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절에서 길다란 좌복 하나를 얻어왔다

누구에게나
텅 빈 방 안에서
온몸으로 절을 올리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찔레나무 가지 끝에서
막 고개를 쳐드는 자벌레 한 마리

가지가 찢어져라 애먼 하늘을 볼 때

 

— 시집 《터미널》(문학동네, 2011)

 

이홍섭
1990년 《현대시세계》로 등단. 시집 《강릉, 프라하, 함흥》 《숨결》 《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 등. 현대불교문학상. 유심작품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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