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실태, 종교의식, 종교 단체와 종교인(1984~2014)

들어가는 말

2014년 4월 한국갤럽(회장 박무익)은 전국(제주도 제외)의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 대상으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에 관련해서 학계와 종교계에 의미 있는 조사를 다섯 번째 실시하였다. 그 조사 결과를 지난달 1월 15일 《한국인의 종교》(한국갤럽, 2015)라는 연구 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는 제1부 조사의 개요, 제2부 조사결과 분석, 제3부 한국종교의 30년간 변화와 종교사적 과제, 제4부 자료 편(교차집계표와 설문지)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2014년 현재 제5차 조사결과 1984년부터 2014년까지 지난 30년간 한국의 종교 실태와 의식의 변화를 추적해 볼 수 있게 하였다.

제2부 조사결과 분석 편은 1984년 1차, 1989년 2차, 1997년 3차, 2004년 4차의 조사 결과들을 가지고 지난 30년의 한국인의 종교 흐름을 비교 분석한 것을 싣고 있다. 종교문화 진흥을 위한 사회 정책을 개발하고 각 종교의 자기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그리고 현장의 종교연구를 위해 한국의 종교문화 흐름을 객관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들이다.

본지에 실은 이 글은 보고서의 제2부 조사결과 분석 편의 중요한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정리한 것으로 지난 30년간의 ‘한국인의 종교 실태와 의식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1) 제5차 비교 조사 개요
조사기간: 2014년 4월 17일~5월 2일(3주간)
조사대상: 전국(제주 제외)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
표본오차: ±2.5%포인트(95% 신뢰 수준)
표본추출: 2단계 층화 집락 지역 무작위 추출-표본 지점 내 성/연령별 할당 추출→(참고) 한국갤럽 옴니버스 조사 표본설계 보고서
응답방식: 면접조사원 인터뷰
의뢰처: 한국갤럽 자체 조사

2) 과거 조사 개요
조사대상: 전국(제주 제외) 만 18세 이상 남녀
(조사기간/ 표본 크기/ 표본오차(95% 신뢰 수준)/ 모두 면접조사, 한국갤럽 자체 조사)
제1차: 1983년 8월 25일~9월 8일/ 1,946명/ ±2.2%포인트 (보고서는 1984년 발간)
제2차: 1989년 3월 4~10일/ 1,990명/ ±2.2%포인트
제3차: 1997년 9월 14~26일/ 1,613명/ ±2.4%포인트
제4차: 2004년 1월 13~31일/ 1,500명/ ±2.5%포인트

1. 종교 실태(1984~2014)

1) 조사 내용
◦한국의 종교 인구 분포(1984~2014)
◦가족의 종교
◦생활 속의 종교 비중
◦종교인의 신앙 시기/ 신앙 기간/ 의례 참여/ 종교적 헌납 빈도
◦비종교인이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 비종교인의 호감 종교

2) 주요 결과

◎ 종교 ‘믿는다’: 1984년 44%→ 2004년 54%→2014년 50%
-종교 믿는 사람, 남성(44%)보다 여성(57%), 고연령일수록 많아(20대 31%; 60세 이상 68%)

한국갤럽이 2014년 4월 전국(제주도 제외)의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에게 현재 종교를 믿고 있는지 물은 결과 50%는 ‘믿는다’ 50%는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종교를 믿는 사람(이하 종교인)은 남성(44%)보다 여성(57%)에 더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20대 31%, 30대 38%, 40대 51%, 50대 60%, 60세 이상 68% 등 고연령일수록 많았다.

▲종교인 비율은 1984년 44%, 1989년 49%, 1997년 47%에서 2004년 54%까지 늘었으나 2014년 조사에서는 50%로 줄었다. 최근 10년간 종교인 비율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청년층에 있다. 10년 전 20대는 45%가 종교를 믿었지만 현재 30대는 38%로 7%포인트 줄었으며, 현재 20대 중 종교인은 31%에 불과하다. 2030 세대의 탈(脫)종교 현상은 종교 인구의 고령화, 더 나아가 향후 10년, 20년 장기적인 종교 인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984년 1차 조사부터 2004년 4차 조사 보고서에서는 연령을 만 18~24세, 25~29세, 30대, 40대, 50세 이상으로 구분했으나, 이번 5차 조사에서는 만 19~29세, 30대, 40대, 50대, 60세 이상으로 구분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우리 사회에 나타난 급격한 인구 고령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의 성인 인구에서 20대 비율은 1985년 35%, 1995년 28%, 2005년 21%, 2014년 18%로 줄었다. 반면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985년 24%, 1995년 26%, 2005년 32%, 2014년 41%로 증가했다.

 


▲1984년 1차 조사 당시는 성인 인구에서 2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사회생활 시작이나 결혼 등이 주로 20대에 이뤄져 초반과 후반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30년간 출산율 저하에 따라 20대 인구가 줄었고 평균 초혼 연령은 높아져 현재 20대 초반과 후반은 과거에 비해 동질적이며, 사회경제적·신체적 조건이나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오히려 50대(한국전쟁 종전 이후 출생자, 베이비부머)와 60세 이상(전쟁 전후 피폐함과 1970~80년대 경제 고성장기 경험)이 매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종교 관련 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는 현재의 연령별 종교인 분포 차이뿐 아니라, 지난 30년간 인구 구조의 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함을 미리 밝힌다.

 

◎ 종교 분포: 불교 22%, 개신교 21%, 천주교 7%
-불교는 고령층, 우리나라 동쪽에서, 개신교는 젊은 층, 서쪽에서 상대적 강세

2014년 현재 한국인의 종교 분포는 불교 22%, 개신교 21%, 천주교 7%로 불교와 개신교가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불교인 비율은 2030 세대(약 10%)와 5060 세대(30% 상회)의 차이가 큰 데 반해, 개신교인과 천주교인의 연령별 분포는 상대적으로 고르게 나타났다.

▲종교 분포에는 지역별 특성도 있었다. 불교인 비율은 우리나라 동쪽인 부산/울산/경남(42%)과 대구/경북(32%)에서 높았고, 개신교인 비율은 서쪽의 광주/전라(31%)와 인천/경기(27%)에서 상대적으로 높아 대조를 이뤘다.

▲지난 30년간 다섯 차례 조사에서 불교인 비율은 18~24% 사이를 오르내렸고, 개신교인은 1980년대 17%에서 1990년대 20%에 달한 이후 정체 중이며, 천주교인 역시 매 조사에서 약 7% 정도에 머물러 있다.

◎ 본인과 가족의 종교 일치율: 부친 51%, 모친 61%, 배우자 66%
-30년간 부모-자녀 종교 일치율은 증가, 배우자 종교 일치율은 하락

응답자의 종교가 부친 또는 모친과 일치하는 비율은 불교가 가장 높았고(부친과 일치 67%, 모친과 일치 82%) 그다음은 개신교(부친과 일치 47%, 모친과 일치 56%), 천주교(부친과 일치 38%, 모친과 일치 46%) 순이었다. 비종교인의 경우 부친의 73%, 모친은 58%가 종교를 믿지 않았다.

▲1984년 이후 부모-자녀 종교 일치율 추이는 대체로 증가했다. 불교는 부친, 모친 일치율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개신교는 부친 일치율과 모친 일치율이 각각 20%포인트, 13%포인트 늘었으며, 천주교 역시 부친 일치율 10%포인트, 모친 일치율은 6%포인트 늘었다.

▲기혼자(이혼, 사별 포함 1,164명, 전체 응답자의 78%)와 배우자의 종교가 일치하는 비율은 개신교 73%, 불교 68%, 천주교 56% 순이었으며, 응답자가 비종교인인 경우 배우자도 84%가 비종교인이었다. 1984년과 비교하면 불교인과 개신교인의 배우자 종교 일치율은 70% 내외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천주교인은 비율이 66%에서 56%로 감소했다.

▲부모가 특정 종교를 믿는 경우 자녀도 해당 종교를 믿는 경향이 있고, 그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같은 종교를 믿는 배우자를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불교인의 가족 구성원 종교 일치율이 높은 편이지만, 불교인 다수가 고령층이라는 점에서 향후 가족 구성원을 통한 종교 인구 확장성은 전 연령층에 고르게 분포한 개신교 쪽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 나의 개인 생활에는 종교가 ‘중요하다’ 52% vs. ‘중요하지 않다’ 48%
-30년간 생활 속 종교 중요성 인식은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종교별 차이 뚜렷

본인의 개인 생활에 종교가 얼마나 중요한지 물은 결과 ‘(매우+어느 정도) 중요하다’ 52%, ‘(별로+전혀) 중요하지 않다’ 48%로 양분됐다. 종교별로 보면, 종교가 개인 생활에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개신교인(90%)이며 그다음은 천주교인(81%), 불교인(59%), 비종교인(30%) 순이었다.

▲지난 30년간 3대 종교인과 비종교인 모두 ‘중요하다’는 인식이 약해졌지만 그 정도는 종교별로 달랐다. 개신교인의 경우 1980년대 97%가 ‘개인 생활에 종교가 중요하다’고 답했고 2000년 이후에도 여전히 90% 수준으로 유지됐으나 천주교인(1984년 97%; 2014년 81%)과 불교인(1984년 88%; 2014년 59%), 그리고 비종교인(1984년 48%; 2014년 30%)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다.

 

 

◎ 현재 종교 믿기 시작한 시기: ‘10대 이하’ 38% vs. ‘40대 이상’ 22%
-최근 10년간 신앙생활 시작하는 평균 연령 높아져

종교를 믿는 754명(전체 응답자의 50%)에게 현재의 종교를 몇 살 때부터 믿게 되었는지 물은 결과, ‘9세 이하’가 26%로 가장 많았고 ‘10대’ 12%, ‘20대’ 19%, ‘30대’ 21%, ‘40대’ 16%, ‘50세 이상’은 6%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종교를 믿게 된 시기가 상대적으로 일렀다(9세 이하: 남성 32%, 여성 21%, 10대: 남성 14%, 여성 11%, 20대: 남성 14%, 여성 22%). 종교별로 보면, 성인이 되기 전부터 현재의 종교를 믿은 사람은 개신교인의 경우 46%로 절반에 달했고(9세 이하 31%, 10대 15%) 천주교인(36%)과 불교(31%)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적었다.

▲30년 전인 1984년과 비교하면 ‘10대 이하’와 ‘20대’가 각각 6%포인트, 7%포인트 감소한 반면 ‘40대 이상’은 7%포인트 증가해 신앙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평균 연령이 높아졌다. 특히 2004년에 비해서는 ‘10대 이하’가 47%에서 38%로 줄고 ‘40대 이상’이 11%에서 22%로 증가했다.

 


◎ 현재 종교 믿은 기간: ‘20년 이상’ 62% vs. ‘5년 미만’ 8%
-지난 30년간 20년 이상 장기 신앙자는 증가, 5년 미만 단기 신앙자는 감소

 

종교인(754명)에게 현재의 종교를 믿은 기간을 물은 결과, ‘30년 이상’이 36%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20~30년 미만’ 26%, ‘10~20년 미만’ 22% 순이었으며 ‘5~10년 미만’과 ‘5년 미만’은 각각 8%였다. 전체 종교인 중에서 20년 이상 믿었다는 사람이 62%를 차지했다.
신앙 기간은 대체로 응답자의 현재 나이에 비례하기 때문에 이 자체만으로는 해석의 한계가 있지만, 1984년 이후 다섯 번의 조사에서 20년 이상 장기간 신앙생활을 했다는 응답은 계속 증가한 반면(1984년 35%; 2014년 62%) 5년 미만 단기간 신앙 생활자는 감소했다(1984년 22%; 2014년 8%). 이상과 같이 신앙 시기, 즉 종교를 믿기 시작한 연령이 높아지고 장기 신앙자 비중이 늘어난 것은 종교 인구의 고령화 현상과도 무관치 않은 결과다.

◎ 주 1회 이상 종교 의례 참여율: 개신교인 80%, 천주교인 59%,
-불교인 6%종교별 차이 큰 가운데 개신교인의 종교 의례 참여율은 30년간 약 20%포인트 늘어

종교인(754명)에게 요즘 성당/교회/절 등 종교 의례를 위한 장소에 얼마나 자주 가는지 물은 결과, ‘일주일에 1번 이상’이 44%로 가장 많았고 ‘두세 달에 1번 이상’ 28%, ‘일 년에 1~2번 이하’ 26% 순이었다. 열 명의 종교인이 있다고 가정하면 그중 4명은 주 1회 이상 종교 의례에 참여하지만, 3명은 잘해야 일 년에 한두 번 또는 아예 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개신교인의 80%, 천주교인의 59%가 ‘일주일에 1번 이상’ 교회나 성당을 가는 반면, 불교인은 6%에 불과했다. 불교인의 52%는 ‘1년에 1~2번 이하’로 절에 간다고 답해, 다수가 주간 종교 의례에 참여하는 기독교와 달리 불교에서는 연간 의례 참여가 더 보편적이었다.

▲지난 30년간 종교인 전체의 추이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종교별로는 큰 차이가 있었다. 개신교인은 ‘주 1회 이상’ 종교 의례 참여율이 1984년 62%에서 2014년 80%까지 약 20%포인트 늘었고, 천주교인은 1984년 66%에서 2004년 43%로 줄었다가 이번 2014년에는 59%로 늘어 1997년 수준을 회복했다. 불교인의 경우 1984년 10%가 최대치였다.

 

 

◎ 불교인 ‘1년에 1~2번 시주’ 45% vs. 기독교인 ‘십일조 한다’ 61%
-기독교인 십일조 이행률(개신교인 68%, 천주교인 36%) 역대 최고

다음으로는 종교적 헌납 즉 불교인에게는 연간 시주 빈도를, 기독교인에게는 십일조 여부를 물었다. 먼저 불교인(334명)의 지난 1년간 시주 빈도는 ‘1~2번’이 45%로 가장 많았으며 ‘3~4번’ 15%, ‘5~6번’ 10%, ‘7~10번’ 5%, ‘11번 이상’ 12%, 그리고 ‘지난 1년간 한 번도 시주하지 않았다’가 13%였다. ‘1년에 0~2번’ 시주 비율은 1997년까지 45% 내외로 비슷했으나 2004년 49%, 이번 2014년에는 58%로 더 늘었다.

▲기독교인, 즉 개신교인(318명)과 천주교인(98명)에게 수입의 10분의 1을 종교적으로 헌납하는 ‘십일조’에 대해 물은 결과 61%가 ‘요즘 십일조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독교인의 십일조 이행률은 1980년대 38%였으나 이번 2014년에는 6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신교인(68%)의 십일조 이행률이 천주교인(36%)보다 높은데, 지난 네 차례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성당/교회/절에 가는 것이나 시주, 십일조 등은 대표적인 종교적 활동이다. 불교인의 종교 의례 참여나 시주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연례 행사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 개신교인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 ‘관심이 없어서’ 45%
-과거에 비해, 저연령일수록 더 종교에 무관심

비종교인(742명)은 현재 종교를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45%가 ‘관심이 없어서’라고 답했고, 그다음은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19%),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8%), ‘나 자신을 믿기 때문’(15%) 순이었다.

▲‘관심이 없어서’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응답은 1997년 26%, 2004년 37%, 2014년 45%로 늘었으며, 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 55%로 가장 많았고 30대부터 50대는 40% 선, 60세 이상은 36%로 차이를 보였다.

 

 

◎ 비종교인의 호감 종교: ‘불교’ 25%, ‘천주교’ 18%, ‘개신교’ 10%
-‘호감 가는 종교 없다’ 10년 전 33%에서 46%로 늘어

비종교인(742명)에게 종교를 믿지 않는 것과 무관하게 가장 호감을 느끼는 종교를 물은 결과 25%가 ‘불교’를 꼽았고, 그다음은 ‘천주교’(18%), ‘개신교’(10%) 순이었으며 절반에 가까운 46%는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연령별로 보면, 고연령일수록 ‘불교’에 호감 간다는 응답이 많았고 ‘개신교’는 전연령 대에서 10% 남짓하게 고른 분포를 보였으며 ‘천주교’는 50대 이하에서 약 20%, 60세 이상에서는 10% 정도로 나타났다.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은 40대(40%)에서 가장 적었고, 40대 위아래 세대로 갈수록 더 많았다. 2030 세대는 또래 집단에 종교인 비율이 낮고 관심 가질 기회가 적어서, 5060 세대는 이미 종교인 비율이 높은 데다 과거 신앙 경험 등에 의해 종교에 별로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4년 현재 한국인 중 불교인 22%, 개신교인 21%, 천주교인 7%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종교인의 ‘천주교’에 대한 호감도는 높고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2004년과 비교하면 호감 가는 종교로 ‘불교’를 꼽은 비율이 37%에서 25%로 감소한 반면,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은 33%에서 46%로 늘었다. 그러나 ‘개신교’와 ‘천주교’는 10년 전과 거의 변함이 없었다.

2. 종교의식

1) 조사 내용
◦유교적 성향: 부부 역할 구별, 자식은 부모에 순종
◦불교적 성향: 윤회설, 해탈설
◦기독교적 성향: 창조설, 절대자의 심판설
◦종교적 실재에 대한 믿음: 절대자/신, 극락/천국, 사후 영혼, 기적, 귀신/악마
◦종교의 교리 차이
◦비종교인의 구원 가능성

2) 주요 결과
◎ 유교적 성향,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급격히 쇠퇴, 이후 큰 변화 없어
-‘남편, 아내 할 일 구별돼야 한다’ 긍정률: 1984년 73%→2014년 43%
-‘자식은 자기 생각보다 부모 뜻 따라야 한다’: 1984년 48%→2014년 32%

한국인의 실제 종교의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평소 가치관이나 다양한 주제에 대한 견해를 추가로 물어 본인이 밝힌 종교 이외 여러 종교적 성향을 함께 봐야 한다. 현대의 다종교 사회에서 하나만의 종교 성향을 지닌 종교인은 별로 없다. 특정 종교를 믿는다 해도 그가 속한 사회의 문화적 전통에 따라 다양한 종교적 성향을 띨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3대 종교는 불교, 개신교, 천주교지만, 종교 여부를 떠나 다수 국민이 따르는 관혼상제(冠婚喪祭) 저변에는 유교(儒敎)가 깊이 자리한다. 이 조사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종교 성향을 유교, 불교, 기독교 중심으로 살펴봤다.

▲먼저 한국인의 종교의식 중 유교적 성향을 측정하기 위한 문항은 ‘남녀유별(男女有別)’과 ‘충효(忠孝)’ 두 가지다. 한국갤럽이 2014년 4월 전국(제주도 제외)의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에게 ‘남편과 아내가 해야 할 일은 구별되어야 한다’는 말에 대해 물은 결과 43%가 ‘그렇다’, 54%는 ‘아니다’라고 답했고 ‘자식은 자기 생각보다 부모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그렇다’ 32%, ‘아니다’ 64%로 나타났다.

▲종교별로 보면 불교인의 유교적 성향 측정 항목 긍정률이 높은데, 이는 현재 타 종교에 비해 불교인에 고령층이 많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이처럼 유교적 성향의 유무는 종교보다 연령별 차이가 더 뚜렷하다. ‘남편과 아내의 역할 구별’에는 20대의 26%, 60세 이상의 63%가 동의하며, ‘자식은 부모의 뜻에 순종’에는 20대의 20%, 60세 이상의 49%가 동의해 고연령일수록 유교적 성향이 강했다.

▲‘남편과 아내의 역할 구별’에 ‘그렇다’는 응답은 1984년 73%에서 1997년 62%, 2004년 39%로 감소했고 2014년은 43%로 10년 전보다 더 줄지는 않았다. ‘자식은 부모의 뜻에 순종’ 긍정률은 1984년 48%에서 2014년 32%까지 줄었다. 요약하면 유교적 성향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급격히 쇠퇴했고 그 후 10년간은 변화의 정도가 크지 않았다.

 

 

◎ 불교적 성향: 지난 30년간 불교인-비불교인 차이보다 종교인-비종교인 격차 커져
- ‘사람이 죽으면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 긍정률: 1984년 21%
      →2014년 28%
- ‘누구나 진리를 깨달으면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다’: 1984년 49%→2014년 35%

다음으로 불교적 성향 파악을 위해서는 ‘윤회설(輪廻說)’과 ‘해탈설(解脫設)’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사람이 죽으면 어떤 형태로든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설에 대해서는 28%가 ‘그렇다’, 53%는 ‘아니다’라고 답했고 ‘누구나 진리를 깨달으면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해탈설에 대해서는 ‘그렇다’ 35%, ‘아니다’ 51%로 나타났다.

▲윤회설 긍정률은 1984년 21%에서 1997년 26%로 늘었고 그 후로는 비슷하며(2004년 27%, 2014년 28%), 해탈설 역시 1984년에는 한국인의 절반(49%)이 ‘그렇다’고 답했으나 1997년에는 그 비율이 35%로 감소했고 이후로는 30%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2004년 30%, 2014년 35%).

▲불교 사상에 기반한 두 항목에 대해 불교인의 약 40%가 긍정했고(윤회설 38%, 해탈설 42%), 이는 1997년이나 2004년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개신교인의 윤회설(34%)이나 해탈설(43%) 긍정률이 2004년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늘어 불교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른 점이다.비종교인의 경우, 윤회설에 대해서는 지난 30년간 긍정률이 20% 내외로 유지됐으나 해탈설 긍정률은 1984년 48%에서 2004년 28%로 감소했고 2014년은 27%로 10년 전과 비슷했다. 요약하면 불교적 성향은 지난 30년간 불교인-비불교인 차이보다 불교인을 포함한 종교인-비종교인 격차가 커졌다.

 

 

◎ 기독교적 성향: 전반적으로 약화된 가운데 개신교인-천주교인 차이 두드러져
-‘세상은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누가 만들었다’ 긍정률: 1984년 46%→2014년 34%
-‘종말이 오면 모든 사람은 절대자의 심판을 받게 되어 있다’: 1984년 35%→ 2014년 25%

끝으로 기독교적 성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창조설’과 ‘절대자의 심판설’에 대해 물었다. ‘이 세상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누가 만들었다’는 말에는 34%가 ‘그렇다’, 52%는 ‘아니다’라고 답했고 ‘앞으로 이 세상의 종말이 오면 모든 사람은 절대자의 심판을 받게 되어 있다’는 말에 대해서는 ‘그렇다’ 25%, ‘아니다’ 60%로 나타났다.

▲종교별로 보면 기독교적 성향 항목에 대해서는 개신교인의 긍정률이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천주교인, 불교인, 비종교인의 순이었다. 창조설은 개신교인의 59%가 믿으며, 천주교인은 45%, 불교인 34%, 비종교인은 21%에 그쳤다. 절대자의 심판설에 대한 긍정률 역시 개신교인이 61%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천주교인 38%였으며 불교인(16%)과 비종교인(12%)은 20%를 넘지 않았다.

▲창조설과 심판설 모두 지난 30년간 긍정률은 10%포인트 남짓 감소한 반면 부정률은 20%포인트 넘게 증가해 기독교적 성향은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특히 기독교인에서 두드러진다. 1984년 개신교인과 천주교인의 창조설 긍정률은 모두 80%에 달했으나 30년간 개신교인 59%, 천주교인 45%로 감소했으며, 심판설 역시 1984년 76%에서 2014년 개신교인 61%, 천주교인 38%로 바뀌며 개신교인-천주교인 간 차이가 커졌다.

 

 

◎ 초자연적 존재 긍정률: ‘기적’(56%), ‘사후 영혼’(47%), ‘절대자/신’(39%)
-개신교인은 79%가 ‘절대자/신’ 있다고 믿으며 다른 초자연적 존재 긍정률도 가장 높아
-지난 30년간 ‘절대자/신’ 존재 긍정률은 감소, 그 외 개념들에 대한 믿음은 큰 변화 없어

종교적 교리의 중심을 이루는 초월적 존재에 대한 인식에 따라 개인의 신앙 형식과 내용, 즉 개인의 신앙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 여러 종교에서 말하는 초자연적인 개념들에 대해 각각 존재한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존재한다’는 응답은 ‘기적’이 56%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죽은 다음의 영혼’(47%), ‘극락/천국’(42%), ‘귀신/악마’(41%), ‘절대자/신’(39%) 순으로 나타났다.

▲종교별로 보면 여러 초자연적 개념의 존재를 믿는 사람은 개신교인 중에 가장 많았고(5개 개념 모두에 대해 70% 이상) 그다음은 천주교인(각 개념별로 60% 이상), 불교인(최저 ‘절대자/신’ 44%, 최고 ‘기적’ 57%) 순이었다. 비종교인은 42%가 ‘기적’이 있다고 봤고 ‘죽은 다음의 영혼’은 28%, ‘귀신/악마’ 22%, ‘극락/천국’ 18%, ‘절대자/신’ 16% 등 나머지 개념을 믿는 사람은 30%를 넘지 않았다.

▲지난 30년간 각 개념의 존재 긍정률 추이 또한 달랐다. ‘절대자/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1984년 51%; 2014년 39%) ‘극락/천국’을 믿는 사람은 30년간 꾸준히 40% 내외, ‘죽은 다음의 영혼’은 50% 내외, ‘기적’은 60% 내외로 유지돼 변화가 크지 않았다.

▲최근 10년간 변화만 보면 불교인의 경우 ‘극락/천국’ 존재를 믿는 사람이 36%에서 51%로 많아지는 등 여러 초자연적 개념 긍정률이 대체로 늘었고, 개신교인과 천주교인은 비슷하거나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었다. 비종교인은 10년 전에 비해 개념별 긍정률이 감소했다.

 


 
◎ ‘여러 종교의 교리는 결국 비슷한 진리를 담고 있다’ 70%
-‘개신교인은 절반(49%)만 ‘그렇다’고 답해 타 종교인과 차이

 

종교의 교리 차이에 대한 관용성, 즉 ‘여러 종교의 교리는 결국 비슷한 진리를 담고 있다’는 말에 대해 ‘그렇다’ 70%, ‘아니다’ 24%였으며 6%는 의견을 유보했다. 역대 조사에서 ‘그렇다’는 응답이 모두 70%를 상회해 한국인은 대체로 서로 다른 종교 교리도 결국은 통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긍정률은 소폭 감소(1984년 78%; 2014년 70%)한 반면 부정률은 배로 늘어(1984년 12%; 2014년 24%) 종교 간 차별성(배타성)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종교별로 보면 불교인과 천주교인의 79%, 그리고 비종교인의 74%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개신교인은 그 비율이 49%에 그쳤다. 개신교인은 1984년 첫 종교 조사 때부터 타 종교인이나 비종교인에 비해 종교적 관용성을 인정하는 비율이 낮은 편이었고(개신교인 65%; 비개신교인 80% 이상) 그러한 경향은 5차 조사까지 이어졌다. 바꿔 말하면, 자신이 믿는 종교만을 절대 진리로 보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으며 특히 개신교인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 ‘비종교인이라도 선하다면 구원받을 수 있다’ 67%
-비종교인(76%), 불교인(75%), 천주교인(67%) 등 비개신교인과 개신교인(36%) 입장 상반

▲‘아무리 선한 사람이라도 종교를 믿지 않으면 극락이나 천국에 갈 수 없다’는 말에 대해서는 67%가 ‘아니다’, 20%가 ‘그렇다’고 답했고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역대 조사에서 ‘아니다’라는 응답, 즉 ‘비종교인이라도 선하다면 구원받을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모두 70% 내외였다.

▲그러나 종교별 차이, 특히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간 입장은 상반됐다. 우선 비종교인의 76%가 비종교인이라도 구원 가능하다고 답했고 불교인(75%)과 천주교인(67%)도 가능성을 높게 봤으나, 개신교인은 그 비율이 36%에 그쳤으며 이러한 경향은 지난 30년간 비슷하게 유지되어 왔다.

이번 종교의식 관련 조사 결과 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우리 사회에서 종교인과 비종교인 간 경계보다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간 경계가 더 명확히 나타난 점이라 할 수 있다.

3. 종교 단체와 종교인

1) 조사 내용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 변화
◦종교 단체에 대한 인식: 종교 본래의 뜻 상실, 참진리 추구보다 교세 확장 관심, 헌납금 강요
◦종교 기관의 사적 상속
◦성직자의 품위와 자격
◦종교적 덕목의 실천: 일반인 평가, 종교인 평가

2) 주요 결과

 

◎ ‘과거에 비해 종교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 1984년 68%→2014년 47%
-종교 영향력 증가 의견, 개신교인(59%)이 가장 많고 비종교인(40%)은 가장 적어

‘종교’라는 말은 다양한 종교 관련 현상을 포함하지만, 본 조사에서는 추상적인 종교가 아니라 현실에서 종교를 표상하는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종교 위상을 파악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 변화, 종교 단체와 성직자에 대한 인식, 그리고 종교인의 종교적 덕목(박애와 자비) 실천 정도를 물었다.

▲종교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변화에 대해 물은 결과 ‘종교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 47%, ‘감소하고 있다’ 19%, ‘비슷하다’ 34%로 나타났다.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을 종교별로 보면 개신교인이 59%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불교인(50%)과 천주교인(48%)이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비종교인은 40%로 가장 적었다.

▲한국인의 절반(47%)은 여전히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그 비율은 1980년대 약 70%에서 크게 낮아졌으며, 종교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1980년대 약 10%에서 2014년 19%로 늘었다.

 

 

◎ ‘종교 단체는 종교 본래의 뜻을 잃어버리고 있다’ 63%
-이에 대한 긍정률은 비종교인(71%)›불교인(62%)›천주교인 54%, 개신교인 52% 순

1990년대 이후 종교인과 비종교인 인식 차 커져종교 단체와 관련해서는 ‘종교 본래의 뜻 상실’ ‘참진리 추구보다 교세 확장에 관심’ ‘헌납금 강요’ 등 세 가지 측면의 인식 변화를 살펴봤다. 먼저 ‘대부분의 종교 단체가 종교 본래의 뜻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말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 13%, ‘어느 정도 그렇다’ 50%, ‘별로 그렇지 않다’ 29%, ‘전혀 그렇지 않다’ 4%로 ‘그렇다’(63%)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33%)를 크게 앞섰다

▲종교별로 보면, 개신교인(52%)과 천주교인(54%)은 종교 단체가 본래의 뜻을 잃어버린다는 데 절반가량만 동의했으나 불교인(62%)은 그 비율이 좀 더 많았고 비종교인은 71%에 달해 대체로 종교인보다 비종교인이 현재 종교 단체에 대해 좀 더 비판적 입장이었다. ‘그렇지 않다’는 의견은 개신교인(46%)과 천주교인(44%)에서 비교적 많았고 그다음은 불교인(36%), 비종교인(24%) 순이었다.

▲‘종교 단체가 종교 본래의 뜻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데 동의하는 응답은 1997년 72%로 정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2004년 68%, 2014년 63%로 감소해 다시 30년 전(1984년 67%)과 비슷해졌다. 반면 ‘그렇지 않다’는 1984년 20%에서 2014년 33%로 늘었다.

 

 

◎ ‘대부분의 종교 단체는 참진리 추구보다 교세 확장에 더 관심 있다’ 68%
-이 말에 대한 긍정률은 비종교인(76%)›불교인(67%)>천주교인(62%)›개신교인(53%) 순
-지난 30년간 개신교인에서만 지속적 감소(1984년 71%→2014년 53%)

‘대부분의 종교 단체는 참진리를 추구하기보다는 교세 확장에 더 관심이 있다’는 말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 23%, ‘어느 정도 그렇다’ 45%, ‘별로 그렇지 않다’ 24%, ‘전혀 그렇지 않다’ 4%였다.

▲종교별로 ‘그렇다’는 응답은 개신교인(53%)에서 가장 적었고, 천주교인(62%), 불교인(67%), 비종교인(76%) 순으로 많아 개신교인과 비종교인 간 인식 차가 가장 컸다.

▲이 결과는 종교 단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과거 네 차례 조사에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모두 70%를 넘었으나 이번에는 68%로 그 정도가 완화된 양상이며,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1984년 14%에서 2014년 28%로 늘었다. 지난 30년간 각 종교별 변화 양상이 달랐는데, 특히 개신교인에서만 ‘그렇다’는 응답이 1984년 71%에서 2014년 53%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한 점이 두드러졌다.

 

 

◎ ‘요즘 종교 단체는 헌납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65%
-이에 대한 긍정률은 비종교인(73%)›불교인(63%), 천주교인(59%)›개신교인(46%) 순
-지난 30년간 개신교인에서만 지속적 감소(1984년 67%→2014년 46%)

‘요즘 종교 단체는 시주/헌금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 16%, ‘어느 정도 그렇다’ 49%로 65%가 ‘그렇다’고 답했고 ‘별로 그렇지 않다’ 27%, ‘전혀 그렇지 않다’는 4%였다.

▲종교별로 보면 헌납금 강조 경향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은 비종교인에서 73%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불교인(63%), 천주교인(59%) 순이었으며 개신교인은 그 비율이 46%에 그쳐 그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1984년부터 2004년까지의 조사에서도 종교 단체가 헌납금을 강조한다는 응답은 모두 60% 중후반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과거에 비해 의견유보(‘모르겠다’)는 줄고 대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늘어 이번에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비종교인이나 불교인, 천주교인은 과거 조사와도 크게 다르지 않으나, 개신교인에서만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1984년에는 개신교인의 67%가 헌납금 강조가 지나치다고 여겼으나 이후 30년에 걸쳐 46%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했다. 참고로 개신교인의 십일조 이행률은 1984년 42%에서 2014년 68%까지 늘었다.

 

 

◎‘종교 기관의 사적 상속, 해서는 안 된다’ 87%
-사적 상속 반대, 개신교인만 2004년 91%→2014년 81%로 감소

종교 기관의 사적 상속에 대해 물은 결과 ‘해서는 안 된다’ 87%, ‘해도 된다’ 13%로 응답자 대부분이 부정적이었다. 2004년 조사에서도 90%가 ‘해서는 안 된다’고 답해 종교 기관의 사적 상속에 대한 입장에는 변화가 크지 않았다.

▲종교별로 보면 불교인(88%), 천주교인(89%), 비종교인(89%)은 종교 기관의 사적 상속 반대가 90%에 육박했고 10년 전과도 비슷했으나, 개신교인에서만 그 비율이 91%에서 81%로 감소해 다소 완화된 태도를 보였다.

 

 

◎ ‘우리 주변에 품위, 자격 미달 성직자 많다’ 87%-종교별 차이 없어
요즘 우리 주변에 품위가 없거나 자격이 없는 성직자가 얼마나 많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매우 많다’ 22%, ‘어느 정도 있다’ 65%로 전체 응답자의 87%가 ‘(매우+어느 정도) 있다’고 답했고 ‘(별로+전혀) 없다’는 13%에 불과했다. 품위나 자격이 없는 성직자가 많다는 의견은 불교인(88%), 개신교인(85%), 천주교인(89%), 비종교인(87%) 등 종교를 불문하고 90%에 육박했다.

▲자격미달 성직자가 흔하다는 의견은 1984년 65%, 1989년 71%, 1997년 79%, 2004년 87%까지 꾸준히 늘었지만 2014년 이번 조사에서는 더 이상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자격미달 성직자가 더 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미 10년 전부터 우리 국민 열 명 중 아홉 명이 자격 미달 성직자가 많다고 느끼고 있어 더 이상 악화될 여지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 ‘요즘 사람들(일반인)은 사랑과 자비를 실천한다’ 34%, ‘그렇지 않다’ 66%
-‘종교를 믿는 사람들(종교인)은 실천한다’ 45%, ‘그렇지 않다’ 55%
-기독교인은 일반인보다 종교인의 실천 정도를 20% 포인트 이상 높이 평가
-비종교인은 종교적 믿음과 무관하게 사회 전반적인 실천 정도를 낮게 평가

일반인(비종교인과 종교인 포함)과 종교인이 각각 ‘이웃과 타인을 사랑하라, 자비를 베풀라’는 말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가 물은 결과, 일반인에 대해서는 ‘(별로+전혀) 지키지 않는다’는 응답이 66%였고 ‘(매우 잘+어느 정도) 지키고 있다’는 34%로 부정률이 긍정률을 크게 앞섰다. 종교인에 대한 평가 역시 ‘지키지 않는다’가 55%, ‘지키고 있다’가 45%로 부정적 의견이 더 많았다.

▲지난 30년간 다섯 차례 조사에서 모두 일반인보다는 종교인이 사랑과 자비를 잘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부분에서는 종교별 인식 차가 컸다. 개신교인(일반인 47%, 종교인 74%)과 천주교인(일반인 39%, 종교인 60%)은 일반인보다 종교인의 사랑과 자비 실천 정도를 20%포인트 이상 높게 봤고, 불교인 역시 일반인 32%, 종교인 41%로 종교인을 약간 더 높게 평가했다. 반면 비종교인은 일반인 29%, 종교인 33%로 종교적 믿음과는 무관하게 사회 전반적인 실천 정도를 낮게 봤다.

‘종교 단체와 종교인’에 대한 주요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여전히 한국인의 절반(47%)은 ‘우리 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지난 30년간 점차 약화되고 있다. 또한 종교 단체의 부정적인 면, 즉 ‘종교 본래의 뜻 상실’(63%), ‘참진리 추구보다 교세 확장에 더 관심’(68%), ‘헌납금 강요’(65%) 등에 대해 응답자의 3분의 2가 동의했다. 종교별로 보면 개신교인이 종교 단체나 종교인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비종교인은 가장 부정적 입장이었으며 천주교인과 불교인은 그 사이에 위치했다. 이는 앞서 공개한 ‘종교의식’ 주요 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개신교인과 타 종교인, 개신교인과 비종교인 간의 경계가 명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 한국종교의 전망과 과제

 

30년 전 한국종교 연구에 객관적인 실증자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초기부터 참여한 필자로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마무리하면서 그 기나긴 여정을 다시 뒤돌아보게 하였다. 이 글은 지난 30년의 조사를 고려하며 향후 한국종교의 전망과 더불어 학계와 종교계, 그리고 관련 정책당국이 관심을 가질 만한 몇 가지만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먼저 종교인구(여기서는 제도권 종교의 인구를 말함) 부분에서는 종교를 믿는 인구가 50%로 남성(44%)보다 여성(57%)에 더 많았으며, 고연령일수록 많았다.(20대 31%, 60세 이상 68%) 종교인 비율은 1984년 44%, 1989년 49%, 1997년 47%에서 2004년 54%까지 늘었으나 2014년에는 50%로 무려 4%포인트나 감소하였다. 청년층과 고학년층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러한 경향은 종교인구가 우리 사회 저출산 고령화 추세의 영향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많다. 필자가 보기에는 지금부터 제도권 종교의 종교인구의 감소시대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한다.

종교인의 비율을 종교별로 살펴보면, 불교인이 22%, 개신교인 21%, 천주교인 7%, 비종교인 50%로 나타났다. 그리고 현재 종교인구의 지형은 불교의 감소 추세, 개신교와 천주교의 정체로 요약된다. 10년 전 지형은 불교의 약진 추세, 개신교의 정체, 천주교의 감소 추세였다. 불교인구만 약진에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2014년 현재 불교인과 개신교인 비율은 비슷하다. 그러나 개신교와 천주교가 같은 기독교 신앙양식에서 비롯된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의 제도권 종교문화는 불교나 전통종교가 아니라 기독교적 신앙 양식이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인의 종교생활면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종교의 비중이 대폭 하락하고, 종교 의례의 참여 빈도와 기원이나 의례의 빈도 등에서도 개신교인을 제외하고는 참여율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반면에 최근 10년 전보다 종교인 내면의 종교 경험에 대한 경험률은 전반적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개인의 종교성은 증가하는 데 비해 실제 제도화된 종교에 대한 참여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난 30년 동안 종교적 참여는 개신교인에게는 더 강화되고 있으며, 천주교인은 그 중간이며, 불교인은 비종교인에 접근하고 있다. 요컨대, 개신교는 종교 조직의 멤버십을 중시하는 경성종교(硬性宗敎)로, 불교는 일반 문화에 퍼져가는 연성종교(軟性宗敎)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의 종교 성향의 경우 1984년도 조사 이후 전체적으로 감소하다가 최근 10년간은 변화가 거의 없는 답보상태에 있다. 지난 30년간의 특이점을 보면, ‘절대자/신’의 긍정률은 크게 감소한 반면 ‘극락/천당’ ‘귀신/악마’의 긍정률은 계속 증가하였다. ‘절대자/신’의 큰 감소는 서구적인 신 중심의 신앙 형식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며, ‘극락/천당’의 대폭 증가는 생활의 고달픔에서 벗어나려는 타계적인 대망신앙의 성향이 증가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귀신/악마’의 증가는 우리 사회 삶의 각박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현대종교의 추세로 나타나는 종교 사사화(私事化)와 개인 중심의 신앙도 우리 사회 종교문화에서 꽤 많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시에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다문화 시대임에도 종교적 관용도(寬容度)는 과거에 비해 부정적 응답이 크게 증가하였다.

한국인의 가치관에서도 세속적인 가치는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종교적인 가치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성선설(性善說)에 찬성하는 비율은 39%로 1984년 조사 이래 최저치에 이르고 있다. 반면 지난 30년 동안 성악설과 선악 공존설은 계속 증가하였다. 전래의 사고방식에서도 문항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한편, 우리 사회에 비교적 흔한 일이 되어버린 이혼과 낙태는 응답자 60% 이상이 용인하고 있다. 그에 비해 동성애(同姓愛)는 응답자 1/4만 인정하고 있다. 이같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가치관 항목에서는 종교의 차이보다 세대별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압축적 성장을 하다 보니 그만큼 세대 간의 갈등이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은 지난 30년간 ‘감소하고 있다’는 응답이 계속 증가하였다. 더불어 종교적 덕목 실천에 대한 긍정률도 크게 감소하였다. 한편, 종교의 사회적 기여에 대해서는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종교단체의 역할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다. 종교적 헌납에 대해서도 개신교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부정적인 응답이 대부분이다. 이들 응답은 우리 사회가 추상적인 종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현실의 종교단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말하자면 종교단체가 종교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조사를 전체적으로 보면, 각 종교단체는 지난 10년간 사회 부정적 여론에 대해 각자 나름의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신교는 자체 종교의식(정체성)을 강화하면서 자기 혁신을 진행해서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불교는 내부 쇄신을 진행하고 있으나 거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천주교는 단지 종교적 활동만을 과거에 비해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한국의 종교는 세속 문화의 침투에 대해 자기 정체성을 보존하고자 개인의 종교성을 대폭 강화시키고는 있으나 그러한 노력이 개인의 종교성 강화에만 영향을 줄 뿐 조직으로서 종교에는 개신교를 제외하고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불교의 건의 사항으로는 성직자의 자질 향상, 개신교는 지나친 전도, 천주교는 종교 이외의 일에 자제 등이 제일 많이 지적되고 있는 것을 고려해 보면 이 같은 현상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불교는 운영의 합리성과 효율성에 현대 조직으로서 문제가 많이 나타나고, 개신교는 여전히 신앙적 정열과 자신의 정체성 강조하면서 비개인교인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천주교는 과거와는 달리 전도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자생종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자신의 존재감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 종교계는 1914년 현재 종교 내외에서 불어 닥친 부정적 여론들에 힘써 대처해야 하는 수성(守成)의 종교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양적 성장(成長)에 길든 각 종교는 자기 정체성을 강화하고 내부 운영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밖에 없는 즉, 종교 내부의 개혁과 쇄신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종교 내부의 개혁과 쇄신이 없이 개신교와 같이 자기의 정체성만을 강화하면 외집단과는 거리를 두게 되고 이질만이 키워 사회 주도문화와 종교 간의 갈등을 더욱 부채질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한국 종교문화의 성숙은커녕 종교가 자기 집단 이익을 위해 각자도생(各自圖生)할 가능성이 많으며, 다른 한편으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국가의 종교 중립성 문제가 더욱 거세게 제기될 것이다. 이 같은 부정적인 종교현상과 사회여론을 극복하고 향후 한국 종교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확보하기 위해서 한국 종교들의 내부 개혁과 쇄신이 필요한 때이다.

먼저 탈근대의 영성적 종교들에 대해 대처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향후 현대조직 종교들이 개인 신앙화되고 더 연성 종교화가 될 가능성이 많다. 모든 종교가 자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아직도 자기 조직만의 이해를 위해 무조건 멤버십 종교로만 지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다음 현재 세속 사회에 대한 ‘대안적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데 한국 종교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시민이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를 만나면 그들의 삶을 구원하기 위해 종교는 항시 더불어 사는 새로운 삶의 양식들을 만들어 왔다. 한국 종교는 그런 역사적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끝으로 한국 종교들은 시민의 구체적인 삶을 증진시킬 수 있는 ‘시민적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 인간 존중과 더불어 사는 삶에 기여할 수 있는 공공성을 확보할 때만 종교는 사회 주도종교로 발돋움할 수 있다. 근대 이후 한국 종교는 교조적인 정교분리(政敎分離)에 사로잡혀 세속 사회로부터 혼자 안주할 수 있는 폐쇄 공간을 만들어 왔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서는 기업적 경영 방식을 이상으로 삼고 선거를 이용해서 집단의 양적 팽창에 자신의 힘을 쏟아 왔다. 현재 우리 사회 진행되고 있는 개인의 종교성 강화와 제도화된 종교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종교가 자신의 영역 내에서만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과 더불어 종교적 활동이 인권, 환경, 복지, 문화, 통일과 같은 세속의 공공영역에까지 확산되어야 한다는 시민의 바람을 먼저 인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윤승용 / 한국갤럽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철학박사). 한국신종교학회 회장,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사회조사 담당이사 등 역임. 주요 논문으로 〈최근 20년간 한국종교문화변동〉 〈종교통계로 본 한국불교〉 등이 있고, 저서 및 편저로는 《한국종교의 의식과 예절》 《한국종교와 종교학》 등이 있음. 현 불교사회연구소 기획위원.

저작권자 © 불교평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