾌하고 단도직입적인 길이라고 강조한다. 그들은 아짠 차와 아짠 붓다다사의 자연스러운 방법은 너무 느리고 간접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하시 사야도와 타웅푸루 사야도와 같은 기법은 직접적인 지혜 계발이 아닌 개념을 통한 집중 계발이라고 비판한다.

순룬 수련의 열쇠는 감각을 직시하는 데에 집중하는 강렬한 노력에 있다. 고통과 산만함을 극복하게 하기 위하여 전심전력하는 것이 순룬 사야도의 방법이다. 강한 호흡에 대한 집중력과 감각은 수행자들을 산만하게 하는 많은 장애들을 쉽게 극복하게 한다. 순룬 수행법은 혼침의 상태에 있는 마음을 맑게 깨우고 수행자를 맑고 집중된 상태로 이끌어 준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중부 미양잔의 순룬 센터에는 순룬 사야도의 시신이 아무런 화학적 처리도 하지 않은 채 50여 년 동안 안치되어 있다. 이것은 아라한 과위와 관계없이 독특한 호흡법에 있다고 한다. 필자도 회원들에게 이 호흡을 수련한 후에 위빠사나를 수행하게 하니까 쉽게 망상과 졸음이 극복되어 집중이 잘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에 따라 위빠사나도 사마타의 예비 수행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우바킨 국제 수행 센터(International Meditation Center)
우바킨(1899∼1971)은 정부관직에 있던 40세에 수행을 시작하였다. 이곳은 재가자를 위한 수행 센터로 승려들은 이곳에서 수행을 할 수 없고 재가자만 수행한다. 그의 스승 역시 재가자인 사야 테토지(Saya Thet Gyi) 밑에서 피나는 수련을 하였다. 이론보다는 직접적인 체험을 강조한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몸 전체의 감각 위주로 관찰한다. 처음에는 아나파아나 삿띠를 통해 호흡으로 몸과 마음을 안정시킨다. 그 다음에는 몸 전체의 감각 변화를 관찰하고 나중에는 몸의 미립자인 까라파를 관찰하여 몸과 마음에서 무상·고·무아를 느끼게 하는 수행법이다. 하루에 8시간 좌선을 기준으로 한 번의 좌선 시간은 초보자는 1시간, 고참자는 2∼3시간씩 수행한다. 10일 코스가 기본이다.

마얀마에는 지부가 없고 영국을 중심으로 15개의 지부가 있다. 인도에 있는 유명한 고엔카가 우바킨의 제자이다. 고엔카(1924∼ )는 1955년 우바킨을 만난 후 14년간 수행하였으며 1969년 인도 봄베이에서 위빠사나 센터를 설립하여 세계 각지에 많은 지부를 두고 있으며 지도자만 해도 250명에 이르고 있다.

모곡 수행 센터(Mogok Meditation Center)
모곡(1899∼1962)은 레디 사야도의 제자로 아미달마 교수로서 30년 이상의 세월을 보냈다. 어느 날 자신이 가축을 돌보지만 가축들이 만드는 우유는 맛볼 수 없는 목동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교수직을 버리고 수행에 맹렬히 몰두했다. 그가 주장하는 수행법의 특징은 우선 12연기와 오온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게 한 다음 수행으로 그 과정을 체험하게 하는 데 있다.

모곡 수행 센터는 모곡 사야도가 입적한 후에 그의 제자에 의해 설립되었고 7명의 재가 신자에 의해 운영된다. 양곤에 10개, 전국에 228개의 지부가 있다. 정기적인 10일 코스가 있으며 매 코스에 100명 정도가 참석한다. 5시간의 법문과 8시간의 수행 시간으로 짜여져 있다.

기타 수행 센터
지면 관계상 수행 내용 위주로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타웅푸르 사야도 명상 센터는 부정관을 중심으로 몸의 32부분을 관찰한다. 몸에 대한 마음 챙김을 맛보지 못한 수행자는 죽음을 초월하지 못한다고 강조하면서 몸의 32개 부분을 6그룹으로 나누어 165일 코스를 수련한다.

짜우신 명상 센터(Kyauk Sin Tawya Forest Monastery)에서는 두타행을 수련한다. 탁발시에 여자 신도 손을 슬쩍 스치기만 해도 6일간 94가지 벌칙을 받으면서 제일 나쁜 곳에 있어야 한다. 외부 챵 센터에서는 하루종일 호흡만 관찰하게 한다. 파욱 명상 센터는 필자의 《보면 사라진다》에 소개한 수행법이다. 40여 가지의 사마타 수행이 있고 4선정 중심으로 몸에서 까라파를 관찰하여 16단계를 거치게 하는 수행법이다. 현재 서구인들이 많이 찾아간다. 이상 개략적으로 살펴 본 바와 같이 미얀마에는 전통적인 수행법인 테이디 사야도에 의한 아나파아나 삿띠와 마하시 사야도의 동작 관찰로 대별될 수 있다. 기타 파욱 사야도 등 다양한 수행법이 있다.

5. 맺는 말

“중생의 정화(淨化, 心淸淨)를 위한 근심과 슬픔(苦)을 극복하기 위한, 진리의 길을 건너기 위한, 열반을 증득하기 위한 유일한 길이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사념처(위빠사나)이니라.”라고 붓다는 《대념처경》에서 설파하고 있다.

경전상의 해석은 지역에 따라, 종파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겠지만, 수행법만큼은 남방이든 북방이든, 한결같이 사념처 위빠사나가 붓다가 발견한 유일한 수행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누구나 실제로 분별과 집착 없이 수행해 보면 똑같은 체험과 경지에 도달한다. 문제는 끝까지 도달하지 않고 중간 단계의 과정에 집착해 있는 것이라고 본다. 고해에 허덕이고 있는 우리에겐 뗏목과 나침반이 필요하다.

도달한 후의 일은 미래의 일이다. 교리의 논쟁이나 추론에 앞서 가장 절실한 것은 체험에서 얻은 해탈 지혜이다. 달마(達磨)도 마음을 관하는 한 법이 모든 법을 총섭한다고 했다. 우리가 정확한 수행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전심전력으로 실천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아니 지금 당장이라도 탐·진·치의 화살을 뽑고, 마음을 정화하고, 모든 정신적 갈등과 생사의 고해에서 벗어나고 진리를 철견할 수 있는 지혜를 얻고 열반을 증득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원고에서 남방 불교 3개국의 주요 수행처와 스승들을 소개하였는데, 각 수행처에서 실천되고 스승들이 가르친 방법은 서로 다르게 보이거나 심지어는 상반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가르침의 핵심은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탐·진·치의 삼독을 제거하고 그대로 여실히 몸과 마음을 철견하는 것으로 이끈다는 점이다. ■

김열권
고려대 경영대학원 졸업. 1990년 미얀마 마하시 명상 수도원으로 출가, 한국인 최초로 미얀마에서 비구계 받음. 태국, 미얀마, 말레이시아의 수도원에서 위빠사나 수행. 현재 위빠사나 선원,불교방송국 등에서 위빠사나 지도.편저로 <위빠사나 1,2>역저로 <고요한 숲속의 연못><위빠사나 열두선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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