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한국 불교학의 현재와 미래

1. 시작하며

한국에서 불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대표하는 한국문화의 결정체이며, 이는 단순한 종교의 역할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것으로 국가적 차원의 소중한 자산이다. 동시에 종교로서 한국불교는 역사의 유구함이나 문화유산으로서 찬란함을 떠나, 현재 지금 여기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불교가 진행되고 있다는 측면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불교학 연구는 기존의 불교 교리 연구를 중심으로 하여, 원효와 지눌로 대표되는 역사 속의 특정 인물 연구에 치중하는 경향을 띤다.

불교학 연구는 일차적으로 불교의 교리와 그에 따른 전개 발전 과정을 문헌학적 연구에 기반을 두어 실증적으로 밝히는 연구이다. 그러나 불교학은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철학과 종교학, 역사학, 국문학뿐만 아니라 인류학이나 미술사학과 고고학 등의 거의 모든 인문사회학 분야뿐만 아니라 예술 체육계까지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총체적이고도 종합적인 접근이 가능한 학문이다.

이러한 중층적인 구조 속에서 한국 불교학의 연구방법은 복잡하면서도 다양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조건과 환경을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하면 진부하게 느껴지는 불교학 연구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필요함을 환기한다. 불교학 연구방법론에 대한 논의의 기준과 분류는 다양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찬반의 논란 또한 야기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가능한 한 범위를 한정하여, 먼저 불교학 연구방법론에 대해서 불교가 불교학으로 성립되는 상황과 한국으로 유입되는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그리고 현재 국내 불교학 연구를 가늠할 수 있는 통계로 보는 불교학 연구 수치를 간략하게 언급한다. 이후 불교학 연구방법의 특징들을 시대별로 살펴보고 최근 20여 년간의 불교학 연구방법론의 특징을 네 가지로 분류하여 분석한다. 끝으로 불교학 연구에서 방법론의 실적인 변화를 위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들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2. 불교학의 성립

불교는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과 함께해 오고 있지만, 근현대 불교학의 성립은 이와는 거리가 먼 서구에서 성립되었고 다시 동양으로 유입되는 과정을 거쳤다. 동양에서 불교학 연구에 가장 앞선 곳은 일본이며, 이는 고스란히 한국 학계로 수입되었다.

19세기 후반에 정토진종 출신의 난조분유(南條文雄)를 비롯한 승려들이 종교학의 거장인 막스 뮐러(Max Müller)에게서 산스끄리뜨어를 배우고 불교를 수학하면서 일본의 불교학 연구는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근대 불교학의 여러 가지 특징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다양한 언어로 구성된 문헌의 철저한 해석을 통해 붓다의 본래 가르침을 밝히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하는 문헌 실증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서구의 지성이 형성한 불교학(Buddhology)을 그대로 수용한 결과이다.

불교가 19세기에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되면서 불교는 주술이나 의례적 행위와는 관계가 없으며, 문헌을 중심으로 하여 교리의 이해와 철저한 윤리를 준수하는 하나의 이상적인 근대적 종교로 알려진다. 이러한 모습은 불교학 성립에서도 고스란히 수용되는데, 불교가 학문으로 성립될 수 있었던 그 당시의 유럽 사회의 배경으로는 계몽주의 사상의 출현을 들 수 있다. 신 중심의 사고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로 전환되는 유럽의 지성은 이성적 사고가 우위를 점하면서 기존의 종교적 권위나 신에 대한 절대적 복종이 쇠퇴함과 더불어, 불교는 인간 중심의 이성적 과학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고 인식한다.

불교학 성립이 가능하게 된 학문적 이유로는 언어적 유사성을 들 수 있다. 현재까지도 불교학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언어인 고전 산스끄리뜨어가 유럽의 언어와 동일한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윌리엄 존스(William Jones, 1746~1794)의 주장은 유럽에서 비교문헌학 연구를 독립된 학문분과로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산스끄리뜨어를 중심으로 한 불교 문헌에 대한 교정과 번역 해석이 불교학 연구의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리고 19세기 이전까지 이집트학(Egyptology)으로 대표되는 아프리카에 관한 관심에서 인도로 관심을 옮겨 인도학(Indology)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불교학은 힌두이즘과도 차별화된 또 다른 인도를 이해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매김하였다. 철저한 문헌 중심의 서구 불교학은 과학적 이성적 사고의 절대적 우위에 있다고 자부하는 자신들의 세계관에 맞게 성립된다. 요약하면, 현대 불교학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외젠 뷔르누프(Eugene Burnouf, 1801~1852)가 강조하듯이, 서구에서 불교학이라고 지칭하는 학문은 우선 빨리어와 산스끄리뜨어를 학습하고 이들 언어로 형성된 주요한 문헌들을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이 핵심이다.

19세기에 서구에서 불교학은 인도가 불교의 기원이고 이를 규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인지해야 하는 것은 서구에서 불교학이 성립되었을 때 그들에게는 19세기 현실의 인도는 불교가 과거의 역사로만 존재했다는 자각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동시에 불교가 인도를 제외한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현재 진행형의 종교임을 망각하게 되고 불교, 불교학은 책장에 저장된 문헌을 통해서만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거의 유산으로서만 수용되었을 뿐이라고 할 수 있다.

 

3. 통계로 보는 불교학 연구

현재 국내에서 불교학을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은 여러 곳이다. 그중에서도 동국대학교 불교학부와 이와 연계된 대학원을 필두로 한 금강대학교, 위덕대학교, 중앙승가대학교 등의 종립학교는 불교 관련 학과를 독립적으로 분류하여 불교학을 연구할 수 있게 한다. 이뿐만 아니라 전국의 국립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철학과에서 동양철학 전공과, 사학과, 국문과 등에서도 다양하게 연구하고 박사 학위자를 배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의 학문에 불교를 접목하여 일정 정도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8월 불교학 박사학위 취득자는 파악된 것만도 40여 명이다. 이 중 동국대가 18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며, 17개 대학에서 최소한 한 명 이상의 불교학 연구 전문가를 배출하였다. 연구 경향도 순수불교 교학뿐만 아니라, 불교사학, 문헌학, 수행과 명상, 불교미술사, 비교연구, 의례를 포함한 불교문화 연구 등 매우 다양하다.

현대 한국의 불교학계에서 최초의 불교학술지는 1958년 동국대학교에서 발간한 《동국사상》을 필두로 2020년 현재까지 40여 종의 학술지가 창간되었고, 이 중에서 11종은 폐간되었으며, 현재는 29종류의 불교학술지가 매년 정기적으로 간행된다. 현재 발간되고 있는 학술지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1963년부터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이 발간하는 《불교학보》와 1975년 창간된 한국불교학회의 《한국불교학》이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인 RISS에 ‘불교’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국내 학술논문은 모두 32,505편이 등록되어 있으며, 대부분 원문을 읽어볼 수 있다. 단행본으로 출판된 저서는 모두 49,478편으로 검색된다. 등록된 국내의 석사학위 논문은 8,022편이며, 국내 박사학위 논문만도 2,224편에 이른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한 해외 박사학위 논문은 채택수(인환 스님)의 1975년 동경대 박사학위 논문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234편이다. 여기에 중복이나 누락 등의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불교와 관련된 국내외 박사학위 취득자는 적어도 2,500여 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불교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검색하였기 때문에 검색되는 논문은 불교학 범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문학, 철학, 사학 등의 인문학과 함께 음악, 무용, 복식 등의 예체능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불교가 접목되어 연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빈번하지는 않지만, 한의학을 비롯한 이공계 학문에서도 불교가 부분적으로 활용되어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검색 범위를 한국연구재단을 통해서 확인하면, 논문은 1983년부터 2021년 1월 말까지 등록된 것은 모두 14,140편이다. 이 중 11,502편이 인문학으로 분류되고, 사회과학 분야가 749편이다. 자연과학이 19편이며, 공학 분야가 115편이며, 의약학 28편, 농수해양학 37편, 예술체육 분야가 1,392편이며, 융복합학으로 분류된 것이 297편이다. 2020년에 ‘불교’라는 키워드로 발표된 학술논문은 모두 947편이다.

이를 다시 학문분류표에 의해서 인문학, 불교학으로 좁혀서 검색하면 대략 37년간 등록된 논문은 3,812편에 이르며, 이는 연평균 100편의 불교학 논문이 생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최근 연도로 보면 연구 결과물이 보다 활발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5년에 95편이었던 논문이 2010년에는 220편으로 5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2015년에는 312편에 달하고 이후에 3백 편대 초반과 2백 편대 후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2020년에는 현재까지 281편이 등록되어 있다.

현재는 연평균 1000편 가까운 논문이 불교와 연관되어 연구되고 있으며, 본격적인 불교학 연구논문은 300편에 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연구자당 연간 1편으로 보면 평균 300여 명의 불교학 연구자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연평균 3편의 연구 결과물을 추정하면 100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고, 그 중간값으로 추정할지라도 대략 150여 명의 불교학자가 활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연구의 양적인 성과는 눈부시게 발전하였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질적인 연구도 향상되어 가고 있다는 결론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4. 불교학 연구방법의 특징

1) 1980년 이전의 불교학

한국의 역사와 함께해 온 불교에서 지속되어 온 교육과 연구의 전통적 방법은 강원을 중심으로 이어져 왔는데, 법맥(法脈)을 유지하면서 선 중심의 고유한 수행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는 기초적인 지식과 최소한의 학문적 소양을 요구하는 독서(讀書)에서 보다 높은 학문적 수준을 요구하는 간경(看經)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을 지향한다. 현재에도 사미과(沙彌科)에서 시작하여 대교과(大敎科)까지 이수하는 4년 과정의 강원 교육과정에서 그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반면 불교학이라고 지칭되는 학문은 대학에서 연구하는 학문의 하나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는 곧 분과(分科)로 분류되어 세분화된 연구가 진행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불교학은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명진학교가 개교한 1906년을 출발점으로 하여, 이후 불교사범학교, 불교고등학숙을 거쳐 불교중앙학림이 설립되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출가 승려들에게만 허용되었던 불교 연구가 재가자들에게 허락됨으로써 학문연구에서 보편성을 띠게 되어, 현대 불교학의 단초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45년 해방 이전까지의 불교학은 해외 유학을 통한 근대 불교학의 수용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University of Würzburg)에서 유학한 백성욱(1897∼1981), 일본과 프랑스 파리대학(University of Paris)에서 유학한 김법린(1899∼1964)이 대표적이다. 백성욱은 1925년 《불교》에 〈불교순전철학〉을 연속적으로 발표하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불교학 입장을 서구의 불교학에 대입하는 입장을 견지했다. 상대적으로 프랑스와 일본에서 오랫동안 유학한 김법린은 귀국 후에 1928년에 구미의 불교, 불교와 쇼펜하우어의 철학 등을 강연하였으며, 이후 유럽의 근대 불교학을 소개하는 〈구미 학계와 불전의 연구〉 〈불란서의 불교학〉 등의 글을 발표하고, 또한 서구 학계의 연구방법론을 도입한 〈유식이십론의 연구〉 등과 같은 여러 연구 글들을 《불교》에 발표하였다.

한편으로 김잉석(1900∼1965), 조명기(1905∼1988)로 대표되는 일련의 일본 유학자들이 있다.

조명기는 사학적 관점에서 《신라불교의 이념과 역사》와 《고려 대각국사와 천태사상》 등의 대표적 연구 업적을 남겼으며, 일본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이를 한국불교사의 고유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였다고 할 수 있다. 김잉석은 《화엄학개론》으로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1세대 화엄학자로서 국내 화엄이 불교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다.

1세대 내지 개척기의 불교학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김동화(1902~1980)이다. 1950년대에 그가 쓴 《불교학개론》은 오랫동안 불교학 입문서이자 필독서로서 역할을 하였다. 그는 이후 《원시불교 사상》 《유식철학》 《구사학개론》 《불교교리 발달사》 《대승불교사상》 《선종사상사》 등을 차례로 발간하면서 거의 모든 불교학 분야에 걸쳐서 연구성과물을 내놓았다.

벨기에의 루뱅대학(Louvin University)에서 세계적인 불교학자 라모트(Etienne Lamotte)에게서 수학한 이기영(1922∼1996)은 이후 국내 불교학계에서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선구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는 원효사상의 연구를 통해서 한국의 사상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소개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한편으로 동국대학교에 인도철학과 설립을 주도하여, 국내 학계가 기존의 한문 경전 중심의 불교학 연구를 산스끄리뜨어, 빨리어, 티베트어 중심의 연구로 전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단초를 제공하였다.

1906년 명진학교부터 1980년 이전의 불교학 연구는 대체로 해외 유학을 통하여 서구의 근대 불교학을 접한 몇몇 선구적인 학자들에 의해서 주도되었으며, 불교학 성립의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서구의 근대 불교학을 접했던 학자들이 많았지만, 한국 불교학계는 일본의 불교학 연구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은 일본풍의 연구를 벗어나지 못했다.

 

2) 1981년에서 2000년까지의 불교학

1980년대와 1990년대까지는 불교학 연구가 양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질적으로는 일본 학계의 영향을 서서히 극복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양적으로 1981년부터 1990년까지는 석사학위 논문만도 499편에 이르며 박사학위 논문도 79편에 이른다. 특히 박사학위 논문은 1986년 이후 매해 10편이 넘어서며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1991년부터 2000년까지 박사학위 논문만 258건에 이르며 적게는 21편에서 많게는 39편에 이르는 등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불교학 연구에서 전통적인 불교 교학에 대한 진일보한 성과물을 도출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학위 논문의 증가와 함께 기존에 일본의 불교학술서 번역이 주류를 이루었던 불교학계에 국내 불교학자들의 연구 결과물들이 서서히 단행본 형태로 다양하게 출판되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자의 증가와 함께 불교 관련 학회지나 학술대회가 다양한 형태로 세분화되면서 불교학 연구의 저변을 서서히 확대해나간 시기이다.

불교학회지의 지속적인 창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1970년대까지 《동국사상》 《불교학보》 《불교미술》 《한국불교학》 등 4개에 불과했던 학회지가 1999년에 무려 23종류에 이르러 불교학 연구의 디딤돌이 되었다. 《인도철학》 《천태학연구》 《정토학연구》 《밀교학보》 《불교문화연구》 《보조사상》 《한국교수불자연합 학회지》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학회지 제목에서도 연구논문의 범위를 추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세분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1981년부터 20년 동안, 해외에서 불교학 관련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국인은 166명에 이르며, 국가도 일본을 비롯하여 중국, 대만뿐만 아니라 영국, 미국 등의 영어권과 독일, 프랑스 등으로 다양하게 분포한다. 이에 따른 영향력과 사회적 환경의 변화로 국제학술대회의 개최가 빈번해졌다고 볼 수 있다. 동국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1976년에 ‘현대화와 불교’라는 제목으로 개최된 이후에 1990년대 중 · 후반 이후 다양한 국제학술대회가 잇달았다.

또 하나의 특징은 1990년대 후반부터 불교적 시각에서 복지학이나, 교육의 이론을 담고 있는 응용불교학이 눈에 띄기 시작한 점이다.

 

3) 2000년 이후의 불교학

이후 2001년부터 2010년까지는 534편의 국내 박사학위 논문이, 2011년 이후 현재까지 1,232편의 박사학위 논문이 불교라는 키워드로 검색된다. 이 시기는 기존의 불교학 연구의 장(場)이 확대되었던 시기이다. 진각종의 종립학교인 위덕대학교(1995년 개교)와 천태종 종립대학인 금강대학교(2002년 개교)가 4년제 대학으로 설립되면서, 학부와 석 · 박사 과정에서 불교학을 전공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다. 그리고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2002년 개교),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2005년 개교),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2014년 개교)와 같은 불교 전문 대학원대학이 수도권에 잇달아 설립되면서 불교학 연구자의 양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도 다양화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최근 20여 년간의 불교학 연구 경향을 질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보면 크게 4가지 정도의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한문 경전에 의존하던 기존의 방법에서 산스끄리뜨어, 빨리어, 티베트어 중심의 문헌 연구로의 실질적 전환을 들 수 있다. 독일과 영어권에서 수학한 학자들이 귀국하면서 다양한 일차 원전어 번역에 기초한 논문들이 본격적으로 출판되기 시작하였다. 대표적인 성과로 불교문화연구원에서 2001년도부터 발간하여 2016년에 종간한 《불교원전연구》를 들 수 있다. 또한 학문 후속 세대의 지속적인 양성으로 인하여, 국내 연구자들도 원전어 학습을 통한 연구 논문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성과는 이전의 불교학 연구방법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사본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007년부터 금강대학교에서 시작한 울너(Woolner) 필사본 연구 프로젝트는 서구의 불교학계가 사본의 연구에서 출발한 것과 비교해 볼 때 비록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시도한 최초의 필사본 연구이다. 이후 둔황 사본에 대한 연구 등을 비롯한 사본 연구가 뒤를 이으면서 한국 불교학계가 접하지 못한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둘째, 한국연구재단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가 지원하는 여러 국책사업을 통한 불교학 연구에서 개인적 연구 결과물뿐만 아니라 집단적 연구성과물이 도출되었다. 현재 연구재단에서는 연구자 개인에게 다양한 형태와 유형으로 학문연구를 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공동 연구도 지원하고 있다.

크고 작은 공동 연구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연구는 인문한국(Humanities Korea)사업이다. 금강대학교는 ‘불교 고전어, 고전문헌의 연구를 통해 본 문화의 형성과 변용 및 수용과정 연구’로 10년간의 연구를 종료하였으며, 동국대학교는 ‘글로컬리티의 한국성: 불교학의 문화확장 담론’이라는 주제로 연구 종료를 앞두고 있다. 장기간의 집단적 연구를 통하여 고전문헌 연구에 대한 방법론적 탐구와 다층적인 접근과 해석 가능성을 탐구, 한국 불교학의 한국학으로서 연구 인프라 구축을 통한 우수 성과물들을 다양하게 산출하였거나 하고 있다.

현대 한국 불교학계의 집단 연구성과물로, 동국역경원에서 1965년 6월부터 시작하여 2001년까지 36년에 걸쳐 318권으로 완간한 한글대장경 사업을 꼽을 수 있다. 해인사에 소장된 고려대장경을 영인하는 한편, 이의 한글 번역화 작업은 한국의 불교문화를 현시대에 재창조하는 거대한 사업이자 우리 학문의 자주성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이후 2001년부터 2011까지 동국대학교 역경원과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가 함께 ‘한글대장경 개역 전산화 사업’, 2007년부터 불교문화연구원이 ‘한국불교전서 역주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왔다. 이를 종합하여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에서는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사업(ABC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불교기록문화유산을 종합적으로 조사하여 원전자료를 고해상도로 디지털 촬영하고 원문을 컴퓨터로 입력하여 전산화하는 작업이다. 또한, 한국불교전서(전 14책)의 원문을 번역, 해설하여 디지털 아카이브 DB를 구축함으로써 불교기록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학술 연구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까지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100권을 완역했으며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집단 연구성과물로 빼놓을 수 없는 사업 중 하나는 15만여 불교 술어를 집대성하여 간행하고 있는 불교종합대백과사전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 편찬이다. 1998년 12월에 1권을 출간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7권이 출간된 상태이며, 총 22권 발간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집단 연구성과물은 한국 연구재단을 비롯하여 문화관광부,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다양한 국책기관을 통해 국가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불교의 연구 수행을 위해 경제적으로 지원하였거나, 현재도 하고 있다.

세 번째 불교학 연구의 특징으로는 응용불교학이라는 범주로 논의되는 불교학 연구의 범위와 방법의 확대와 다양화를 들 수 있다. 관점과 시각에 따라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응용불교학은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불교 이외의 다양한 학문분야를 접목하여 불교적 해석과 대안을 제시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초기의 논란을 딛고 현재 응용불교학은 학술대회나 여러 학회지에서 불교 교학, 불교 사학 분야와 더불어 하나의 독립된 분과로 인정받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응용불교학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된 영역은 한국종교교육학회가 중심이 되어 교육과 불교학을 접목시킨 불교교육학 분야와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불교생태학 분야였다.

동국대학교가 정책적으로 지원하여 촉발된 불교생태학 연구는 ‘불교생태학 총서’ 발간 연구로 이어졌는데, 《불교와 생태학》 《불교사상의 생태학적 이해》 《현대사회비판과 불교생태학》 《학제적 연구로서의 불교생태학》 《지식기반사회와 불교생태학》 등의 연구 결과물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산출해냈다. 이후 연구는 이전만큼 활발하지 않으나, 불교 교학의 각 분야와 불교생태학을 접목시키려는 연구자 개인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응용불교학 내에서도 독립된 학문 분과를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불교사회복지학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이론 연구와 더불어 불교계의 사회복지 재단 사업이라는 현실과 마주하여, 동국대 불교대학원과 중앙승가대 등에서 불교사회복지학 학과가 개설되어 이론과 현장을 꾸준히 접목시키고 있다. 이 밖에도 불교의 사회, 정치, 경제학 분야에 대한 논의 지속되고 있으며, 여성학적 시각에서 불교를 분석하는 불교여성학이나, 계율학과 서양의 윤리학을 접목하는 불교윤리학도 시도되고 있다. 특히 생명윤리와 관련하여서 상당히 의미 있는 연구성과물들이 발표되고 있다. 실체가 모호하였던 불교문화 콘텐츠 연구 분야는 최근의 한류 열풍과 더불어 연구의 내실이 더해지는 것 같은데, 연등회의 유네스코 등재를 기점으로 연구 영역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무엇보다도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응용불교학은 힐링으로 대표되는 명상 분야이다. 학술지에 명상으로 검색되는 논문은 모두 3,047편에 이른다. 1990년대 후반부터 논의되기 시작한 명상은 2000년대 들어서는 2010년대 중후반에 이르러 폭발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는데, 작년 한 해 동안 관련 학술 논문이 170여 편에 달한다. 전통적인 불교 교학 내의 각 분야와 명상을 접목하는 시도뿐만 아니라, 심리학과 상담학 교육학 분야의 명상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최근의 연구는 수행과 치유 분야에서 이론적 접목뿐만 아니라, 임상적 실험을 통한 연구 결과물들도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2007년 한국명상치료학회와 한국불교심리치료학회를 시작으로 한국불교상담학회가 창립되었는데, 현재 포털에서 검색되는 명상학회의 사이트만도 6개 정도이며, 이들 지부를 합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의 학부에 명상심리상담학과가 개설되어 있으며, 서울의 불교대학원에도 명상심리상담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동방대학원대학교는 자연치유학과라는 이름으로,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는 명상학과와 상담심리학과가 분리하여 개설되어 있고,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는 명상심리학으로 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년간 불교학 연구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국제화, 세계화 시대 불교학 교류의 다양성이다. 한국사회의 세계화와 함께 이제 더 이상 국내에서 개최되는 개별적 국제학술대회는 낯설거나 새롭지 않은 익숙한 풍경이며, 금강대와 동국대를 중심으로 한 한 · 중 · 일 삼국의 정기적인 순환 학술대회나 연구 교류도 빈번하다. 또한 각 대학에서 외국의 연구자가 국내 대학에 장기 체류하면서 불교학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 불교학 연구성과물을 영어로 꾸준히 발표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이 2002년부터 발간하고 있는 International Journal of Buddhist Thought and Culture는 이러한 연구를 촉진시키면서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하나 불교학 연구의 해외 교류에서 눈에 띄는 점은 두 개의 대규모 국제학술대회 유치이다. 비록 코로나-19의 전 지구적 팬데믹 현상으로 연기되긴 했지만, 2020년 한국에서 개최되기로 하였던 학술대회들이다. 우선 제19차 세계불교학회(IABS,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Buddhist Studies)가 서울대에서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다. 이 학술대회는 1976년 창립된 세계불교학회가 주최하는 대규모 국제학회로 세계 불교학자들이 3년마다 유럽, 북미, 아시아를 순회하며 국제대회를 연다. 평균 500여 명의 불교학자가 참석하고, 400편가량의 불교학 논문이 발표된다. 또 하나는 제6회 다르마키르티 국제학회(International Dharmakīrti Conference)이다. 이는 인도불교학에서 대표적 논사로 지칭되는 다르마키르티를 학회 이름으로 표방하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불교인식논리학에 특화된 국제학회이다. 이들 두 학회의 개최는 한국의 불교학이 이제 더 이상 변방에 있거나, 해외학자들의 관심 밖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4. 불교학 연구방법론 다시 생각하기

인문학의 범주 내에서 불교에 대한 가장 보편적이고 흔한 질문은 ‘불교가 철학인가 종교인가’라는 것이다. 여전히 많은 논란거리와 쟁점이 있는 이 질문은 철학과 종교라는 분과학문이 형성되면서 불교가 불교학으로서 어디에 자리매김하여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한다.

‘philosophy’가 철학(哲學)으로 번역되고, ‘religion’이 종교(宗敎)로 번역된 이유는 우리의 전통적 사고와는 아무 연관 없이, 19세기 중반 이후 근대 학문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일본에 의해 생겨난 신개념 용어이다. 다시 서구의 세계관에서 철저하게 분류된 철학과 종교의 범주는 동양의 사고를 분류하는 데에는 적절하지 않았으며, 이는 불교가 불교학으로 형성되는 과정에서 필연적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현재 국내의 학계에서, 불교종립대학교나 불교대학원대학교를 제외한 일반대학에서 불교학을 독립적으로 연구할 수는 없다. 이는 불교학이 철학과 종교학 그리고 호교론적 시각에 입각한 종학적 입장이 혼용된 형태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적 시각에서 북미로 대표되는 영어권의 불교학과 일본의 불교학 연구 경향이 혼용된 결과이기도 하다.

즉 영어권 불교학계가 고전적 불교학이라는 문헌 중심의 연구를 통한 불교의 교리나 철학 사상에 흥미를 느꼈던 기존의 전통적 방법에서 시각을 넓혀 텍스트에 서술된 상황과 배경을 읽기 시작하면서, 문헌에 대한 관심도 교리 일변도에서 벗어나 문학과 의례의 실천, 물질적인 문화(material text)인 비언어적 요소들도 연구의 대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그 결과 고전학, 지역학 또는 신학대학에서 연구되었던 불교학 연구가 점차 종교학과로 옮겨가고 있다. 종교학과 내부에 아시아 종교의 일종으로 불교학이 하위 분과로 소속되고 있다. 종교학 연구방법론과 연구 경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됨에 따라 불교학 연구는 이제 더 이상 문헌 연구에 한정되지 않으며, 불교가 종교로서 유지되고 있는 국가에서 실재적 불교(real Buddhism)에 주목하게 된다.

이러한 연구방법론의 변화는 초기 불교학이 무역사적 성격을 띠고 불교의 원형을 탐구하는 보편화, 일반화하는 경향에서 탈피하여,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사람들과 그들이 유지하는 다양한 제도화 의례 등을 연구 범주에 포함하게 된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이제 단순히 책상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을 연구 현장으로 찾아가게 되며, 이를 토대로 다양한 인류학, 정치학이나 경제학의 연구방법론까지로 일정 정도 수용하여 해석하게 된다. 이는 불교학 연구가 문헌학 연구에서 문화사회학 연구로의 전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 종교학과 내에서 불교 연구는 기존에 등한시하였던 것들에 주목하면서 불교학 연구의 불완전함과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에게 불교 국가의 역사적 유물과 현존하는 불교인들은 거대한 텍스트 자체가 되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에 관심을 갖게 되며, 반드시 관찰하고 이를 해석해내야 하는 연구의 재료이다.

반면 일본의 불교학계는 동경대학을 비롯한 일반대학에서 연구하는 불교와 불교의 특정 종파가 설립한 종립대학의 불교학 연구가 병행되어 발전하여 왔다. 일반대학에서의 불교학 연구는 서구의 고전적 연구방법론을 채택하면서 인도철학이나 불교학과로 독립되어 연구되어 왔으며, 종립대학은 대체로 특정 교학과 특정한 인물 연구에 치중하면서 중국불교와 일본불교 연구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현재 한국의 불교학은 사학과에서 연구되는 한국불교 중심의 불교사 연구는 논외로 할지라도 상당히 복합적인 경향을 띤다. 동국대나 금강대에서 불교학을 연구할 수 있으며, 일반대학의 종교학과와 철학과에서도 연구는 가능하다. 내용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종교학과 내에서의 불교 연구는 변방의 비주류로서 연구자 숫자나 연구의 양적 측면에서 비중이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철학과 내에서 산출되는 불교학 연구도 많은 경우 불교 교의 자체에 대한 연구자 개개인의 성과물을 양산하고 있다. 동국대나 금강대, 위덕대 등의 불교학과를 중심으로 한 연구성과물들은 종교학과에서 생산하는 연구 결과물들과 철학과에서 생산하는 연구 결과물들이 공존하며, 더 나아가 호교론적인 경향을 띠는 성과물들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종교학과에서 불교학을 하는 연구자와 철학과에서 불교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종교학이나 철학의 체계 내에서 제대로 융화되지 못한 채 불교를 연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불교문화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는 서구의 불교학 연구방법론을 불교학계가 수용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인접 학문들이 불교학 연구로 영역을 확장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연구 결과물을 비교종교학과 비교철학에 한정해서 살펴보면 더욱 선명하게 이러한 한계를 볼 수 있다. 극소수의 불교학자를 제외하고 불교를 종교학적 관점에서 논의하거나 불교를 타 종교와 비교하는 논문들의 절대다수는 타 종교 연구 전문가이거나 종교이론 전공자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교철학에서 더욱더 두드러진다. 불교와 서양철학의 비교 연구는 오로지 연구자 개인의 노력과 역량에만 의존해왔고, 비교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서양철학 전공의 학자들이 뒤늦게 불교학을 공부하고 비교하여 연구 결과물을 생산하고 있다. 즉 서양철학에는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나, 불교학에 대한 이해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불교학자들에게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서양철학에 대한 학습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앞에서 언급된 질문에 대하여, 불교학자들은 ‘철학적 종교’라든지, ‘종교를 전제한 철학’이라든지, ‘불교는 문화’라는 파편화된 제각각의 해결책을 연구 분과에 따라서 다르게 답하고 있다.

현행 학문분류체계에서 한국의 불교학은 종교학의 한 분과이면서 동시에 철학의 한 분과이기도 하다. 또한 불교학으로 독립되어 세분화되기도 하는데, 현재 한국연구재단은 불교학 연구 범주를 근본불교, 천태학, 화엄학, 유식학, 정토학 계율학, 중관학, 밀교, 선학, 불교윤리, 불교교육, 지역불교 및 불교사 연구, 응용불교학, 기타 불교학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뒤집어보면 이러한 분류는 보편적 기준에서 인문학으로서 불교학 연구방법론이 어디에도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

 

성청환 aruna415@hotmail.com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 졸업, 미국 플로리다대학에서 종교학 박사학위 취득. 동국대 한국학 세계화랩 연구원, 동국대 인도철학불교학 연구소 연구초빙교수 등 역임. 주요 논문으로 〈한국불교학 40년이 마주한 서양철학-유사와 차이 그리고 상생을 위한 담론〉 〈《집량론(集量論)》과 《기신론(起信論)》의 귀경게(歸敬偈) 비교〉 〈쿠마릴라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존재 부정〉 등이 있다.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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