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저서: 당송시대 선종사원의 생활과 철학 (민족사, 2017년 2월)

불교평론 학술상 발표

계간 《불교평론》이 제정한 2017 ‘불교평론 학술상’ 수상자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수상자: 윤창화(불교학자)
수상저서: 당송시대 선종사원의 생활과 철학  (민족사, 2017년 2월)

• 심사위원 : 위원장 | 이도흠
                          위원 | 고영섭 김응철 명명법 박병기 서재영 석길암 
                                     신항식 윤종갑 이혜숙 허우성 홍사성

시상식
• 일시 : 2017년 12월 21일 오후 6시
• 장소 : 불교평론 세미나실(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 상금 : 500만 원

불교평론

불교평론 학술상 역대 수상자 (✽2007~2011까지는 ‘불교평론 논문상’으로 시상함)

● 2007년 김성철(동국대학교 불교학과 교수)〈삼론가의 호칭과 승랑의 고유사상〉(《불교학연구》 17호)
● 2008년 남동신(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현장의 인도 구법과 현장상의 추이〉(《불교학연구》 20호)
● 2009년 안성두(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원측《해심밀경소》티벳역의 성격과 의의〉<인도철학> 27호 ● 2010년 도법(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상임대표) <생명평화 운동과 대승불교의 수행〉(《불교평론》 43호)
● 2011년 조성택(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근대 한국불교사 기술의 문제〉(《민족문화연구》 53호)
● 2013년 신규탁(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규봉 종밀과 법성교학》(올리브그린, 2013) 
● 2014년 김광식(동국대학교 특임교수) 《불교근대화의 이상과 현실》(도서출판 선인, 2014)
● 2015년 이봉춘(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조선시대 불교사 연구》(민족사, 2015)

 2017 수상자 프로필 - 윤창화(불교학자, 민족사 대표)

 ● 1972년 해인사 강원 졸업(13회).
● 1999년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 졸업.
● 주요 논문
〈해방 후 역경(譯經)의 성격과 의의〉(《대각사상》 5집, 2002), 〈한암(漢岩)의 자전적 구도기 일생패궐(一生敗闕)〉(《한암사상》 1집, 2006), 〈한암선사의 서간문 고찰〉(《한암사상》 2집, 2007), 〈무자화두 십종병(十種病)에 대한 고찰〉(《한암사상》 3집, 2009), 〈경허의 지음자 한암〉(《한암사상》 4집, 2011), 〈한암과 탄허의 동이점(同異點) 고찰〉(《한국불교학》 63집, 2012), 〈성철 스님의 오매일여론 비판〉(《불교평론》 36호, 2008), 〈경허의 주색과 삼수갑산〉(《불교평론》 52집, 2012), 〈탄허의 경전번역의 의의와 강원 교육에 끼친 영향〉(《한국불교학》 66집, 2013), 〈화두참구의 두 가지 방법과 한암선(漢岩禪)〉(《대각사상》 23집, 2015) 등.
● 주요 저서
《근현대 한국불교명저 58선》(민족사, 2010) 《당송시대 선종사원의 생활과 철학》(민족사, 2017) 외.

심사평

수상저서 《당송시대 선종사원의 생활과 철학》
당송시대의 선원생활을 통해 한국불교의 미래를 가늠한 역저

2017년 겨울호로 72호를 발간하는 계간 《불교평론》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사부대중 및 일반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대중학술지를 지향해왔다. 불교학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학문적 연구 성과는 물론, 승가와 재가공동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신행(信行)의 과정과 결과에 관한 비판적 논의 과정을 대중들과 나누고자 하는 목적으로 창간되어 어느새 20여 년의 역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불교평론》 ‘학술상’을 제정하여 매년 말 시상함으로써 학문과 실천 영역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분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해왔다. 그동안 수상하신 분들은 대학은 물론 종단 내외에서 실천을 중심으로 하는 공부를 지속해오고 있는 분들이었는데, 아쉽게도 작년(2016년)에는 적절한 대상자를 찾지 못해 ‘수상자 없음’이라는 공고를 내보내야만 했다.

올해 학술상 심사위원회에서는 치열하고 논쟁적인 심사과정을 거쳐 재야의 연구자이자 불교전문 출판인인 윤창화 선생을 수상자로 결정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이미 여러 권의 저서와 논문을 써온 윤창화 선생은 올해 초 《당송시대 선종사원의 생활과 철학》(민족사. 2017)이라는 역저를 냈고, 이 책은 동아시아불교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한 선종사원에 관한 거의 모든 논의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의 선원(禪院)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에 관한 논의까지 담고 있는 주목할 만한 저작이다.
선불교를 지향하고 있는 한국불교는 선원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국선원수좌회를 비롯한 제방의 수좌들이 결제 철이 되면 곳곳의 선원에 방부를 들이는 전통 또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남방불교의 수행법 등이 다양한 통로로 유입되면서 간화선 전통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재구성이 요청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선종의 뿌리를 형성한 당송시대의 선종사찰은 물론 현재 우리의 선원 현황까지 비판적이면서도 애정이 담긴 시선으로 분석해내고 있는 이 역저는, 간화선 전통에 대한 새로운 논의의 기초자료이자 미래를 위한 방향 설정의 출발점을 마련해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우리는 판단했다.
올해는 심사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수상작과 경합을 벌인 저술도 있었다. 심사위원 중에는 이 상의 명칭이 학술상이니만큼 보다 정치한 해석을 가한 책을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분도 있었다. 그러나 의견을 더 주고받는 과정에서 《불교평론》의 지향점이 새로운 연구 분야의 개척과 특히 학문이란 대중과의 만남과 공유에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점, 재야 학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분을 격려하는 것이 상의 목적에 더 부합하는 선택이라는 결론으로 마음이 모였다.

해인승가대학과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에서 공부한 이력을 지닌 윤창화 선생은 출판인으로서의 일상에도 공부와 수행의 끈을 놓지 않고 있어 불교학계는 물론 사부대중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서늘한 죽비를 선사하곤 해왔다. 그런 죽비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고 그의 공부과정과 결과에 대해 수용과 불수용의 자유가 우리에게 있지만, 그럼에도 그의 삶의 지향 자체에 대한 존중은 쉽게 저버릴 수 없는 우리의 의무인지 모른다. 이번 학술상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상과의 연계성 속에서 어떻게 살려낼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모두에게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윤창화 선생의 학술상 수상에 다시 한번 축하의 마음을 나누고자 한다. ■

2017년 10월
불교평론 학술상 심사위원회

 

수상소감

탐구삼매에 매달린 8년… 일신우일신할 터
윤창화 changhwa9@hanmail.net

부족한 졸저(拙著)를 ‘불교평론 학술상’ 수상작으로 선정해 주신 데 대하여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제도권 학자가 아닌 재야 탐구자를 선정한 것은 《불교평론》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주제는 시대적으로 지금과는 거리가 먼 중국 ‘당송시대 선종사원의 생활과 철학’에 대하여 탐구해 본 것이지만, 그 속에는 항상 나의 문제 곧 ‘존재란 무엇인가? 그리고 왜 사는가?’가 동력으로 끼어 있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방황하다가 실존적 측면에서 매달린 것이 당송시대 선종사원의 생활문화이다. 오늘날 한국 선에 대한 성찰적 입장에서 선의 원류인 당송시대 선(禪)으로까지 올라가게 된 것이다. 텍스트에는 진실이 갖가지로 포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몇 번 충격을 받았다. 22살 때,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읽고, “손무(孫武, 손자)는 억울하게 다리가 잘렸기 때문에 병법(兵法)을 저술하게 되었다.”와 “사마천은 궁형을 당하고 나서 《사기(史記)》를 저술했다”는 말에서, 머리가 ‘꽝’ 했다. 결론은 ‘대가 없는 인생은 없다’였다.
불교출판을 시작한 지 15년쯤 지났을 무렵, 갑자기 가슴에 찬바람이 불어왔다. 출판 외에 다른 삶은 없을까? ‘민추 한문연수과정’(고전번역원)에 들어가 《논어》를 배우다가 “나이 40세, 50세가 되어도 ‘누구’라는 명성이 없다면 그는 두려워할 만한 존재가 못 된다(四十, 五十而無聞焉, 斯亦不足畏也已)”라는 말에서 막 40대 중반에 와 있던 나는 머리에 번갯불이 붙었다.
9년 전(2008년) 딸아이(효진), 집사람과 함께 처음으로 교토(京都) 선종(禪宗)사원을 여행했다. 겐닌지(建仁寺), 료안지(龍眼寺), 덴류지(天龍寺), 도호쿠지(東福寺), 에이헤이지(永平寺) 등 선종사원은 한마디로 문화적 충격이었다. 《선원청규》 등 문헌에서만 볼 수 있었던 송대(宋代) 선종사원의 모습이 비교적 많이 남아 있었다. 선종사원 특유의 석정(石庭, 枯山水)은 시간이 정지되어 있었다. 완전히 내 인생을 뒤집어 놓았다. 궁금증이 나고 문제가 대두되니 탐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내 인생을 다시 포맷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상과 벽에 낙서를 써 붙였다.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부지런히 탐구하고 찾아라.” “졸면서 시간을 죽이지 말라” “잠이 오면 웃통을 벗어라” “이제 남은 인생은 고작해야 10년이다.” 등등. 교토 선종사원 여행은 발분망식의 계기였다.
이 책은 선종의 여러 청규(淸規)와 선 문헌을 바탕으로 중국 중세(당송시대) 선종사원의 각종 제도와 소임, 역할, 가람 구성, 생활, 그리고 사상적 바탕 등 선종 문화 전반에 대한 탐구이다. 선종사원의 각종 제도와 시스템은 오로지 중생을 깨달은 부처와 조사로 만드는 데[成佛作祖] 있었다. 특히 당대의 선종사원은 종교적 시설이 아니고 작불학교(作佛學校)라고 할 수 있다.
탐구에서 발견한 것은 선종의 오도(悟道) 시스템이다. 오도 시스템은 세 가지 즉 법문과 독참(獨叅) · 좌선이었다. 마조, 백장, 임제, 조주, 대혜 등 당송시대의 유명한 선승들은 모두 이런 시스템 속에서 나왔던 것이다. 여기에 근거해서 오늘날 한국 선원을 조망해 본다면, 법문과 독참이 결여되어 있다. 특히 독참이 죽었으므로 ‘깨달은 부처-선승’이 나온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집필에 약 8년이 걸렸다. 2008년 교토 선종사원을 보고 충격을 받은 그해 가을부터 쓰기 시작하여 출판이 될 때까지 손가락으로는 셀 수 없을 만큼 수정과 보완을 거듭했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선원청규》에 대한 연구가 없고 청규에 나오는 많은 용어에 대하여 정리된 것이 없어서 매우 애를 먹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선원 문화를 여러 청규의 기록과 비교하면 너무나 달라서, 오히려 처음에는 《선원청규》 《선림비용청규(禪林備用淸規)》 《입중수지》 《함순청규》 《칙수백장청규》 등 전통적인 청규들을 의심할 정도였다. 우리나라는 선불교지만 당송시대 전통이 그대로 전해 내려오는 것은 거의 없었다.
이 책은 2009년부터 〈현대불교〉에 연재했는데, 사실 본격적으로 쓰게 된 것도 연재 덕분이었다. 〈현대불교〉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항상 만나면 좋은 강의로 선에 대한 눈을 뜨게 해준 성본 스님께 감사드린다. 법혜 스님께서 번역한 《선원청규》 《칙수백장청규》는 한문에 약한 필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철교 선생은 많은 자료를 제공해 주었고, 석지현 스님은 선어록을 보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기향 보살님은 연재 1년 동안 애써 주었다. 이분들께 감사드린다. 가족들과 민족사 직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낮에는 출판일, 밤에는 집필로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고, 거의 새벽 2시까지 탐구에 매달렸다. 심지어는 꿈속에서 원고를 입력하기도 했다. 힘들었지만 8년 동안 매우 행복했다. 이 주제와 대하면 어느새 번뇌 망상을 잊고 탐구삼매에 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문에서 ‘이것으로 끝이다’는 오만이다.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질정을 바란다.
사색은 아름답다. 탐구는 아름답다.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아름다운 것은 사색하기 때문이다. 방일하지 말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할 것을 스스로 다짐한다. ■

《당송시대 선종사원의 생활과 철학》 목차

서문

1장 선종사원(총림)의 독립
    -한 송이 꽃이 천하를 뒤덮다
2장 선원총림(禪院叢林)의 목적과 철학 
    -부처와 조사를 만들다
3장 선종사원의 직제와 조직
    -조직이 없는 집단은 오래가지 못한다
4장 법당의 등장과 불전의 쇠퇴
    -불상 속에는 부처(법신불)가 없다
5장 선원총림의 납자 지도와 오도(悟道) 시스템
    -법문 · 독참 · 청익 · 좌선
6장 선종사원의 하루 일과 
    -부처는 일상 속에서 이루어진다
7장 좌선의 정례화와 횟수
    -사시좌선(四時坐禪)
8장 수행승의 생활공간, 승당
    -겨자씨 속에 우주를 담다
9장 선종사원의 방장(주지)
    -주지는 법왕(法王)이고, 현신불(現身佛)
10장 방장의 납자지도 방법-독대[獨參] 
    -독참(獨參, 入室)과 청익(請益)
11장 선원총림의 요직과 상위 소임(1) 
    -동서(東序) 지사(知事)
12장 선원총림의 요직과 상위 소임(2)
    -서서(西序) 두수(頭首)
13장 선원총림의 중하위 소임-소직(小職) 
14장 선종사원의 법어와 그 형식
    -한 마디에 공문(空門)으로 급제(及第)하다
15장 법어(法語)의 종류와 성격 
    -언하(言下)에 대오(大悟)하다
16장 선종사원의 가람 구성-칠당(七堂) 
    -오도(悟道)의 가람 시스템
17장 선종사원의 가람 구성(2)-기타 당우
18장 선종사원의 규율-벌칙과 추방
    -가사와 발우, 승복을 벗기다
19장 선종사원의 입방(방부) 방법 
    -발낭과 석장(錫杖)을 풀다
20장 선승의 필수품과 도구(道具)
    -검약지족(儉約知足)
21장 선승의 입적과 장송(葬送) 의식 
    -공(空)의 세계로 돌아가다
22장 망승(亡僧)의 다비와 유품 경매 
23장 선원총림의 하안거와 동안거 
    -90일의 전투
24장 선종사원의 발우공양
    -공양은 식도락(食道樂)이 아니다
25장 선종사원의 조석예불
26장 선원총림의 행자(行者) 교육
    -부처의 씨앗을 심다
27장 선문답의 방식과 그 기능
    -깨달음을 이루는 기지(機智)의 대화
28장 고칙 · 공안 · 화두
    -깨달음으로 가는 직선로
29장 선(禪)과 시(詩)의 세계
    -문자와 비문자(非文字)의 만남
30장 선종사원의 차문화
    -다선일미(茶禪一味), 다선일여(茶禪一如)
31장 선종사원의 정원(庭園)
    -지상의 유토피아
32장 선원총림의 법구(法具)-종(鐘)과 북(鼓)
    -종소리를 듣고 번뇌를 단절하다
33장 선종사원의 좌선과 간경
    -불립문자(不立文字), 불리문자(不離文字)
34장 만행(萬行)과 운수 행각
    -정처 없는 공(空)의 여정(旅程)
35장 선원총림의 한 해[一年] 일정
    -한 해가 모여 백 년이 되고 천 년이 된다
36장 선화(禪畵)와 선미술
    -선의 세계를 미술에 담다

참고문헌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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