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만해사상 실천선양회 Home
불교평론 소개 l 지난호 보기
 
 인기키워드 : 사색과 성찰, 청규, ,
> 뉴스 > 특집 >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불교
     
명상과 성찰의 시대가 왔다 / 인경
특집 |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불교
[84호] 2020년 12월 01일 (화) 인경 satidhamma@naver.com

1. 코로나 불안과 근심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10월 현재는 1단계로 완화되었다. 2개월 전에는 코로나로 인하여 정부는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2.5단계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신천지 교회로부터 확산된 지난 3월에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했을 때를 제1차라고 한다면,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대규모 집회로 촉발된 코로나 재확산을 방지할 목적으로 두 번째로 실시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이다. 이것은 3.0단계가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나 크기에 고민 끝에 마련한 시행안이지만 사실상 3.0단계에 버금가는 조치이다. 2.5단계로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제한
-수도권의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에서는 포장과 배달 주문만 가능
-음식점과 제과점은 밤 9시 이후 야간 영업이 제한.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포장 · 배달 주문만 허용
-실내 체육시설은 운영을 중단
-요양병원 · 요양시설은 면회 금지
-수도권 학원에서는 비대면 수업만 허용
-독서실과 스터디카페에도 사실상 운영 금지
-9인 이하 교습소는 이번 방역 조치 적용 대상에서 제외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다중시설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회적 교류가 가능한 시설은 모두 제한하고 있다. 영업이 제한되면서 수입감소로 소상공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겠지만 코로나 확산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당국의 조치가 이해는 된다. 이런 배경으로 말미암아 필자는 일반 시민이 코로나의 확산과 더불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어떻게 경험하는지, 그리고 어떤 피해를 보고 있는지 설문조사를 했다. 

-이런 ‘사회적인 거리 두기’에 대해서 귀하는 어떻게 체감하고 있나요? 설문에 응답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가능한가요? 편안한 마음으로 응답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질문이 시작되는 설문조사는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행되는 8월 30일(일)부터 마감되는 9월 6일(일)까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조사했다. 간편한 방법으로 필자가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의 투표하기 기능을 통해서 실시하였다. 필자는 이 방법을 ‘간편 설문조사’라고 한다. 쉽게 편하게 실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일반화시키거나 신뢰성은 담보할 수 없는 약점을 가진다. 단지 전체적인 분위기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하는 목적이다. 설문 내용과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설문 1]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인 거리 두기에 대해서 귀하는 어떻게 체감하고 있나요? 설문에 응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가능한가요? 편안한 마음으로 응답하시면 됩니다. 

1)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2) 코로나로 인하여 집 안에서 명상을 한 적이 있다.
3) 코로나19가 앞으로 내 생활 전반에 걸쳐 분명한 변화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
4) 코로나로 인하여 불안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
5)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음식을 배달하여 식사한 적이 있다.
6) 코로나로 인하여 집 안에서 영화를 본 적이 있다.
7) 사회적 거리 두기로 물적/심리적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8) 코로나로 인하여 재택근무를 한 적이 있다.
9) 사회적 거리 두기를 종교적 의미로 받아들여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설문 응답률] 30%(열람 인원 136명 중 41명 참가)
[응답 결과]

1)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33명, 80%
2) 코로나로 인하여 집 안에서 명상을 한 적이 있다. 22명, 54%
3) 코로나19가 내 생활 전반에 걸쳐 분명한 변화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 20명, 49%
4) 코로나로 인하여 불안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 19명, 46%
5)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음식을 배달하여 식사한 적이 있다. 14명, 34%
6) 코로나로 인하여 집안에서 영화를 본 적이 있다. 11명, 27%
7) 사회적 거리 두기로 물적/심리적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9명, 22%
8) 코로나로 인하여 재택근무를 한 적이 있다. 6명, 15%
9) 사회적 거리 두기를 종교적 의미로 받아들여 생각해본 적 있다. 4명, 0.9%

이상의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코로나의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비율이 80%이다. 이것은 우리가 코로나 위기로부터 빨리 회복할지에 대한 상당한 근거가 된다고 본다. 적극적 참여의 동기는 무엇일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위협적인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자기를 보호하려는 사회적 태도이다. 그것의 배경에는 불안이나 걱정이 가로놓여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퓨리서치센터에서 코로나 확진에 대한 걱정도를 14개국에 걸쳐 조사했는데, 한국은 감염병은 국가의 중대한 위협이라는 응답률이 89%로 1위를 기록했고, 경제에 대한 걱정도 마찬가지로 14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중앙일보〉 2020.9.9). 이런 결과는 코로나 확진자 수나 사망자가 가장 적은 한국이 왜 그러한지를 설명해주는 단서가 된다. 

반면에 본 설문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불안이나 근심의 정도는 46% 정도로 개인적, 사회적인 불안감을 경험하고 있다고 반응하였다. 이것은 경기도연구원 조사에서 나온 48%와 유사한 설문 결과이다. 그런데 미국의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코로나를 국가적 중대한 위협으로 느끼는 89%와 비교하면 현저한 차이가 난다. 아마도 이것은 조사하는 시기, 곧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시점이 6월 10일부터 8월 3일까지 이루어졌기에, 코로나가 ‘처음’ 대유행하는 제1차 시점에 해당된다면, 본 설문조사는 제2차 유행 시기여서, 사람들이 처음의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퓨리서치센터의 설문조사가 기후변화나 테러 등과 비교하여 질문하는 방식도 차이를 만든 요인이 아닌가 한다.

두 번째로 주목할 점은 사회적인 거리 두기로 인하여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 이때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물론 이 항목은 매우 다양하여 다 열거할 수가 없다. 본 조사에서는 높은 순서대로 열거하면 명상 54%, 음식배달 34%, 영화 27%, 재택근무 15%, 종교적 활동 0.9% 등으로 나타났다. ‘집콕’ 하면서 명상을 한다는 비율이 54%로 가장 높게 나왔는데, 이 점은 상당하게 고무적이지만, 명상과 관련된 밴드이기에 이런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고 본다.

필자는 제1차 설문조사 이후에 직접적인 코로나 피해를 보고 있는 자영업자의 ‘정신적인 고통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서 제2차 설문을 진행했다. 언론 보도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경제의 실핏줄 소상공인 사업체 324만 개, 코로나 재확산에 한숨”이란 기사 제목에서 보듯이(〈연합뉴스〉 2020.8.23),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사업체의 84.9%이고, 종사자는 642만 명에 상당하다고 한다. 또한 코로나로 인하여 자영업자들이 대폭 감소했다는 보도도 눈에 띈다. 작년에 비하면 자영업자가 12만 7천 명 줄었고, 그 감소폭은 작년의 약 5배에 달하며, 특히 종업원을 두고 있는 업체일수록 악전고투하고 있다(〈연합뉴스〉 2020.9.08)고 한다. 또한 대학 상권도 사회적인 거리 두기로 대학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침몰하고 있다(〈국민일보〉 2020.9.20)고 한다.

이런 언론 보도를 배경으로 필자는 자영업자들의 경험 내용을 조사하고자 명상심리상담교육원의 협조를 얻어서 설문을 실시하였다. 조사방법은 명상심리상담교육원과 인연 있는 분들에게 9월 8일에 메일로 설문지를 보내서 9월 20일까지 도착한 답장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응답자 숫자는 150명 중 23명(15%)이었다. 설문을 작성하여 답변해야 하는 점에서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였다. 

응답자들의 직업을 분류하면 개인 사업체 경영(6명), 명상센터 운영(4명), 상담센터 운영(4명), 사찰 운영(5명), 대학원 학생(4명) 등이다. 학생을 제외한 이들은 넓게 볼 때,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직접적 피해 대상이 되는 자영업자로 분류할 수 있다(19명, 83%). 이들의 응답은 대면 활동이 중심된 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피해와 심리적 고통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들의 설문과 응답을 분석하면 아래와 같다.

[설문 2] 코로나로 인하여 우리 삶의 방식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련하여 연구목적으로 설문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응답을 부탁드립니다. 아래 질문에서 해당 사항에 ○표 하시길 바랍니다.

1) 코로나로 인하여 적극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여 본 적이 있는가? (있다. 없다.)
2) 코로나19로 인하여 심리적으로 불안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있다면 전체를 100으로 할 때 불안의 강도는 어느 정도인가? (80 이상, 60 이상, 40 이상, 30 이하)
3)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실시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우울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있다면 우울의 강도는 어느 정도인가? (80 이상, 60 이상, 40 이상, 30 이하)
4) 사회적 거리 두기로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한 경험이 있는가. 있다면 경제적 어려움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매출감소, 실직, 기타) 그 어려움의 강도는 어느 정도인가? (80 이상, 60 이상, 40 이상, 30 이하)
5)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하여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주로 집안에 방콕(집콕)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주로 무엇을 하는가? (운동, 명상, 독서, 기타)

[설문 응답률] 15%.(총 150명 중 23명 응답)
[응답 결과]

1) 적극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참여한다. 20명, 86%
2) 사회적 거리 두기로 매출감소로 피해를 본 적이 있다. 16명, 70%
-80 이상 1명 0.6%, 60 이상 2명 013%, 40 이상 7명 44%, 30 이하 6명 38%
3) 코로나로 불안을 경험한 적이 있다. 22명, 96%
-80 이상 2명 0.9%, 60 이상 5명 23%, 40 이상 7명 32%, 30 이하 8명 36%
4) 코로나로 우울을 경험한 적이 있다. 19명, 83%
- 80 이상 · 60 이상 0명 0%, 40 이상 4명 76%, 30 이하 15명 79%
5) 주로 집안에 방콕(집콕)을 하면서 주로 무엇을 하는가? (중복 응답 허용)
-명상 17명, 독서 11명, 운동 10명, 공부 5명, 영화 3명, 요가 2명

이 경우도 밴드에서의 설문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80%와 86%로 코로나에 대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물적, 정신적 피해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일반인 대상 밴드의 설문조사에서는 피해를 22%로 응답한 반면, 자영업의 조사에서는 매출감소로 인한 피해를 70%로 응답하였다.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이나 우울감 경험 설문에 밴드 조사가 46%인 반면, 자영업 종사자들은 불안 경험 96%, 우울 경험 83%로 응답하여 상당한 차이점을 보여준다. 이런 결과는 일반인들이 느끼는 코로나의 피해에 대한 인식과 자영업자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피해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고 본다. 표본이 작아서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이런 결과는 앞에서 언급한 언론 보도에서 전체 사업체의 84.9%를 차지하는 소상공인들의 깊은 한숨 소리가 들리고, 악전고투하는 자영업체의 감소폭이 코로나 이전에 비하여 5배에 달한다는 언론 보도와도 일치한다. 

앞의 퓨리서치센터가 한국이 코로나에 대한 걱정도가 89%로 1위라고 했는데, 이것을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필자의 조사결과인 불안 경험 96%, 우울 경험 83%의 평균값과 비교하면 정확하게 일치한다. 자영업자가 느끼는 코로나에 대한 위협의 불안과 우울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경우와 현격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대면 활동이 중심인 소상공업자의 경제적 2차 피해에 대한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고 본다.      


2. 코로나와 신냉전 시대

코로나 사망자가 9월 20일 현재, 세계적으로 90만 명이 넘어섰고, 사망자 숫자가 가장 많은 미국의 경우는 20만이 넘는다. 이는 ‘한국전 · 베트남전 전사자의 2.5배’가 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2020.9.23). 코로나에 대한 완전한 극복은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뉴스1〉 2020.9.24). 그러나 이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감기처럼 여전히 유행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장기적인 유행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영화 〈인페르노〉(2016)

최근에 필자는 영화 〈인페르노(inferno)〉를 보았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이전에 제작된 영화인데, 전염병을 주제로 한 영화라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인류의 미래가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에 노출되고 그것으로 인하여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실감 나게 경험하였다.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2016년 10월 19일 개봉되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주인공인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 교수가 바이러스의 팬데믹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기 위한 암호를 풀며 진행되는 미스터리 스릴러이지만, 전작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에 비해서 흥행은 미진했다.

이 영화의 키워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전염병의 의도적 살포, 비밀코드 그리고 종교와의 갈등 등이다. 이 점은 코로나 대유행(pandemic)과 매우 유사한 구도를 가진다. 영화에서 WHO는 범죄를 수사하고 당사자를 체포할 수 있는 강력한 행정력과 권력을 가진다. 마찬가지로 코로나 현실에서 각국의 질병본부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정치적 힘을 가지게 된 점을 상기시킨다. 

영화의 모티브는 전염병의 의도적 확산에서 비롯된다. ‘조브리스트’라는 과학자가 폭발적인 인구 증가를 대폭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문제의 ‘바이러스’를 비밀장소에 숨겨두고 죽는다. 그는 바이러스 상자를 보관한 비밀장소를 단테의 지옥도에 비밀코드로 숨겨두었다. 이 영화는 먼저 바이러스를 찾아내서 확산시키려는 조브리스트의 추종세력과 비밀코드를 해독하여 그것의 위치를 먼저 찾아내서 막아야 하는 주인공 로버트 랭던, 그리고 이들을 체포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세계보건기구의 숨 막히는 추격전이 플롯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전염병의 ‘의도적’ 확산이란 키워드가 현재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의 사태에서도 엿보인다. 현실에서는 코로나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중심을 차지하지만, 이것은 동시에 신냉전이라는 국제 정치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의도적 확산이란 자연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일으킨 인공적인 재난이라는 음모론적 요소가 있다는 말이다. 곧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중국 우한(武漢)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홍콩대 공중보건대학 옌리멍(Dr. Li-Meng Yan) 박사는 자연 상태에서는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이 나올 수 없는 형태’라고 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박쥐 바이러스인 ZC45나 ZXC21을 활용해서 연구소에서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라고 주장했다. 나아가서 옌리멍 박사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책임론이 불거지기 전부터 이 바이러스에 대해 잘 알았을 것’이라면서 ‘진실을 전달하고자 미국에 왔으며 중국에서 그랬다면 실종되거나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에 대한 주장이기도 하지만, 정치적으로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을 블러와 미 · 중 갈등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4차 혁명의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 · 중 갈등은 신냉전 시대를 가져오는 중요한 요소이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이 이런 갈등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미국의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9월 22일을 기준으로 해서 20만 명을 넘어서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이것에 대한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강하게 주장하였다. 물론 자신의 책임회피를 위한 발언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힘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는 “유엔은 세계에 이 전염병을 퍼뜨린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중국 책임론을 직설적으로 제기했다. 반면에 중국의 시 주석은 유엔 연설에서,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WHO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재확인했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시 주석의 화상 연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정치 바이러스’에 반대한다고 언급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바이러스’ 발언에 대해 반박했다(〈서울경제〉 2020.9.23).

이런 정치적 갈등은 코로나 이후의 국제정세 변화를 예고한다. 미국은 과연 지금까지의 패권을 과연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견제를 극복하고 국제적인 패권을 차지할 수 있을까? 이들의 패권 다툼은 무역전쟁으로 나타나고 있고,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로 인하여 힘들어진 세계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3. 코로나 사태와 종교적 갈등

영화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 그리고 〈인페르노〉에서 공통적인 요소로서 주목할 중요한 키워드가 종교적 갈등이다. 댄 브라운의 소설에서는 종교와 연관된 역사적인 왜곡된 요소가 등장한다. 이런 연유로 영화 〈다빈치 코드〉가 국내 개봉할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서는 영화에 대한 관람 거부 성명서와 가처분 신청서를 내고 소송했지만, 결과적으로 창작의 자유라는 이유로 가처분 신청은 기각되었다. 

그러나 한기총 측 등 기독교 단체들은 교리 희화화를 말하며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하여 영화관마다 ‘다빈치 코드 안 보기’ 운동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해나갔고, 이것이 일부 영화 관람객, 문화예술인, 반기독교주의자들과 표현의 자유와 신앙, 교리의 문제 등으로 논란과 마찰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이 영화에 대한 종교적 반발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처음 개봉될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발생했지만 전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였다. 

이런 문제는 코로나 사태에서도 종교계, 특히 기독교의 이와 유사한 대응은 마찬가지로 사회적으로 상당한 물의를 일으켰다. 국내에서 방역체계를 무너뜨린 1차 확산은 대구의 신천지 교회였고, 코로나의 재확산을 일으킨 2차 유행은 서울의 사랑제일교회로 지목되었다.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은 의료적 관점이나 사회적인 거리 두기와 같은 협력이 중요한데, 일부 종교단체는 마치 중세시대를 사는 것처럼 종교적 신앙이 바이러스를 이겨내게 한다고 신자들에게 강조하면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였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코로나의 재확산으로 이어졌고, 서울시는 관련 종교단체에 46억 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뉴스1〉 2020.9.18).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신앙이 코로나를 이겨낸다는 신념을 강조하는가 하면, 죽음보다도 종교적 자유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나아가서는 방역당국에 대한 고발까지 강행했다(〈연합뉴스〉 2020.8.26). 이런 현상을 목도하면서 일반 시민들은 불쾌함을 느끼고 거부감을 강하게 표출했다. 이는 기독교에 대한 거부반응이지만, 넓게 보면 동시에 탈종교화를 가속화한다. 신앙이 국민의 건강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선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종교의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더욱 약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사례는 과거의 역사적 경험에서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중세시대에 널리 유행한 페스트에 대한 교회의 대응방식이다. 기도를 통해서 페스트를 이겨내고자 마을 사람들을 교회에 모이게 함으로써 마을 전체가 몰살당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자 미국 뉴올리언스의 한 목사는 ‘하나님 믿으면 코로나 면역이 생긴다.’고 주장하면서 설교했지만, 그는 결국 코로나로 인하여 사망하였다(〈오마이뉴스〉 2020.4.2). 이런 맹목적 믿음은 현재에도 중세의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비극적이다.

중세에 페스트가 대유행을 했고, 페스트가 끝나자 절대 권력의 중세교회는 현격하게 위축되었고 이후, 종교재판에서 해방된 근대의 르네상스가 찾아왔다. 페스트는 1300년 초에 중앙아시아로부터 시작하여 유럽으로 확산하고 1351년에는 유럽 전체 인구의 30~40%를 몰살시킨 큰 사건이다. 이런 변화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세 영주 중심의 농경사회에서 땅을 경작하는 농부 인구의 절대적 감소로 노동자 계급의 입장이 강화되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높은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는 시점에서 사람보다는 기계가 대신하는 산업혁명을 촉진시켰다. 이 점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여겨진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이 활성화되면서 제4차 산업혁명은 더욱 빠른 속도로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4. 명상과 성찰

코로나 사태 속에서 새로운 사회적인 변화에 직면하여 다시금 종교의 의미와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서 질문이 생겨난다. 필자는 종교의 유형을 ‘기도형’과 ‘구도형’으로 구분한다. ‘기도형’은 기본적으로 어떤 절대자의 존재를 상정하고, 절대자에게 자신을 맡기고 자신의 소망을 기도한다. 간절하게 기도를 하면 소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가르친다. 여기서 절대자는 부처님일 수도 있고, 신일 수도 있고, 하나님일 수도 있다. 기도형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부족한 중생임을 자각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럼으로써 스스로 상정한 절대자에게 의존하고 현실적 소망을 구하는 형식을 취한다. 여기서 종교란 바로 기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반면에 구도형은 밖에서 찾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통해서 진리를 찾는다는 입장을 가진다. 밖에 존재한다는 절대자란 우상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관념에 불과한 까닭에 허구라고 본다. 그래서 구원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에서 발견하고 체험하는 것이다. 영적인 체험은 거룩하고 성스러운 경험이며, 특정한 장소나 모임을 통해서 성취되는 대상이 아니며, 본래적 자기 본성에 대한 질문이고 자신을 향한 구도의 여정이고 깨달음이다.

전통적인 용어로 기도형은 절대적인 힘을 가진 타인에 의지한다는 타력문(他力門)이고, 구도형은 스스로의 힘에 의지하여 진리를 구한다는 자력문(自力門)에 해당한다. 타력문은 절대자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 집단적인 기도가 중요한 가치라고 한다면, 자력문은 자신의 내적인 역량을 믿고 자기 내면을 탐색하는 명상이 중요한 종교적 행위가 된다. 기도형은 타력에 의지하기에 의식이 밖으로 향한다면, 자신의 역량에 의지하는 구도형은 의식이 내면으로 향한다.

그렇다 보니 기도형은 많은 사람이 함께 모이는 외형적이고 집단적인 형식을 선호하고, 구도형은 스스로 대중과 거리를 두면서 스승의 개별적인 지도를 받으면서 자신을 탐색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물론 이들 양자는 서로 함께 상호작용하면서 새의 양 날개처럼 함께 공유할 때 효과가 있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의 사회적인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하는 현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가급적이면 외출을 삼가는 상황에서는 기도형 방식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집단적인 종교 활동인 법회나 예배는 금지되거나 삼가게 되면서, 자연히 기도형보다는 구도형 종교가 좀 더 편안해지고,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판단이 된다. 

필자는 작년 2019년 7월에 중앙일보 종교 담당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기도형 종교, 더 이상 안 먹히는 시대 온다”는 다소 도발적인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중앙일보〉 2019.7.9). 당시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2개월 전이었다. 이제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기도형 종교집단이 대중들로부터 사이비나 이단으로 취급받는 현실을 확실하게 목도하고 있다. 

대체로 종교란 절대자를 향한 기도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만약에 이런 의미라면 미래에 종교의 역할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런 견해의 근거가 되는 사회적인 배경으로 첫째로 출생, 결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인간의 중요한 통과의례가 종교적 영역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들 수 있다. 둘째는 그로 인하여 기도나 제사의 중요성이 현저하게 낮아졌고, 셋째는 경제성장과 교육수준이 높아졌으며, 넷째는 인구절벽과 1인 가구의 증대, 다섯째는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건강과 관련한 현실문제 해결에 대한 직접적인 요청의 증가 등이다. 이제는 코로나 대유행도 종교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중요한 변화요인으로 등장한 것이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말미암아 우리는 절대자에 대한 신앙이나 기도만으로는 현실문제를 해결하지 못함을 매우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학습하고 있다. 중세에 페스트 유행으로 무당과 주술사의 시대가 끝났듯이, 코로나로 인하여 신앙 중심의 기도형 종교의 역할이 현저하게 약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것은 종교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고, 종교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찾아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다양한 대안이 있을 수 있다. 그 대안의 하나로 ‘코로나로 인하여 우리에게 명상과 성찰의 시대가 왔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이것은 명상수행과 자기성찰을 강조하는 구도형 종교를 선호하는 이들의 소망이 아닐까 한다. 오히려 강조해야 할 영역은 우리 본성에 대한 ‘깨달음’과 ‘영적 체험’이 함께하는 삶이다. 이것이 참다운 종교의 의미가 아닌가 한다. 이것이 결핍된 명상과 성찰은 기도형 종교가 그랬듯이 역시 세속화의 길을 면치 못할 것이다. 명상과 성찰은 깨달음과 영적인 삶을 향한 ‘길’이어야 한다.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자연스러운 변화가 이루어지겠지만, 보다 적극적인 노력, 영적 정진이 요청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진행되는 현실을 보면, 코로나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 두기’는 사람들에게 명상과 성찰의 중요성을 일깨울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품게 한다. 자기를 성찰하는 데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옳다. 왜냐면 사회적인 거리 두기는 ‘방콕’ 하면서 명상을 수행하는 다양한 옵션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코로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제한다. 그럼으로써 자신을 되돌아보고, 살펴보는 개인적 시간을 준다. 물론 이것이 반드시 명상과 성찰로 이끌어간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명상이 강조되는 사회적인 어떤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점은 분명하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자면 코로나로 인하여 학교에 가지 못하고, 아이들이 집에 머문다. 부모도 재택근무를 한다. 그러다 보면 서로 간섭하게 되고 불편하게 되기도 한다. 아이는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으니, 처음에는 좋았지만 길어지면서 짜증을 낸다. 집에서 공부하기 싫어하고 게임에만 몰두하게 된다. 음식은 모두 배달하여 먹는다. 코로나로 인한 ‘집콕’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피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벌이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런 상황은 불쾌하지만, 우리를 성장으로 이끌기도 한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몰라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생활했지만, 조금만 지혜를 모으면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아이는 엄마와 혹은 재택 근무하는 아버지와 대화를 하게 된다. 그동안은 주로 친구들과 소통했지만 이젠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부모에게도 그동안은 집이란 하숙집처럼 자고 일어나면 출근하기에 바쁘다. 함께 살지만 만날 시간이 없다. 그러나 코로나 덕분에 가족은 자주 대화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도 한다.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한다면 좋지 않겠는가. 그동안 못 읽었던 책도 읽고 보지 못했던 영화도 볼 수 있다. 삶을 돕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그대로 영적인 삶이고 깨달음의 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구도의 길을 가려면 뭔가 중요한 전환점이 필요하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어떤 조건을 마련해준 것이지, 구체적인 구도의 동기를 제공한 것은 아니다.

초기불교 경전인 《염처경》에서 붓다는 수행자들에게 ‘떠남’을 요청한다. 선종에서는 사회적인 ‘인연’을 쉬라고 말한다. 물론 명상을 위해서 반드시 집을 떠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집에서 명상하면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면 집은 방해적 요소인 인연이 서로 동아줄처럼 얽혀 있다. 그래서 떠나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순간, 어디로 가라는 말인가? 나 자신을 방치하고 어디로 갈 수가 없다. 떠남, 곧 사회적인 거리 두기는 번뇌로부터의 내적인 거리 두기를 의미할 때, 구도형 종교로서 깨달음을 향한 구도의 여행이 된다. 절대자에 대한 기도로부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명상과 성찰로의 전향은 코로나가 전해준 조건이지, 곧 그 자체로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개인적인 노력과 더불어서 전문가 집단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요청된다.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붓다가 필요하다. 그러나 붓다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 스스로 지금 여기에서 구도의 길을 향해 앞으로 걸어가야 한다. ■  

 

 

인경
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 송광사 전통강원을 졸업하고 중강을 역임했으며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석,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논문으로 〈공안선과 간화선〉 〈대혜 간화선의 특질〉 〈견성에 관한 하택신회의 해명〉 등과 저서로 《몽산덕이와 고려 후기 선사상 연구》 《쟁점으로 살펴보는 간화선》 《명상심리치료》 등이 있다. 현재 명상상담연구원 원장, 한국명상치료학회 회장.

ⓒ 불교평론(http://www.budreview.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댓글달기는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전체댓글수(0)  
전체기사의견(0)
불교평론 소개독자투고불편신고구독신청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135-887]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12-9번지 MG타워빌딩 3층 | Tel 02-739-5781 | Fax 02-739-5782 | 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사성
Copyright 2007 불교평론. All rights reserved. mail to budreview@hanmail.net
불교평론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및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