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만해사상 실천선양회 Home
불교평론 소개 l 지난호 보기
 
 인기키워드 : 사색과 성찰, 청규, ,
> 뉴스 > 서평
     
[북리뷰] 이광준 지음 《붓다의 법담학 연구》 / 김응철
‘법담(法談)’을 통한 불교 상담학 체계화
[83호] 2020년 09월 01일 (화)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법담(法談)’의 사전적 의미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 혹은 “좌담식으로 불교의 교리를 서로 묻고 대답하는 형식의 대담”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은 산사에서 스님들의 깨달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법담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광준 교수는 이와 같은 전통적인 법담의 개념을 변형시켜 불교 상담과 심리치료라는 의미를 추가하였다.

《붓다의 법담학 연구》에서는 법담을 전통적인 불교교리 체계를 바탕으로 한 부처님의 설법 내용과 방법을 분석하고 이를 심리치료의 방법으로 응용하였다. 이 책의 내용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법담의 개념과 사상체계, 부처님의 법담 내용과 형식의 분석, 불교의 심리적 질병과 치료방법, 그리고 최후의 설법에서 보여주는 법담의 메시지 등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각종 경전에서 언급된 부처님의 설법을 통해서 불교 상담 및 심리치료의 원리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법담학(法談學)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체계화하였다.

부처님은 중생세간의 구성원들을 연꽃으로 비유하여 유형화한 바 있다. 즉 물속에서 피는 연꽃, 물 표면에서 피는 연꽃, 물 위에서 피는 연꽃 등인데, 이는 근기의 상중하를 비유한 것이다. 법담은 주로 중상근기 이상으로 불교의 기본교설을 이해한 사람들이 서로 나눌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런 근기의 사람은 깨달음을 체득하는 방법으로서 법담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중하근기의 사람들은 일상에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고,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 신행 생활을 하면서 스님들에게 법담을 청하게 된다. 복덕과 지혜를 구족하여 깨달음으로 가는 근기의 사람들과 당면한 문제 해결이 급선무의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법담은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불교계는 설법, 법문, 수행 등을 통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했다. 그런데 최근에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적인 방법의 하나로 상담이라는 교화 방법이 도입되었다. 이로 인해서 응용불교학의 영역이 전법교화학과 불교 상담 및 심리치료 등으로 구분되는 연구 경향이 나타났다. 이광준 교수가 법담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개념을 제시한 것은 불교 상담과 심리치료 분야의 문제인 교리적 취약성을 보완하고, 동시에 전법교화학이 이상적인 방향 제시에만 머무는 것을 수정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본다. 

이광준 교수는 전법교화의 방법으로 선택한 부처님의 법담을 대기법담, 차제법담, 교계법담 등 세 가지로 유형화하였다. 이러한 구분은 부처님 설법의 특성을 설명하는 매우 유용한 수단임에 틀림이 없다. 이중 교계(敎誡)는 출가 사문 중 삼독심이나 교만과 의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중 생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출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법을 말한다. 즉 교계법담에는 중하근기 출가자들에 대한 가르침이 포함되어 있다. 필자는 이러한 내용을 출가사문을 위한 부처님의 상담과 치유방법이라고 해석하였다고 생각된다.

불교 의학과 상담학 및 그 방법으로 도입된 심리치료는 최근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학문 영역이다. 이 영역들은 명상과 더불어 부처님의 가르침의 내용과 방법을 상담과 치료에 응용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그런데 일반적인 내담자는 자신이 직면한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상담가를 찾아서 대화를 통해 내면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회복탄력성을 강화할 수 있다. 여기서 상담의 전제는 내담자가 정신적 문제에 직면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일정한 회기 동안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상담 과정이 진행되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불교 상담의 심리치료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이광준 교수가 특히 관심을 둔 것은 ‘불교의 심리적 질병관’이다. 이 책에서는 심병(心病)을 정신적 질환으로 보고 그 유형을 신경증인 난심(亂心), 분열증인 광(狂), 그리고 심란(心亂) 등으로 구분하여 경전의 근거를 찾아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을 광혹(狂惑)으로 보았다. 이 책에서 특이한 것은 현대의학에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는 귀병(鬼病)과 마병(魔病)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귀병에 대한 설명은 정신질환의 원인으로 귀매(鬼魅), 야차의 작용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마병은 내면의 정신적 작용인 마라가 질환의 원인으로 본 것으로 생각된다. 

이광준 교수가 제시한 불교적인 심리치료 방법은 좌선, 위력, 염력, 광명 등의 네 가지 요법이다. 좌선요법으로는 번뇌를 제거하는 참선, 정신을 한곳에 집중하여 병을 고치는 지(止)요법, 가상의 현실을 관찰하는 가상관요법, 심신이 공하다고 관하는 관심요법 등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을 호흡법과 연계시킨 수식좌선요법의 원리도 설명하고 있다.

정법의 위신력을 치료에 응용한 것으로는 참회요법, 법열요법, 위력요법, 촉수요법 등 네 가지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경전에 관련된 내용이 기술되어 있는 것을 근거로 하여 심리치료의 방법으로 제안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원리들은 현대인이 직면하고 있는 육체적, 정신적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과 유사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현대의학에서는 불교적 치료요법에 대한 연구가 일천하기 때문에 효과성을 입증하거나 이론화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인들이 명상과 연계시킬 수 있는 자가 치유 방법은 염력요법이다. 염력요법(念力療法)은 “모든 현상은 공하고 무소유”라고 깨달아 이를 체득함으로써 심리치료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즉 명상을 통해 스스로 자가치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염력요법은 가상의 이미지를 설정하여 관찰하는 사마타 수행법과도 유사성이 있다. 이광준 교수는 이를 아나파나법, 안지법(安止法)과 연관 지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호흡법에 의해 혈액순환에 영향을 주고 자율신경이나 호르몬 밸런스 등에 영향을 준다.”라고 그 원리를 제시했다.

광명요법은 “불보살이 발하는 광명에 비추어져 질병이 낫는 요법”이다. 이 요법은 “명상에 의해 생명의 근원과 교류하고 생명의 신비적인 힘을 감지하게 되었을 때 생명은 회복력을 높이고 활성화한다.”는 이론에 근거하여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광명요법과 함께 사경공덕을 통한 치유방법에 대한 설명도 있다.

이와 같은 불교적 요법을 심리치료 및 다양한 상담방법과 연계한 것은 이 책의 저자인 이광준 교수가 이 분야에 대한 오랜 연구 성과와 전문성을 축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저자는 《한국적 치료심리학》 《카운슬링과 심리치료》 등과 같은 저술을 발표한 바 있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갖추어진 상태이다.

다만 이 책에서 제시한 연구 내용이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중요한 과제가 있다. 하나는 과학적, 의료적인 측면에서 법담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일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이론체계와 실제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를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활동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 일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이광준 교수가 혼자 짊어지고 해결해 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의학, 상담, 심리치료 등의 학자, 전문가, 실무자 등과 학제적 연구가 필요한 일이다. 그렇게 하려면 대학 등과 같은 전문 교육기관에서 이와 관련된 강좌, 프로그램 등을 개설하여 교육해야 할 뿐만 아니라 불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회를 결성하고 연구 성과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검증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이 연구 성과는 향후 법담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영역의 발전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된 심리치료, 상담, 전법교화 등의 응용불교 영역과 기존 불교학 분야의 발전으로 회향되기를 바란다. 관련 분야의 연구자가 없는 현실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며 국내외를 오가면서 연구한 이광준 교수의 노력과 그 결실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

김응철 / 중앙승가대학교 불교사회학부 교수. 경기대학교 행정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행정학 박사). 주요 저술로 《재가불자가 되는 길》 《둥근 깨달음 천수경》 《부처님 직제자들의 수행과 포교 이야기》 등과 논문 다수. 현재 불교신문 논설위원, 문화치유명상단체 동명 이사장. 본지 편집위원.

ⓒ 불교평론(http://www.budreview.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댓글달기는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전체댓글수(0)  
전체기사의견(0)
불교평론 소개독자투고불편신고구독신청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135-887]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12-9번지 MG타워빌딩 3층 | Tel 02-739-5781 | Fax 02-739-5782 | 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사성
Copyright 2007 불교평론. All rights reserved. mail to budreview@hanmail.net
불교평론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및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