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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전보삼
경기도박물관장
[67호] 2016년 09월 01일 (목) 전보삼 jbs@manhae.or.kr

시대가 급변하는 전환점에 서 있는 오늘이다. 인류역사에서 19세기 이전은 농업사회였다. 부의 원천은 땅이요 토지였다.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부의 원천은 땅과 토지에서 돈, 자본으로 이동하였다. 이러한 세상에서는 한국인으로서는 세계적인 인물이 나오기 힘든 일이었다. 땅도 작고, 자본의 크기도 적은 우리의 입장에서는 내가 왜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대국이 아닌 이 땅에 태어났을까, 그저 조상 탓만 하고 살아왔었다.

그런데 21세기에 세상이 변하여 스마트 사회가 되었다. 정보화 사회의 부의 원천은 땅도 자본도 아닌 창의성이요, 좋은 생각(아이디어)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세상이 되었다. 땅과 자본이 적어도 문제가 안 되는 창의성의 시대, 상상력의 시대 즉 문화 콘텐츠가 튼튼한 사람 중심의 스마트 사회가 되었다.

이 시대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번뜩이는 재치를 발휘하며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창출하는 능력을 갖춘 젊은이들이 이 시대의 행운아들이다. 이들은 창의적 존재들이요, 대기 대용의 존재들이다. 그들은 미래의 우리 사회를 열어나갈 주역들로, 오늘보다는 내일을 위해 큰 꿈을 펼쳐나가야 한다. 실패에 부딪혀도 7전 8기 할 수 있는 불굴의 의지를 지닌 미래 사회의 일꾼들이며, 고난의 칼날에라도 올라설 수 있는 용기를 갖춘 존재들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무한한 에너지와 열정을 사용하여 미래의 주인공이 되리라는 사실은 추호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스마트 사회를 선도할 우리의 실력 있는 젊은이들이 꼭 갖추어야 할 것은 남을 배려하는 이타적 생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스마트 사회를 속도, 기술,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타자에 대한 배려가 넘치는 사람 중심의 사회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이익보다는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 삶을 살겠다는 서원을 세워, 혼자만의 꿈이 아닌 이웃들과 함께하는 꿈을 꾸어야 한다. 이타적 삶이야말로 참생명의 원동력 즉 남과 나를 함께 살리는 영원한 삶이 되기 때문이다. 열심히 남을 도우며 살아가는 데서 삶의 행복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희망이 넘쳐나게 될 것이다.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사의 시집 《님의 침묵》에 실려 있는 〈나룻배와 행인〉은 나보다 당신을 더 사랑하는 이타적 삶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行人).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나룻배의 삶의 중심은 철저하게 자기에서 당신으로 이동되어 있다. 자기는 버린 채 물만 건너면 돌아보지도 않는 당신을 위해 무한정 기다리고 있다. 인내와 희생을 통한 사랑의 실천이 바로 참다운 삶임을 말하고 있다.

자기주장, 자기중심은 아집이요, 욕심이다. 모두가 자기만을 위하여 살려고 하면 다같이 불행하게 살 수 있다. 당신 중심은 자기를 희생해서라도 남을 배려하는 이타적 삶을 말하는데, 서로가 자기를 버리고 당신을 배려한다면 다 같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 이기적인 생각을 지우고 타인을 위하는 무아(無我)를 실천하는 나룻배의 정신이 바로 지혜로운 우리의 젊은이들이 21세기에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닐까.

나 혼자만 잘 가꾸고, 나 혼자만을 위한 일에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기보다는 이타적 삶에 대한 원력을 세워 정진할 때, 진정한 스마트 사회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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