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불교적 가치의 사회적 구현

1. 문제 제기

박수호
덕성여대 사회학과 겸임교수
오늘날 한국은 인터넷 미디어와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되어 있는 대표적인 인터넷 강국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는 앞서 가자’는 슬로건 아래 1990년대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한 정보통신산업과 잘 갖춰진 초고속 통신망으로 인해 한국은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상업화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실험대가 되었다. 그래서 새로운 사이버문화의 출현을 선도하는 전위부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 세계화, 도시화 및 이에 따른 복합성의 증대는 일관성과 통합성을 특징으로 하던 전체문화를 다양한 하위문화로 분화시켰다. 이로 말미암아 조성된 다원화되고 이질적인 사회 환경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쌍방향 의사소통을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은 새로운 갈등 이슈가 출현하는 가능성을 높이고, 누구나 자유롭게 갈등에 참여할 길을 열었다. 다양한 이유로 크고 작은 개인적 혹은 사회적 갈등이 보편화된 상황 속에서 사이버 폭력이라는 새로운 폭력의 형태가 일상화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이버 폭력으로 들 수 있는 악성 댓글은 피해자 개개인이 감내해야 할 엄청난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명예훼손이나 자살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된 지 오래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도 사이버 폭력 혹은 인터넷 문화의 폭력성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심각성은 날로 커져만 가는 형국이다. 흔히들 효과적인 처방은 정확한 진단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인터넷 문화의 폭력성을 올바로 진단하고자 한다면, 인터넷 문화가 등장하게 된 정보사회라는 맥락 속에서 형성되는 사회적 갈등과 사이버 폭력 현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 정보사회: 새로운 사회적 갈등의 배경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혁명적 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삶의 토대를 제공했던 산업사회적 질서를 해체하였다. 그 결과 정치, 사회, 문화, 가치관 및 일상생활의 영역에까지 정보화의 영향력이 확산되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변화가 초래되었다.

정보통신기술이 처음 도입된 산업기술 영역에서 시작된 변화가 주변의 사회 영역과의 상호작용을 거쳐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정보화는, ‘전산화(computarization)−연계화(networking)−유연화(flexibility)’가 누적적이고 융합적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정보화가 심화될수록 네트워크 구조로의 전환과 함께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사회적 재구조화가 일어나게 되며, 종국적으로는 사회구조적 경직성이 완화됨으로써 다원적이고 개방적인 사회체제가 등장하게 된다. 이처럼 정보화가 사회 전반에 다층위적으로 확산되면서 사회 각 영역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정보화로 인한 사회문화적 변화는 개인화, 네트워크화, 유연화, 상대화 등의 특성을 보이고 드러내고 있다.

개인화란 개인의 자율성과 책임이 증대되는 현상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과 이동성의 확장을 가져왔으며, 그 결과 사람들은 산업사회에 비해 집단과 장소의 구속에서 한층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인터넷의 확산은 과거에 비해 한층 느슨하고 광범위한 개인 중심적 사회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였다. 또한 사람들은 인터넷 상에서 각자의 관심과 취향을 적극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군중 속에서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변화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기획하고 영위하는 자기 주도적 생활방식이 현대사회의 주요한 특성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함으로써 개인화 경향성을 드러냈다.

인터넷이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우리나라의 세 가구 중 두 가구가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인터넷 이용자들의 주당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이 약 11시간에 달한다는 사실은 네트워크가 개인의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개인의 일상생활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네트워크 사회에서 경계는 보다 침투성이 높아지고, 상호작용은 중층적인 네트워크 사이를 연계하는 연결점으로서의 다양한 타자들과 이루어지며, 수직적 위계는 수평화되고 순환적이 된다.

사회구조적 경직성의 완화, 가변적 주체와 탈제약적 행위 환경의 등장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유연화 경향 역시 네트워크화 경향의 확산 속에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김문조는 〈사이버문화의 특성과 동학〉이라는 논문에서 정보화로 인해 나타나는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위 양식의 변화를 행위 주체의 가변성으로 특징지었다. 그리고 사이버공간을 통해 구성되는 행위 환경을 탈제약성으로 규정한 후, 이로부터 초월성을 구성 원리로 하는 사이버문화가 형성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초월성의 원리를 따르는 사이버문화는 기존의 사회질서가 구축하고 있던 경계를 벗어난다는 점에서 유연화의 경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할 것이다. 

한편 인터넷은 동의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에서는 오직 하나만을 주장하는 사고 및 행동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인터넷은 절대성을 용인하지 않는 상대성이 지배하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또한 유연화를 절대적 가치체계의 해체로 규정할 경우, 자연스럽게 상대화를 수반하게 된다. 다원적이고 개방적 사회체제를 가능하게 해 주는 기본원리는 상대성의 인정에서부터 연원하고 있으며, 이는 절대적 가치체계와는 병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연화의 결과가 다원적이고 개방적 체제를 지향하게 된다는 것은 상대화의 경향이 함께 나타나게 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 걸쳐 기존 질서와 새로운 질서가 충돌하고, 그로 인한 갈등과 혼란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3. 사이버공간의 갈등

사이버공간은 정보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사회 갈등이 표출되는 대표적 공간이 되고 있다. 사이버공간은 개인적인 억울함이나 불만을 토로하고, 부정부패나 각종 비리 의혹을 폭로하며, 공공선을 위한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일종의 공론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열린 자유로운 의견 표명의 기회는 새로운 갈등을 양산하고 기존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부정적 결과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다음의 아고라나 수많은 사이버커뮤니티와 사이트에 개설되어 있는 자유게시판은 각양각색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요구와 불만을 제기하는 통로이다. 대부분의 자유게시판은 아이디(ID)와 대화명 뒤에 자신의 진면목을 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익명성의 허용 정도가 높은 편이다. 이러한 익명성에 숨은 인터넷 이용자들은 비난이나 욕설, 루머 등을 정제되지 않은 상태로 내뱉는 경우가 많은데, 그 결과는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갈등에 감정적 동조 현상이 일어나게 되면,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사이버공간을 넘어 현실공간으로 갈등이 전이되기도 한다.

이해 당사자들의 갈등을 불가피하게 수반할 수밖에 없는 안티사이트에서도 사회적 갈등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취미나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은 사이버커뮤니티의 경우 공유된 가치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동질감과 연대의식, 친밀성 등으로 인해 갈등이 없는 영역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이버 공동체의 규모가 커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이버 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차이와 이질성이 드러나게 되면 갈등의 여지가 커지게 된다. 특히 사이버 공동체의 게시판을 통해 공동체 활동 과정에서 쌓인 감정의 찌꺼기들을 가감 없이 배출할 경우, 사이버 공동체 내의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한편 사이버공간의 갈등은 다양한 하위집단의 분파나 갈등 유발자의 탈퇴 혹은 축출 등의 방식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이버커뮤니티 내의 하위집단들이 갈등에 참여한 경우는 대립과 갈등 과정에서 불거진 감정적인 골과 집단 정체성으로 인해 갈등 이전에 하나로 통합되어 있던 사이버커뮤니티를 갈등에 참여한 각각의 하위집단에 기반을 둔 다수의 사이버커뮤니티로 해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결과에 수반하는 현상으로 자주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사이버커뮤니티를 갈등 이전의 상황으로 환원시키기 위해 갈등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이다. 갈등이 원만하게 수습되는 경우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현상은 종종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된다. 갈등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원인과 과정, 결과들에 대한 성찰을 통해 사이버커뮤니티 내부의 규범체계가 발달하게 되는데, 이러한 규범의 제도화가 수반되지 않은 갈등적 게시물의 삭제는 이후에 유사한 갈등 상황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표출적 현상으로서의 사이버 폭력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폭력은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에 쓰는, 주먹이나 발 또는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 넓은 뜻으로는 무기로 억누르는 힘을 이르기도 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갈등이 전개되고 수습되는 과정에서 갈등하는 상대방을 억누르기 위해 폭력을 수반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사이버공간의 갈등도 예외는 아니어서 사이버 폭력으로 갈등이 표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이버 폭력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사이버 범죄 혹은 사이버 일탈의 차원에서 주로 검토되어 왔다. 이러한 연구 경향은 현실공간에서 폭력이 범죄 혹은 일탈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이버 일탈의 관점에서 연구된 사이버 폭력 연구는 대체로 언어폭력과 성폭력에 관심을 집중해 왔다. 컴퓨터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사이버공간의 속성상 사이버 폭력은 언어폭력의 양태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폭력조차도 언어적 성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이버공간에서 발생하는 언어폭력 대부분은 플레이밍(flaming)이나 악성 댓글에 의한 모욕이나 명예훼손 등이다. 플레이밍은 욕설이나 거친 표현 등을 통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유발하는 행위이다. 채팅이나 게시글, 댓글 등에서 절제되지 않은 플레이밍은 다른 인터넷 이용자들을 감정적으로 도발하게 되고, 이러한 도발은 사이버공간상의 말다툼으로 쉽게 전이된다. 사이버공간에서 발견되는 갈등 상황은 이러한 플레이밍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유포하는 것이 사이버 명예훼손이다. 사이버 명예훼손은 현실공간의 명예훼손과 달리 인터넷이 가지는 신속하고 광범위한 파급효과 때문에 그 피해는 상상하기 어렵다. 간단히 말해 현실공간의 명예훼손은 당사자와 당사자 주변의 사람들 정도만 인지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명예훼손이 이루어지면 전 세계 모든 네티즌이 그 내용을 인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 또한 인터넷의 특성상 최초 게시물이 삭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전에 다른 컴퓨터나 네트워크에 옮겨 저장되고 편집된 게시물은 삭제할 수 없다. 최근 나날이 발달하고 있는 검색 기술은 과거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방대하고 정확한 정보들을 검색해 내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을 이용한 명예훼손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원죄와도 같다.

사이버 성폭력은 사이버공간에서 타인에게 성적인 수치심이나 혐오감 또는 불쾌감을 유발하는 행위이다. 대부분의 사이버 성폭력은 대화방이나 쪽지 보내기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상대방 의사를 무시하고 음담패설을 계속하거나, 채팅 중 성적인 질문을 하는 것, 상대방의 동의 없이 ‘컴섹’을 요구하고, 성적 모멸감을 유발하는 게시물이나 자료를 올리는 행위, 메일이나 메모를 통해 일방적인 만남을 강요하는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심할 때는 채팅 중 번개모임을 통해 만난 뒤 실제로 성폭력을 가하는 경우도 있고, 사이버 스토킹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종종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사이버 스토킹은 사이버공간에서 타인이 원하지 않는 접근을 계속적, 반복적으로 시도하거나 이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공포감이나 두려움을 유발하는 행위이다.

최근의 사이버 폭력은 사이버공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이버공간과 현실공간을 가로질러 나타나는 경향이 관찰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에게서 가끔 나타나고 있는 ‘현피’ 현상이나 현실공간에서 갈등 관계에 있는 특정 대상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의도로 사이버공간에 악성 루머를 유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한편 사이버 범죄나 사이버 일탈을 설명하는 기존 연구들은 사이버공간의 기술적 속성, 사이버공간을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의 내용, 사이버공간에 대한 이용자의 상황 인식, 사이버 문화의 구성적 속성 등에서 사이버 일탈의 원인을 찾고 있다. 이러한 사이버 일탈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사이버 폭력이 발생하는 배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 폭력의 원인으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사이버공간의 기술적 속성에서 사이버 일탈의 원인을 찾는 사람들은 사이버공간에서는 상호작용하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대부분 차단된 익명적 상황에서 행위의 기준이 되는 사회적 맥락 단서들마저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다고 본다. 따라서 규범 준수에 대한 의지도 약화되고, 개인의 행위 선택에 있어서도 혼란스러움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실공간에서는 개인을 둘러싼 공동체로부터 비공식적 제재가 이루어짐으로써 사회통제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게 되지만, 사이버공간은 최소한의 비공식적 제재를 취할 수 있는 공동체의 존재마저 불확실하기 때문에 일탈 행동에 대한 사회적 통제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사이버공간에서 유통되는 콘텐츠의 내용을 강조하는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음란·폭력물에 주목하고 있다. 현실공간과 달리 너무도 손쉽게 음란·폭력물에 접촉하게 되고,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다 보면 사람들의 규범의식이 약화됨으로써 일탈 행동이 일어나기에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여러 반사회적인 사이트나 채팅방, 뉴스그룹, 게시판 등을 통해서 일탈 행동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들을 교환하면서 일탈 행동을 촉발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인터넷 이용자의 상황 정의에 강조를 두는 견해는 사람들이 사이버공간을 기존의 사회적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욕구충족의 공간으로 인식해 왔다는 점을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즉, 사람들은 익명적이고 탈맥락적인 사이버공간에서 자신의 억제된 욕구를 분출시키고 감정이 절제되지 않은 행동이 용인된다고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현실공간과는 다르게 사이버공간에서 보다 느슨한 행위규범을 가지고 행동을 하게 되고, 현실공간에서는 하기 어려운 행동들도 스스럼없이 하게 된다는 것이 기본적 시각이다.

탈제약적인 행위 환경과 가변적인 행위 주체에 의해 발현되는 사이버 문화는 그 자체로 기존 질서와 현실을 뛰어넘는 초월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김문조의 진단임은 앞서도 잠시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사이버 문화의 특성은 상대적으로 규범이 약화되거나 존재하지 않는 무규범 상태를 초래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능성은 사이버 폭력을 조장할 수도 있다.

이상의 논의들을 통해 사이버 폭력에 대한 기본적인 특성들은 개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그러나 사이버 폭력에 대한 현상적인 기술만으로는 사이버 폭력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근본적 대안을 모색할 수는 없다고 여겨진다. 더군다나 기존의 사이버 폭력 연구는 사이버 폭력을 사이버 범죄나 사이버 일탈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심층적인 이해에 도달하기에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이버 폭력을 폭력론 관점에서 재해석해 볼 필요가 있다.

5. 사이버 폭력에 대한 재해석: 갈퉁의 논의를 중심으로

갈퉁(Johan Galtung)은 폭력을 “폭력으로 인해 인간존재가 어떤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실현이 잠재적 실현 이하에 있는 것과 같은 때”로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위에서 그는 폭력을 직접적 폭력, 구조적 폭력, 문화적 폭력으로 유형화하고 있다.

직접적 폭력은 인간의 자기실현을 저해하는 원인이 특정 인간 또는 집단의 책임으로 인한 경우를 가리킨다. 신체에 직접 위해를 가해 오는 개인적이고 직접적이며 현재적(顯在的)인 폭력은 직접적 폭력이며 전쟁, 테러, 린치, 폭행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폭력의 주체를 특정할 수는 없으나 죽음이나 육체적, 심리적 고통 등이 사회체계에 구조화되어 있는 불평등의 책임으로 여겨지는 경우를 구조적 폭력이라고 한다. 빈곤, 억압, 인종차별, 사회적 불공정, 나쁜 사회제도, 잘못된 관습, 불평등한 경제, 나쁜 정치나 법률, 환경파괴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한편 문화적 폭력은 직접적 폭력과 구조적 폭력을 정당화하는 폭력적 문화를 의미한다.

즉, 사회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제적이고 억압적인 문화와 집단의식으로 인해 직접적 혹은 구조적 폭력이 용인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을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것으로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화적 폭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갈퉁이 제시한 폭력의 세 가지 유형론을 부분적으로 수용하여 사이버 폭력에 적용하는 것은 사이버 폭력의 성격을 더 명확히 인식할 수 있다.

1) 사이버 폭력의 직접적 측면

갈퉁의 논의에 따르면 직접적 폭력은 폭력 행위의 주체가 명확하고, 폭력이 개인적이고 현재적이다. 사이버 언어폭력이나 사이버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직접적 사이버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현피’나 악성 루머의 유포 등도 마찬가지이다.

직접적 사이버 폭력은 대개 소통의 왜곡과 그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현실공간의 의사소통은 단순히 구어(말)의 전달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억양이나 제스처, 표정, 의사소통이 일어나는 맥락 등 의사소통 과정에서 주고받는 메시지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단서들이 동시에 주어진다. 이러한 단서들이 많을수록 소통 과정의 왜곡 현상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이버공간은 본질적으로 비대면적 의사소통 상황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현실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단서들이 차단된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사이버공간의 익명성은 의사소통 당사자들 사이의 신뢰 형성을 제약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왜곡될 수 있는 가능성을 더욱 키우게 된다. 

한편 사이버공간의 의사소통이 문자언어 형태로 제약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의사소통의 왜곡 현상과 높은 상관성을 갖고 있다. 구어에 비해 문자언어의 활용은 이른바 리터러시(literacy)라고 얘기하는 문자 해득력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문자 해득력은 개인 간의 편차가 존재하고, 사이버공간의 의사소통 환경은 자신이 의도한 메시지를 정확하게 문자언어로 표현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개되는 의사소통은 사이버공간의 이용자들 사이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크고, 이러한 오해는 플레이밍이나 악성 댓글 등의 형태로 표출되면서 사이버 폭력으로 전화된다.

대체로 청소년 세대와 남성이 직접적 사이버 폭력의 주체로 거론되고 있지만, 특정 집단을 사이버 폭력의 주체로 규정짓기에는 사이버 폭력 현상이 지나치게 일반화되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사이버 폭력이 특정한 집단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사이버 언어폭력은 사이버공간에서 가장 빈번하게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갈등 상황을 전개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2) 사이버 폭력의 구조적 측면

사이버 폭력의 구조적 측면은 갈퉁이 언급한 바 있는 구조적 폭력의 형태와 사이버 폭력을 발생시키는 구조적 프레임으로 구분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이버 폭력을 발생시키는 구조적 프레임은 사이버공간의 기술적 속성을 거론할 수 있다. 방대한 규모의 디지털 정보가 흘러 다니는 네트워크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현재화되는 사이버공간의 기술적 속성은 사이버공간에서 나타나는 의사소통의 양태를 근본적으로 규정한다. 사이버공간의 비대면성과 익명성, 탈맥락성 등은 맥락 단서들이 배제된 언어폭력이라는 사이버 폭력의 기본 속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한다.

네트워크 구조의 기본 속성에서 연원하는 수평성과 분산성, 탈집중성 등의 기술적 속성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각 요소의 상대성을 부각시키게 된다. 이러한 상대성은 단일한 규범체계 내에서 위계적으로 결합되어 유지되는 사회통합보다는 다원성과 다양성으로부터 발원하는 사회 해체적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높인다. 즉, 다양한 이해관계와 가치체계가 서로 상충하고 갈등하면서 사이버 폭력이 발생하는 구조적 틀을 강화하는 것이다.

구조적 폭력은 간접적이고 잠재되어 있으며, 특정 구성원이 아니라 그 체계에 속한 대부분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최근 제기되고 있는 포털사이트의 무소불위적 권력을 구조적 사이버 폭력의 일례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사이버공간은 자생적인 풀뿌리 네트워크가 아니라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영향력 아래에서 성장해 왔다는 점에서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특정 포털사이트를 기반으로 이메일과 개인 블로그, 커뮤니티 서비스, 쇼핑 등의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고, 이들 포털사이트의 검색 및 뉴스 서비스를 통해 각종 정보를 얻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포털사이트가 제시하는 기준이나 정책은 개별 이용자나 콘텐츠 제공자들에게는 상당한 정도의 제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3) 사이버 폭력의 문화적 측면

사이버 폭력의 문화적 측면에 대한 논의는 사이버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는 문화적 특성들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과제이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할 수 있는 것은 빈약한 토론 문화, 감정적이고 선동적인 군중심리에 대한 사회적 취약성, 집단주의를 통해 강화되는 배제와 소외의 문화 등이다.

사이버공간은 진정한 의미의 합리적 토론이나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쌍방향적 의사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수 의견의 배제와 자기 의견의 일방적 선언,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의사결정 등에 따른 갈등이 증폭되어 왔다. 또한 그러한 갈등을 조정하고 완화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도 미비하다.

한국사회의 집단주의 문화는 현실공간에서 사이버공간으로 전이되어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혈연, 지연, 학연 등을 통해 강력한 연고주의적 집단을 조직하던 현상은 사이버공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현실공간에 비해 그 정도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는 집단 구성원 사이의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고 비구성원을 배제하는 현상은 여전하다.

한편 소위 ‘냄비 근성’으로 표현되는 즉흥적이고 일시적인 감정이입과 몰입의 문화도 사이버 폭력을 정당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문자언어는 발화자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한계를 가지기 때문에 사이버공간에서 타인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감정에 소구할 수 있는 자극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자주 이용하게 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적절한 이미지나 동영상, 음악 등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이버공간의 메시지들은 효과적으로 감정이입과 몰입을 끌어낼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특정한 선동 행위는 광풍 같은 집합 행동을 발생시킨다.

6. 사이버 폭력의 통제를 위한 불교윤리의 적용 가능성

직접적 사이버 폭력이나 구조적 사이버 폭력은 현실적으로 다양한 법적, 제도적 장치들을 통해 통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직접적 사이버 폭력이나 구조적 사이버 폭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법이나 제도에 의한 통제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사이버공간은 현실적으로 법적 처벌을 통해 통제하기가 쉽지 않은 공간이다. 아울러 이미 전 세계적으로 구축되고 확산되어 가고 있는 인터넷의 기술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기술은 누적적으로 발전하는 것이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사이버 폭력을 통제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사이버공간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바람직한 행위규범을 만들어 가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물론 법이나 제도의 제정과 규제 노력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사회통제 방법은 규범의 내면화를 통한 자기규제이므로 사이버 윤리의 확립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이버공간에서의 바람직한 행위규범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이버공간이 공식적 공간이든, 욕구충족을 위한 놀이 공간이든 간에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점을 자각하는 일이다. 혼자서 컴퓨터 속의 세상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무수한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가는 세상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서로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당위가 성립되고, 그 위에서 행위규범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사이버공간은 불교적 세계관과 친화성이 높다. 정보는 항상 새로워지고 다듬어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변화하며, 실체를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삼법인의 내용과 개념상 일치하고, 네트워크에 기반한 사이버공간은 각 결점 사이의 관계 유지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된다는 점에서 행위자 및 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업의 논리는 상관성이 높다. 또한 업의 논리와 연기론은 사이버 사회의 가치관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불교윤리의 적용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업과 연기의 가르침에 기초한 동체대비(同體大悲) 정신과 보은(報恩)의 개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간에 대한 존중, 약자에 대한 보호, 서로에 대한 호혜, 사회에 대한 책무 등 사이버 윤리의 실천 덕목들은 동체대비와 보은이라는 불교윤리를 통해 더욱 큰 의미를 포괄할 수 있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약자에 대한 보호는 동체대비의 정신을 기초로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과 보호로 확장되며, 호혜와 사회적 책무는 보은의 윤리를 통해서 보다 긍정적인 방향성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사섭법, 삼법인, 십선계 등 몇 가지 핵심적인 불교윤리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사섭법(四攝法)은 보살이 중생을 친애하는 마음을 일으켜 그들로 하여금 보살을 믿게 하고 결국은 불교에 귀의시키는 네 가지 행위를 일컫는다. 보시(布施)란 진리를 가르쳐 줌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재물을 기꺼이 베풀어 주는 것을 말한다. 애어(愛語)는 사람들에게 항상 따뜻한 얼굴로 부드러운 말을 하는 것이다. 이행(利行)은 중생을 이롭게 하는 여러 가지 행위를 일컫는 것이고, 동사(同事)는 중생에 가까이하여 중생 속으로 들어가 중생과 고락을 같이하고 삶을 같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섭법은 중생을 결합시켜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윤리이다. 따라서 사섭법은 네트워크에서 배제된 개인들을 공동체로 다시 끌어안기 위한 불교윤리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사섭법에 기초한 정보 격차의 해소 노력은 불평등 구조의 극복을 넘어서 다양한 네트워크 구성원들의 조화로운 공존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불교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삼법인은 불교 근본 교리의 핵심이다. 일체의 사물이나 마음의 현상은 생주괴멸(生住壞滅)하기 때문에 고정되고 변화하지 않는 것이 없음을 밝히는 것이 제행무상의 가르침이다. 제법무아는 모든 것은 조건 즉, 인연에 의해 생긴 것이므로 인연에 따라 변천하고 사라지는 것이므로 영원히 변하지 않으며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주체로서의 아(我)는 존재하지 않음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열반적정은 괴로움은 자기 자신에 대해 갖는 하나의 상(相)을 고정불변하는 영원한 실체로 보고, 그것에 집착하는 것에서 연원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집착에서 벗어나 열반에 세계에 도달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삼법인의 가르침은 고정불변하는 단일한 정체성을 상정하고 있는 산업사회적 사회질서와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다중 정체성 혹은 유연적 자아와 같이 보다 유연한 퍼스낼리티 개념을 상정하고 있는 정보사회와의 친화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십선계(十善戒)는 보살이 마땅히 행하여야 할 윤리규범으로 대승불교의 대표적 계율이다. 십선은 삼업(三業) 중에서 현저히 뛰어난 열 가지의 선한 행위를 의미하고, 열 가지 악한 행동을 각각 여의는 것이 곧 십선이다.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열 가지 악한 행동은 살생(殺生, 생명을 빼앗는 일), 투도(偸盜, 도둑질), 사음(邪淫, 음란한 행위), 망어(妄語, 거짓말), 양설(兩舌, 이간질), 악구(惡口, 욕설, 비방), 기어(綺語, 남을 속이는 말), 탐욕(貪慾), 진에(瞋恚, 노여움), 사견(邪見, 잘못된 생각)을 지칭한다. 이상의 열 가지 악행을 하는 사람은 인과의 논리에 따라 삼악도(三惡道)에 태어나거나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반면, 열 가지 악행을 끊고 십선을 행하면 좋은 과보를 받게 된다는 것이 십선계의 기본 골격을 형성하고 있다.

소통의 왜곡과 관련하여 십선계를 주목하는 이유는 열 가지 선행 중에서 네 가지가 언어와 관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거짓말, 이간질, 욕설과 비방, 남을 속이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하는 십선계의 가르침은 현재 사이버공간에서 나타나고 있는 왜곡된 소통 상황에 즉시적 적용이 가능하다. 최근 심각성을 더해가는 악플이나 사이버 명예훼손 등은 바로 이 네 가지 말로 짓는 악행들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십선계의 실천윤리는 사이버공간의 윤리적 쟁점을 해결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고 판단된다.

십선계는 결국 인과응보의 가르침을 주고 있는 업설(業說)에 근거하고 있다. 선한 행위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악한 행위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갈파하고 있는 업의 논리는 결국 행위자의 책임을 강조하는 불교윤리이다. 때문에 십선계의 언어 관련 계율들은 문자언어에 의해 상호작용하는 사이버공간의 행위 주체들로 하여금 소통의 왜곡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고 있는 동시에 공존을 위한 책임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인터넷은 현실공간보다도 훨씬 역동적이고 ‘과정’이 중요시되는 공간이다. 우리가 별다른 의미 없이 누르는 마우스나 키보드 하나하나가 인터넷을 매 순간 변화시켜 가고 있다. 따라서 행위자 개개인의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것이 정보사회 혹은 인터넷이다. 깨달음을 통한 자아의 완성과 그것의 사회적 회향을 강조하는 불교는 행위자 개인의 문제와 사회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윤리적 기준들을 제시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팔정도와 육바라밀 등도 이러한 기준들에 맞게 재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

 

박수호 / 덕성여대 사회학과 겸임교수. 고려대학교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종교활동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사회학 전공) 취득. 성균관대, 중앙승가대 연구교수를 역임했으며, 정보사회 및 사이버공간의 종교 현상과 불교사회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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