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호익 대전신학대학교 교수

1. 머리말

종교학자 요하킴 바흐(J. Bach)는 《종교현상학》을 통해 종교 활동은 독특한 종교 체험과 그 체험의 표현을 통해 현상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고 하였다. 종교적 경험은 일상 경험과 분리가 불가하지만 진정한 종교의 경험은 존재하며 그것은 다양한 표현을 통해 드러난다고 하였다. 바흐는 이러한 종교적 표현을 세 갈래를 구분하여 지적, 행위적, 공동체적 표현으로 나누었다. 그러나 이러한 종교적 체험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채택되어 온 미디어와의 관련성은 다루지 않았다.

각종 새로운 미디어는 그 자체가 선도 악도 아니며, 복음을 효율적으로 전할 수 있도록 수단으로 선용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사고를 가진 기독교가 인터넷 활용에 가장 적극적이다. 영락교회는 2000년 한경직 목사가 서거했을 때(4월 19일) '사이버 빈소'를 만들어 추모 예배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이 사이버 상에서 추모할 수 있게 하였다. 이어서 사이버 추모관을 만들기도 하였다. 같은 시기에 우리나라에도 순수 사이버 교회가 등장하여 사이버 상에서 예배가 드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대표적이 검색 사이트인 네이버(2005.1.28 현재)에는 5984개의 종교관련 사이트가 카테고리 분류되어 있는 데, 그 중에 기독교 3924개(65.6%), 불교 1122개(18.8%), 천주교 846개(14.1%)이다. 최근 종교인 통계(한국 겔럽 2005.1.25)에서 불교인 수(26.7%)가 기독교(21.6) 보다 많다는 것을 볼 때 기독교가 인터넷 활용에 더욱 적극적인 것을 알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기독교의 종교 활동이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여 온 것을 살펴보고, 정보화시대의 총아로 등장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멀티미디어를 기독교 신앙의 다양한 종교 활동에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제시하고, 특별히 사이버 종교 활동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사이버 교회와 사이버 예배에 관한 여러 논의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2. 미디어의 발달 단계와 종교 활동 변화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어떤 사건에 대한 지식이나, 어떤 사실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으려고 한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도 이러한 의사소통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강해짐에 따라, 이에 필요한 도구들을 개발하여 왔다. 의사를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매체들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발전하여 왔다. 이러한 매체들은 그대로 종교 활동의 매체로도 활용되었다.

첫째 단계는 활자 미디어(Letter: 글자 부호 숫자)이다. 책, 신문과 잡지와 같이 활자화된 내용을 기록 보관, 전달하는 매체이다. 정보를 기록하는 매체의 발전에 따라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을 기록하는 방식도 다양하게 변하여 왔다. 성경의 일부는 점토서판(clay tablets)으로 기록되었고(예레 17:13, 겔 4:1), 석판에 기록된 것(출 24:12, 32:15-16, 신 27:2-3, 수8:31-32)도 없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경의 원본과 초기의 사본은 파피루스나 두루말이 가죽종이에 기록되었다. 1456년 요한 구텐 베르그 인쇄술의 발명된 후 성경이 활자본으로 인쇄되었다. 특히 새로운 인쇄 미디어는 루터의 경우 그의 종교개혁을 성공시키는 실제적인 기반이 되었다는 것은 이제는 역사적 상식으로 통한다.

둘째 단계는 전파 미디어(음성, 음향, 음악)이다. 라디오와 녹음기처럼 음성 정보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전달하는 매체이다. 전기의 발명의 예배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촛불 조명 대신 전기 조명이 도입되었으며, 그 도입에 대한 찬반 논란도 심각하였다. 이어서 도입된 확성기는 예배에서의 설교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대형교회가 생겨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전시대에는 설교자의 육성의 전달거리는 한계가 있으므로 수천 명이 동시에 회집할 수 있는 대형 교회 건축이 불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이어서 라디오와 녹음기가 발명되어 예배실황이 녹음되어 전파되고 방송선교라는 새로운 선교 방법이 광범위하게 시행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48년 한국기독교협의회에서 음영위원회를 설립하여 기독교방송(CBS)을 추진하여 1954년 12월 15일 최초의 복음 선교 방송을 보내게 되었다.

셋째 단계는 영상 미디어이다(도안, 그림, 동영상). 영화, 텔레비전, VTR처럼 문자와 음성뿐만 아니라 영상정보를 전달하는 매체이다. 영상매체 역시 예배와 선교의 매체로 활용되었다. 벤허, 십계, 쿼바디스, 천지창조와 같은 종교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상영되었다. 예배실황이 녹화되어 재생되거나 유무선 채널을 통해 동시적으로 또는 비동시적으로 중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형교회에서는 본당 예배실황이 별관에 중계되어 VTR 화면을 통해 예배를 드리는 것이 논란이 되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많은 교회에서 익숙하게 되었다. 지교회가 생김으로서 예배실황이 본당의 별관이 아니라 머리 떨어진 자교회까지 동시적으로 중계되었다. 1995년 10월부터 케이블 TV를 통해 종합선교방송을 하게 되어 여러 교회의 예배실황이 비동시적으로 중계되고 있다.

넷째 단계는 멀티미디어(Multi Media) 또는 하이퍼 미디어(Hyper Media)이다. 멀티미디어는 기존의 매스 미디어(Mass Media) 즉, 활자, 영상, 전파 매체를 통합한 다원 매체를 의미한다.

멀티미디어는 "제3의 기술혁명"을 통해 등장한 컴퓨터와 인터넷통신의 발전으로 가능해졌다. 새로운 기술은 각종 정보를 입출력하고, 압축하여 저장하고 처리하며, 그리고 압축된 자료를 통신하는 기술을 진일보 시켰다. 이러한 모든 매체는 그대로 이러한 종교 활동에 적용 응용되고 있다.

① 컴퓨터 문서작성기(Word Processor)가 만들어지면서, 컴퓨터를 통해서 읽을 수 있는 성경(Machine Readable Text)이 등장하였다. 1982년 오켈(Kent Ochel)과 브라운(Bert Brown)에 의해 컴퓨터로 읽을 수 있는 흡정역(KJV) 성경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1986년을 전후로 하여 한글개역 성경의 입력 작업이 시작되었다. 1994년 필자의 조사에 의미면 10여 개 성경검색 및 설교 작성 통합프로그램들이 상용화되었다. 예를 들면 '디럭스바이블'은 현재는 한역을 포함 45종의 각국 역본 및 12종의 원어성경, 47종류의사전과 주석 강해 자료 8종 그리고 각종 목회 보조자료 등을 CD 4개에 통합 수록하여 한 화면에서 일괄 검색하여 설교를 작성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그 외에도 찬송가와 성경 듣기를 제공하는 휴대용 전자기기들이 상품화되었다.

이러한 전문적인 성경프로그램 외에 인터넷상에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성경도 여러 종류이다. C3TV나 특히 대한성서공회는 성경 읽기 및 검색을 통해 여러 성경 번역본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이러한 인터넷 성경과 찬송은 텍스트와 오디오로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아주 많은 실정이다. 성경 찬송뿐만 아니라 설교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무수한 주석, 예화, 인용구 등 엄청난 양의 자료들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전문 인터넷 사이트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② 문서작성이 전산화되고 이와 관련하여 교인관리 및 재정관리 등이 전산화에 이어 인터넷화되고 있다. 이미 많은 교회에서 문서관리, 재정관리, 비품관리 등을 통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사용하고 있으며 교회행정의 전산화가 가속되고 있다. 교인들의 교적부 관리, 심방관리, 상담관리, 새 신자 관리, 선교대상자 관리, 신급별 교육관리 등을 위하여 교인통합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많은 교회들이 직접 홈페이지를 제작하여 인터넷상에서 교회 소식과 교제를 나누고 있다.

교단차원에서도 예장(통합)의 경우 1996년 전산화추진위원회 설립한 후 2002년 5월에는 이를 정보통신위원회로위로 발전시켜 2003년까지 홈페이지 개편과 행정전산화, 총회 노회 교회가 연동되는 홈페이지 구축 등 착수하였다. 따라서 교회는 노회·총회 홈페이지와 각각 연결되는 홈페이지를 갖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내 교회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교세통계 등 각종 교회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③ 인터넷은 또한 교회교육과 신앙상담의 중요한 매체로 활용되고 있다. 교회교육 인터넷이 교회교육과 관련된 사례는 아직 극히 미미한 실정이나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적으로 인터넷 교육 매체를 활용하는 기독교 사이버 대학교(cyberversities)도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은 무엇보다도 신앙상담의 중요하고도 효과적인 매체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많은 교회가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여 이를 다양한 인터넷 선교 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④ 처음에는 교회마다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고 설교를 원고를 문서 파일로 올리다가, 음성파일로 발전하더니 이제는 예배실황을 동영상 파일로 올려놓고 있다. 몇몇 교회들은 자체 '인터넷 방송국'과 더불어 '인터넷 위성 방송'을 마련하여 전 세계를 대상으로 동시적 비동시덕인 인터넷상에서 예배 실황을 직접 중계하기도 한다. 심지어 다른 종교에서는 유래가 없는 인터넷상의 가상공동체(pseudo-community) 또는 원격공동체(tele-community)를 지향하는 순수한 사이버 교회(cyber church) 또는 온라인 처치(on-line church)가 등장하여 사이버 예배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3. 현장 영상 예배와 중계 영상 예배

출애굽 시대의 성막 예배는 하나님의 임재 시간이 중요했고, 예루살렘 성전을 지은 후 예배는 시간 보다 거룩한 성전의 장소가 중요한 개념이 되었으며, 디아스포라 시대에는 회당에서 선포되는 말씀이 예배의 중심이 되었다. 이처럼 예배나 종교 활동의 변화는 신학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와 문화와 매체의 변화에 기인하였다. 초대 오순절 교회는 성령의 강림과 베드로의 설교가 예배의 중심이었으나, 중세 카톨릭 교회는 성례전과 예배 의식문이 중요하였고 개신교에서는 다시 말씀이 예배의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영상시대에 돌입하여 많은 교회가 영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예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영상예배(영상예배)는 TV나 VTR을 통한 중계 영상예배에서 이제는 컴퓨터나 인터넷을 통해 현장 영상 예배와 사이버 예배로 확대되고 있다.

1) 현장 영상예배

최근에 영상예배는 이전의 중계영상예배와 다르게 예배현장에서 컴퓨터나 인터넷을 통해 예배 순서의 일부를 영상 자료화하여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구분하여 현장 영상예배라는 용어를 사용하려고 한다. 지금 한국교회가 맞고 있는 위기 가운데 하나는 세대간의 문화적 차이라고 할 수 있다. 40-50대 이상은 라디오를 듣고 자란 오디오 세대라면, 지금 20-30대는 TV를 보고 자란 비디오 세대 즉 영상세대이다. 그들은 1-2살 때부터 TV의 영상을 보며 자란 세대이다. 그리고 초중고에 재학하면서는 인터넷이라는 또 다른 영상매체에 둘러싸여 사는 세대이다. 이들이 주류를 이루는 시대를 영상시대라 할 수 있다.

영상의 이미지는 의사 전달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기 때문에 영상 시대의 예배 역시 이러한 전달 수단을 채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교회들이 예배당 전면을 개조하여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예배 중에 각종 영상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처음에는 논란이 많았지만 예배에도 많은 새로운 문화적인 도구들이 도입되었다. 전기 조명과 마이크 등 각종 시청각 도구들이 예배의 도구로 수용되었다. 따라서 멀티미디어와 영상처리 장치를 예배에 도입하는 것은 불가피한 예배 문화 변화의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다른 어떤 도구 보다 영상이미지는 예배를 돕는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① 영상 이미지는 예배자의 다양한 감각에 호소한다. 청각뿐만 아니라 시각과 촉각 등과 전신체적 참여를 가능케 한다. 문자 그대로 몸으로 산 제사를 드릴 수 있는 것이다.
② 영상 이미지는 예배자의 전 인격(지, 정, 의)에 호소한다. 따라서 청각을 통한 설교 보다 영상 이미지를 통한 메시지에 예배자는 더욱 전인적으로 몰두하게 된다. 설교를 들을 때는 다른 공상을 하기 쉬우나 영상은 예배자들의 집중도를 더욱 높여 준다.
③ 영상 이미지는 예배자들에게 강한 자극과 영향을 끼친다. 영상은 사람들의 의식 속에 정신적 그림으로 오래 머무르기 때문에 쉽게 인지되고 오래 동안 기억된다. 청각을 통해 설교의 주제와 본문을 기억하지 못해도 영상 이미지는 오랫동안 강한 인상으로 기억된다.
④ 영상 이미지는 예배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에 일의적이고 지시적인 언어로 호소하는 설교보다 더 효과적의 삶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⑤ 영상 이미지는 예배자들에게 영적 감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체이다. 지식이나 지혜를 전달하는 설교보다는 감동을 주는 설교가 더 나은 설교라 한다면, 언어를 통한 감동보다는 영상의 통한 감동이 훨씬 대중적이고 효과적이다.

현재 개신교 예배에서 컴퓨터나 인터넷을 통한 현장 영상 예배로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 가능한 분야는 다음과 같다.

① 예배 전 묵상 자료의 영상화 : 예배 전에 설교자의 소개나 성서본문 등을 영상 자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예배 묵상 자료도 제공한다.
② 찬송 가사 및 배경의 영상화 : 찬양팀이 인도하는 찬양순서 시 찬양과 관련된 각종 음악영상자료(music video)를 사용하면 찬양에 집중하게 되고 가사를 묵상할 수 있게 된다.
③ 특별찬양 영상 자료: 동영상을 배경으로 녹음 편집된 찬양(기악 또는 성악)을 찬양대의 성가 대신으로 또는 병행하여 활용한다.
④ 기도 주제의 영상화 : 민족통일과 평화를 위한 특별 기도를 할 경우, 북한 실상을 영상자료로 제시한 후 함께 기도하면 기도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⑤ 설교 본문 또는 인용 성구의 영상화 : 설교 중간 중간에 성경 주제와 관련된 영상을 배경으로 설교의 강조점과 인용 성구를 영상으로 편집하여 제공할 수 있다.
⑥ 설교 중 설교의 주제나 예화의 영상화 : 설교 전후나 중간에 설교의 주제와 관련된 영상을 편집하여 활용한다.
⑦ 예배 현장의 예배자들의 모습의 영상화 : 예배 참석자의 진지한 예배 모습을 방영함으로서 예배에 대한 진지한 반응을 공유하고 느슨한 반응자에게 자극이 된다.
⑧ 교회 소식의 영상화 :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교회 행사 광고를 영상화하여 전달한다. 권사 임직 예배 시 권사 7명의 취임소감을 영상 자료화하여 보여주는 것을 보았다. 청년수련회, 교회기공식, 등을 영상으로 편집하여 수련회나 기공식에 참여하지 못한 교우들에게 영상으로 보여 줄 수 있다.

2) 인터넷 중계 영상예배

예배실황을 영상자료화 하여 유무선 채널을 통해 중계하는 것을 중계 영상예배라 할 수 있다. 중계 영상예배는 그 거리에 따라 근거리 중계 영상예배와 원거리 중계 영상예배로 구분된다. 중계가 동시에 이루어지느냐 아니면 비동시적으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동시적(실시간) 중계 영상예배와 비동시적 중계 영상예배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그 매체가 TV나 VTR이냐 인터넷이냐 따라 구분되지만 지금은 대체로 컴퓨터나 인터넷 방송 또는 인터넷 위성 방송까지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온누리교회의 사례를 살펴보자. 온누리교회는 국내 농어촌지역의 교회는 물론 세계 5대양 6대주에 있는 이민교회와 12,000명의 선교사들에게 말씀과 예배, 세미나, 국내 소식 등을 24시간 공급하기 위해 온누리교회 위성 인터넷 방송(CGN TV)이 문을 열었다. 2004년 9월 17일 오후 8시부터 1시간동안 처음으로 하용조 목사 집례로 위성 순(구역)예배를 드렸다. 위성 순예배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 시작하는데 아래 순서를 참고해 예배를 진행하면 된다.

오후 7시50분이 되면 각 순은 기도를 마무리하고 위성수신기와 TV를 켜고 8시에 시작하는 프로그램을 기다린다. 8시부터 1시간동안 말씀과 비전을 나누는 위성방송프로그램에 동참한다. 찬양 시간에는 순원들이 함께 찬양한다. 프로그램이 마친 후에는 다시 TV를 끄고 프로그램 마지막에 제시된 기도제목으로 순원들이 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기도 후에는 자유롭게 교제하고 예배를 마친다. 가정에서 순(구역) 식구들이 모여 드리든 예배를 이제는 전 세계에 흩어진 신자들이 같은 시간에 인터넷 방송을 통해 동시 다발적으로 각 가정에서의 전통적인 순(구역) 예배와 인터넷 중계 영상 예배를 병행하여 드릴 수 있게 된 것이다.

4. 사이버 교회의 사이버 예배

인터넷 사이트는 대체로 교회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출발하였다. 내용도 교회의 공지상항을 알리고 담임 목회자의 설교나 교인들 간의 교제를 위한 게시판 정도에 그쳤다. 인터넷 사이트나 인터넷 방송 시스템을 이용한 인터넷 영상예배이다. 인터넷의 발전을 인터넷상의 가상공간을 활용이 확산되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에서도 단지 인터넷상에 가상으로만 존재하는 사이버 처지와 더불어 사이버 예배가 출현하게 되었다. '가상공간'(cyber space)에만 존재하는 이 예배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마치 교회에서 예배하듯이 '예배에의 부름'부터 시작해서 '축도'까지 그대로 따라하고 헌금은 인터넷상의 온라인 계좌를 송금할 수 있도록 만든 가상 공간상의 예배이다.

2002년에는 인터넷에서 사이버 예배를 통해 헌금까지 낼 수 있도록 한 사이버교회 '마르지 않는 샘'(www.eternalwell.com)이 개설되었다. '영혼의 샘 / 함께 드리는 예배'를 클릭하면 전통적인 예배 순서와 동일한 주일 예배 순서가 나오며 각 순서를 누르면 예배의 내용이 문자와 영상 음형을 통해 직접 참여 할 수 있다. 누구나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를 클릭해 가며 전통적인 예배의 방식에 따라 찬송과 신앙고백 기도 설교 헌금 등 각 순서에 따라 예배를 드릴 수 있다. 설교 실황을 생중계하면서 교회를 홍보하는 대형교회 홈페이지와 달리 오프라인 교회의 이름을 내걸지 않고 순수한 사이버교회로 사이트가 구축되어 있다.(한국일보 2002.11.28).
현재(2005년 1월) 우리나라에도 기독교정보탐정이라는 기독교 포털 사이트를 검색해 보면 사이버교회로 등록된 20여 개 사이트가 존재한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는 수많은 '인터넷 교회' 또는 '사이버 예배' 사이트가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서 화면을 보며 소리를 듣는 것이 고작이지만, 앞으로는 '아이폰'(eyephone)을 쓰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실제로 교회에 들어가 앉아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생생한 느낌으로 가상공간의 예배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건물이 필요 없는 가상공간을 통해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편리한 시간에 예배를 드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미국의 종교전문 조사기관인 바나 리서치에 따르면 2001년 현재 미국 성인의 1%, 10대 청소년의 2%가 교회에 가지 않고 인터넷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한다. 이 추세라면 앞으로 10년 내에 전체 미국인의 10% 이상이 기존의 교회 대신 인터넷상의 사이버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조사가 없지만, 인터넷 강국이므로 가상 교회가 실물 교회를 대체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국민일보 2001.6.2) 실제로 젊은이들 중에는 사정이 있어 교회를 못 가게 되면 자기 교회의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하고 예배실황 파일을 열어 예배를 보는 경우를 목격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현장 예배와 전적으로 다른 형태의 인터넷을 활용한 중계 영상 예배나 사이버 예배에 대한 논란이 비등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동안 제기된 그 장점은 다음과 같다.

① 환자나 수감자, 오지나 벽지의 특수 근무자나 불가피한 상황으로 예배 참석이 불가능한 자에 대한 대체 예배 수단이 되며, 간접적으로나마 예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② 이러한 예배의 중계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중파로 공개되는 것이기에 비기독교인이나 타종교인에게 예배의 실황을 제공함으로서 직접적으로 선교의 기회를 확충하는 장점이 있다.
③ 사이버 공간은 국경을 초월하여 어디에나 갈 수 있고 세계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하므로 기독교선교를 불허하는 국가에서도 종교 활동을 위한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④ 공중파 TV나 인터넷 영상예배는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곳에서는 예배의 참여가 확보된다.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떠나 감동적인 예배의 반복 참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각종 중계 영상예배나 사이버 예배의 여러 단점이 지적되고 있다.

① 사이버 예배는 현장예배의 구별된 시공간과 거룩한 회중 가운데 주어지는 하나님의 임재와 성령의 현존성과 종말론적 긴장을 약화시킨다. 사이버 예배가 정상적인 거룩한 예배인가 하는 질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성서는 "두 세 사람이 '함께 모인 곳'에 나도 그들과 함께 있느니라."(마 18:20),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 10:24)고 하였다.
② 예배의 전인적 전신체적 참여가 불가하다. 예배는 전인적인 응답이다. 그러나 사이버 예배의 참여는 말 그대로 시청각적인 예배의 관람에 지나지 않는다. 전인적 참여와 신체적 참여가 불가능 하다. 바울은 "몸으로 산 제사"(롬 12:2)를 드리라고 하였다. 영상의 문제는 육체성의 배제라는 신영지주의적 성격이다. 예배가 시청각만의 반응이 되지 않도록, 불교의 배례나 오체투지처럼 전인적이고 전신체적이 참여가 가능하도록 예배의 요소를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예배라는 희랍어 원어 중에는 '몸을 굽혀 엎드리다'는 뜻도 있다. 영상시대의 예배는 이러한 전인적 신체적 응답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③ 예배의 현장의 역동감과 참여의 직접성이 배제된다. 야구 경기의 경우와 같이 야구중계를 통해 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현장에서 관람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아무래도 수동적이고 정태적이면 개인적인 시청일 수밖에 없지만, 후자의 경우는 능동적이고 역동적이며 공동체적인 참여의 현장감과 박진감이 강화된다. 야구 중계에도 불구하고 야구광들은 야구장에 모여든다. 그리고 구단주들은 현장성을 강조하기 위해 현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각종 이벤트 행사를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현장 예배 역시 이러한 현장 이벤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 한 사례로 성찬을 매주 시행하는 것이 시도되고 있다. 예배라는 희랍어 원어 중에는 '가까이 가다'라는 뜻이 있다. 예배는 하나님의 현존을 그 거룩한 성소에서 직접 가까이서 체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④ 예배자의 수평적 관계와 공동체성을 약화시킨다. 예배는 하나님에 대한 화해와 경배라는 수직적 차원과 함께 예배공동체의 교제라는 수평적인 차원을 가진다. 그러나 사이버 예배는 개별적인 예배자를 폐쇄적인 공간에 고립시키고 이름을 감추고 모니터 뒤에 숨게 하여 익명화를 부추긴다. 예배공동체의 집단성과 연대성과 활동성을 현저하게 약화시킨다.

5. '사이버(cyber) 예배'는 '사이비(似而非) 예배'인가?

어떠한 문화든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기 마련이다. 철기문명의 등장을 예를 들어보자. 철기의 사용은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인 긍정적인 점이 있다. 바늘과 화살과 창검은 사냥을 용이하게 하여 생물학적 결정력이 약한 인간으로 하여금 자연의 지배로 군림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철기문명을 동시에 살육과 전쟁의 도구로서의 역기능을 수행하였다. 어떠한 문화와 문명도 그 자체로서는 가치 중립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같은 칼이라도 강도가 악한 의지로 악하게 사용하면 멀쩡한 사람을 죽이는 살인무기가 되지만, 의사가 선한 의지로 선하게 사용하면 죽어 가는 환자를 살려내는 수술도구가 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예배에도 많은 새로운 문화적인 도구들이 도입되었다. 처음에는 논란이 많았지만 전기가 조명의 도구로 예배당에 도입되었고, 마이크도 예배의 도구로 수용되었다.

따라서 멀티미디어와 영상처리 장치를 예배에 도입하는 것은 불가피한 문화적 추세이다. 따라서 사이버 교회의 '사이버(cyber) 예배'가 정상적인 예배인지 보조적인 예배인지 유사예배인지 말 그대로 '사이비(似而非) 예배'인지 논란이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 사이버 예배는 예배당에서 드려지는 진정한 예배의 불가피한 보완수단으로 그 기능을 제한하여야지 전통적인 예배의 대체수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아직은 많은 편이다.
그러나 현 추세로 보면 특히 현대인의 몇 가지 특성상 사이버 예배를 더 많이 선호하게 될 지도 모른다.
첫째, 현대인들의 '익명성' 추구이다. 현대인들이 대형교회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많은 회중 속에 파묻혀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신세대일수록 더하다. 이름도 주소도 필요 없고 오직 ID로만 통용되는 사이버교회는 익명성이 확실히 보장되기 때문이다.

둘째, 현대인은 '개인주의적 신앙형태'를 지닌다. 사이버 예배는 교회에 나가지 않고 홀로 컴퓨터 화면 앞에 앉아서 예배드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예배하는지 알 필요도 없고 알 수도 없다.

셋째, 현대인들은 '편익성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집에 앉아서 일상생활의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편리함에 익숙한 세대들은 예배마저도 그렇게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워할 것이다.

넷째, 개신교의 특성인 '설교중심의 예배' 형태이다. 카톨릭 교회의 성찬 중심의 예배와 달리 '앉아서 설교를 듣는 것'을 예배로 여기므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설교를 듣는 것으로도 충분히 예배가 된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이버 예배는 불가피하게 점차 늘어날 것이지만, 그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예배가 제공할 수 없는 현장 예배의 장점을 극대화하여야 할 과제가 제기된다.

첫째로 현장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현존 앞에서는 거룩한 체험을 강화시켜야 한다. 사람들이 현장 예배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원인 중에 하나는 그들이 예배를 통해 영적 역동성을 맛보지 못하기 때문이며, 거룩한 예배와 일상적인 삶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윌로우 크리크(Willow Creek) 교회가 1975년에 교회에 잘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왜 안 다니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문 조사 하였는데, 그 중에 '예배가 지루하며 생명력이 없다'는 것과 '설교가 실제 세상에서의 일상의 삶과 관련이 없다'는 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예배가 비일상적이 사이버 공간으로 내몰릴 때 예배의 영적 감동과 삶의 관련성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둘째로 예배자의 간의 상호관계성을 확대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예배는 하나님의 대한 응답으로만 여겨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상호성만을 강조한 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예수가 가르친 진정한 예배는 먼저 형제와 화해하고 예물을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다. 형제와 화해하는 이웃과 바른 관계, 노동을 중지하고 예물을 바치는 물질과 바른 관계를 통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는 것이 예배이다. 예배의 삼중적 상호 관계성은 비물리적 사이버공간이 제공하기 어려운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목회자 중심의 예배에서 회중의 예배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설교 중심의 예배는 목회자 중심일 수밖에 없으며 회중은 구경꾼에 지나지 않게 된다. 구경꾼으로서의 예배는 사이버 예배로도 만족할 수 있으므로 예배 순서에 신자들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 예배를 지향하여야 한다. 목회자 중심의 말씀의 선포에 병행하여 모든 성도들이 함께 직접 참여하는 성찬식 같은 예전을 강화하여야 한다. 세례와 성찬은 사이버 예배에서는 제공 될 수 없는 회중의 직접적인 참여이기 때문이다.

넷째로 현장 예배의 축제성의 회복과 현장성과 직접성의 강화이다. 현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외적 분위기와 이벤트, 그리고 전인적으로 전신체적으로 체득되는 영성과 예술성을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야구를 중계를 통해 시청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매니아들은 실제로 현장에서 함께 응원하면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사이버 예배가 줄 수 없는 현장 예배의 축제성을 강화하여 영적 감동을 주어야 한다.

다섯째로 현장 예배의 다양성과 차별성을 극대화하여야 한다. 사이버 시대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는 다양성이다. 예배에서의 기도와 찬양과 간증과 고백 등의 비중을 높이고 천편일률적인 예배 순서도 대폭 바꿀 필요가 있다. '전원예배'나 '직장예배' '가정예배와 구역 예배', '열린 예배'와 '찬양과 경배' 등의 여러 다양한 현장 예배의 순서와 내용을 차별화하고 특성화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로 현장 예배의 참여를 촉구하기 위한 부대적인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 쇼핑을 할 수 있지만, 요즘은 종합쇼핑단지는 물건만 구입하는 곳이 아니라 식당, 영화관, 전시관, 체육관 등을 갖춘 종합레저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 몇몇 교회는 예배만 보고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예체능 문화 활동이 가능한 곳으로 꾸미기 위한 시설들을 앞 다투어 마련하고 있다. 교육관, 복지관에 이어 문화관 체육관 시설을 갖춘 교회들이 많아졌다. 교회의 본당을 이동식 의자로 배치하여 평일에는 강단을 스크린으로 가린 후 체육관 형태로 활용하는 교회도 생겨났다. 이러한 종합적인 시설을 갖출 수 없는 경우에는 교회 주변의 좋은 식당이나 문화시설 또는 체육시설의 협찬을 얻어 교인들에게는 특별 활인권의 쿠폰을 발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배 후 교인들이 함께 문화나 체육행사도 하고 함께 외식도 할 수 있는 참여를 연계시켜 사이버 교회가 제공할 수 없는 여러 요소들을 확충하려는 시도이다.

종교의 역기능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종교인들은 비종교인이나 무종교인이나 물세속주의자들보다는 그래도 진리를 추구하고 양심적으로 살려고 노력하며 남들과 더불어 살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정보화시대를 맞이하여 인터넷 매체를 적극 활용하여 건전한 종교 활동의 장을 확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요청된다. 물론 정보화 매체가 지닌 장단점을 잘 파악하여 이를 선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허호익

연세대 대학원 신학과 신학박사, 연세대 백낙준 명예총장 비서, 한국기독교학회 총무, 현재 대전신학대학교 교수(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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