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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께서 강론 중에사람은 누구나 선입견(犬)과 편견(犬)이란 두 마리의 개와 살고 있다고 하신다.아하, 그렇구나그동안 내 안에서사나운 이 두 마리의 개가증상도 느끼지 못하게 수시로심장을 핥고 정신을 물어뜯었구나.오늘은 기도 중에 개의 목줄을 풀어준다.멀리 떠나가라고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가슴을 치며. — 시집 《마법의 문자》(미네르바, 2022) 허형만197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비 잠시 그친 뒤》 《첫차》 《눈먼 사랑》 《그늘이라는 말》 등. 편운문학상, 영랑시문학상, 한국시
내 마음의 시
허형만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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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우(牧牛), 공(空)을 찾는 여정1. 소 혹은 소 아닌 소절에 가면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불화 속의 동물은 소이다. 큰 절이나 작은 절이나 이 점은 마찬가지이다. 대웅전 처마 끝을 따라 걷다 보면 무심코 외벽을 따라 순차적으로 펼쳐진 〈십우도〉를 마주하게 된다. 민화처럼 담백하고 친숙한 〈십우도〉에는 화제에 해당하는 〈심우송〉이 대부분 곁들여 있다. 오랫동안 농경사회였던 이 땅의 뭇사람들은 집과 들에서 함께 살며 일하던 소를 절에 와서 다시 그림으로 만나온 것이다.그렇다면 굳이 왜 소일까? 소가 일상생활과 가깝다고 할지라도 사찰
논단
홍용희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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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먹을수록허기만 가득하다 그렇다고 설겅설겅 삼키면 체하는 오늘도 꼭꼭 씹어서잘 먹어야 소화되는 — 시집 《빈집》(책만드는 집, 2022) 이태정2012년 《유심》으로 등단. 전태일문학상, 이호우 · 이영도문학상 신인상 수상. 2022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내 마음의 시
이태정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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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를 다녀온이후에도 나는 밥을 먹었다깡마른 육체의 무더기를 떠올리면서도횟집을 서성이며 생선의 살을 파먹었고서로 갉아먹는 쇠와 쇠 사이의녹 같은 연애를 했다역사와 정치와 사랑과 관계 없이이 지상엔 사람이 없다하늘엔 해도 없다 달도 없다모든 신앙도 장난이다. — 시집 《사랑의 낱알》(스토링, 2023) 최명란200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200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다. 시집 《쓰러지는 법을 배운다》 《자명한 연애론》 《명랑생각》 《이별의 메뉴》 등.
내 마음의 시
최명란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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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 늦은 편지를늦은 밤에 느리게 쓴다 늦은 인연 그대에게늦게 늦게 닿으라고 다음 생다음 생에는늦게까지 영원하라고 — 단시조집 《청자화병》(도서출판 경남, 2022) 하순희1989년 《시조문학》 199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종가의 불빛》 《적멸을 꿈꾸며》 《별 하나를 기다리며》 등. 성파시조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이호우 · 이영도 시조문학상 등 수상.
내 마음의 시
하순희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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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되겠다고생을 걸지 말거라. 들풀 같은 이웃들의상처를 품어가며 더불어 바다에 닿는강물이면족하다 — 시집 《서 있는 詩》(책 만드는 집, 2022) 신필영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조집 《지귀의 낮잠》 《누님 동행》 《둥근 집》 《달빛 출력》 등. 이호우시조문학상, 노산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등 수상.
내 마음의 시
신필영
202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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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우리 집 마당을 찾아온 참새두리번거리며먹이를 먹지요 저물녘우리 집 마당을 찾아온 참새두리번거리며먹이를 먹지요 그때마다나는 늘참새와 눈길을 마주치지 않으려고무던히 애쓰지요 — 동시집 《씨앗 두 알》(창비, 2023) 윤동재 198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아침부터 저녁까지》 《날마다 좋은 날》 《대표작》 동시집 《재운이》 《서울 아이들》 《윤동재 동시선집》 등이 있음.
내 마음의 시
윤동재
2023.03.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