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한국불교의 국제구호 활동

1. 들어가며

한때 자살 충동에 시달려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아픔을 겪은 미국 출신의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40)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배우이면서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것이 영향력을 유지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얼마 전 앤젤리나 졸리가 이라크와 시리아 난민캠프를 방문했는데, 거의 모든 언론에서 이 소식을 기사로 다뤘다. 이라크와 시리아 방문 후 앤젤리나는 〈뉴욕타임스〉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미국 내에서 우리의 가치를 보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중동의 난민 캠프, 파괴된 시리아의 유령 도시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 또한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젤리나는 영화 〈툼 레이더〉 촬영을 위해 방문했던 캄보디아에서 킬링필드의 참상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데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이후 지뢰 제거를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유엔난민기구 홍보대사가 됐다. 캄보디아 봉사활동 중에 고아원에서 만난 매덕스(당시 4세)를 비롯해 시리아, 베트남, 에티오피아 아이들을 입양했다. “나는 내가 하는 일과 별개로 항상 난민 캠프에 가서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길 원한다. 그것은 특권이자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민의 마음은 인간의 근본 바탕이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도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었다. 이를 본 기자가 노란 리본의 정치적 편향을 우려하는 질문을 했다. 이때 교황은 “인간적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라는 오래도록 기억될, 종교의 본질과 인간의 숭고함을 체화하지 않고서는 내놓을 수 없는 답변을 했다.

국제개발협력사업은 종교 간 경쟁의 장이다. 인도적 지원이 사업의 중심을 이루다 보니 각 종교는 해당 종교의 가르침을 구현하는 사업으로 자연스럽게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된다. 국제개발 NGO의 협의체인 국제개발협력 민간협의회(KCOC, Korea NGO Council for Oversea Development Cooperation)에 가입한 단체 109개 중 45개가 종교적 신앙을 바탕으로 출범해 활동하고 있는 것을 이 분야가 종교의 영역인 것처럼 보인다. 불교계는 20여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종교별 비교로 보면, 적지 않은 활동이다.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 NGO는 대부분 2000년대 이후 창립됐다. 그중 하나가 로터스월드(Lotus World)다.

이 글에서는 로터스월드의 출범 배경과 활동 상황과 성과를 살펴보고, 이어 현재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짚어볼 것이다. 끝으로 로터스월드는 물론 불교계 국제개발 NGO들 앞에 놓인 과제들은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것으로써 마무리하고자 한다.

2. 로터스월드 출범 배경: 빈곤으로부터 구제

불교계가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다. 이 시기에 5개 단체가 출범했다. 2000년대 26개, 2010년대에는 33개로 늘어났다. 33개 중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곳은 20여 곳이다. 로터스월드는 2002년 캄보디아 지원 사업을 하면서 국제개발 NGO에 합류했다. 2006년부터 앙코르 와트 세계문화유산이 소재한 시엠레아프에 아동센터를 설립해 빈곤아동의 복지와 교육사업, 초등교육 지원을 했다. 로터스월드의 창립이 2000년대 초반이니 불교계에 한창 국제개발협력 요청이 있을 즈음이다. 
로터스월드의 공식적인 창립연도는 법인 등록을 완료한 2004년이다. 창립 이후 현재까지 성관 스님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 수송동에 법인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사무국은 운영지원팀, 사업기획팀, 후원관리팀으로 꾸려져 있다. 국내 6명, 캄보디아 2명 등 8명의 상근 활동가가 근무하고 있다. 경기·경북·전남·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 지부를 두고 있다. 2013년 결산보고에 따르면, 8억 1천2백만 원을 이들 사업에 투입했다. 운영비를 포함한 전체 재정 규모가 10억 6천여만 원인데, 이는 소형에 해당한다.

사업을 시작한 지 10주년을 맞아 이사장 성관 스님은 홈페이지에 올린 인사말을 통해 “오랜 내전의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는 캄보디아의 빈곤아동에게 교육 기회를 주고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생각으로 캄보디아 아동센터를 설립하고, 부모 없는 아이들과 부모가 있어도 가난 때문에 교육받을 기회가 없는 아이들을 데려와 보육을 시작하였다”고 회고하고 “아직은 부족한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이 많지만 이웃을 향해 마음을 열고 나눔을 실천하고자 뜻을 내신 후원자 여러분의 경책과 격려를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그리고 오늘보다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성관 스님은 방글라데시의 소수민족인 줌머족 난민 지원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터스월드는 2013년 8월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로부터 ‘특별협의 지위’를 부여받았다. 그동안의 활동 성과를 국제기구에서 인정한 것이며, 이후 더 활발한 활동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불교계 NGO로는 한국JTS에 이어 두 번째다. 특별협의 지위를 획득함에 따라 로터스월드는 △UN 콘퍼런스를 비롯한 이사회 및 산하 기구들의 공식 모임 참석 △의제 제출 등 이사회에 대한 발언권 △UN 산하기구와 공동 사업 추진 등의 권한을 갖게 됐다.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은 불교사회복지의 지역적 확장이며, 인간에 대한 도리의 심화이다. 박승희는 사회복지를 “사람들의 행복을 사회적으로 증진시키는 것”이라면서 “불교사회복지는 불교가 하는 사회복지”라고 정의했다. 불교사회복지는 석가모니 재세 시부터 불교의 중요한 활동이었다. 세상의 이치와 삶의 방향과 지혜를 알려주는 법시(法施)에서 머물지 않고, 중생들의 구체적 삶을 구제하는 활동이었음을 수많은 경전에서 보여주고 있다. 2005년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이었던 지관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사회복지 활동을 통해 펼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학에 바탕해 불교사회복지 활동을 독려하고 있는데, ‘사회복지 실천을 위한 불교 선언의 제안’이라고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만하다.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인간 삶의 모습이 고통인 것을 직관하시고, 인간이면 누구나 겪게 되는 것이 생노병사의 고통이며, 오온이 성한 것이 고통이기 때문에, 여기서 홀연하게 벗어나 깨달음을 얻어 생사를 초월하는 법을 터득한 후 온 중생들이 고통을 벗어나 해탈할 수 있는 법을 설하셨습니다.

…… 이렇게 보면 불교사회복지의 근본적 가치는 부처님 가르침에 내포된 인간 평등의 사회적 가치관에 기초한 사회복지 활동에 동기를 부여합니다. 그 참여 방법에 있어서도 가진 자의 위압적 권위로서 행하는 권능이 아니라 ‘완전한 지혜를 배우고 함께해가는 과정을 강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구원의 주체와 대상이 모두 ‘평등하고 평화로운 행복을 함께 누리는 완전한 사회’를 지향합니다. 따라서 현대의 사회복지 활동은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을 펴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되며, 부처님의 가르침 또한 사회복지적 방법을 통해 그 지평을 확산시키고 질적으로 고양시킬 수 있습니다.   

로터스월드는 “모든 사람의 권리가 존중되고, 스스로의 잠재력을 발휘하여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고자”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빈곤 극복을 위한 식량, 교육, 의료, 주거, 노동 등의 기본권리가 보장되는 환경을 만들고, 빈곤 지역의 정부와 NGO, 주민 참여 및 협력을 통해 빈곤 퇴치에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변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로터스월드는 홈페이지(www.lotusworld.or.kr)에서, 지역과 종교를 초월하여 사회적 고통에 처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이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행복을 찾고, 더 나아가 세상의 변화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천명하고 있다. 또 개발도상국 주민들에 대한 물질적 지원보다는 빈곤을 둘러싼 문제를 자각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며, 인권과 환경, 성 평등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이룰 수 있도록 주민들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로터스월드는 특히 가난의 극복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빈곤이 인간생존의 기본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난은 인간생존을 어렵게 만드는 질병, 문맹, 차별, 정치·사회·문화적 후진성을 낳는 근본원인이다. 기아와 질병 등은 생존조차 불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므로 지금 당장의 지원이 필요하다. 로터스월드의 활동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생존 요구에 응하고 있는 것이다. 의사이자 인류학자인 폴 팔머는 ‘왜 질병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오는가’라는 부제를 붙인 그의 저서 《권력의 병리학》에서 가난에 주목했다.

인간의 극심한 고통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가능하며, 현재 그 고통의 대부분을 가난한 사람들이 과도하게 감내하고 있다. 세계 여러 곳에서 극심한 고통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질병과 때 이른 죽음의 예를 들어 보자. 세계보건기구는 이전의 점잖은 보고서들과는 놀랍도록 다른 한 보고서를 통해서, 가난이 세계에서 가장 큰 사망 요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가난은 수태의 순간부터 무덤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의 모든 단계에서 파괴적인 영향력을 휘두른다. 가난은 가난으로 고통을 받는 이들을 비참하게 만들기 위해 가장 치명적이고 고통스러운 질병을 고안해낸다”(World Health Organization, 1995.5)
  
199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야 센은 《권력의 병리학》 추천사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부족해서 고통받는 이 불행한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저 우리 존재의 유약함에서 오는 피할 수 없는 결과일까?”라고 묻고는 “이런 고통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진실은 그것과 거리가 멀다. 예방 가능한 질병은 예방할 수 있으며, 치료 가능한 병은 치료할 수가 있고, 조절 가능한 질환은 조절하면 된다. 자연이 주는 고통에 대해 불평하기보다는 공포를 불러오는 사회적인 원인과, 증오를 용인하는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면서 사회 변화를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3. 사업과 활동 현황: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로터스월드의 사업은 크게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 세 나라의 지원 활동과 난민 지원 등 4가지로 진행된다. 세 나라 중 캄보디아에 대한 지원 활동이 다른 두 나라보다 활발하다. 캄보디아와 달리 미얀마, 라오스는 재원과 현지 활동가가 아직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 캄보디아: 아동센터, 희망미용센터
캄보디아는 6·25전쟁 때 우리나라에 식량을 원조했던 나라다. 프랑스 식민지 경험(1863~1954)과 30년 동안의 내전으로 오래도록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침체를 겪었으며, 지금도 그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크메르루주 정권의 폭압적인 집권으로 2백만 명 이상이 학살당했으며, 인적자원은 물론 보건의료, 교육 시설 등 중요한 사회 인프라가 파괴되었다. 1천4백만 명의 인구 중 25%가 하루 1.2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 국가다. 문맹률도 23.7%에 이른다. 종교 분포는 테라바다 불교가 95%로 압도적으로 많으며 이슬람 3%, 기독교 2%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정치체제는 입헌군주제다. 2004년 10월 왕위를 계승한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은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정치는 안정되었지만, 국가 투명성은 최하위 수준이다. 2006년 국제투명성기구가 조사한 국가 투명도 지수에서 163개국 중 151위를 차지했다. 2007년에는 179개국 중 16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부정부패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라오스, 미얀마에 이어 동남아 3대 부패국에 손꼽히는 것이다. BBC에 의하면 캄보디아 정계에서 부정부패가 만연하며,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지원되는 국제원조가 불법적으로 정치인들의 호주머니 속으로 새어나간다는 보도가 있었다. 부정부패는 광범위한 소득 불균형을 이루어 빈부의 격차가 뚜렷하다.

로터스월드는 2006년 시엠레아프 외곽에 아동센터(BWC, Beau-tiful World of Cambodia)를 건립했다. 센터장(지우 스님)과 사무국장, 자원봉사 1명 등 3명의 인력을 파견하고, 현지인 직원 1명을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기숙사와 사찰, 안과병원, 도서관, 주민 다목적센터, 게스트하우스, 스텝 하우스, 학교, 식당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기숙사는 부모 없는 아동과 결손아동 70여 명의 생활·보육시설이다. 학교를 운영하는 이유는 전쟁고아를 위한 교육 목적도 있지만, 부모가 있다 해도 취학률이 높지 않은 데 대한 대응이다. 최근 들어 초등학교 취학률은 많이 높아졌지만, 빈곤 문제와 교육인프라 부족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업을 유지할 수 없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고, 중등학교 진학률은 초등학교 졸업 대비 50% 수준이다. 로터스월드는 보육아동의 학습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방과 후 교실, 정서교육과 예체능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주민들을 위한 도서관과 컴퓨터교실 운영, 영화 상영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지역주민들과 친화를 넓혀가고, 이후 지역주민의 자발성을 높여 자체적인 운영이 가능토록 하기 위한 선행조치이다.

아동센터 내에 안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이한데, 이 지역 특성상 강한 햇빛으로 안과 질환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가난한 살림살이로 인해 수술은 엄두도 못 내는 형편이어서 간단한 시술도 받지 못해 실명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BWC 김안과병원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김안과병원에서 장비를 후원했고, 2006년부터 이 병원의 의료진 20여 명이 참가해 매년 3회씩 무료 개안수술을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2014년 6월 1천 번째 개안수술을 기록했다. 이 병원에서는 내과와 산부인과 진료도 병행하고 있다.

로터스 희망미용센터는 2011년 함께일하는재단과 양천로터리클럽의 지원을 통해 설립된 취업기술학교다. 가난 때문에 취업 기회를 얻기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미용기술 훈련을 통해 취업 및 자립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6개월씩의 기초과정과 중급과정을 운영 중인데, 20명의 청소년이 훈련을 받고 있다. “훈련생들은 서류전형과 인터뷰, 가정방문 및 마을주민 인터뷰 등을 거쳐 엄격하게 선발한다”고 한다. 성실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선발되면 무료로 교육을 받는다. 센터에서 중식비와 자전거를 지원하고, 수료 후 취업을 알선한다. 이곳 청소년들은 기술을 배우는 것은 물론 매월 1회 지역주민 이·미용 봉사를 통해 자아 존중감도 높여간다. 캄보디아 아동센터는 우리나라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봉사활동 장소로도 활용된다. KT&G 복지재단, 한국과학기술대학교 봉사단, 금천구청 봉사단, 동국대 108리더스 등이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2) 미얀마, 아시아의 가장 가난한 나라
버마로 불렸던 미얀마는 과거 군부정권의 오랜 집권으로 외부세계와 단절되어 왔으며, 정권의 폭압적인 지배로 인해 미국 등이 경제봉쇄를 시행하기도 했다. 아시아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1인당 국민소득은 1,393달러로 세계 160위다. 2012년 미얀마의 HDI 지수는 0.498로 149위다. HDI(인간개발지수, Human Development Index)는 각 국가의 실질국민소득, 교육수준, 문맹률, 평균수명 등을 여러 가지 인간의 삶과 관련된 지표를 조사해 각국의 인간 발전 정도와 선진화 정도를 평가한 지수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2013년 HDI 지수는 0.891, 세계 16위다.

미얀마는 19~20세기 사이에 오랜 기간 외세의 지배를 받았다. 1948년 1월 4일에 버마는 독립하여 버마 연방이 성립되었고, 사오슈웨타익이 첫 대통령, 우누가 첫 국무총리가 되었다. 예전의 다른 영국 식민지나 해외 영토와 달리 버마는 영국 연방의 일원이 되지 않았다. 대의원으로 이루어진 양원제 의회가 성립하였고, 다당제하의 선거가 1951~1952, 1956, 1960년에 치러졌다. 그러나 민주정치 시대는 1962년 네윈 장군의 쿠데타로 종식되었다. 네윈은 거의 26년간 버마식 사회주의를 추구하며 버마를 통치하였다. 2010년 11월 7일 미얀마 군사 정권은 총선을 통해 민간에 정권을 이양했다. 군부의 지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압승했다. 2010년 총선은 관제 야당들을 들러리로 내세운 사실상 관제선거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5천6백만 명인데, 1983년에 군부 통치하에서 수행된 부분적인 인구 조사가 마지막이기 때문에 이 숫자는 추정치이다. 1931년 이래로 미얀마에서는 신뢰할 만한 전국적인 인구조사가 행해진 적이 없다. 유네스코 통계국에 따르면, 2000년에 미얀마의 공식적인 문자 해독률은 89.9%로 높은 편이다. 미얀마에는 정부가 공식 인정하고 있는 135개 민족이 존재하고 있다. 버마족 68%, 샨족 9%, 카렌족 7%, 중국계 3%, 인도계 2%, 몬족 2%, 기타 5% 등이다. 종교는 89%가 불교다. 스님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상당히 강력하다. 기독교 4%, 이슬람교 4%, 정령신앙 1%, 기타 2%다. 다행히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이끄는 정당이 의회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로터스월드는 2010년부터 미얀마에서 교육시설과 위생시설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얀마는 교육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재원이 부족하다. 학교가 있어도 시설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매우 노후한 상태다. 위생시설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나라가 대부분 그렇듯 화장실이 부족하다. 특히 학교와 보육시설 등 공공집합시설에도 위생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로터스월드는 이에 착안해 화장실과 샤워실 신·개축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터스월드는 이와 함께 지난해 7월에는 미얀마 국경지대에 청소년센터와 동네 도서관 건립 사업을 하는 따비에(대표 마웅저)와 함께 미얀마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 지원 사업 ‘책 읽어주는 코끼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책 읽어주는 코끼리’ 프로젝트는 오랜 기간 출판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던 미얀마의 어린이들이 다양한 동화책을 읽을 수 있도록 미얀마 어로 번역된 한국 동화책을 현지에서 출판하는 사업이다. 로터스월드에서 펀딩을 통해 모금을 하고, 따비에에서 동화책 제작을 맡아 진행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도 미얀마인들을 힘들게 한다. 이에 따라 식수 개발에도 나서고 있으며, ‘식수 개발’ 목적의 후원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가잉 주 따야 마을의 우물을 개발했는데, 당시 로터스월드에서 파견한 현지 활동가는 다음과 같이 보고해왔다.

오랜 기간 비가 내리지 않아 식수와 생활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따야 마을의 2백여 가구, 6백여 주민들은 그동안 빗물과 마을 내 1기의 우물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서 심해진 가뭄 때문에 주민들은 마을 안의 우물 1기로 식수와 생활용수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우물마저 메말라 버린 데다 우물에 석회질(칼슘 포함)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6백여 명의 주민은 1.6㎞나 떨어진 이웃 마을에서 물을 길어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야 마을의 식수 지원사업은 개인 후원자 최대규 님의 우물관정에 대한 기부뿐만 아니라 마을운영위원회와의 협력, 그리고 마을주민들이 각 세대로 연결되는 수도파이프 설치비용을 부담하는 등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기에 가능했습니다. … 한편, 식수지원 사업을 추진해온 따야 마을운영위원회가 우물을 비롯한 식수시설의 유지·보수 및 수질관리에 대한 책임을 맡게 되며, 식수시설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세대별 소액의 물 이용요금을 받을 예정입니다.

미얀마 지원 사업은 한국에서 파견한 활동가가 없는 관계로 현지의 NGO와의 네트워크, 현지 활동가의 교육에 중점을 둔다는 방향이다. 이에 따라 로터스월드는 2013년 6월 더프라미스, 따비에, 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KOCO) 등과 함께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실무자들의 모임’을 구성하고 ‘미얀마 현지 활동가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미얀마 현지 활동가들이 세계와 사회, 미얀마 사회에 대한 통합적인 시각을 가지며, 주민 중심의 지역사회 개발에 대한 방향을 정립하고, 지역활동가 역할에 대한 사명의식을 갖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된 이 교육에는 미얀마에서 활동하는 한국단체와 현지 NGO 9곳의 현지인 활동가 15명, 교육지원 6명을 포함하여 21명이 참여했다.

라오스의 로터스월드 자원봉사자들과 현지의 어린이들.

3) 라오스, 국토의 3분의 1 뒤덮은 불발탄
라오스는 인도차이나반도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내륙 국가다.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19세기 말에는 프랑스 보호국, 1945년 일본군 점령, 1945~1954년 다시 프랑스의 통치를 받는 등 근현대기에 50년 이상 외세의 지배를 받았다. 독립 후 내전을 치렀으며, 1975년 공산주의 국가인 라오인민민주주의공화국을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인구는 680만 명으로, 종교는 상좌부불교 60%, 정령신앙 등 기타 종교 40%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공산주의 정권의 집권 이후 종교의 자유를 탄압했지만, 1991년 헌법에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 이후 상좌부불교를 중심으로 종교 활동이 다시 활발해졌다.

국민의 생활은 거의 전적으로 농업에 의존하며 공업은 미발달 상태에 있다. 농업은 수도작(水稻作)이 중심이지만 생산성이 낮아 국민의 주식인 쌀의 공급이 부족한 해도 있다. 티크의 임업 자원이 있으나 아직 충분히 개발되고 있지 않다. 1975년부터 공산주의 통제경제를 지켜오다가 1990년에 외국인 투자법을 제정하여 시장경제 체제를 받아들이고 있다. 2003년부터 광물과 전기의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라오스 경제가 8%의 높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달성하고 있다. 2013년에는 경제성장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부상하기도 했다. 2014년의 경제성장은 약 7.6%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HDI 지수는 0.543으로 세계 138위의 최하위 수준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3,004달러다. 많은 빈곤국가의 경우와 같이 라오스도 공무원과 정치인의 부패가 심하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 따르면, 2009년 라오스의 부패인식지수는 2.0으로 158위다. 부패인식지수는 10~0 사이의 수치로 나타내는데, 낮을수록 부패가 심하다는 의미다. 광물자원의 수출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 과실은 군부와 결탁한 정치권력층이 독점하고 있다.

로터스월드는 라오스에서 UXO(불발탄) 사고예방교육, 소외계층 교육지원, 현지활동가 교육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불발탄은 내전과 베트남전 당시 대량 투하된 확산탄(또는 집속탄)의 불발탄과 잔해가 라오스 국토의 3분의 1에 퍼져 있고, 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불발탄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서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사고예방교육이 필요하다. 현지 불교단체인 BDP(Buddhism for Development Project)와 함께 어린이들을 위한 UXO 사고예방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BDP에 따르면, 투하된 2억 6천만 기 중 아직도 8천만 기가 불발탄으로 산재한다.

‘죽음의 비’로도 불리는 확산탄은 수십, 수백 개의 작은 폭탄들을 담고 있는 하나의 폭탄인데, 작은 폭탄들이 공중에서 투하되거나 지상에서 발사되어 흩뿌려지면서 연쇄적으로 터지고 많은 파편이 넓은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한다. 공중에서 터지지 않은 작은 폭탄들은 땅에 떨어져 그대로 불발탄이 되는데, 사용 이후에도 지속해서 민간인 피해를 일으킨다. 확산탄 사고예방은 국제앰네스티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은 확산탄 수출국으로 국제인권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국민연금기금으로 2,562억 원을 확산탄 생산업체에 투자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111개 나라가 확산탄 금지조약을 맺었으나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시리아 등 분쟁지역에서 확산탄이 사용되고 있다.

라오스의 경제성장률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지만 성장의 과실은 골고루 분배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계층, 민족, 지역 간 소득과 교육 격차가 크며, 그 폭은 더 커지고 있다. 로터스월드는 빈곤층과 UXO 희생자, 장애인, 소수민족여성 등 교육의 기회가 제한된 소외계층을 위한 학교와 도서관 건립 지원, 독서와 글쓰기 교육, 직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도서관 건립 지원과 관련해, 로터스월드는 서울 금선사와 함께 2014년 3월 비엔티안에 소재한 BDP 사무소를 방문해 도서관 건립비와 1천8백여 권의 도서, 맹아학교의 악기 구입비, 의류 등 모두 2천만 원 상당의 지원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로터스월드는 BDP와 협력을 통해 라오스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데, 2013년 협력을 체결했다. 불교계 단체와 협력을 통한 사업모델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지 활동가를 위한 교육지원도 하고 있는데, 로터스월드의 라오스 지부는 현지 활동가들이 모여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4) 난민 지원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난민협약) 제1조에 따르면 인종, 종교, 국적 또는 특정 사회 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다. 한국에 와 있는 난민의 수는 3천5백 명가량으로 파악된다. 난민으로 인정되면 자국인과 동일한 권리가 주어지지만, 언어와 문화 차이로 취업과 자녀교육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이는 빈곤을 재생산한다.
로터스월드는 김포에 거주하고 있는 70여 명의 방글라데시 소수민족 줌머 난민을 돕고 있다. 성인 컴퓨터 교실, 아동 멘토링과 결연사업을 진행 중이다.

4. 나가며: 거버넌스 구축, 빈곤의 구조화에 딴죽걸기

로터스월드 국제개발협력 활동은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의 빈곤주민을 위한 의료·어린이 교육 등의 지원 활동에 치중하고 있다. 활동 10년차로 국내 국제개발협력 NGO 가운데 후발주자에 위치한다. 사업을 하는 데 기본조건인 활동가 확보, 재정 기반 등에서 풍족하지 못하다. 상근 인력은 이 분야 활동 경험 10년 미만이 절반이며, 지원사업 재정 규모는 소형에 해당한다. 꾸준하게 활동해 가면서 새로운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반을 다져나가야 할 시기이다. 장기적인 전망을 갖는 활동가의 양성, 조직운영 전문가를 길러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교계 국제개발협력 NGO에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활동가의 역량 강화와 활동의 증가 △애드보커시(권리 옹호) △단체 간 협력과 연대활동의 증가 △불교계 국제개발협력 협의체 구성 등이다. 이 같은 요구는 NGO 내 구성원들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과제이다. 아울러 내부 거버넌스 구축, 조직의 성장에 따른 재구축은 필연적이다. 어렵게 쌓아왔던 거버넌스 체제가 무너지는 경험은 조직이 성장하면서 대개의 단체에 닥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유념해야 한다. 개발협력 현장에서 사업의 효과성을 가장 진지하게 고민하는 현장의 활동가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는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고 운영원리로 지켜나가는 것은 비단 불교계에만 한정된 과제가 아니다.

순수한 지원사업과 지원받는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의 비중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도 요청된다. 지원으로서는 빈곤 퇴치에 한계가 있다. 국제사회는 지난 60여 년 동안 원조와 개발을 통해 빈곤에 대응했지만, 오히려 악화된 결과를 가져왔다.

세계은행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 기준 전 세계 12억 명이 절대빈곤 상태로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빈곤은 하루 1.25달러(구매력 평가 기준) 이하로 생활상태를 나타낸다. 절대빈곤으로 고통받는 3명 중 1명은 13세 이하 어린이들이다. 절대빈곤 인구는 줄었지만, 경제성장률에 대비한다면 빈곤 퇴치는 제자리걸음을 걸어온 것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후원자들은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상품수출 확대 등 자국의 이익 추구’라는 응답이 39.4%로 가장 높았다. 반면, 국제개발 NGO 활동가들의 65%는 인도주의적 이유라고 답했다. 후원자와 활동가 사이의 인식차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간격을 줄이면서 인권 개선과 사회구조의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빈곤의 원인은 불합리한 사회구조와 정치·경제 권력의 비민주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활동을 내정 간섭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논리도 있지만, 불교의 가르침은 중생 보편적인 만큼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방법의 모색이 필요한 것이다. 피지원국의 사회·정치의 변화를 자극해 부의 고른 분배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에 왔다. ■

 

민정희
로터스월드 사무국장 

민정희 사무국장은 로터스월드의 창립 때부터 함께 해왔다. 대학 때는 대학생 불교연합회에서 활동했고, 졸업 후 참여불교재가연대 국제담당을 맡았다. 일찍이 국제교류협력 분야에 관심이 컸다. 

— 국내의 국제개발협력 NGO 활동에서 불교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적다. 어떻게 평가하나?
▶ 20여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데 수적으로는 적지 않다. 연간 해외사업비 규모가 30억 원이 넘는 곳은 한국JTS와 지구촌공생회 두 곳뿐이다. 활동 연륜도 개신교의 경우 50년이 넘는 곳이 많다. 2000년대 이후 불교계의 진출이 활발하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더 많은 관심이 있어야 한다.

— 불교계 국제개발협력 NGO의 활동 지역이 대부분 동남아시아 불교국가들이다. 이런 편중 현상은 괜찮은 것인가?
▶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봤으면 좋겠다. 불교라는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에 활동하기에 좋다. 불교 전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불교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실현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시민사회의 성장을 도우며 지역사회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대안적인 불교운동을 접할 수 있고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한국불교를 더욱 성장시키는 자극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지 불교국가라는 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 현지의 단체와 주민들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지 못하면 지역주민들을 시혜자로 만들고 주민의 오너십과 참여를 배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이는 외부기관에 대한 주민들의 의존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제다

— 시혜의 틀을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인데, 그렇다면 협력의 방향도 달라져야 할 텐데…….
▶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가난은 분명한 원인이 있다. 인권과 민주주의가 요청된다. 부가 편중되는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는 식민지와 내전, 군사독재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몇 나라는 언론과 정치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그대로 두고서는 가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불교는 중생구제를 위한 보편적인 가르침이며, UN 인권선언 등에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가 신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도 진행돼야 한다.

— 가난의 원인을 사회구조적인 차원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하는데, 부연한다면……
▶ 빈곤 문제는 현지 주민들의 자원에 대한 불공평한 접근, 선진국과의 불평등한 무역 관행, 국제 정치 및 경제 질서, 그리고 초국적기업의 반인권적 관행 등 다면적이고 구조적인 원인과 연관되어 있다. 또한 기후변화와 에너지, 분쟁 등 다양한 국제적, 지역적 이슈들이 빈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한국보다 수십 년 전부터 활동을 시작한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은 자선 중심에서 주민 욕구 중심의 서비스 전달로, 그리고 서비스 전달에서 권리에 기반을 둔 방식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민정희 국장은 최근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우기에도 비가 내리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거나 홍수와 태풍의 강도가 심해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해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얀마에서 식수와 농업용수 부족을 해결하는 바이오가스 플랜트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를 계기로 민 국장은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플랫폼 구축에 전념할 생각이다.

정성운 / 〈불교포커스〉 편집주간.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현대불교신문〉 편집 부국장, 불교TV 보도 부국장,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 역임. 공저서 《한국불교 기도성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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