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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받은 사랑을 기한 내 변제하지 못해 계약서에 사인한 대로 오늘 이 시각부터 신체의 모든 권리를 당신에게 양도합니다남은 기간 두 눈은 당신만 바라보고 양손은 언제나 당신 손만 잡을 것이며심장은 늘 당신만을 향해 뛸 것을 약속합니다 — 시집 《두근두근 우체국》(책만드는집, 2023) 이소영2014년 《유심》으로 등단. 연세대 국문과 졸업하고 삼희기획과 코래 드에서 광고 카피라이터로 활동. 〈불교신문〉에 문화인 칼럼 연재 중.
내 마음의 시
이소영
2023.10.3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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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던 아우성도 이명만 남았습니다 피 흘린 시간들도 꾸들꾸들 눅었구요 내리고 가라앉히니고요합니다 편안합니다 — 시집 《다정한 무관심》(현대시학, 2023) 김영주2009년 《유심》으로 시조, 2016년 《푸른동시놀이터》로 동시 등단. 시집 《미 안하다, 달》 《오리야 날아라》 《뉘엿뉘엿》 등.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수상.
내 마음의 시
김영주
2023.10.3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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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 한복판에 우뚝 솟은 측백나무 한 그루 우람하니 잘 컸네요, 했더니스님이 되묻는다저 나무가 왜 잘 자랐는지 아는가 제멋대로 둬서야생긴 대로 흐르게 두어서진돗개 한 마리낯선 발소리 아랑곳하지 않고 네 다리 뻗은 채 자고 있다 — 시집 《물의 시간이 오고 있다》(현대시학, 2023) 김금용1997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각을 끌어안다》 《핏줄은 따스하다, 아프다》 《넘치는 그늘》 《광화문 자콥》 등. 한중 번역시집 《문화혁명이 낳은 중국 현 대시》 등. 현재 《현대시학》 주간.
내 마음의 시
김금용
2023.10.3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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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 모일 식구 없음을 알면서도 그래도 아버지 흉내를 내보느라 호떡을가방에 사 넣고 지하철에 몸 싣는다하나둘 가로등에 불빛이 들어오면왜 눈물이 나는 건지, 본성의 눈물인지 품 안에넣어온 아버지의 풀빵 목젖까지 젖는 밤 — 시집 《물까치 둥지》(현대시학, 2023) 최도선 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시집 《 나비는 비에 젖지 않는다》 《겨울 기억》 《서른아홉 나연 씨》 《그 남자의 손》 등과 비평집《숨김과 관능의 미학》이 있다.
내 마음의 시
최도선
2023.10.3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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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하늘에 있고 구름은 땅에 있으니몇 사람이나 저울눈 자리를 잘못 읽었던가 속삭이는 개울물 소리은코끼리는 손가락을 세워 무방비로 찔러댑니다 그래도 땅에 한 선객이 휴지를 줍습니다또다시 하늘 틈새로 별들이 쏟아집니다집집마다 달빛이 가득, 방방마다이것이 이곳의 소식입니다 이곳엔,손등 예쁜 사람은 손가락조차 예쁘답니다 — 시집 《외발아지랑이 노래》(시와세계, 2023) 송준영1986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눈 속에 핀 하늘을 보았니》 《습 득》 《조실》 《물 흐르고 꽃피고》 등. 시론집 《선, 언어로 읽다》 등. 유심 작품상(
내 마음의 시
송준영
2023.10.3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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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눈 덮인 장항습지 어쩌다 외따로 떨어진 쇠기러기 한 마리찢어진 날개 퍼덕이며 무리 찾아 날아간다꺼억꺼억, 울음보 터뜨리며쇠기러기, 너도 나처럼 약간은 외로운가 보다 혼자서 견디기 힘든가 보다. — 시집 《뒤뚱거리는 마을》(서정시학, 2023) 이은봉 1983년 《삶의 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시집 《봄바람, 은여우》 《생활》 《걸어다니는 별》 등. 김달진문학상, 풀꽃문학상 등 수 상. 현재 광주대 명예교수, 대전문학관 관장.
내 마음의 시
이은봉
2023.10.3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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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불 들어가도산 날보다 뜨겁겠나?강물보다 넓고 바람보다 깊게 불 들어온다불 들어온다 괜찮다, 괜찮다산 날마다 불 들어온다 — 시집 《너의 이름만으로 행복했었다》(두엄, 2023) 문형렬1982년 〈조선일보〉에 시, 〈매일신문〉에 동화가 당선된 이래 시, 소 설, 동화 등 작품집 30여 권을 냈다. 시집으로 《꿈에 본 폭설》 등이 있 다. 최계락문학상 등 수상.
내 마음의 시
문형렬
2023.10.3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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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는 가시를 떼내고 화살나무는 화살촉을 떼내고 매발톱풀은 발톱을 떼내고 톱풀은 톱날을 떼내고산 식구들이입 코 눈 귀를 떼내고모두 숨을 멈추고 생각도 멈추고 ‘나’를 벗고 있네나도 한 꺼풀 허물 벗으려고 산을 향해 면벽하고 앉아 보지만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서나를 떼낼 수가 없네— 시집 《사람 냄새 그리운 꽃그늘에서》(글나무, 2023) 김순일 198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첫 시집 《서산사투리》를 비롯 《함께 웃 어야 고추가 잘 자란다》 《바보네집 호박꽃》 등 15권 상재. 충남문학상, 한성기문학상 등 수상. 현재 서산문학
내 마음의 시
김순일
2023.10.3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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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덩이도 우는구나 새벽마다 우는구나울고 싶은 사람 대신 울 수 없는 사람 대신한 방울 눈물 없이도 온 세상 다 울리는구나— 시조집 《고요의 헛간》(목언예원, 2023) 민병도1976년 〈한국일보〉 시조 등단. 시조집 《설잠의 버들피리》 《갈 수 없는 고독》 《무상의 집》 《부록의 시간》 《일어서는 풀》 등 25권 상재. 정운시 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유심작품상 등 수상. 현재 《시조21》 발행인.
내 마음의 시
민병도
2023.10.3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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