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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전스님, 히말라야 오지의 빈민들을 부처님으로 섬기다
[확대경] 2015 만해실천대상 수상자 청전스님
[63호] 2015년 09월 01일 (화) 불교평론 편집부

히말라야에서 빈민구제 활동을 하는 청전 스님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스님이다. 1953년 전북 김제시에서 태어난 스님은 처음에는 교사가 되려 교육대학(전주교대)에 다녔다. 그러나 ‘10월 유신’에 연루돼 12월 자퇴하고 1973년에는 가톨릭 신부가 되려 대건신학대를 다녔다. 가톨릭 신부 수업을 받던 중 인생에 대한 의문이 생겨 출가, 송광사의 구산 스님에게서 1978년 사미계를, 1979년 비구계를 수지했다.

스님의 인생에서 결정적인 전환이 생긴 것은 1987년 5월의 동남아시아 불교 순례길에서였다. 인도에서 가톨릭의 테레사 수녀를 만난 데 이어 그해 8월 1일 히말라야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당시 35세였던 그는 히말라야 기슭에서 많은 사람을 가르치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 그는 달라이 라마의 제자가 되어 인도에 정착한 이후 그곳에서만 27년간 수행해오고 있다.

그는 조계종 소속 스님이고, 달라이 라마의 제자로서 티베트불교 수행자이지만, 히말라야 오지인들에겐 ‘산타 멍크(산타클로스 스님)’로 불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에 머물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한 해도 빼지 않고 히말라야 오지들을 다니며 보시행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주로 가는 지역은 인도와 중국(티베트 쪽) 접경 지역인 라다크와 잔스카르, 스피티 지역이다. 이 고을들은 각자 예전에 한 왕국이 있었을 만큼 지역적으로 넓다. 그러나 워낙 고지대에 있는 척박한 땅이어서 거주자는 많지 않다. 그 지역 대부분이 해발 3천~5천 미터 고지대에 있고 마을이 수 킬로씩 떨어져 있어서 병원도 약국도 학교도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아이들은 동자승이 되어 절에 살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들은 1년 중 절반가량이 눈과 얼음 때문에 고립된 삶을 산다. 날이 풀리는 여름이면 청전 스님은 지프를 빌려 한 차 가득히 한국에서 보시받은 영양제인 삐콤과 치료제 등 약품, 돋보기와 시계 등 생활필수품을 싣고 오지로 떠나 한 달간 보시 순례를 한다. 오지에서 아무런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마을 주민들은 매년 한 차례씩 청전 스님이 오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청전 스님은 각 마을에서 스님과 주민들 한 명 한 명의 병명을 듣고 거기에 맞는 약품을 전해준다. 시력이 약한 노인들에겐 돋보기와 시계를 준다. 청전 스님의 그런 보시 여행이 연차를 거듭해가면서 그 지역에선 청전 스님이 약을 주면 모두 낫는다는 믿음까지 생겨서 더욱더 청전 스님을 손꼽아 기다리게 됐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벌써 20여 년이다.

오지마을 학교 학생들도 영양 결핍으로 고통받기는 마찬가지다. 오지 학교에는 보통 10~30명의 학생이 있는데, 한 학교에 젖소 한 마리만 있으면 전교생이 그 젖소에서 짠 우유로 영양 문제가 크게 개선된다고 한다. 현지에서 젖소 한 마리는 한국 돈으로 1백만 원가량이다. 라다크와 잔스카라, 스피티에 동자승 학교가 있는 곳 중에 스님이 젖소를 사주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그의 보시는 다른 자선단체와 달리 정부나 기관의 지원을 받는 법인이나 재단을 설립하지 않고, 개인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는 조직을 만들면 보시도 자칫 사업이 될 수 있다며 조직을 만들지 않고 보시행을 이어가고 있다.

청전 스님이 보시받는 금액과 인세 수입 등을 모두 합쳐 1년간 총수입은 6천만 원가량이다. 다람살라에 달라이 라마의 법문을 들으러 온 이들이 통역해준 그에게 보답한 것이거나 한국의 도반과 소수의 지인이 십시일반 보태준 보시금이다. 그의 보시 여행엔 늘 한국에서 간 순례자들이 적게는 2~3명, 많게는 4~5명이 매년 동행해왔는데, 동행자들은 청전 스님이 보시받은 돈 대부분을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에 놀라곤 한다.

동행자들이 특히 놀라는 이유는 한국인 한 명의 연봉에 불과한 그 돈으로 우리나라의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를 합친 정도의 크기에 해당하는 방대한 지역의 오지인들 대부분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동행자들은 청전 스님 한 수행자의 노력만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는 가난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민초들이 나의 부처님’이라고 여기면서, “10년 수행하면 20년 봉사할 수 있고, 20년 수행하면 40년 봉사할 수 있다”는 자신의 스승 달라이 라마의 말대로 수행과 봉사의 삶이 둘이 아닌 하나로 회통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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