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논단 60회기념 특별기획 : 한국불교 괜찮은가

열린논단 60회기념 특별기획 : 한국불교 괜찮은가

한국불교 지성을 대표해온 계간지 《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공동으로 주관해온 ‘열린논단’이 지난 2월로 60회를 맞았다. 2009년 2월 27일에 첫 모임을 시작한 지 6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이 모임에서는 한국불교의 현실을 반성하고 발전적 대안을 모색하는 주제를 선정해 전문가 발제를 듣고 토론해왔다. 참가자들은 자유로운 의사개진과 토론을 통해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폭넓은 인문적 교양을 공유해왔다. 《불교평론》은 60회를 기념하여 2월, 3월, 4월 세 차례에 걸쳐 ‘한국불교, 정말 괜찮은가’를 주제로 ‘열린논단’을 개최했다. 여기서 발표된 내용을 특별기획으로 소개한다.

1. 한국갤럽 종교의식 조사의 개요

1) 종교인구의 감소 추세

197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종교인구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였다. 이것은 산업화와 도시화와 더불어 전통종교인 불교계는 물론이고 기독교계에서도 여러 분파들이 생기면서 경쟁적으로 포교활동에 나선 결과로 볼 수 있다.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종교인구 비율은 1984년 44%, 1989년 49%, 1997년 47%, 2004년 54%, 2014년 50% 등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1984년부터 2004년까지의 종교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2004년을 정점으로 2014년까지의 약 10년 동안 종교인구는 소폭으로 감소하였음을 보여준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10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센서스의 결과를 보면 종교인구 비율은 1985년 42.6%, 1995년 50.7%, 2005년 53.1%로 조사되었다. 한국갤럽과 통계청 조사는 1~2년의 차이는 있으나 오차범위 내에서 거의 유사한 분포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종교인구의 변화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여자의 종교인구 비율은 63%로 매우 높았으나 2014년에는 57%로 6% 포인트 감소하였다. 반면에 남자는 지난 10년 동안 44%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통계청 조사결과는 2005년 여자의 종교인구 비율은 56.4%, 남자는 49.7%로 나타났다.

2) 불교인구 감소추세 확대

2014년 갤럽조사에서 종교별 인구 비율은 불교 22%, 개신교 21%, 천주교 7% 등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는 불교 24%, 개신교 21%, 천주교 7% 등으로 조사되었다. 이 결과를 비교해 보면 지난 10년 동안 불교 인구 비율이 2%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개신교와 천주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통계청 조사에서는 불교 22.8%, 개신교 18.3%, 가톨릭 10.9% 등으로 조사되었다. 다소의 오차는 있으나 만약 갤럽의 2014년 조사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불교 인구는 이웃 종교에 비하여 더 크게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 종교 활동은 전통적으로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여자의 종교 활동 참여가 크게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으로 여성 불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불교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갤럽의 조사결과에서는 “최근 10년간 종교인 비율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청년층에 있다.”고 보았다. 또한 갤럽에서는 “10년 전 20대는 45%가 종교를 믿었지만 현재 30대는 38%로 7% 포인트 줄었으며, 20대 중 종교인은 31%에 불과하다. 2030 세대의 탈(脫)종교 현상은 종교인구의 고령화, 더 나아가 향후 10년, 20년 장기적인 종교인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는 젊은 층에서 종교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10년이 지난 후에 이탈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20대의 종교인구 비율이 31%라면 향후 20년이 지나면 40대 이하의 종교인구 비율이 20%대에 머물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무종교인의 비율은 급증하는 반면에 종교인구 비율은 크게 감소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3) 새로운 신도 유입 감소

갤럽조사에는 종교별 신앙기간을 5년 미만의 단기와 20년 이상의 장기로 구분하여 조사한 결과가 포함되어 있다. 이 결과를 보면 1984년과 89년에 실시한 두 번의 조사에서 5년 미만의 단기 신앙자의 비율은 불교인 18%, 15%, 개신교인 25%, 24%, 천주교인 25%, 30% 등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세 종교인 모두 1980년대에 새로운 신도들이 많이 입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새 신도 유입의 비율은 2000년대 이후부터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천주교인은 1997년 급감하였던 비율이 이번 조사까지 서서히 증가하였다.
20년 이상 장기 신앙자의 비율은 1984년의 경우 불교인 40%, 개신교인 44%, 천주교인 39% 등이었는데 2014년의 조사에서는 불교인 61%, 개신교인 64%, 천주교인 57% 등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는 두 가지 점을 시사하고 있는데, 하나는 각 종교의 신도들이 노령화되고 있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종교를 유지하는 종교인의 수도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갤럽조사 결과에서는 “연령별로 보면 불교인 비율은 20~30 세대(약 10%)와 50~60 세대(30% 상회)의 차이가 큰 데 반해, 개신교인과 천주교인의 연령별 분포는 상대적으로 고르게 나타났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불교계의 경우 아직도 30대 이하의 청년층에 대한 포교전략과 활동이 부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와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래세대 불교 인구가 급감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4) 종교의 가치에 대한 인식 약화

30년간의 추적조사를 실시한 한국갤럽의 종교의식 조사는 한국사회 구성원들의 종교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특징은 불교, 기독교 등 주요 종교의 가르침에 대한 인식의 종교적 편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즉, 불교의 윤회설과 해탈설, 개신교의 창조설, 절대신 등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은 점차 유사성을 띠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절대자를 긍정하는 응답이 개신교인의 경우 다른 종교인이나 비종교인에 비하여 매우 높은 것을 제외하고는 종교와 관계없이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고, 믿기지 않는 것은 버리는 개인적 신념이 종교적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여러 종교의 교리는 결국 비슷한 진리를 담고 있다”는 의견이 70%로 조사되었다. 다만 개신교인만이 이런 조류에 다소 역행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종교의 역할은 개인 생활에서도 크게 퇴조하고 있다. “비종교인은 선하다고 해도 구원을 받을 수 없다”에 대하여 이를 부정하는 응답은 1984년 66%에서 2014년 67%로 나타났다. 중간에 시행한 세 번의 조사는 최근 조사결과에 비하여 더 높게 나타났다. 개신교인은 이러한 응답 분포와 다소 차이가 있으나 그들도 인식의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반드시 종교를 믿어야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지난 30년 동안 17%에서 20% 사이를 오가고 있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개인 생활에서 종교가 ‘중요하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1984년 조사에서 불교인 88%, 개신교인 97%, 천주교인 97%, 비종교인 48%가 ‘중요하다’라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2014년도에는 불교인 59%, 개신교인 90%, 천주교인 81%, 비종교인 30% 등으로 낮아졌다. 개신교인은 7% 포인트 감소하여 감소폭이 가장 적었으나 불교인은 29% 포인트, 천주교인 16% 포인트, 비종교인 18% 포인트로 크게 감소하였다. 특히 불자들 중에서 종교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많이 증가한 것은 향후 신행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불교에 대한 선호도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의 45%는 ‘종교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 종교에 대한 실망과 불신(19%)이나 시간 여유가 없기 때문(18%)이라는 응답자는 종교의 영역 속에 포함할 수 있는데, 무관심하다는 응답자는 이미 종교생활을 벗어난 사람들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종교 활동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교는, 없다 45%, 불교 25%, 천주교 18%, 개신교 10% 등으로 나타났다. 불교는 2004년도에 비하여 무종교인의 선호도가 12% 포인트 감소하여 다른 종교에 비하여 감소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것은 지난 10년 동안 불교계가 사회적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는 일들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5)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 감소

한국갤럽의 조사결과를 보면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은 정체되거나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종교의 영향력이 증가한다는 의견은 1984년에 64%였는데 2014년에는 47%로 17% 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면에 감소한다는 의견은 같은 기간에 11%에서 17%로 6% 포인트가 늘어났다. 이러한 응답은 종교별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종교단체들이 구성원들을 내세워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들이 많았으나 여론을 주도할 정도의 힘을 갖지 못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경향은 종교계가 주도하는 사회운동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종교단체들이 참다운 진리보다는 교세 확장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평가는 다소 줄어들었다. 이것은 종교계가 외적 성장을 추구하는 데 한계에 직면하고 있고 그것이 서서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종교단체들이 시주와 헌금을 지나치게 강요하고 있다는 의견은 1984년 66%에서 2014년 65%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개신교인의 경우는 크게 낮아졌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불교계에서 불사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종교기관의 사적 상속에 대하여는 반대의견이 87%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종교단체에서 성직의 세습이나 성소의 사적 상속 현상이 있고 이로 인한 분규와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불교계에서도 이러한 갈등을 없애려면 삼보정재의 관리와 유지보존에 대한 상세한 규정과 이를 지키려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품위나 자격 없는 성직자가 있다는 의견은 1984년 65%에서 2014년 87%로 급증하였다. 이러한 응답의 변화는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품위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성직자가 많이 활동하는 측면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성직자를 평가하는 윤리성이나 도덕성의 기준이 높아진 측면도 반영된 것이다. 또한 언론 매체에서 성직자의 다양한 범법 사실들이 공개되면서 전반적으로 이와 같은 부정적 인식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반영한다면 불교계에서는 계행을 철저하게 지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계행을 준수하려는 인식제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종교인들이 사랑과 자비를 어느 정도 실천하는가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종교와 관계없이 급증하였다. 이것은 종교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결국 종교인이나 비종교인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종교인들의 사랑과 자비 실천이라는 종교적 실천이 많이 약화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만큼 종교의 사회적 기능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 한국불교, 포교실태 분석과 과제

불교계가 ‘포교활동을 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하려면 가장 쉬운 방법이 신도 수의 변화를 보는 것이다. 이미 불자의 인구 비율이 전국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그 대답은 명확하다. 불교계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한국불교 포교활동이 이제 한계에 직면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그 요인은 무엇인가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분석방법은 포교 주체의 역량 평가, 포교 대상에 대한 접근 방법, 포교 방법의 개발, 포교 내용의 구축, 포교 재정의 확보와 배분 실태 등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1) 포교 주체의 역량 평가

포교의 주체는 종단, 교구, 단위사찰, 승가, 개별 스님, 각종 불교단체, 기관 등이 망라될 수 있다. 그렇지만 가장 핵심적인 포교의 주체는 거시적 포교의 중심인 종단과 지역포교의 핵심인 교구본사, 그리고 실제적 포교의 거점인 단위사찰과 주지 스님이다. 종단별로 다양한 사찰을 운영하고 있고, 전체 사찰의 수가 약 1만여 개로 추산되고 있으나 포교 역량을 갖춘 종단과 사찰은 종단협의회에 등록된 단체들 중에서도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각 종단 내의 분규와 갈등으로 종단 차원의 포교역량은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단위사찰의 포교 역량은 사찰별 특징에 따라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종단의 포교 역량: 종단의 분파 심화, 약 100여 개 종단 난립
    − 승가 교육기관 운영 종단: 조계종, 천태종, 진각종, 태고종 등 소수에 불과
    − 체계적인 승가 교육 없이 승려증 남발하는 부실 종단 난립
    − 포교 종책 개발, 종단 재정 투입, 전문 포교 인력 양성 등의 문제점 발생
○ 교구의 포교 역량 : 몇 개의 기초 자치단체 중심으로 포교 활동 전개
    − 지역 대표성을 갖춘 사찰과 스님들의 정신적 지도자로서의 지도력
    − 교구별 편차가 크고, 대부분의 본사는 입장료 수입에 의존
     − 지역포교 전략과 방법론 구축 미비
○ 단위사찰의 포교 역량: 주요 사찰은 산중, 농촌, 도시 외곽에 위치
     − 인구 밀집 지역인 도심포교 공간 확보 문제 발생
     − 사찰의 사유화로 공찰 기능 점차 축소 경향이 나타남
○ 승가의 포교 역량 : 교학, 수행, 포교 등의 연계 활동 미흡
     − 개별적 자질과 수행력, 포교 능력 강화 필요
     − 출가자 감소 / 대응방안 모색 시급: 전 세계적 경향

2) 포교 대상에 대한 접근방법

포교 대상은 연령, 사회적 특징과 배경, 직능, 전문성 여부, 거주지역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포교 대상이 지니고 있는 특징과 종교성에 따라서 포교 방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포교 대상에 대한 접근방법 개발과 능력을 갖추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30대 이전의 젊은 층에서는 종교성의 약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40대부터는 어느 정도 종교성이 유지되고는 있으나 종교 활동 참여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불교계는 어린이와 청소년, 청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효과적인 포교 방법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는 법회 참여가 급감하고, 불자들의 결속력과 신심이 약화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 포교 대상의 연령별 효과적인 접근 방법 개발 필요
     − 포교 대상의 종교성 약화 확산, 무종교, 비종교인 급증
○ 어린이 청소년 포교 기반 와해, 대학생, 군 포교 활동 미흡
     − 법회 참여율 급락
 
3) 포교 내용의 재정립

포교 내용은 신도들이 일상적으로 독송하는 경전으로 결정된다. 조계종단은 《금강경》을 소의경전으로 정하고 있으며, 천태종은 《법화경》 진각종은 《대일여래경》 태고종은 《금강경》과 《화엄경》 등으로 정해져 있다. 그렇지만 의례와 의식을 봉행할 때는 《천수경》을 독송하기도 하고, 신도들은 필요에 따라서 다양한 경전을 독송한다. 소의경전이 중심이 되지만 일상적인 필요에 따라서 여러 가지 대승경전들이 읽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위경 논란이 있는 중국 찬술 경전들도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 사회에서 종교는 맹목적 신앙에서 실천적 신행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신행활동에 적합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재결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도교육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니까야를 중심으로 하는 초기경전과 전통적으로 수용된 대승경전들을 종합하고 취사선택하여 현대 사회의 불자들이 독송할 수 있는 경전들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법회의 특성에 부합하는 경전들이 독송, 해설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와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시대적 적실성과 감화력을 갖춘 설법이 포교현장에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종단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 석존의 교설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포교 내용 구축 필요
     − 현대 사회에 적합한 경전 결집 필요, 니까야를 바탕으로
○ 맹목적 신앙 퇴조, 무신론자, 비신론자 증가 추세
     − 전통적인 불교신앙에 대한 합리적 해석, 신행 방법 제시 필요
○ 법회와 설법의 재정립
     − 전통적 법회(초하루, 보름, 재일법회)의 적실성 점검
     − 현대적 법회 유형 개발, 설법의 감화력 제고

4) 포교 방법의 개선 방안

포교 방법은 포교 대상에 따라서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전통적 포교 방법인 대중적인 법회의 참여자가 감소하고 설법의 감화력이 감소하는 현시점에서 특히 대상에 따른 포교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현대적인 포교 패러다임으로는 교육, 조직, 복지, 문화, 수행 등의 포교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포교 전략으로 생활체육을 통한 스포츠 포교, 템플스테이를 통한 불교문화 체험 포교, 상담을 통한 문제해결 중심의 포교, 간화선과 위빠사나 등을 비롯한 명상과 수행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여러 계층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역동적인 포교 활동이 필요하며, 종교성의 변화에 대응한 포교 방법의 개발이 지속되어야 한다. 사회구성원의 종교성이 유지될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대중포교 방법이 효과적이다. 그렇지만 무신론자, 비신론자가 급증하고 있는 세대들을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팀교육, 멘토와 멘티 관계를 이용한 1:1 교육, 그리고 코칭 활동을 통한 지도력 향상 교육 등 직접 찾아가는 소수 대면교육이 더 효과적이다.

소규모 팀 중심의 대면 교육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공통점이 있고, 유사한 생각과 상호 관련 있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조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조직화는 소규모 팀을 이끌 수 있는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출가자 감소, 사찰의 포교 역량 위축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지역사회에서 포교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재가 지도자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육성하고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 교육포교: 전국 사찰 중 약 100여 곳에서 불교대학 운영 중
     − 대부분의 사찰에서 기본교육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
     − 멘토−멘티 교육, 코칭 교육 등의 새로운 교육프로그램 개발 필요
○ 조직포교: 신도 조직의 붕괴
     − 조직화와 연계된 신도교육 부재, 교육 없는 조직은 사상누각
     − 신도 조직의 체계화: 단위사찰−교구−중앙/ 전국 신도 조직
     − 연령별, 특성별 신도 조직 구축: 청년, 여성/ 직능별(공무원불자회)
○ 복지포교: 봉사, 후원 활동 위축
     − 복지시설, 서비스, 종사자 확보/ 사회복지재단
     − 1사찰 1봉사단, 국내외 후원활동 전개 필요
○ 문화포교: 불교식 관혼상제 사례(四禮)의 퇴조
     − 유형문화 중심의 불교 문화재
     − 무형문화의 개발과 체험 확대/ 템플스테이
     − 생활스포츠, 사회체육을 활용한 포교에 대한 관심 제고
○ 수행포교 : ‘간화선 대중화’의 재점검 필요
     − 근기별, 단계별 수행체계 구축, 포교 프로그램으로 활용
     − 수행포교 성공사례/ 안국선원 분석

5) 포교 재정의 투입 확대

모든 포교활동에는 그에 상응하는 예산이 배정되고 투입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각 종단별로 직접적인 포교활동 예산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교구나 단위사찰의 재정 중에서도 포교 관련 직접 예산을 편성하는 사찰은 많지 않다. 현재는 사찰이 운영되는 것만으로도 포교활동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열악한 상황에 직면한 사찰들이 많은 실정이다.

전통적으로 사찰에 기진(寄進)된 재정은 불물, 승물, 무진장물 등으로 삼분하여 사용되어 왔다. 이 중에서 무진장물이 직접적인 포교예산에 포함되며, 다른 예산들은 간접적인 포교예산에 포함시킬 수 있다. 직접 포교예산이 투입되어야 할 포교 영역은 어린이, 청소년, 군인, 대학생 등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적절한 재정 투입이 없다면 불교의 미래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 종단의 직접포교 재정 분석/ 전체 예산의 30% 이상 투입해야 함
     − 어린이, 청소년, 청년 포교에 집중할 필요가 있음
○ 도심포교 공간, 거점 사찰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함
     − 문화원, 소규모 지역 도서관, 교육관 등으로 포교 거점 대안 모색
○ 포교 전문인력 배출과 역할 수행 지원
     − 단위사찰의 포교활동과 연계


3. 불교계의 대응방안

이미 종교계에 경보등은 켜져 있고 특히 불교계의 적색등은 심각하게 울리고 있다. 그러나 불교계는 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불자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난무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변화를 주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갤럽의 조사결과를 보면 앞으로 입장료를 내고 사찰을 방문하는 불자들도 크게 감소할 것이고, 사찰에서 정기적으로 신행활동을 할 신도들의 수는 더욱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적 대안이 없는 상태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불교계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포교활동에 일대 혁신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한국갤럽의 종교의식 조사결과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종교성은 약화되고 있으며, 종교계의 사회적 기능은 위축되고, 성직자나 종교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확대되고 있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종교 단체들에 비해서 불교계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이유는 불교계의 경우 핵심 신도의 수가 적고, 교육과 포교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향이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이로 인해 불자들은 결속력이 취약하고 사회적 인식이나 평판에 좌우되기 쉬운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경향을 고려한다면 향후 불교계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수행력을 갖춘 스님들의 배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종교 조직의 성공과 실패는 교리 문제가 아니라 성직자의 자질과 역량, 그리고 이에 대한 사회적 평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소수라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행자가 출현해야만 포교의 돌파구를 열 수 있다. 현재는 자질과 역량을 갖춘 소수의 수행자가 다수의 불자를 이끌면서 포교활동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미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20여 년 전부터 경험한 일이다. 따라서 이들 사례를 잘 연구하여 소수 출가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

둘째, 불교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불교의 근본 목적은 ‘취착 없는 열반의 체득’과 ‘불국정토의 구현’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려면 불자 개인은 물론이고 사찰과 종단이 복덕과 지혜를 갖추고 이를 사회적으로 회향할 때 불교가 우리 사회에서 존립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사회적 회향이 없는 종교는 그 구성원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없다. 열반의 체득은 개인의 체험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전법교화 활동의 체계적 실천이 필요하며, 그 역할은 ‘중생구제와 불국토 건설’이라는 불교의 본질에서 찾아야 한다.

셋째, 핵심 불자의 교육과 신행활동의 체계화가 필요하다. 출가자가 감소하기 때문에 포교활동은 교육받은 핵심 불자들이 담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자의 교육과 신행활동이 새롭게 정비되고 단위사찰에서 제대로 실천되어야 한다. 각급 사찰에서는 종단적 정체성과 사찰의 소속감을 갖춘 불자들을 배출하여 그들의 노력으로 포교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신도지도자의 육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넷째, 시대적 변화와 사회 구성원의 종교인식 변화에 대비한 새로운 포교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포교 방법만으로는 더 이상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어렵고 새로운 불자의 유입도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향후에는 문화와 수행을 바탕으로 종교 여부와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포교 프로그램이 포교현장에서 실천되어야 한다. 향후 개발이 필요한 분야는 불교문화, 상담, 명상과 수행 등이다. 이들 분야는 현대인의 건강과 수행, 지혜의 증진에 적합하며, 동시에 포교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도들이 감소하고, 재정이 위축되고, 사회적 영향력이 축소된다고 해서 불교의 사찰과 승가가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현재와 같은 위기를 감지한다면 합리적으로 관찰하고 냉정한 마음으로 관찰하면서 불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새로운 돌파구는 반드시 찾을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정법에 의지하고 정도로 나아가며, 파사현정의 자세로 실천하는 포교활동이 필요하다. ■

 

김응철 /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 경기대학교 행정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행정학 박사). 주요 논문으로 〈사회복지정보화 및 정보체계 구축에 관한 연구〉 〈사회복지 지도감독 기능의 강화방안에 관한 연구〉 〈사회복지활동과 종교발전의 상관성〉 등이 있으며, 저서로 《불교지도자론》(공저), 《포교이해론》(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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