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판 위에 발자국들이 어지러이 찍히고 다투어 구멍이 뚫렸다.

 

이내 환호가 터졌다.

 

몇 차례, 또 몇 차례 이어졌다.

 

그리고는 잠잠해졌다.

 

더 이상 환호가 터져 나오지 않았다.

 

먼저 끌려 나온 빙어들이 얼음판을 두들겼던 것이다.

 

온몸을 내던져 두들겼던 것이다.

 

— 시집 《배꼽》(서정시학, 2019)에서

 

윤효
1956년 충남 논산 출생. 1984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물결》 《얼음새꽃》 《햇살방석》 《참말》 시선집 《언어경제학서설》 등. 편운문학상 우수상, 영랑시문학상 우수상, 풀꽃문학상, 동국문학상 등 수상. ‘작은詩앗 · 채송화’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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