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호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불교와 경영을 주제로 했을 때, 첫 번째 질문은 부처님이 기업을 경영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일 것이다. 즉, 부처님이 경영한다면 경영의 목표는 무엇이 될 것인가? 불교사상이 적용된 기업경영 즉, 불교경영은 다른 경영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불교사상이 기업경영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인가? 경영의 주요 요소인 이익과 경쟁에 대해서 부처님은 이것을 어떻게 보실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 볼 수 있을 것이다.

불교와 경영의 관계

불교사상은 기업경영에 적용되어야 한다. 불교사상의 핵심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은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일 것이다. 즉,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한다는 것이다. 현대 정보화시대는 기업의 시대이다. 우리는 어딘가 조직에 속해 있다.

우리가 깨달음을 실천해야 한다면 현대는 우리가 대부분 속해 있는 조직을 통해서 즉 기업경영을 통해서 실천하지 않을 수 없다. 경영은 불교가 실천되는 곳이 되어야 하고 그렇다면 불교사상에 기초를 둔 경영, 즉 불교경영은 불교인이 관심을 두여야 할 주요주제이다. 앞으로는 기업경영에 참여하는 스님들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불교는 상구보리만 있지 하화중생이 없다는 비판도 있는데 기업경영은 하화중생이 실천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라고 생각된다.

경영의 기본

히딩크는 축구의 기본인 체력과 스피드를 강조함으로써 한국축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시켰다. 무슨 일이든 잘하려면 기본을 잘해야 한다. 히딩크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경영의 기본은 무엇인가? 나는 이것을 전략의 고리로 설명한다.

경영에서 기본이란 돈을 버는 것이다.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익을 남기려면 우리물건을 사주는 고객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제품의 품질이 좋아야하고 품질이 좋기 위해서는 기술을 개발해야한다. 기술은 어떻게 개발되는가? 기술은 현장에서 사람이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현장을 무시하고는 기술이 개발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추구해야 할 목표는 이익보다 더 중요하게 고객, 품질, 기술, 현장, 사람의 개발과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이고 나는 이것을 다음<표1>과 같이 전략의 고리로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단기적인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성장률, 시장점유율, 매출액을 가장 중요한 경영지표로 삼고 고객만족보다는 물건판매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전략의 고리는 기업의 목표를 이익추구에서 사람(종업원)의 개발로 바꿀 것을 요구한다.

이익추구에서 사람개발로 기업의 목표가 바뀌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경영에 대한 철학과 가치에 기초를 둔 정신적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따라서 전략의 고리를 움직이는 중심축은 가치이다. 가치에는 사업적 가치와 인간적 가치의 두 가지가 있다. 조직 내에 사업적 가치와 인간적 가치가 있을 때 종업원이 모두 하나 되는 인간적 경영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를 지니고 있을 때 기업은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않고 핵심역량에 기초를 두고 틈새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세계를 무대로 한 경쟁전략을 추구하게 된다.

가치의 내용

사업적 가치

사업적 가치는 전략의 고리를 실천하는 추진체이다. 사업적 가치는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일을 하고 사업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돈 때문인가. 가치 때문인가. 가치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욕구다. 「죽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의미 없는 죽음이 두렵다」는 말이 있다 가치는 꿈과 희망을 제공하고 우리를 흥분시키고 열정을 불러일으킨다.

사업적 가치는 ‘한 우물 파기’ 경영철학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화다이아몬드공업㈜은 국내 공구시장에서 31%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국내 1위, 세계 5위의 다이아몬드공구 생산업체인데 이는 지난 24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오직 다이아몬드공구 생산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결과이다. 이 회사는 좋은 제품을 만들면 판매는 저절로 늘어난다는 믿음으로 기술개발에 몰두하여 매출액의 3%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연구 인력은 직원 500명의 6%에 해당하는 30여명이 넘는다. 이는 제조업체의 생존을 지탱해 주는 것은 장인정신이라는 창업자 의 경영철학에 기인한 결과이다.

사업적 가치관은 이와 같이 위험을 무릅쓰고 기술개발에 매진하여 좋은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 봉사하겠다는 정신이고 열정인 것이다. 이러한 정신에 의해서 성공하는 기업들은 다른 경쟁기업들이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거나 외국 부품을 구입하여 조립하다가 도태되어 가는데 비해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하는 어려움을 거치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인간적 가치

인간적 가치는 인간존중의 가치이다. 인간존중의 가치란 종업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조그만 것에까지 세심한 배려와 관심을 가짐으로써 종업원들로 하여금 사장이 남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회사 일을 열심히 함으로써 자신이 잘되고 회사가 잘된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다.

유닉스 전자의 인간적 가치는 최고 경영자가 가장 중시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가짐’이라고 하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마음은 인간행위의 기초이므로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고 있을 때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유닉스 전자에서 가장 크게 드러나는 특징은 식사 후의 반별 토의이다. 간부들과 종업원이(사장은 최소한 1주일에 1번 이상) 늘 같이 식사하는 문화를 갖고 있는 유닉스 전자는 같은 식탁에서 식사하고 담소하며, 식사 후에는 꼭 작업반별로 모여 토의를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성공하는 기업은 인간적 가치관을 통해서 형성된 종업원들과 경영층간의 일체감과 종업원을 회사의 최대자산으로 여기는 경영자의 인식이 종업원의 능력향상과 일에 대한 즐거움을 유발시켜 자율성을 바탕으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자율성은 현장에서 관리자들이 간섭 없이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되고 기업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일과 사람에 대한 인식

불교경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과 사람에 대한 인식이 요구된다.
첫째,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이런 인식이 되어있어야 인간의 독창적인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경영자에게 무엇을 뜻하는가?

이것은 종업원의 교육과 훈련에 투자를 아끼지 말 것과 종업원에게 대대적인 자율성을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회사를 대학처럼 운영하라 는 말은 종업원의 성장을 위해서 가능한 한 모든 기회를 제공하라는 것도 포함한다. 종업원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둘째, “일은 자기의 창조적인 표현이다.”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사람은 왜 일을 하는가? 사람은 일을 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일한다. 일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 거나 상관이 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 일은 인간의 본능이자 그것이 바로 삶이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하찮은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화장실 청소도 자기표현이기 때문에 여기에는 자기의 모든 것이 들어가야 한다. 피카소가 그림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나 청소원이 화장실청소로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피카소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을 감상할 줄 알아야 한다. 잘한 일을 잘 했다고 인정하고 감상할 줄 알아야 한다.

인간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일은 자기의 창조적인 표현이다 라고 했을 때, 우리는 종업원이 자기전부를 바쳐 일할 수 있도록 조직 내 인간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인간적인 분위기는 인간적인 관계로부터 나온다. 인간적인 관계는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로 될 수 있는 관계를 말한다. 우리는 공통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을 때 비로소 하나가 될 수 있고, 인간적인 관계는 자율성, 공정한 평가, 소속감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것이 바로 정보화시대에 요구되는 인간적인 경영의 내용이다.


경영수준의 3단계

여기서 우리는 경영의 수준을 세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이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이고, 둘째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이고, 셋째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이다.

첫 번째,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은 돈버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천박한 상업주의를 빠져드는 경향이 있어 돈이 된다는 사업은 무엇이든지 하고 고객의 욕구가 무시되고 종업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80년대까지 우리나라 기업의 상당수가 이런 경영을 했고 지금도 이런 수준에 머물고 있는 기어이 많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기업은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어떤 좋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낼 것인가 보다 이익과 직결되어 있는 매출액이나 시장 점유율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다른 제품을 모방하여 출시하고 어떤 마케팅 수단을 동원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이런 기업은 종업원의 자율성이 부족하다.

종업원으로부터 창의적 아이디어를 요구하기보다 시키는 대로 하기를 바란다. 종업원들은 머리를 쓰기보다 몸으로 때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종업원이 승진의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출근시간, 퇴근시간 뿐만 아니라 근무 중 활동중심으로 종업원을 관리하는 통제 지향적 경영을 한다.

두 번째,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은 종업원의 능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능력 개발을 통해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때 고객욕구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고 이럴 때 이익도 확대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상당수 우리나라의 기업이 이런 수준에 놓여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기업의 주요관리 기법중의 하나는 “목표에 의한 관리”이다. 목표를 주고 목표를 달성하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이다. 가치는 기업의 비전으로 표현된다. 이의 언급한 바와 같이 가치는 봉사정신과 동체정신을 말하고 우리를 순수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치는 삶의 보람이고 신뢰의 기초이다. 조직이 추구하는 일을 중심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될 때 기업가 정신이 고양되고 종업원은 스스로 일을 찾아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된다. 단순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머리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가치와 비전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공감하기 때문에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상을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경영수준이 1단계에서 3단계로 갈수록 인간은 인격적으로 성숙되는 것이다. 1단계에서는 행동지침을 주고 통제하는 경영이 이루어지고 권위주의적 경영이 이루어진다. X이론에 기초한 경영이다. 주요동기부여요소는 금전적인 것으로 물질적 차원에 머물고 있다. 2단계에서는 목표를 주고 책임을 지게 한다. 목표를 달성하는 범위 내에서 자율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를 참여적 경영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Y이론에 기초한 경영이다.

주요동기부여요소는 개인 업적에 대한 인정을 받는 것으로 사회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3단계에서는 조직의 가치 및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신뢰관계에 기초를 두고 경영이 이루어진다. 주요동기부여요소는 어떤 대가나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아실현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것을 정신적(spiritual) 차원이라고 말할 수 있고 이것은 X, Y를 뛰어넘는 인간에 대한 가정이므로 Z이론1) 이라고 명명하기로 한다. 불교경영이 지향하는 바는 3단계 수준의 경영이고 이 때 경영의 목표는 사람을 정신적으로 고양시키고 자기를 찾아 깨달음을 성취하는 것이 될 것이다. X, Y, Z 이론의 일과 동기부여에 대한 가정은 다음 <표3>과 같다.

불교에서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깨달음이란 “우리가 가지로 있는 불성을 발견하고 가치관을 개발함으로써 자기를 찾는 것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를 찾는 다는 것은 기존의 자기를 버리고 새로운 자기를 찾아가는 것이다. 경영의 3단계인 비전경영은 가치관의 개발을 통해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으로 불교의 사상을 실천하는 경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비전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가치관의 개발이다. 가치관의 개발을 통해서 자아를 개발하는 것이다. 경영자는 스스로 자아개발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어야 하고(상구보리), 종업원들이 자아개발을 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하화중생). 여기서 핵심은 봉사정신과 동체정신에 기초를 둔 가치이다.

다시 말해서, 불교에서의 깨달음은 일생을 걸고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사업적 가치관과 우리는 둘이 아니고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 인간적 가치관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다. 깨달음과 관련하여 요구되는 것은 본성을 찾는 것인데 본성은 순수한 것을 말하고 순수는 이상의 두 가지 가치관을 요구한다. 이럴 때 불교적 해탈의 삶은 일과 하나 되고 다른 사람과 하나 되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일에 대한 열정과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통해서 자기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것이 깨달은 사람이 추구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

불교의 핵심은 자기를 찾는 것이다. 일은 자기를 찾는 중요한 수단이고 자기가 모든 사람과 연결되었다는 인식은 또 다른 자기 발견이다. 일은 자기 자신의 창조적 표현이고 일을 통해서 자기의 잠재력이 개발된다. 모든 사람에게 불성이 있다는 말의 경영학적 표현은 사람은 모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잠재력이 개발되는 경영이 불교적 경영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불교의 깨달음은 순수를 지향하는 것이다. 순수해지기 위해서는 사업적 가치와 인간적 가치라는 두 가지 가치를 개발해야 한다. 두 가지 가치를 얼마나 깊이 개발했느냐에 따라 깨달음의 깊이가 다른 것이다. 사람이란 사업적 가치를 통해서 자기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고 인간적 가치를 통해서 다른 사람과 하나 되어 협력하여 일할 수 있다면 순수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불성즉, 자기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불교적 경영의 시각에서 본다면 조직 내에 가치관을 심어 종업원을 순수하게 하는 것이 잠재력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지름길이고 이것이 최고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불교적 깨달음에서 중요한 것은 인생을 걸 수 있는 자기 일을 찾고 우리가 모두 하나라고 하는 인식을 체득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실과 부딪치면서 경험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감동을 받으면서 깊은 사색을 통해서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가 왜 사는가 하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서 인생의 허무와 절망을 경험하다보면 어느 날 이게 아니지 하는 정신적 전환이 올 수 있다.

이일 저일 하면서 이것이 과연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하고 질문도 하고 갈등 속에서 고통 받는 생활을 하다보면 인간관계의 조화가 절실하게 요구 될 것이다. 죽음 일보 직전까지 가는 충격적 경험이 깨달음을 줄 수 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현재 불교계에서 행하고 있는 참선중심의 수행은 깨달음을 추상적이고 비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깨달음을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실 속에서 깨달음을 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충격적 경험

의료장비를 생산하는 메디칼그라픽스의 회장인 Kye Anderson은 13세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40대 후반에 죽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에서 인생의 허무를 느낀 것인가? 그는 “아버지의 죽음은 나의 남은 인생 전부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아버지의 죽음이 심장병으로부터 인류의 생명을 구해야겠다는 사명으로 바뀌었다.

아버지의 죽음이 내가 필요로 했던 정력, 결단력을 제공했고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는 고등학교 때 실험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방학을 보냈는데 친구들은 햇볕에 그을린 얼굴로 돌아왔지만 그녀는 귀신처럼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세인트 스콜라티카 대학으로 진학하여 의료 과학기술을 전공하였는데 공부에 대한 의욕이 너무도 강렬하여 아무도 그녀를 말릴 수 없을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하였고, 졸업 후에는 미네소타대학교 대학병원의 심폐실험실에 취직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기초로 그녀는 심장병 진료 장비를 생산하는 회사를 창립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Kye Anderson은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충격적 경험으로부터 자기 일을 찾았다고 할 수 있다.

명상

명상 또한 깨달음에 이르는 길로 인식되고 있다. 명상이란 아침, 저녁 고요한 사색의 시간을 15분 내지 30분 갖는 것을 말한다. 정신을 한데 모으고 정적에 빠져 들 수 있도록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다른 생각이 끼어들지 못하게 호흡과 마음을 일치시켜 정신을 집중하고 의식적으로 모든 감각을 차단하면서 어제의 일을 반성한 후 생각할 주제를 구체적으로 떠올려 사색하는 것이다.

명상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겠지만, 죽음의 명상도 있다. 티베트의 지혜를 따르자면 매일 아침 회사로 들어가면서 내가 오늘 밤 죽는다면, 이렇게 마지막 날을 보내야 할까?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쓸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유를 얻고 오히려 일을 잘하게 될 뿐만 아니라 나중에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볼 때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죽음의 명상은 오랜 기간에 걸쳐 규칙적으로 하면 집착으로부터 벗어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새로운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감사의 명상도 있다. 조용한 곳에서 5분에서 10분 정도 가만히 앉아서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나를 도와준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떠 올려보고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이다.

관계의 인식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고 둘이 아니라는 관계의 인식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 관심 갖기, 몸 바꾸기, 한 몸 되기를 연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고 있다. “관심 갖기”는 다른 사람이 필요를 느끼고 좋아하는 것을 관찰하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알아낸 다음 그것을 얻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몸 바꾸기”는 내 마음이 타인의 몸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기를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부하직원의 몸에 들어가서 상관인 자기를 보면서 부하직원이 내게 무엇을 원하는지 자문해 보는 것이다. 부하직원이 정말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해줄 때 그는 나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보내게 될 것이고 그것은 나에게 깊은 만족감을 심어주게 될 것이다. 그들은 또한 회사를 위해서 진심으로 헌신하는 사람이 될 것이고 회사는 성장하면서 큰 이익을 얻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몸 되기”는 다른 사람과 나를 올가미로 동여맨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마치 머리하나에 몸이 두개인 기형아가 된 것이다. 내 마음은 자기중심적인 태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이제 내가 보너스를 타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부하 직원이 보너스를 타느냐의 문제도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우리 둘이 보너스를 탈 수 있느냐?”이다. 이와 같이, 직장과 가정에서 내 주위의 사람들을 나 자신처럼 여기며 일하고 생활한다면, 나중에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불교경영을 위해서 요구되는 문화

불교경영은 사람들의 잠재력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경영이다. 잠재력은 어떻게 개발되는가? 잠재력이라고 하는 것은 일을 통해서 개발되는 것이므로 일을 열심히 하고, 또한 일이라는 것은 혼자할 수 없으므로 일을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서 할 때 잠재력은 개발될 것이다. 잠재력은 결국 열정과 협력에서 나오게 된다.

잠재력개발의 장애요인은 나태와 탐욕이다. 탐욕 때문에 협력이 잘되지 않는 것이다. 기업경영을 잘 하는 것이 어쩌면 간단한 것인데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탐욕에서 비롯되지 않나 생각된다. 탐욕이란 일에 앞서 돈, 명예,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다. 일을 열심히 해서 돈과 명예와 권력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니고 문제는 돈, 명예, 권력을 추구하기 위해서 비합리적, 비도덕적 수단을 사용하는 데서 생기는 것이다.

자기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잠재력이 개발되고 경쟁력이 제고되는 것인데, 돈을 더 많이 준다는 이유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고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한다면 잠재력이 개발될 수 없다. “회사에 나올 때 가면을 쓰고 나오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베토벤이 회사에 나와서 피카소의 가면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 그 일이 제대로 되겠냐하는 것이다.

미국의 어느 최고경영자는 종업원이 회사에서 단 하루라도 좋으니, 뜨겁게 열정적으로 일을 해달라는 말을 하고 있다. 가면을 쓰게 되면 일을 미적지근하게 할 수밖에 없고 가면을 쓰게 되는 이유는 나태와 탐욕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이 나태하고 탐욕스러운 것은 그 사람이 순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장 순수한 것은 자기하고 싶은 일을 다른 사람과 협력해서 하여 이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순수는 자율과 책임에 기초를 두고 있다. 사람이란 통제하고 보호해주면 무기력해지고 의존심이 생길 뿐만 아니라 이기적이고 대립적으로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사람에게 동전을 주지 않는 것이 더 인간적일 수 있다.

그러면 사람을 순수하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먼저, 가치관이 정립이 되어야 한다. 평가의 기초는 가치관이다. 사람을 순수하게 하는 가치관은 사업적 가치관과 인간적 가치관의 두 가지가 있다. 사업적 가치관은 “이 일에 일생의 승부를 걸었다”고 하는 도전과 열정이고 이 일로 고객에 봉사하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소명의식이다.

인간적 가치관은 인간 존중의 가치이고 신뢰와 협력의 기초가 되는 다른 사람에 대한 애정, 연민의 정 등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적 가치관은 우리가 서로 남이 아니라는 동체정신을 불러일으킨다. 편법을 쓰거나 다른 사람을 지배함으로써 자기 이익을 챙기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때 기업경영은 잘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봉사정신과 동체정신의 고양으로 순수하게 될 때 우리의 잠재력은 개발되고 경쟁력은 제고될 것이다.

그러나, 가치관에 의해서 사람이 순수하게 된다고 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 사람이 달라져야 함을 뜻한다. 잠재력개발의 제1차적인 요소는 자기전환(self transformation)으로 가치관에 입각한 정신적 전환이 요구된다.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나태와 탐욕을 제거시켜 주고 사업적 가치관을 정립하게 하여 우리를 순수하게 한다.

물론 완전한 시장,완전한 경쟁은 없기 때문에 가치관에 기초를 두고 평가함으로써 자기전환을 이루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남을 무조건 도와주는 것이 동체정신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잠재력을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 동체정신이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기만 하면 의존심이 생기므로 동체정신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일과 사람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 기초를 두고 사람들의 잠재력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일의 문화’와 ‘관계의 문화’를 조직 내에 정립시켜 나가야 한다.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것이 가치 있는 것이라는 일의 문화를 갖기 위해선 간섭을 하지 말고 자율성을 주고 평가를 해야 하며 무제한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수가 없다. 미국의 어느 기업의 사장은 “나는 종업원들에게 아무 것도 숨기지 않는다.”라고 하여 투명한 경영을 하고 있다. 우리도 이처럼 투명한 경영을 할 수 있다면, 열정적인 일의 문화를 조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평가와 관련해서는 직접 고객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모든 종업원이 내 고객이 누구인가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장이나 관리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고객이 누구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느 기업에서는 현장 근로자들에게 회사 밖으로 나가서 고객들을 만나고 올 기회를 주었더니, 그 후 현장 근로자들의 일에 대한 관심이 달라져서 훨씬 더 열정적으로 일하게 되었다는 사례가 있다. 고객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일의 문화를 조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관계의 문화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신뢰와 협력의 문화이다. 하고 싶은 일을 간섭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는 평등의식을 통해서 참여를 조장하는 것이 협력의 문화를 조성하는 데 중요하다. 미국의 한 최고경영자는 회사에 큰 설비투자를 하려고 할 때 근로자들에게 그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종업원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은 신뢰감을 형성하게 되고 협력의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 ‘경영의 고리’<표 4참조>이다. 이것은 잠재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율과 평가에 기초를 둔 열정적인 일의 문화와 참여와 협력이라는 관계의 문화가 확립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이 순수해 져야 한다. 우리의 마음을 순수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치관에 기초를 둔 평가 제도를 통해서 사람들을 평가해 나가야 한다. 평가의 가장 중요한 점은 업적보다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다. 가치관에 기초를 두고 사람을 평가해서 마음을 순수하게 함으로써 일과 관계의 문화를 확립하고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불교 경영의 과정인 것이다.

해방경영

불교 경영은 사람을 아무 걸림이 없게 만들어 스스로 자기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해방경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해방경영에서 해방은 무엇을 뜻하는가? 사람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율적으로 수행하면서 가치를 창조할 때 해방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화시대에 들어오면서 우리는 급격한 환경변화를 맞이하고 있고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정보화시대에 와서 비로소 사람들이 생각하도록 요구되었다. 농경시대와 산업시대는 많은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일을 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어느 철학자가 이야기 했듯이 생각할 때 비로소 우리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정보화시대는 정보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고 정보는 공유되는 특성이 있다. 정보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힘이고 정보를 가지고 있을 때 사람들은 누구의 간섭도 없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독립할 수 있는 것이다.

해방경영의 요체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그것을 누구의 간섭도 없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내가 일생을 걸고 해 볼만한 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해방경영은 자기 자신을 찾는 일로부터 출발해야만 하는 어려운 것이다. 일이란 자기의 존재이유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해방경영이라는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결재, 보고, 지시가 없는, 즉 통제 없는 경영을 해야 한다. 물론 지금의 조직구조나 사고방식으로 불가능하다. 우리는 조직구조와 사고방식을 바꾸어 철저하게 일을 맡겨버리는 경영을 해야만 해방경영이 가능하다.

해방경영을 위해서는 계층이 파괴되고 기능적 장벽이 타파되고 작은 독립적 사업체의 연합체로서 기업이 조직되어야 하며, 정보가 제공되고 능력 중심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해방경영의 요체는 일을 기능으로서가 아니라 전체로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을 전체로써 해야지 일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해방은 열정이다. 일을 기능적으로 세분할 때 그것으로부터 얻는 만족은 없다. 그동안 우리의 근로자들이나 관리자들은 자기 일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일해 왔다. 근로자들의 작업은 세분화되어 머리를 쓸 필요가 없는 단순한 반복 작업이 대부분이었다. 관리자들도 업무가 기능적으로 세분화되어 상사의 지시나 간섭을 받아 일하도록 되어 있어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

해방경영을 위해서는 정보의 제공이 중요하다. 정보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고 일에 책임을 질 수 없다. 회사의 정보를 숨김없이 공개하여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해방은 자율이고 열정이다. 이제 기능, 계층, 통제라는 말이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회사, 국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장벽이 사라져야 할 것이다.

공동체 경영

경영수준의 3단계가 불교경영이 지향하는 바이고 공동체경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공동체경영은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우리 모두 하나 되어 협력하는 경영이다. 우수기업은 모두 공동체경영을 하고 있다. 우수기업의 종업원들은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불같이 일했다. 는 말을 하고 있다. 4강까지 올라갔던 2002년 Worldcup 한국 대표 팀은 공동체 경영을 한 좋은 예이다.

우리가 공동체 경영이라고 봤을 때 개인의 열정과 협력, 그에 따라 나타나는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다 함께 잘살자”와 같은 분배위주의 사고를 한다면 공동체는 파괴 될 것이다. 공동체가 살기 위해서는 우선 그 구성원이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상호간에 협력할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공동체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먼저 번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개인의 잠재력이 개발 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공동체도 개인을 우선할 수 없다는 즉, 개인의 자율과 책임이 공동체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사고가 공동체 경영의 기본전제가 되어야 한다.

공동체 경영을 이야기 할 때 우리는 기업을 세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기업은 경제적 체제로서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인간적 체제로서 사람들의 잠재력이 개발되어야 하고, 정신적 체제로서 사람들의 가치관(영성력)이 개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경제적 체제로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내야 하는 것이다. 이익을 내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적자사업을 포기 하면서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원가, 품질, 기술을 향상시켜 고객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사고방식이 조직에 맞지 않거나 하여 조직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해고 시킬 필요도 있을 것이다. 공동체 경영이라고 해서 무조건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기업은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을 돌보는 자선단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적체제로서 성공의 척도는 이익이다.

인간적 체제라는 것은 기업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잠재력 개발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들이 많은 업적을 올리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율과 책임의 원칙이 중요하다. 능력과 업적에 따른 보상 및 승진, 독립채산제 등이 요구된다.

자율과 책임의 원칙은 개인 소유 즉 사유 재산권을 인정하는 경영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능동적 참여와 책임 있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경영자의 중요한 관심사항이다. 인간적 체제로서 성공의 척도는 활력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살아있나 하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

정신적 체제라는 것은 사람들의 가치관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여기서 가치관은 사업적 가치관과 인간적 가치관이다. 가치관의 개발을 통해 진정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진정 가치 있는 삶이란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충만된 삶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일을 통해서 사회에 기여한다는 봉사정신과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동체정신이 요구된다.

따라서 경영자는 종업원들에게 가치관의 개발을 통해서 어떻게 봉사정신과 동체정신을 심어줄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정신적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정신적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솔선수범하고 대화로서 가치와 정신을 종업원들에게 심어나가야 할 것이다. 높은 도덕적 기준을 공유할 때 종업원들은 물질적 욕구에서 해방되어 소박한 삶을 추구하고 마음의 안정과 타인과의 조화 속에서 자아실현 즉, 잠재력 개발 추구하게 될 것이다. 정신적체제로서 성공의 척도는 마음의 평화이다.

불교경영의 요소
불교경영은 해방경영이면서 공동체 경영이다. 그러면 이 두 가지를 결합하는 불교경영을 위한 요소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자율
자율이라는 것은 인간적 요구사항이다. 자율이야말로 생명력, 창조력의 원천이다.
‘집돼지는 왜 미련하고 멧돼지는 왜 날렵한가?’ 멧돼지는 살든지 죽든지 자율적으로 광야에 내버려두었기 때문에 자생력을 가지고 날렵해지고 집돼지는 집에 가둬 놓고 먹여주고 재워주었기 때문에 위기의식도 없고 미련한 것이다. 결국 자율적인 경영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하는 것은 종업원을 집돼지로 만들 것인가. 멧돼지로 만들 것인가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기업경영에 있어서는 수 천 마리의 집돼지보다는 한 마리의 멧돼지가 필요하다.

책임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책임정신이다. 책임정신은 성과 지향적인 문화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모든 사람이 항상 회사를 위해서 어떤 좋은 일을 했다고 하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말한다. 분기별로 또는 최소한 1년에 한번은 평가를 하여 회사를 위해서 무슨 좋은 일을 했는지를 말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책임정신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자기하고 싶은 일을 자율적으로 하고 그 결과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받을 때 나오는 것이다. 인간적으로 경영한다하여 공정하고 엄격하게 평가를 하지 않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개인을 무능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오히려 아주 엄격하게 평가하는 회사가 종업원의 능력이 향상되고 경쟁력이 제고된다.

비전
비전이란 우리는 어떠한 회사인가, 우리에게는 어떠한 일이 중요한가를 나타내는 말이다. 비전은 일의 문화를 확립하는 기초가 되는 것이다. Sony?슽?경우에 ’Audio-Visual Company'에서 ‘Computerized Audio-Visual Company'로 비전이 바뀌었다. 지금은 비전에 entertainment가 추가되어 Playstation 2와 같은 게임기, 2~30대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겨냥해 VAIO 라는 PC를 출시하고 SONY Pictures를 통해서 영화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비전이 종업원과 공감대를 형성할 때 종업원은 일에 열정을 가질 수 있고, 또한 종업원간에 하나 되는 일체감을 형성할 수 있다. 일의 문화와 관계의 문화가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전은 좀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숭고한 가치에 기초를 두고 사회를 개혁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개방
개방적인 조직의 기초는 대화이다. 개방적인 조직이 되었을 때 협력하는 조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개방적인 조직이 되어야 기업가정신이 발휘될 수 있다. 또한 대화하고 협력할 때 조직 내에 아이디어가 흘러넘친다. 우리나라에는 기능간 계층 간 두꺼운 장벽이 존재하여 대화가 잘되지 않고 있다.
기능간 장벽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기능적 사고를 지양하고 고객 지향적 사고방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계층 간 장벽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권위주의적 사고를 불식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랫사람이 사장과 친구처럼 이야기하면서 비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요구된다. 대화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비공식적 대화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 미국 Hewlett-Packard사의 경우에는 오후에 30분간 티타임이 있어 사장을 비롯한 전 종업원이 만나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있다.

가치
인간의 가장 중요한 심층욕구는 가치이다. 가치는 삶의 보람이고 열정이다. 이미 언급한대로 가치에는 사업적 가치와 인간적 가치가 있다. 불교경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는 조직 내에 가치를 심어 나감으로써 종업원들을 순수하게 해야한다. 그들을 순수하게 함으로써 그들이 열정과 협력을 통해서 그들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자기를 찾을 수 있도록 하여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누리게 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사업적 가치를 가지고 있을 때 “한 우물 파기” 경영 전략을 구사하여 기술 개발과 품질 향상을 통해서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경영을 함으로써 단순히 기술을 도입해서 제품을 모방하는 기업들과는 다른 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조직
잠재력은 일을 통해서 개발되기 때문에 하는 일이 잠재력이 개발될 수 있는 일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회사에서 2-30년 열심히 일을 하지만 잠재력이 개발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일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졸업한 지 2-3년 지난 졸업생들이 찾아 와서 회사를 그만 두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 이유는 일다운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일다운 일이란 『가치 있는 일이고 평가받을 수 있는 일이며 머리를 쓰는 일』이다. 이럴 때 우리는 일에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가치, 평가, 머리는 일의 3요소이다.

가치 있는 일이 되기 위해서는 제품을 만들든지 부품을 만들든지 일을 전체적으로 해야한다. 일이 하나의 작품이 되어야 한다. 혼자서 할 수 없을 때에는 팀이 되어 할 수도 있다. 우리가 한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 일에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어떤 보험회사의 경우, 개별적으로 수행되었던 신용조회, 등급책정, 보혐료산정, 인수, 보험증권발행등의 업무를 통합하여 고객관리자라는 통합관리자 한사람에게 맡김으로써 일을 훨씬 빨리 하고 고객만족을 높일 수 있었다. 일을 전체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기능조직에서 팀조직으로 더 나아가서 프로젝트 조직으로 조직구조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조직구조를 기능적 조직에서 팀조직으로 바꿔 일을 가치 있는 일, 평가받을 수 있는 일, 그리고 머리를 쓰는 일로 만들어 하고 싶은 일이 되도록 할 때 사람과 조직과의 관계는 ‘조직을 위한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조직’이 되는 것이다.

무소유, 이윤, 경쟁, 노사관계의 불교적 시각

무소유
불교의 무소유사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이윤추구행위 즉, “경영 그 자체가 수행”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경영을 수행이라고 했을 때 요구되는 것은 이윤이라는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과정에 충실 하라는 것이다.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내면이 풍요로워져야한다. 과정 속에서 동체정신과 봉사정신이 실천되어야 한다. 과정에 충실하라 라는 것은 과정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윤창출과정의 하나로 고객에 친절하라고 하는 것은 돈을 벌기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것이 세상사는 목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정에 충실하면 이윤이라고 하는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다.

인간은 이기적 존재이다. 이기적 존재란 자기 것만 챙기는, 경우에 따라서는 남을 해치는 대립적 존재로서의 측면도 있지만 이기적 존재라는 것은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홀로서는 독립적 존재로서의 측면도 있다. 인간이란 정신적 전환이 없을 때는 결과에 집착하는 대립적, 이기적 존재로 남에게 피해를 주고 고통 받는 존재이다. 정신적 전환을 하면 다른 사람에 도움이 되어 다 같이 잘되는 상생하는 독립적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인간을 독립하는 이기적 존재라고 할 때 무소유를 소유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올바른 것이 아니다. 이기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건전하게 자기 몫을 추구할 때 열정이 나온다. 그것은 이기적 존재로서의 독립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에 집착하지 않을 때 자기 몫의 추구과정이 건전해지고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무소유는 건전하게 자기 몫을 추구하고 그것을 건전하게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윤
불교의 무상(無常)이라는 개념은 이윤추구를 부질없는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무소유라는 개념은 이윤추구를 옳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이윤은 그것이 정상적 과정으로 창출된 것이라면 경영에서 성공의 척도이고 추구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윤은 정상적으로 창출되고 건전하게 활용되어야 한다는 사고가 중요하다. 불교의 무소유는 내 것이니까 내 마음대로 쓴다는 지배의 개념에서 전체를 위해서 활용한다는 관리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

또한, 무소유는 결과 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과정이 올바를 때 그 결과는 정당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이윤을 추구한다기보다 과정에 창조적으로 참여하고 결과는 다음과정의 자원으로 투입되는 즉, 이윤을 축적의 개념이 아닌 흐름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

경쟁
경쟁에서 한쪽이 이기면 다른 한쪽은 진다는 승패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경쟁을 비인간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경쟁을 사람들에게 생명력을 심어주는 인간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불교적인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은 타인과의 싸움이 아니라 자기와의 싸움이다. 경쟁은 승패가 아니라 극기이다. 경쟁의 반대개념은 보호인데 보호로는 극기의 정신을 심어줄 수 없다.

집돼지는 미련하고 멧돼지는 날렵한데 그 이유는 집돼지는 가둬놓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여 위기의식을 가지지 못했지만 멧돼지는 비인간적일 정도로 광야에 내버려두어 위기의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경쟁을 시키면 생명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간의 본성을 찾아라고 하는 것은 생명력을 찾아라 하는 것과 같은 뜻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불교 경영은 자율적이면서 책임을 묻는, 따라서 경쟁을하는 문화를 형성해야 하는 것이다.

격심한 경쟁이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불교적 시각에서 본다면 인간적인 측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쟁을 통해서 사람들은 자기를 찾아간다. 자기를 찾는다는 것은 일생을 통해서 열정을 다해 승부를 걸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경쟁은 자기 평가를 하게하여 이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닌데, 내가 좀더 잘할 수 있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 뭔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사유를 통해서 자기 일은 나타나게 되고 그 일을 통해서 열정을 바쳐 이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경영학적 시각에서 자기를 찾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노사관계
노사관계는 자율과 평등에 기초를 둔 인간적 경영을 실천함으로써 협력적 노사관계로 바뀌어야 한다. 인간적 경영을 실천함으로써 노조의 신뢰를 획득하는 것은 경영자의 몫이다. 경영자가 변해야한다. 한편, 노조도 바뀌어야 한다.

첫째는 이시대가 노사 투쟁의 시대가 아니고 노사 협력의 시대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노사 투쟁이 몇몇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격렬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 보면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정보화 시대에 와서 기업의 최대 과제는 경쟁력이다.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발생한 이익을 나눠 갖고, 임금을 좀 더 올려 달라고 하는 측면보다는 기업 전체를 생각하는 대국적 견지에서 장기적으로 기술개발, 품질향상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협력해도 선진국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둘째는 현장근로자는 근로자대로 경영자는 경영자대로 자기 역할과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기아자동차의 노사분규에서 종업원을 해고 할 때 경영층이 노조의 동의를 구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는 경영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모든 권한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경영의 결과는 경영자가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은 경영자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자기역할을 찾는 것이 바로 자기를 찾는 것이라면 불교의 사상이 노사관계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권한을 요구하기 전에 책임을 질 수 있는지, 능력이 있는지를 먼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노사관계의 접근방향은 경영층이 인간적 경영을 통해서 노조의 신뢰를 획득하는 전제위에 경쟁력을 제고하기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과 자기의 역할을 벗어난 권한 요구는 월권행위로서 경영을 왜곡시키게 된다는 것을 대화로서 설득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경영층이 인간적 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자율경영과 투명경영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파업의 경우에는 과도한 투쟁이 되지 않도록 노동위원회의 조정을 거치도록 되어있는 규정을 보다 충실히 이행하고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노조의 무리한 경영권 요구가 일어나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결어
결국 지금까지 서술한 것은 깨달음을 통해서 사람들의 생명력, 잠재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중년의 회사원들을 만나면 ‘회사생활하기 힘들다’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것은 그들의 잠재력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화시대, 특히 그동안 우리나라의 기업경영은 종업원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기업경영은 종업원들의 잠재력을 개발해야 한다. 종업원들은 그들의 잠재력이 개발되지 않았으므로 승진 시기가 될 때마다 좌천되지 않을까 하여 고민인 것이다. 회사에서 나가라고 했을 때 “잘됐다”하며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잠재력이 개발되어 있으면 오라는 곳이 많아 걱정이 없을 것이다. 한때 유행했던 Reenginering의 목적은 종업원을“해고”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독립시킴으로써 “해방”시키는 것이 되어야 한다.

불교 경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자율과 평가를 통해서 기업가 정신을 심고 성과 지향적 문화를 조성하고
2)가치관을 심어나감으로써 사람들을 순수하게 하여 조직 내에 일과 관계의 문화를 조성하고
3)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일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4)조직구조를 팀조직으로 하여 자율과 평가를 용이하게 하고 일을 의미 있게 만들어 나가고
5)자율과 개방의 문화를 조성하여 기업가정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한다.
결국 이렇게 함으로써 불교경영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가치관의 개발을 통해서 사람을 순수하게 하고 자신을 찾아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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